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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7/17 05:31:17
Name 네야
Subject [일반] 이것은 정치와 관련된 조금은 길지도 모르는 글입니다.
'저는 정치가를 꿈꾸는 한 청년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열 분 중에 아홉 분 정도는 고개를 갸우뚱 하실 겁니다.

아니 세상에 젊은 사람이 아무리 할 게 없다지만 정치가라니...란 반응이랄까요.

사실 대한민국에서 정치한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구시대 부터 존재해온 권력자들로 부터 자신의 능력과 인맥(당), 혼맥, 돈 등을 통해 그 유산(권력)을 이어받은 사람들이니까 말이지요.

한마디로, 아버지나 할아버지 또는 장인이 '거물 정치가'거나, 집에 '돈이 남아 돌아서 덤빈다'거나, 사시나 행시를 패스하고 '줄을 잘 섰'거나, 엄청난 권위를 가진 '먹물'이거나가 아니면 대한민국에서 정치가가 된다는 것은 뜬구름을 잡는 소리라는 것입니다.

물론 저 네 가지 분류에 속하지 않는 정치가도 꽤 있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대부분 저 네 가지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요.

그리고 저 네 가지 패턴에서 크게 벗어난 아주 유명한 정치가가 있긴 합니다만, 결국 큰 한계에 부딪치고 맙니다.

누군지 말씀드릴 것도 없겠지요....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적과도 같은 대선 승리나, 불행한 결과에 대해선 수많은 상념이 남아 있습니다만, 일단 우리나라에서 저 네가지 패턴 이외에 얼마나 정치가로서 활동하기 힘든지에 대한 예는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일단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딱봐도 별볼일 없게 생긴 사람이 정치가라니...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저기 조건에 해당하는 부분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앞으로 현실화 시킬 수 있는 부분이라면 고작해야 뒤의 2가지 정도겠지요.(매우 힘들겠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전 저 뒤의 2가지를 통해서 정치가가 되는 방법에도 회의적입니다.

물론 불가능하니까. 라는 점이 가장 클 지도 모릅니다. 저 스스로도 제가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니까요.

하지만, 그것보다 제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신의 힘으로 이뤄내는 게 아니라면 결국은 사상누각이라는 점입니다.

뒤의 2가지도 훌륭하게 자신의 힘으로 정치가가 됐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요.

그러나 앞에서 말했던 전제를 가져와 보면, 그렇게 간단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미 존재하고 있던 권력자에게서 권력을 '물려받는다'는 전제가 있기에 저 네 부류는 정치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분명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오는데, 대체 어떤 발칙한 놈들이 자기들 끼리 권력을 주거니 받거니 한단 말입니까?

저는 이 너무나도 당연한 의문에 대한 해답을 대의민주주의란 제도의 헛점에서 찾았습니다.

대의 민주주의는 결국 국민들에게서 권력을 뺏어서 특정인들에게 권력을 넘겨주는 시스템입니다.

그 결과로 국민이 권력을 행사하는 시간은 4-5년에 단 하루.

그조차도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포기하거나 부정확한 정보에 휩쓸려 무의미한 선택을 하고 마는 경우가 너무도 많습니다.

대체 왜 국민들이 믿을 수도 없는 타인에게 권력을 넘겨야 하는 걸까요?

참 이상하지 않습니까?

사실 민주주의가 시작된 고대 그리스의 경우는 직접민주주의였는데 말이지요.

물론 이 부분은 많은 분들도 아시다시피, 고대 그리스의 경우가 매우 특이한 환경이 뒷받침 되어 있었기에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했지요.

실제로 직접민주주의가 유럽지역에서 정착되기 시작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를 살펴보면, 대의민주주의는 충분히 의미 있고 유용한 정치체제였습니다.

물론 그 한계는 명확했고,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말이죠.

그 배경에는 물리적인 한계과 시대 상황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사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조금만 떨어져 있어도 서로 원활한 의견교환이 불가능했습니다. 거기에 글을 읽는 다는 것 조차 대단히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가능한 일이었지요.

거기에 지역사회라는 공동체가 활성화 되어 있기에 대표자를 뽑아서 문제들을 대신 처리하게 하는 제도는 매우 매력적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사회가 복잡하지 않았기에 더욱 말이지요.

