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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5/29 09:40:27
Name 다크씨
Subject [일반] ▶◀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그런 나라가 있습니까?



2009년 5월 23일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께서 서거하셨습니다.
아니,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습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서거라는 단어는 적절치 않다. 자살이라고 표현 해야한다.'
아예... 그렇습니까?
저는 더 엄밀히 말해서 '타살'이라고 얘기하고 싶은데요.

언론에서는 연일 봉하마을과 전국 곳곳의 분양소에서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장면을 지면에 실으면서 전 국민이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고 말합니다.
진짜로요? 그럼 지금 이 순간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엄청나게 큰 비자금을 챙겨 놓고 검찰 수사가 포위망을 좁혀 오자 자살했을 뿐이라고, 국민장 치르는 세금도 아깝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뭡니까?
진정 그분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있기는 한 겁니까?

당신들의 펜대로, 세 치 혀로 여론을 좌지우지하고, 멀쩡한 사람을 바보로, 죄인으로 만들어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당신들은...
이제 그분의 영전에 국화꽃 한 송이 올리는 것으로 억울한 죽음에 확인사살을 가하려는 것이 아닌지요...    

진정 대한민국에 진실은 있는지, 대한민국에 정의는 있는지, 이 나라를 과연 헌법에 명시된 대로 '민주 공화국'이라 말할 수 있는 건지, 이 나라와 국민들이 정말 대한민국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살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워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탄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들의 대통령께서는 독재정권 시절, 위험을 무릅쓰고 약한 자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서 싸우셨습니다. 3당 합당 때 홀로 반대하시며 권위주의와, 기회주의와 맞서셨습니다. 영남 출신임에도 진보적인 노선을 택하셨고 그 이유 하나만으로 부산에서 연거푸 낙선하셨습니다. 모두 다 그분을 바보라고 했지만, 홀로 지역주의의 타파를 부르짖으며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대통령이 되신 후에는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시며 TV토론도 하시고 정부 이름도 '참여 정부'라 하셨습니다. 정치하는 사람들 모두가 국민들로부터 등 돌리고 귀 틀어막고 있을 때 홀로 서민 정책 주장하셨습니다. 제대로 된 내 집 하나 마련하지 못하는 서민들을 위해서 부동산 정책 과감히 시행하셨습니다. 권력과 손잡지 않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법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서 검찰 개혁도 시도하셨습니다. 자주 국방을 실현하기 위해서 전작권 회수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한 번도 그분을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분을 죽였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께 묻고 싶습니다.

우리의 기성세대들이 87년 6월에 그렇게 피 흘려가면서 싸워서 이루어 낸 민주주의가 이런 것이었습니까? 정녕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소수 기득권층이 자기들 마음대로 하기 위한, 그들의 권력과 이익을 지키기 위한... 그런 것이었습니까?

만약 그렇다면, 그딴 민주주의는 개나 줘 버리라고 하십시오. ‘우리들’의 민주주의는, ‘우리들’의 대한민국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우리 아버지들, 우리 어머니들의 피와 눈물은 이런 대한민국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늘에 계신 박종철, 이한열 열사들께서 이런 대한민국을 위해서 돌아가셨습니까? 그분들이 하늘에서 통곡하실 겁니다.    

여러분들의 심장이 살아서 뛰고 있다면 정말 비분강개해야 할 그런 시국입니다.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질문해 보십시오.
여러분들의 심장은 뛰고 있습니까?

  

지금.

대한민국은 87년 6월의 함성을 잊었습니다. ‘상록수’를 부르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던 사람들이 소나무처럼 변하지 않고 올곧게, 바른 말 하는 사람을 죽여 버리는 세상입니다. 국민들은 자신들이,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그런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뽑았을 때의 함성을 잊었습니다. 저도 잊었습니다. 그래서 너무 미안합니다. 눈물만 납니다. 그냥 언론이 주는 대로 받아들이기만 하니까 그들에게 놀아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어느새 이렇게 수동적인 사람들이 되어버린 걸까요?  

