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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01 05:09
오랜만에 글을 올리셨군요. 동생얼굴까지 어렴풋이 기억나는데요.
제 경험인데.. 음대생중에 20대때 악기연주에 흥미를 잃었다가 30대때 다시 불붙는 경우를 몇번 봤습니다. 물론 테크닉과 레벨은 전성기를 못쫓아 가겠지만, 열정이 재점화된 퍼포먼스는 sungsik님을 다시한번 큰 감동으로 초대할수 있을겁니다. 오늘 연주 잘 들었습니다.
09/07/01 06:28
아,동생이 결국 남겨진 마지막 허들을 앞에 두고 멈춰섰군요.
힘을 내서 다시 달리길 바랍니다. (이런 개인적인 슬럼프가 연주자에게 얼마나 치명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동생분도 고집을 꺾고 세상구경을 좀 다녀보면서 정말로 예술이 포기되는 것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네요.포기된다면 포기해도 되겠지만....)
09/07/01 08:41
저 역시 침대에 누워서 듣는 피아노 연주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가끔 딸아이가 연습할 때 딸아이 침대에 누워서 들을때면 오디오로 듣는 위대한 아티스트들의 연주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감흥이 있습니다. 한참 몰입할 때 쯤이면 삑사리가 나서 맥을 끊어 버리는 게 탈이긴 하지만...
미술에 비해 음악은 좀 불공평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대가라도 끝없는 연습으로 날을 세워 놓지 않으면 안된다는 거죠. 일반적으로 미술 신동이라는 경우는 별로 없죠. 어릴 땐 전혀 미술을 하지 않다가 나이들어서 그림을 그려서 유명해지는 사람들도 많고. 하지만 음악은 어릴때부터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신동이 엄청난 스승들을 만나서 쉼없이 훈련해야만 명성을 얻을 수 있고 명성을 얻은 후에도 단하루도 연습을 쉴 수 없다는 사실은 어떻게 보면 시지프스의 형벌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이것도 하나의 삶이고 저것도 하나의 삶인데 스스로 그런 형벌과도 같은 삶이 싫다면 전혀 새로운 삶을 살아보는 것도 좋겠죠. 그런 점에서 전 클래식 연주자보다는 재즈 연주자의 삶이 더 좋아보입니다. 재즈 연주자는 그런 부담을 조금은 덜 지고 있는 것 같아 보이고 또 연주 자체를 즐기는 것 같아서 말이죠. 음악은 잘 모르지만 동생분의 연주는 정말 힘이 느껴지네요. 거칠다고 하기도 그렇고 우악스럽다고 하기도 그렇고 하여튼 뭐라 표현하기 힘든 독특한 느낌입니다.
09/07/01 11:00
동생분이 슬럼프에 빠진 모양이네요. 스스로 이겨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을텐데,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사람 일이라는게 모르는 법이니까, 뭔가 계기가 생긴다던지 다시 열정을 찾을 기회가 있을거라 봅니다. ^^
09/07/01 15:38
오랜만의 글이네요. 동생분이 피아노를 다시 시작하든, 그냥 다른 길에 정착하든 꼭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사셨음하네요^^ 연주가 감동적이라 추천한번 누르고갑니다.
09/07/01 22:25
사실 왜 안올라오나.. 기다렸었는데.. ^^;
저는 피아니스트란 직업이 그다지 행복하고 좋기만 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임동민씨 인터뷰 중 읽은 구절인데 천재소년이라 칭송받고 무난하게 나름 성공한 피아니스트의 삶을 살고 있는 그 청년이 무척이나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듯한 우울한 어조로 이야기를 하며 -피아노는 나의 자존심이고 컴플렉스다. 라고 하더군요. 저는 천재의 영역은 책으로 읽기만 했지 잘 모릅니다. 6살짜리 여자아이가 모차르트 협주곡을 한번 듣고 쳐냈다는 그런 천재의 영역은 겪지 않아 모르지요. 그러나 우리 곁에서 재주있는 보통사람들의 (그 보통사람들 중엔 영재도 있고 수재도 있고.. 그렇다 생각합니다.) 삶을 보면 재능이 있는만큼 .행복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재능이 더한 괴로움을 나타나기도 하더라구요. 완벽하지 못한, 처음부터 끝까지를 보장하지 못한 일반사람들의 재능은 기약 없는 노력의 댓가 앞에서 덧없이 사라지기도 하니까요. 극한의 연주나 예술의 경지에 대한 감이 없는 사람들은 차라리 행복하겠죠. 살리에르가 모차르트의 재주가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알아챌 만한 깜냥이 되지 않았다면 아마 궁정음악가로 행복하게 살았겠죠. (아 물론 실제론 좀 다르지만 적당히 영화의 스토리를 빌리자면요) 저도 어릴 적 피아노를 쳤었고 그림을 그렸었는데 커서는 그림은 그려도 피아노는 치지 않습니다. 피아노를 전공하신 동생분을 두셨으니 저보다 잘 아시겠지만 ... 그림을 늙어 시작해도 늦지 않지만 피아노는 다르지요. 음악의 영역은 어찌보맵면 너무나 가혹할 정도로 인간의 시간을 조여매니까요. 예술가에게 찾아오는 방황의 시간이 음악을 하는 이들에게는 너그럽지 못하니까요. 그래서 글을 읽어오면서도 한편으론 안타까움이 있었는데... 피아노를 계속 했으면 합니다! 라는 가벼운 응원조차 쓰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어쨌든 좋은 곡 잘 듣고 갑니다. ^^; 다른 곡도 듣고 싶지만... 암튼 동생분의 인생은 또다른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인생은 끝나지 않는 것, 좋은 일이 있기를 빕니다. ^^
10/04/30 22:31
어쩌다가 보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찾아서 보게되었는데 정말 멋진글 멋진 연주네요.
취미로 피아노치는데요. 정말 멋있습니다. 또다른 에피소드 올려주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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