하지만 통신기술과 교육수준이 올라간 지금은 어떻습니까?

어떠한 거리의 차이라도 더이상 서로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제약이 되지 못합니다. 문맹률? 0%에 근접하지요. 아니 국민의 70%이상은 중등교육이상을 수료했습니다.

거기에 지역사회라는 공동체는 이미 대부분 붕괴한지 오래고, 사회의 복잡성은 경직된 현 정치체제하에서 수많은 법과 규범들이 제정되지 못한채 썩고 있습니다.

전 이러한 상황에서 왜 정치체제의 변혁에 대해 사회가 관심을 가지지 않는지 정말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과거와는 다른 현대사회에서 권력을 이양받아 행사하는 정치가란 존재가 더이상 필요한가요?

다시 말해 정치가라는 존재는 '국가'에서 사라져야 할 구세대의 유물 아닌가 하는 생각을 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러한 정치가의 소멸은 정치가의 손에 의해서 이루어 질 수 밖에 없다는게 우리에게 놓여진 현실적인 한계라고 봅니다.

그러다 보니 결과적으로 전 정치가를 없애기 위해 정치가가 되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써놓고 보니 상당히 아이러니한 결론이군요.

하지만 낡은 정치체제를 부수고 새로운 정치제제를 만드는 일이라면, 한번 인생을 걸고 도전해 볼만한 일이 아닐까요?

권력을 가지고 있는 현 권력자들에게 물려받은 유산이 아닌, 국민들에게서 받은 권력으로, 그 권력을 다시 국민들에게 온전히 돌려주는 게 전 올바른 정치의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정치가를 꿈꾸는 한 청년입니다.



여러분은 미래를 꿈꾸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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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17 07:13
수정 아이콘
그 4~5년에 한번 행사하는 권력도 귀찮아서 안하는 사람이 절반이 넘는데, 사회의 모든 복잡한 일들을 전부 나서서 참여하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럼 결국 열성 시민 2% 만이 참여하는 직접 민주주의가 될텐데, 그런 점들을 생각해보면 지금의 허점많은 대의 민주주의가 그나마 낫다고 생각합니다.
saintkay
09/07/17 09:30
수정 아이콘
정치가라고까진 어렵겠지만 저도 나이가 좀 든 뒤 기초의회의원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지금은 서울에 있지만 나중에 귀향해서 제 고향을 위해서 일하고 싶거든요. 아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지역의회가 해야할 일들이 많은데 참 암담합니다. 정말 지역을 위해 일하는 의원이 되는 게 제 꿈이에요. 네야님의 꿈도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BlAck_CoDE
09/07/17 09:34
수정 아이콘
현 대의민주주의에 문제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일응 수정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직접민주주의는 현실적인 대안이 되지는 않을 것 같네요. 민주주의라는 시스템 자체가 합리적 인간상을 전제로 한 투표와 투표가치에 따른 치자에 대한 권력위임이 본질입니다. 직접민주주의는 이상론으로는 그럴듯하나, 오늘날에 와서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사회적 비용, 시간 등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요.

저는 권력을 위임한다는 시스템 자체가 문제된다고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민주주의라는 제도 자체가 태생부터 가진 한계라고 볼 수 있지요. 결국 시스템을 운용하는 사람의 문제이지 않겠습니까. 자기 손으로 통치자를 선택한다는 시스템이라면 뽑는 이가 이해관계와 엄정한 잣대를 통해 위임자를 선택하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일 것입니다. 통치자가 제멋대로에 막장인 경우에는 일차적으로 그를 위임한 국민에게 잘못이 있다고 봐야겠지요. 그렇다고 위임했으니 아예 간섭하지 말라는 일종의 자유위임에 대한 제한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얼마든지 위임시까지만 기망을 통해 위임자를 현혹시킬 수 있으니까요. 물론 제한의 정도가 어디까지인지가 중요하겠습니다만, 결론적으로 직접 민주주의'적' 요소는 필요할지 몰라도 정치가를 없앤다는 직접민주주의는 실현될 수 없다고 봅니다.
돈키호테의 꿈
09/07/17 09:44
수정 아이콘
좋은 고민, 좋은 문제제기입니다.
직접민주주의가 대안인가? 아닌가?는 물론 중요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이 글의 핵심은 오히려
현실의 문제점을 고민하고 자신의 삶을 통해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인 것 같습니다.

