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바도르 아옌데대통령을 기억하십니까.
1970년 당선후 사회주의노선을 밟으며 민중의 지지를 받았지만
1973년 피노체트가 이끄는 쿠테타군에 의해 포위된채 최후의 저항을 하다
자결한 칠레의 대통령이었습니다.
군부내 아옌데 지지 장교들을 모조리 총살해버린 피노체트는
폭격기와 중무장 병력으로 대통령궁에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포격과 총성이 요란한 거리 반대편 고급호텔에서는 쿠테타를 지지했던
자본가들이 샴페인을 들며 이장면을 감상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최후를 예감한 아옌데 대통령은 라디오로 마지막 연설을 보냅니다.
(
http://leonidas.egloos.com/4959936에서 발췌)
"이번이 제가 여러분에게 말하는 마지막이 될 것입니다.
곧 마가야네스 라디오도 침묵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용기를 주고자 했던 나의 목소리도 닿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계속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항상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내가 이제 박해 받게 될 모든 사람들을 향해 말하는 것은,
여러분들에게 내가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이야기하기 위한 것입니다.
나는 민중의 충실한 마음에 대해 내 생명으로 보답할 것입니다.
나는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있을 것입니다. 나는 우리나라의 운명과
그 운명에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람들이 승리를 거둘 것이고,
곧 가로수 길들이 다시 개방되어 시민들이 걸어 다니게 될 것이고,
그리하여 보다 나은 사회가 건설될 것입니다.
칠레 만세! 민중 만세! 노동자 만세!
이것이 나의 마지막 말입니다. 나의 희생을 극복해내리라 믿습니다.
머지않아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보다 나은 사회를 향해 위대한 길을
열 것이라고 여러분과 함께 믿습니다. 그들은 힘으로 우리를, 우리를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무력이나 범죄행위로는 사회변혁 행위를 멈추게 할 수는 없습니다.
역사는 우리의 것이며, 인민이 이루어내는 것입니다.
언젠가는 자유롭게 걷고 더 나은 사회를 건설할 역사의 큰 길을
인민의 손으로 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칠레는 2006년 피노체트가 사망하기까지 피의 철권통치로
신음해야 했습니다.
쿠테타 당시 칠레의 라디오방송은 수시로 "산티아고에 비가 내린다"는
문장을 송출했습니다. 하지만 그날 산티아고는 매우 쾌청한 날씨였습니다.
이것은 작전을 독려하는 쿠테타군의 암호였다고 하지요.
아이러니하게도 이 암호를 제목으로 당시 참극을 그린 영화
Il Pleut Sur Santiago가 나왔습니다.
지금 서울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