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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7/15 18:41:21
Name 콩콩지
Subject [일반] 대중서에만 공들이는 학자들 기회주의자 - 김경만 글로벌지식장과 상징폭력

저번달, 서강대 김경만 교수의 '글로벌지식장과 상징폭력'이 출간되었습니다.
같은달 있었던 한국사회학회에서도 이책이 큰 이슈로 떠오르고 학계안팎에서 많이 이야기가 나왔다고 합니다.
이글의 목적은 저자의 생각을 소개하는 것입니다.

도발적인 글의 제목은 경향신문의 기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6072138305&code=960201
에서 그대로 가져온것입니다.

네이버 책 란에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9078551 책이 잘 소개되어 있습니다.

목차를 보면 '글로벌 지식장과 상징폭력'이 제기하는 문제가 쉬이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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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왜 썼는가
― 미래 한국의 피에르 하버마스들에게

제1부| ‘한국적’ 사회과학이라는 신기루
1장| 수입도매상 대 독창적 한국이론? … 19
2장| 여우와 신포도 … 47
3장| 또 유학사상인가? … 86
4장| 글로벌 지식장과 상징폭력 … 103

제2부 글로벌 지식장 안으로
1장| 우리에게 ‘학자 경력’은 있는가? … 141
2장| 자기민속지로 살핀 글로벌 지식장의 동학 … 147

책을 마치며
―방관자에서 참여자로 …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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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크게 두파트로 이루어져있는데, 첫번째는 소위 학계에서 서구중심주의를 넘어 한국적 담론과 사상을 성취해야한다는 주장을
처절하게 비판하는 부분입니다. 앞서 이를 시도했던, 한완상, 강신표, 조한혜정, 강정인 등의 주장이 왜 잘못되었는지 꼼꼼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저자는 한국적 사회과학이라는 개념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며, 오히려 서구의 일류지식장에 들어가서 거기서 최고가 되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 성공예시로 자기자신을 들며 자기가 어떻게 세계에서 인정받는 일류의 학자들과 교류하고 인정받았는지를 내밀하게 보여줍니다.

저자가 가장 비판하는 것은, 교수들이 세계에서 진행되는 학문의 최전선에서 업적을 쌓으려하기보다는 손쉬운 대중서를 출판하거나 현재 한국사회에서 유행하는 한국적 이슈에 집중해서 이를 TV토론이나 정치권등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는 행위입니다. 학자가 학문의 업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기는 커녕, 학문외적인 부분에서 손쉽게 영향력을 얻고 그후 되려 학문계에 그 영향력을 끼쳐서 학문풍토자체가 망가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예시로 최재천교수 등등이 아주 거하게 비판받고있습니다.

저로서는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저자 자신의 주장의 타부당을 따지기가 힘들지만 아주 흥미로운 주장이었고이고, 사회과학의 이론이라는 것의 의미와, 현실에서의 상호작용, 그리고 학자들끼리의 인정과 성취에 대해 많은 걸 생각해볼수있게 해주는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교수신문과의 한 인터뷰중에서 재미있는 대목을 인용해보았습니다.
http://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31003


△ 2002년에 교수신문에서 ‘우리 이론을 찾아서’라는 기획을 만든 사람이어서, 이번 책을 매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우리 이론을 찾아서’는 이후 『오늘의 우리 이론 어디로 가는가』(생각의나무, 2003)로 출간됐다. 이 책 맨 앞에 ‘탈식민주의 글쓰기’를 탐색한 조한혜정 교수가 놓여 있다. 그런데 선생님은 이번 신간에서 조한혜정 교수를 비롯한 사회과학 선배들의 이론 작업이 번지수가 틀렸다고 지적했다. ‘토착적 한국 사회과학’을 통해 한국 사회과학의 서구 종속성을 극복하자는 이들의 논의를 신랄하게 비판한 것이다. 물론 이 비판은 2001년 <한국사회학>지에 ‘세계수준의 한국사회학’을 제안한 이래, 선생님의 계속된 공부 내공에서 제기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비판은 ‘한국 사회과학의 서구 종속성 극복’ 방안을 내포한 것으로 읽히기 때문에 문제적이다. 한국 사회과학의 서구 종속성이라고 했지만, 실은 한국 학문의 서구 종속성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선생님의 학계 선배 비판은 중요하다. 실명 비판한 학자들의 접근의 문제점, 그리고 선생님께서 생각하는 종속성 극복 방안을 간단하게 듣고 싶다.