국민 없이는 국가도 없다고 했습니다. 국민이 주인이 되지 못하는데 국가가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국민들을 대표하고 국민들을 위해 일하라고 뽑아 놓은 국회의원들과 정치인들은 금뺏지만 달면 자기들 배 채우기에 급급합니다. 민생이고 뭐고 다 뒷전으로 내팽개치고 권력과 돈에 눈이 멀어서 K-1 파이터들 처럼 잘도 싸웁니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겠다’던 처음의 마음가짐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국회의원은 체력을 기준으로 뽑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우리의 목소리를 들려줘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신성한 권리, 참정권이 있습니다. 젊은이들이여! 투표하십시오. 선거만 하면 투표율이 60%를 밑돕니다. 특히 젊은 분들이 먹고 살기 바쁘다고, 나라 정치 파국으로 돌아가니까 별 관심도 없다면서 투표 잘 안하십니다. 우리를 대표하는.... 아, 잘 대표해 주지는 않지요;; 우리를 대표해야 하는 사람들을 뽑는 일입니다. 이 나라의 주인이 되실 여러분이(저를 포함해서)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셔서 여러분들의 대표자를 뽑으셔야 합니다.

보여주십시오. 대한민국에 진정한 민주주의와 정의의 실현을 원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요.
세상에 소리치십시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국민을 버리는 위정자들을 두고 볼 수가 없다고요.


의무를 다하십시오. 그 다음 권리를 주장하십시오.
그 다음에야 여러분들은 나라 돌아가는 현실에 대해 떳떳하게 이야기 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야 우리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서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라는 말을 부끄럼 없이 내뱉을 수 있을 겁니다.

  


end.

피지알에는 처음 글 쓰네요... 첫 글이 이런 글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항상 사회 전반을 다루는 글을 써 보고 싶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직접 써 보니 많이 어렵군요... 제 지식수준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공부 열심히 하겠습니다 -_-;;
저 이제 나이 스물 셋 됐습니다. 그냥 평범한 대학의 평범한 대학생일 뿐입니다. 군대에서 3월까지 나라 밥 먹다가 나와서 아직 세상 돌아가는 모습에 적응도 잘 안 되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세상 보는 눈도 많이 비뚤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글도 많이 서툴죠;; 제가 글을 안 쓴지 쫌 돼서 그런 거에요;; 일단 죄송합니다;; 어조도 많이 거친데..... 위험한 부분은 리플로 지적해 주시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제 논의에 반대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아니 계시겠지요.
죄송하지만 토론은 사양하겠습니다.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속 편히 인정하는 것이 심신에 이롭더군요.

혹시 이 글을 읽고서 ‘저 놈 누구냐?’, ‘ IP 추적해서 찾아낸다.’, ‘ 인적사항 다 찾아서 공개할꺼다.’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괜히 고생하지 마시고, 그냥 리플 하나만 달아주세요. 날 잡아가고 싶으면 잡아가시라고 제가 공개해 드릴 테니까요.

아, 이 글은 싸이월드 광장에 동시 개제되었습니다.



끝으로.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이 아닌,
내 마음속에 영원한 '우리들의 대통령'으로 남을
노무현 대통령님... 안녕히 가십시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거기는 까는 사람 별로 없을 거에요.
좋은 곳에서 행복하세요...

우리 아이들에게 바른 말 하는 사람들이, 정의로운 사람들이 성공하는 세상을 보여 줘야 한다고 하셨죠...
못 이루신 그 뜻은 저희가 이루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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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벼리~
09/05/29 09:54
수정 아이콘
어제 TV보는데 한마디가 가슴에 와닿더라구요
"정치가 썩었다고 해서 등 돌리지 마세요"
네. 이젠 절대 보기 싫다고 해서 등 돌리지 않겠습니다.
악취난다고 코막는다고 냄새가 사라지는게 아니라는걸 깨달았네요
09/05/29 10:06
수정 아이콘
그래봤자 투표율 올라가지 않을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교육감 선거랑 촛불 집회의 사이에 시간이 얼마나 있었나요. 다음 총/대선과 이번 서거 사이에 시간이 얼마나 있나요.

희망이 있다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은 희망이 없습니다. Nothing ever changes.

는 훼이크고, 그러니까 결국 딴 거 없고 일단 닥치고 투표입니다.
[Random]부활김정
09/05/29 10:25
수정 아이콘
현재 광장앞에서는 경찰과 시민들이 대치중이라고 합니다.
마지막 보내드리는 날까지도 편히 보내드리지를 못하내요.
장딴지
09/05/29 11:03
수정 아이콘
영결식장에 노란 물건은 모조리 압수..

끝까지 코메디를 하는군요..
꼬마산적
09/05/29 11:38
수정 아이콘
장딴지님// 저도 그 기사 읽고 한참 웃었읍니다
doberman
09/05/29 12:37
수정 아이콘
지금의 30, 40대가 50, 60대가 되어서야 진정한 정권교체가 이뤄질까요?
교복입은 학생들의 조문행렬과, 이렇게 젊으신 분들의 깨어있는 생각이 그.나.마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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