지금 가진 문제의식이나 대안은 시간이 지나고 좀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더 많은 고민을 하면서
바뀔 수도 있겠지만, 이과 같은 근원적인 태도를 지켜낸다면 분명히 매우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건승하시길~
朋友君
09/07/17 10:41
수정 아이콘
부디 생각하시는 일 멋지게 이루시길 바랍니다.
마바라
09/07/17 10:50
수정 아이콘
직접민주주의의 한가지 방법인 인터넷 투표.. 근데 그 결과를 믿을수 있을까요?

투표소에서 투표하는건.. 어쨌든 투표지라는 확실히 눈에 보이고 누구나 알 수 있는 증거가 남지만..

인터넷 투표는.. 혹시 누군가 결과를 조작했다고 해도.. 그걸 알아낼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09/07/17 11:38
수정 아이콘
뭐 직접민주주의 요소를 어디까지 추가할 것인가의 문제인데요.
중요한건 대의민주주의의 문제점을 수정보완할 의지가 현 정치권에 그렇게 많지 않다는게 문제겠죠.
결국 죽어라 노력해서 대의민주주의의 단점을 보완할 정책들을 계속 도입하도록 압력을 주거나 그럴만한 후보를 뽑거나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고민하시는 문제에 대한 대답을 잘 찾았으면 좋겠네요.
higher templar
09/07/17 11:57
수정 아이콘
정말 훌륭한 정치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루크레티아
09/07/17 14:16
수정 아이콘
정치가가 되겠다, 그것도 물려받은 것이 없이 밑바닥부터 시작하겠다.

멋진 꿈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사실 네야님같은 분이 정치가가 되시고, 그런 분들이 많아야 우리나라 정치가 확실하게 돌아갈텐데 말이죠...

옆에서 비웃는다...이건 비웃는 사람들이 잘못된 것이죠. '이미 글러먹은 일이다, 정치가가 되면 타락의 길을 걸을테니 차라리 가지마라.' 이런 생각은 이미 포기하고 신경도 안쓰겠다는 참으로 비겁한 생각이죠.(그러면서 정부와 정책 욕은 다 하고 있겠지만 말입니다...누가 그런 정부와 정책을 만든 건지도 모르는 한심한 작자들이...) 부디 네야님께서 비겁한 사람들의 생각에 물들지 마시고 곧은 길을 가셔서 꼭 훌륭한 정치인이 되셨으면 합니다.
09/07/17 16:48
수정 아이콘
OrBef2님 saintkay님 BlAck_CoDE님 돈키호테의 꿈님 朋友君님 마바라님 분수님 higher templar님 루크레티아님 의 리플에 감사드립니다.

인간 개인은 불완전 합니다.

하물며 그런 불완전한 한 인간의 생각은 어떻겠습니까?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국가를 형성하는 완벽에 가까운 시스템을 혼자 만들어낼 수는 없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쌓이고 쌓여서 비로소 지금있는 시스템보다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몇분들이 지적해 주셨듯이, 직접민주주의가 절대적인 해결책이 되어줄 수는 없습니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투표도 안하는데 직접민주주의는 귀찮아서 어떻게 해?'라는 반응이 나오지 않는게 이상하겠지요.

물론 제 스스로 생각한 몇가지 대안책이 있습니다만, 방법론적인 문제는 앞으로도 많은 분들과 계속적인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기에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가장 말하고 싶었던 것은, 돈키호테의 꿈님의 말씀처럼 '우리에게는 현 대의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정치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불신, 그 근원에는 타인에게 권력을 대리하게 한다는 점에 있다고 봅니다.

어떠한 방식으로든 수정이 가해져야 하겠지요.

사실 저는 이러한 정치 체제의 변화가 10-20년으로 가능하리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느정도 결실을 맺기에는 최소 30-50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기술 개발이 있을지, 사회의 변화가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방법론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성급한 일입니다.

앞으로도 저와 함께 고민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아 마지막으로 '정치가'가 없어져야 한다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권력의 승계를 통해 탄생하는 정치가'가 없어져야 한다는 이야기 였습니다.(방법론적인 대안을 개인적으로 생각한 것이 몇가지 있긴 합니다만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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