“두 가지 질문을 했는데, 먼저 실명비판 부분에 답하겠다. 그들은 모두 어떤 지적 전통에도 속하지 않은 지적 미아다. 지적 미아라고 말하는 것은 그들이 모두 뒤르켐이 말한 지적 아노미 상태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탈서구, 탈식민을 외치지만 그들은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있다. 외국학자들과 대조시켜 보면 금방 지적 미아의 의미가 나타날 것이다. 사회학에서 랜들 콜린즈는 뒤르켐으로부터 유래한 지적 전통에서 발전시킨 고프만, 가핑클 등을 넘어서고자 ‘상호작용의례 사슬’이란 이론을 창출해냈다. 이 이론은 미시적 상호작용과 거시적 구조의 ‘매개’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잘 알다시피 사회과학에서 미시와 거시의 문제 혹은 행위자와 구조의 문제는 부르디외, 기든스, 하버마스 등의 거장들이 천착해 온 문제다. 이들 모두 자신의 특정한 지적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지식 ‘장(field)’에서 생성된 문제, 즉, 어떻게 행위자들의 미시적 행위가 거시적 구조를 형성, 변형시킬 수 있는가의 문제에 천착하고 그 전통 안에서 논쟁해오고 있다. 조한혜정, 강정인 등은 우리 것을 만들자는 구실로 이런 전통을 외면해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사회학이건, 정치학이건, 인류학이건 각 분야의 지적 전통 안에서 중심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누가 이 문제를 더 잘 풀어냈는가에 주목하고 있는 글로벌 지식장의 참여자들은 어느 누구도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부르디외(발생적 구조이론)가 유명해지고 기든스(구조화 이론)가 글로벌 지식 장에서 지배적 이론이 된 것은 이들 둘 다 글로벌 지식 장의 중심 문제에 대한 독창적 이론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글로벌 지식 장에서 중요한 문제로 간주돼 온 문제에 눈감아 버리면 아무도 우리에게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학문의 서구 종속성 극복 방안이 두 번째 질문인 것 같다. 나는 지금처럼 시사적인 문제, 사회, 정치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 현실에 적합한 사회과학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대신 글로벌 지식 장의 지적 전통에 참여하고 그 안에서 치열하게 논쟁하고 장의 지배자들을 비판해야 한다고 이 책에서 주장했다. 이렇게 하려면 물론 대가를 치러야한다. 즉, 칩거와 고독이 필요하다. 슬픈 것은 한국의 인문·사회과자들 중 많은 사람들이 텔레비전에 출연하고 대중강연에 몰입하고 대중적인 책을 출판하는데 심혈(?)을 쏟고 있다. 내 생각엔 모두가 연예인이 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누구라고 말하기 그렇지만, 심지어 성형수술까지 하고 텔레비전 출연하는 교수들도 있다. 지식인들도 아도르노가 말한 자본주의의 ‘치명적 공생관계’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 것을 보여준다고 하면 너무 많이 나간건가? 한국 사회과학, 인문학에서 대중적 인기를 얻은 사람들은 한국에선 대가행세를 하지만 글로벌 지식 장에서는 아무런 힘을 쓸 수 없다. 캘리포니아대 시스템 전체에 40여명도 안 되는 대학 최고 권위를 가진 교수(University Professor) 중 한 사람인 이론 사회학자 조나단 터너(Jonathan Turner)와 얘기하던 중 한국 인문 사회과학자들은 텔레비전과 대중매체에 거의 매일 얼굴을 내민다고 했더니 제발 나도 텔레비전에 얼굴한 번 나왔으면 정말 좋겠다고 하면서 웃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자명하다. 미디어와 정치권력의 유혹에서 벗어나서 칩거하고 연구하고 글로벌 지식 장의 지배자들을 비판하고 그런 비판을 통해서 그들과의 대화를 유도하는 길이 유일한 서구 종속성 극복방안이라고 생각한다.”

