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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5/25 20:43:09
Name 길위에서
Subject [일반] 까만넥타이매고 출근하기,, 첫날
어제 올린 글의 내용대로 까만 넥타이를 매고 출근했습니다.

어젯글 : https://ppt21.com../zboard4/zboard.php?id=freedom&page=2&sn1=&divpage=3&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2915

아침에 사무실에 도착했습니다.  사장님이 없네요.. 오늘 지방가셨답니다.  일단 큰 고비 넘어갑니다.
다른 분들은 넥타이 보고도, 별다른 이야기를 안 꺼냅니다.

오전에 거래처를 갑니다.
예전에 저녁식사하면서 잠깐 정치이야기가 나왔을때,  반노무현, 반 이명박의 정서를 극렬히 보이던 분입니다.
도착해서 인사드리니, 그 밑의 직원이 상가집에 갔다왔냐고 넥타이 이야기를 꺼냅니다.  
국상이기에 매었다고 답하고 다른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점심식사하면서 북핵실험뉴스를 봅니다.  노전대통령 이야기도 간간이 나옵니다
국민장이면 까만색 근조 리본 나누어주어야 하는거 아닌가하고 말씀도 하시고.. (이분.. 공무원입니다.)
예전에는 무지하게 싫어하시더니 오늘은 대체적으로 현정권 비판에만 집중하시네요.

본래 영업사원들은 웬만해서 종교, 정치이야기를 먼저 꺼내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을때, 후폭풍이 만만치 않거든요.
그래서 제일 선호되는게 날씨 -> 취미 -> 가족의 순서를 밟는겁니다.
그런 제가 정치색을 확 드러내는 까만색 넥타이를 맸으니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요.

그런데 의외로 까만색 넥타이를 인식하지 않거나, 또는 보고도 못 본체하는 분들도 많으십니다.
그분들도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 업무다 보니 처세술에 일가견이 있으신 분들이라 그런가 봅니다.

어쨋든 말리는 분들은 없었으니, 아예 장례식이 끝날때까지 메어보려고 합니다.
온라인에서는 눈팅족, 현실에서는 방관자로 살아온게 몇년입니다만...
이제는 온라인에서 글도 좀 쓰고, 현실에서도 정치에 조그마한 부분이라도 참여하고자 합니다.

그래야만 나중에 누군가 노무현이란 이름 석자를 저에게 물어볼때,
끝까지 지지하지 못하고 당신을 버렸던 제 자신을 조금이나마 가릴 수 있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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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5/25 21:24
수정 아이콘
저는 오늘 색있는 셔츠에 파란 넥타이 메고 현관을 나섰다가 다시 들어와 흰셔츠에 검은색 넥타이로 고쳐 메고 출근 했습니다.
우리회사는 아침에 사무실 한쪽으로 나와 체조를 합니다. 다들 아무 반응이 없더군요. 연구원이라 체조 후에는 실험실에서 가운을 입으니
괜찮겠구나 싶었는데. 사장님께서 어디 국수집을 같이 가자고 하시는겁니다. 사장님 차 뒷자리에 같이 타고 가는데 첫마디가
" 강실장 노사모회원이구나?" 하고 여쭤 보시던군요.
"그래서 노사모 회원까지는 아니구요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입니다."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 그게 많이 다른건가?" 라고 되물으시길래
" 네. 최소한 그분들은 마지막까지 노전 대통령을 믿고 지지했던걸로 알고있습니다." 라고 말씀을 드렸고 그후론 다른 대화가 오갔습니다.

지금도 전 노무현 대통령을 끝까지 믿어드리지 못한 죄스러운 마음에 고개를 들지 못하겠습니다.
아영아빠
09/05/25 21:24
수정 아이콘
노무현대통령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죽어서도 자신을 존경하고 기리는 분들이 많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는 그분을 위하여 뭘 할수 있을까 생각해봐야겠습니다.
그분을 존경하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나라의 큰어른이시기에..뭔가 방법을 찾아야할 것같습니다.
09/05/25 21:32
수정 아이콘
같은 영업사원으로서 심히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정치얘기 잘못꺼냈다가는 대략난감이죠...-_-;; 영업하는 사람에게 정답이란 없으니까요...

어제 올리신 글도 잘 보았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무언가 일조하고 실행하려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검정타이도 그렇고요.

그저 멍하니 슬픔에만 잠겨있는 제 모습이 한심스럽게 느껴질정도로 말입니다.

생각있고 신념있는 우리 2~30대 젊은 세대들이 어떤 방법이 되었건 현 정권의 잘못과 오류를 지적하고 고치려는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지금의 MB정권과 정치인들, 그리고 뿌리깊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기성세대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생각이 들게할지는
참으로 미지수이지만 한 가지 위안을 삼을 수 있는건 현 세대가 기성세대가 되었을때에는 그나마 나은 세상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자신의 말 한마디와 작은 행동하나가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반문하고 자책하기 이전에 아주 자그마한 소리라도, 아주 작은 행동이라도
실천에 옮기고 입에 담아야만 이 작은 나라가 그나마 조금씩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길위에서'님처럼 말입니다...

다시 한번 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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