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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7/15 19:49:05
Name 류지나
Subject [일반] [WWII] 북아프리카 전선(3) - 컴퍼스 작전

[1] 양국의 전차 비교


(이탈리아의 주력 전차 M13/40. 이탈리아에서는 그나마 가장 뛰어난 전차였으나...)


사막하면 기동전, 기동전하면 기동력, 기동력 하면 차량화. 즉, 사막에서는 전차와 병력수송차량, 보급트럭이 필수인 곳이었습니다.
특히나 (지금도 그렇지만) 육상전투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전차가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아무튼 사막전투의 주요한 전술인 우회기동, 기동방어는 물론 적 진지를 돌파하는 돌파력을 가진 무기니까요.

이탈리아의 주력 전차는 M13/40으로, 중량이 13.7톤에 47mm 32구경장 전차포와 8mm 기관총 4문을 장착한 전차였습니다.
이 전차는 그렇게까지 나쁜 전차는 아니었습니다. 뭣보다 이 전차 이전의 이탈리아 전차는 L3 같은 경전차밖에 없었거든요.
M13/40은 기존의 이탈리아 전차들의 대전차 전투력 부족을 체감하고 나름대로 고심해서 만든 중(中)전차였습니다.
그러나...



(컴퍼스 작전의 주력전차, 마틸다 2 보병전차입니다. 이탈리아 깃발이 꽂혀있는데, 사실은 영국군이 깃발을 탈취해서 꽂은 것)

당시 북아프리카의 영국 전차는 마틸다 2와 순항전차(마크 3)가 주력이었습니다.
마틸다 2는 속도는 24km로 비교적 느리지만 정면 장갑이 78mm에 달하여 이탈리아군 전차의 빈약한 화력으로는 격파가 힘들었습니다.
순항전차 마크3은 비교적 고속인 40km에 마틸다와 똑같은 2파운드포를 장착하고 있었습니다.

M13/40의 장갑이 40mm 정도였는데요, 이것은 영국군의 2파운드포로도 교전거리에서 충분히 관통 가능했습니다.
반대로 M13/40은 정면에서는 도저히 마틸다의 장갑을 뚫을수 없었습니다. 순항전차는 장갑이 14mm밖에 안되기 때문에 상대가능했으나 
영국군은 순항전차를 사용하는 교리가 따로 있었습니다.


당시 영국군은 1차 세계대전의 전훈을 받아들여 (지금은 구태의연했다고 비판받는) 보병을 지원하는 전차와 돌파를 강조하는 전차로 나누어 
운용했습니다. 즉, 마틸다처럼 장갑이 두꺼운 전차가 보병을 지원해서 적 진지를 돌파하면, 혼란에 빠진 적을 추격하거나 재빠른 기동으로 
포위, 섬멸하는 임무는 순항전차에게 맡기는 식으로 말이죠.

이는 전차를 거대한 단일 제대규모로 운용한 독일의 교리에 비해서 구식인 면이 없지 않았으나, 
적어도 이탈리아군을 상대하기에는 충분했습니다.



[2] 컴퍼스 작전의 실시



작전 개요는 이렇습니다. 시디 바라니의 정면의 마크틸라 진지를 임시 편성한 셀비 부대로 조공을 펼치는 동안
주력인 7기갑사단과 4인도사단이 전편에서 언급한 이탈리아군의 남쪽 빈틈을 찔러들어가 돌파하여 부크부크로 향해
적의 보급선에 막대한 혼란을 끼치게 만들 생각이었습니다.

12월 9일, 해가 진 밤, 드디어 영국군이 움직였습니다.
니베이와 진지 정면을 일부 보병이 공격하며 이탈리아군의 눈이 그쪽으로 향하자
재빨리 빈틈을 돌파한 7기갑사단의 7연대가 니베이와 진지 배후를 잡았으며 기습당한 니베이와 진지는 순식간에 무너집니다.

여기서 7기갑사단은 갈라져서, 주력인 7기갑여단은 그대로 부크부크로 향하고 7연대는 4인도사단과 함께 북상합니다.
니베이와 진지 북쪽에 있던 툼마르 서/동 진지, 푼토 90진지 등 3개월간 공을 들여 구축한 이탈리아 진지들은 
반격은 커녕 제대로된 저항조차 못하고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적 전차의 주력인 마틸다2 전차에 m13/40의 화력이 먹히지 않은 탓도 컸지요.

덧붙여 정면을 공격한 셀비 부대는, 애초에 전과를 기대한 부대가 아니었지만, 영해군 모니터함 3척의 포격지원을 받으며 돌격.
어처구니없게도 정면 진지인 마크틸라 진지는 이 간단한 공격에 거의 저항도 안하고 무너져버립니다.


(컴퍼스 작전의 개요도. 너무나 어이없게도 이 한번의 작전으로 이탈리아군은 궤멸합니다)

도미노 무너지듯 줄줄이 이탈리아군의 진지가 모조리 함락되었고, 웨이벌 장군은 처음엔 그냥 습격이었지만, 이 막대한 전공에 고무되어
대대적인 영국의 반격으로 작전이 바뀝니다.
컴퍼스 작전의 원래 기한은 5일. 그러나 단 이틀만에 시디 바라니가 무너집니다. 부크부크도 이미 무너져버린 상태였지요.

이 이틀만에 이탈리아군은 포로만 3만 9천명. (영국군 총수가 3만 6천명이었으니 영국군 전체보다 많은 포로가 잡힌 셈이죠)
거기에 3개월간 진격한 (사실 3일만 진격했지만) 160km 가량의 교두보와 시디 바라니 근처의 모든 진지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하지만......

이건 이탈리아군의 패주 전설의 긴 서막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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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츠크랭크
15/07/15 20:02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15/07/15 22:40
수정 아이콘
2차 대전 이탈리아 전사를 보면 이탈리아란 나라가 유지되는게 용할정도입니다 -_-;
초식성육식동물
15/07/16 16:41
수정 아이콘
모랄빵이 이렇게 무서운거군요... 병사들보다 더 많은 포로라니
구들장군
15/07/17 23:28
수정 아이콘
계속 글 잘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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