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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7/18 15:26:17
Name elecviva
Subject [일반] 평온하기를..
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참 선한 얼굴을 가졌었습니다.

공부도 무척이나 잘해 전교 1등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회사를 다니며 가족을 위하는 분이었고,

어머니는 건어물 가게에서 손님을 환한 미소로 맞이하시는 분이었습니다.

그렇게 세 명이 가족을 이루며 건강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친구에게 악성 뇌종양이라는 크나큰 시련이 내려옵니다.

악성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할 수 밖에 없었고,

생의 가능성이 낮을 지언정 기적을 바라며 이겨내길 바랐습니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나 병마를 이겨냈고 큰 여성잡지에도 그 친구의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병마가 물러가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아버지의 뜻을 따라 개명도 합니다.

그렇게 시련은 극적으로 물러가나 했습니다.


하지만 병이 끝난 후의 삶은 그리 녹록치 않았습니다.

집안 사정은 녹록치 못했고,

끊임없는 약물치료로 머리카락은 사라졌고, 남자로서의 기능도 잃어갔습니다.

병은 물러갔지만 마음의 시름은 깊어져갔습니다.

그리고 원하는 삶은 점차 멀어져갔던 모양입니다.

가족에게 부담이 되는 게 싫었던 건지..


오늘 새벽에 그 친구는 높디 높은 곳에서 자신의 몸을 바람에 맡겼습니다.

나무에 걸렸다는 이야기에 잠시 희망을 가졌지만,

끝내 먼 곳으로 갔다는 그 친구 어머니의 전화에 제 어머니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한참을 우셨습니다.

그리고 영안실로 향하셨습니다.

아주머님께서 절 보시면 못내 아들 생각이 나실까봐 차마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습니다.


저와 나이가 같아 항상 절 보실 때 마다 아들 이야기를 꺼내곤 하셨던 아주머니셨는데..

20년 가까이 시장에 오가는 손님들을 환하게 해주시던 아주머니셨는데..


아들을 잃은 그 슬픔이 영원할까봐 무척 겁이 납니다.

부디 오랜 시간이 걸리시더라도 슬픔이 정화되시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떠난 그 친구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해봤습니다만..

개명하기 전 오래된 그 이름 부르며

많은 이들의 마음으로 평온히 먼 곳에서 부모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곳에 글을 남겨봅니다.


성인아, 먼 곳에서는 부디 아픔 없이 지내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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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18 15:34
수정 아이콘
이런 날씨에 많이 슬프시겠네요...;;
그리고 그 친구분에게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09/07/18 15:36
수정 아이콘
최근 누군가 떠나가는 일을 자꾸 접하게 되네요...
맘이 아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09/07/18 15:37
수정 아이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봅니다.
좋은 곳으로 가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명복을 빕니다.
09/07/18 15:40
수정 아이콘
예전에는 자살이라 하면 왜 그러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요즘 들어서는 오죽했으면 저랬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네, 지금도 그런 생각입니다.
스스로도 쉽지 않은 선택이겠지요. 하지만 한 가지, 언젠가 당신의 부모님께서 오신다면, 무릎꿇고 사과드리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09/07/18 15:42
수정 아이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사람은 자신의 환경에 따라 사물과 이치를 판단하는지라
저도 부모의 입장이 되다보니 글을 보면서 먼저 드는 생각이 친구분 부모님의 마음이네요
자신들은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먼저 간 자식을 바라보는 마음...또 그 죽음이 내 자식의 선택이었다니....

그 부모님의 마음이 자꾸 헤아려져 마음이 찢어지는듯 합니다
09/07/18 15:57
수정 아이콘
아... 가슴이 아프네여... 에휴.....
켈로그김
09/07/18 16:22
수정 아이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글쓴님 마음의 평안이 찾아오길 바랍니다.
명왕성
09/07/18 16:27
수정 아이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글쓴이도 힘내시길
I.O.S_Lucy
09/07/18 16:29
수정 아이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힘내시고 모두들 다시 꼭 일어나시길 빌겠습니다.
09/07/18 16:49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밀란홀릭
09/07/18 16:49
수정 아이콘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다시 꼭 일어나시길...
스타카토
09/07/18 16:51
수정 아이콘
마음이 너무나도 아프네요..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09/07/18 16:54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흑백수
09/07/18 17:20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09/07/18 17:24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로랑보두앵
09/07/18 17:36
수정 아이콘
정말 남일같지가 않네요.. 힘내시구요 좋은곳으로 가셨을겁니다
elecviva
09/07/18 17:54
수정 아이콘
많은 분들 말씀에 감사합니다.

보태주시는 마음만큼 친구가 좋은 곳에서 쉬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유맛사탕
09/07/18 18:23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네오마린
09/07/18 18:34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름다운달
09/07/18 18:58
수정 아이콘
마음이 정말 아프네요.

저도 최근에 정말 가까운분이 힘든 투병 생활을 시작하셨는데 정말 응원 그리고 금전적 조그마한 도움이외에는

해드릴게 없더군요. 병문안 다녀오면 차안에서 그냥 눈물만...

부모님 마음이 정말 형언하지 못 할 정도이시겠습니다..ㅠ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 곳에서 편안하시길...
09/07/18 20:08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StevenGerrard
09/07/18 20:41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09/07/18 21:02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루크레티아
09/07/18 21:05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09/07/18 22:06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정말..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 오열하는 부모님들을 곁에서 보고 있으면.. 정말 제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픕니다.. 개인적으로 다시는 경험하기 싫은 일이죠... 특히 외아들이면... 오랫동안 그 부모님들은 웃음을 잃어버리실 것 같아 걱정이 되네요..
우왕이
09/07/18 23:35
수정 아이콘
저도 글 읽으면서 눈물이 나올 뻔했네요.

내세가 있다면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랍니다..
슈퍼 에이스
09/07/19 01:08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Orange Road
09/07/19 01:47
수정 아이콘
신은 우리에게 이겨낼 수 있는 시련만 주신다고 했는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크로마뇽인
09/07/19 02:14
수정 아이콘
너무 안타깝네요...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loveyuna
09/07/19 16:22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각성제
09/07/19 21:26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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