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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7/15 08:36:07
Name Timeless
Subject [일반] 지금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큰길을 건너야 되는데 저만치 횡단보도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더군요.

'아~ 이제 조금 있으면 바뀌겠구나! 역시 난 럭키가이!'

하면서 횡단보도로 갔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남자 2명이 그 큰길을 무단횡단 하더군요.

분명히 '빨간불'이었는데 말이죠.

차들이 슝슝 달리는 길을 자기들끼리 뭐가 그리 좋은지 '가자~ 가자~' 하며 건넜습니다.

'술취했나? 위험하게시리.. 무슨 민폐야..'

주위 다른 사람들도 저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혀를 차는 분들도 있고, 놀라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물론 운전자들도 깜짝 놀랐는지 속도를 줄이고, 경적을 울리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차가 그렇게 많지 않았고, 역앞이라 차들이 속도도 빠르지 않은 상황이라 사고 위험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고, 느낀 것이 다가 아니란 것을 알게 된 것은 바로 잠시 후 일입니다.


건너간 사람들이 이쪽을 보며 소리 치더군요.

'신호등 고장 났어요. 저희는 10분 기다리다가 지금 건넜습니다. 다들 건너오세요.'

그리고는 차량을 잠시 통제해주더군요.
사람들이 꽤 많았기 때문에 우르르 건너기 시작하자 차들은 금새 멈추었습니다.
그 분들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근처 파출소에 상황을 알리러 가더군요.


저는 '파란불'에 건너는 것만 생각했지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세상에는 이런 일이 얼마나 많을까요?

지금까지 내 상식에 비추어봤을 때 이상한 일, 잘못된 일들이 어쩌면 무슨 사정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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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
09/07/15 08:45
수정 아이콘
헐... 마지막까지 '탐리스표 반전'이 있을꺼라고 기대했건만;;;
멋진벼리~
09/07/15 09:30
수정 아이콘
헐!
뭔가 ,,,,
역시 사람은 하나만 봐서는 모르는건데
전 왜 그리 쉽게 단정짓는 버릇이 고쳐지질 않는건지 모르겠습니다. ㅠ_ㅠ
세살버릇 여든간다라는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더라구요
원시제
09/07/15 10:12
수정 아이콘
좋은 말이네요. 개인적으로 살짝만 더 추가해보고 싶습니다.

'지금'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정도 어떨까요.

사실 고장난 신호등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볼 수 있는 것이니까요.
많은 경우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만을 맹신해서가 아니라 '지금 눈에 보이는 것'만을 맹신해서 문제가 생기곤 하는 것 같습니다.
엷은바람
09/07/15 11:14
수정 아이콘
음.. 이건 좋은 글인데요..
사실좀괜찮은
09/07/15 11:28
수정 아이콘
오오... 무슨 수필집에라도 들어갈 만한 내용인 것 같습니다. 크크크...

다만, 내 편에 적용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적용해야 하는 논리겠지요. 내 편에 적용하게 되면 너무 편리한 논리이니... 파란기왓집의 어느 분께서도 자주 써먹으시지 않던가요;;
Timeless
09/07/15 11:32
수정 아이콘
원시제님// 네. 수정했습니다.

세상 일에 대해 조금 더 깊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AerospaceEng.
09/07/15 14:46
수정 아이콘
버스 잘못타서 건너편에 가야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신호가 안바뀌는 겁니다.

신호등 불 바꾸는 버튼을 직접 눌러야 바뀌더라구요.
원시제
09/07/15 15:17
수정 아이콘
Timeless님// 수정해달라는 의견은 아니었는데 ^^;;
잘 읽었습니다~
공업셔틀
09/07/15 16:26
수정 아이콘
잘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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