△ 선배 동료 학자를 실명비판한다는 것은 상당한 어려운 일이다. 한국 사회과학계가 그만큼 지금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한국 사회과학의 갱신을 위한 제언이 책 전체에 담겨 있다고 본다. 과연, 현재와 같은 대학 구조와 학문학술정책, 연구자들의 연구 관행 등에서 본다면 한국 사회과학의 혁신이랄까, 종속성 극복을 위한 첫걸음은 어떤 것이 돼야 할까.


“실명 비판이란 말도 ‘우스운’ 말이다. 한국에서만 실명 비판이란 말이 관심을 끄는 것이 한국 학술문화의 ‘낙후’를 말한다. 한국 사회과학의 갱신이 왜 필요한가? 이것은 목적 상대적이다. 무슨 말이냐면 ‘우리가 서구 사회과학을 추격하고 궁극적으로 그들을 넘어서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면 현재의 학술문화와 관행으론 어림도 없다는 얘기다. 물론 다른 목적, 즉, ‘대중에게 쉽게 재밌는 얘기를 풀어서 해주는 것이 사회과학의 목적’이라고 규정해버리면 사회과학의 갱신, 혁신 등의 주장은 의미를 잃어버린다. 우리가 첫 번째 목적을 추구한다면 실명비판은 당연한 것이다. 한국 사회과학계, 더 나아가서 인문학에서도 실명비판이란 말이 충격적인 것으로 다가온다면 그것은 수치스러운 것이다. 굳이 포퍼를 언급하지 않아도 학문의 성장에 가장 중심적인 것은 ‘비판’이다. 서구에서의 이론의 발전은 모두 선배 학자들의 이론과 연구를 비판하고 넘어서려는 시도를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구체적인 저자와 그의 저작을 정치하게 논하고 비판하지 않는다면 무슨 발전과 희망이 있겠는가? 대부분의 우리 사회과학 교수들이 외국에서 공부해서 학위를 받은 사람들임에도 실명비판을 두려워하는 것은 넌센스다. 우리 학문의 서구 종속성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하되, 서로의 주장을 비판하는 학술 문화를 정립해야한다. 내 생각엔 현재 한국 학계는 존경받는 지적 리더도 또 비판의 표적이 되는 도발적인 연구를 한 사람도 없다. 한마디로 서로에게 관심이 없다. 세계 수준의 사회과학을 하려면 우선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서로의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상호비판을 통해서 연구를 심화시키고, 이를 통해 서구 헤게모니에 도전해야만 가능하다.”




△ 선생님의 전공은 ‘과학사회학’ 및 ‘과학철학’이다. 1991년부터 서강대 사회학과에서 ‘이론사회학’을 가르치고 있다. ‘이론사회학’을 강의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이론’의 창출과 체계화에 고심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회과학, 특히 사회학의 후퇴에 위축에 대한 반성도 최근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이론 사회학’의 공부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지적도 한다. 막스 베버를 비롯, 짐멜, 루만, 하버마스 등 대가들을 자주 말하지만, 그들의 원전을 깊이 탐색하는 논의들은 대학원에서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론사회학, 혹은 고전사회학 이론에 대한 깊은 천착이 없는 한국 사회학계가 이론적 불모성을 겪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 이대론 계속 이론의 불모지대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수학을 예로 들면 얘기가 쉬워질 것이다. 선형대수학을 공부하지 않고 추상대수, 위상수학을 할 수 있을까? 불가능한 얘기이다. 그러나 한국의 교수들, 학생들은―물론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푸코, 데리다, 하버마스, 기든스 등을 그냥 읽으면 읽어진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냥 읽어질 수가 없다. 하버마스를 예를 들면 마르크스, 베버, 뒤르켐은 기본이고 비트겐슈타인, 미드, 고프만, 가핑클, 슈츠, 윈치 등 철학과 사회과학의 기초적인 지식을 알고 있어야 그의 저작에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사회과학, 인문학은 내가 계속 강조하듯이 급변하는 사회, 정치, 경제문제에 천착한다는 미명아래 이런 이론들을 고도로 추상적인 지적 유희라고 일축해버리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론이 왜 필요한가? 이론은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다. 유학을 가는 가장 중요한 이유도 우리 이론이 없기 때문이다.



슬픈 것은 사회과학분야의 한국 유학생들의 대부분이 한국에 관한 박사학위 논문을 쓰고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한국에 대한 논문을 쓰는데 굳이 왜 유럽과 미국에까지 가서 써야할까? 우리 사회, 정치, 경제를 연구하려해도 이를 설명한 이론적 자원이 우리에게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론의 중요성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세계 지식 장을 지배하는 사람들은 결국 이론가들이다. 하버마스, 부르디외, 기든스, 고프만, 벡, 랜들 콜린스 등이 그 예다. 이론이 없으면 사회세계는 구획정리가 안 된 혼돈일 뿐이다. 세계를 해석할 수 있는 틀이 이론이다. 한국의 사회과학, 인문학 대학원 교육의 문제는 학생들에게 많은 양의 논문과 책을 읽으라고 하지만, 어떤 특정한 이론, 학자에 깊이 있게 천착해서 분석적으로 그의 주장을 따지고, 해석하고, 논쟁하는 그런 세미나 보다 여러 이론들을 ‘대강 훑고’ 나가는 세미나가 대부분이라는 데 있다. 나의 대학원 강의에서는 논문 하나를 읽더라도 한줄한줄 따지고, 의미를 해석하고 논쟁하고 대안을 얘기해보는, 내가 좋아하는 표현을 빌리면 ‘곡괭이질’을 한다.”



△ 그렇다면 앞서도 물었지만, 사회과학에서 이론이란 어떤 것인가? 선생님이 생각하는 이론이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론은 무엇인가? 앞에서도 말했고, 또 뒤에서도 언급할 것 같아 간략하게 말하겠다. 내가 책에서 말한 것처럼 ‘현실을 설명하기 위해서 고안된 개념들의 유기적 망’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세계 지식 장을 지배하는 학자들, 예를 들면 하버마스, 부르디외, 기든스 등이 해 온 작업을 이론이라 하면 더 쉬울 것이다. 즉, 이론이 무엇인가를 정의하기보다 최고의 이론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해 온 작업을 보면 이론이 무엇인가가 명확해질 것이다. 이들의 작업을 흉내 내고 모방해서 궁극적으론 넘어가려는 시도가 우리에게 요구되는 이론적 작업이다. 이론이 무엇인가에 대한 복잡한 과학철학자들의 논의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글로벌 지적 전통에 참여해서 그들이 이론적 작업이라 부르는 것을 모방하고 배우고 궁극적으론 비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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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love
15/07/15 18:49
수정 아이콘
추게의 '역사가 끊긴 학문 공동체에 속해있다는 것에 대한 탄식'이란 글이 생각나는군요.
마스터충달
15/07/15 19:09
수정 아이콘
정말 그 글이 생각나네요. 이 책의 저자는 그 탄식을 인정하고, 세계라는 전장으로 뛰어들기를 촉구하는 것으로 봐야겠네요.
LG twins
15/07/15 18:56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 학점 좀 잘 주시지..)
15/07/15 19:12
수정 아이콘
저는 그래서 듣지 않았습니다. 후훗
WeakandPowerless
15/07/15 21:06
수정 아이콘
저는 B+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워낙 짜게 주시는 분이라 매우 기뻐했던 기억이 나네요 ^^;; 기사에 나오는 강정인 교수 수업도 들었었는데 그때도 B+ 이었던 하하하
소독용 에탄올
15/07/15 18:59
수정 아이콘
글의 비판은 의미있고, (지금껏 못해왔다는 걸 차치하고) 이루어져야 만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다만 이미 한국에 대한 논문을 쓰는데 굳이 왜 유럽과 미국에까지 가서 써야할까? 에 대한 답이 과거의 어느시점에는 분석을 위한 '이론'을 배우러 였지만 현재는 계약직 연구교수 뽑을 때도 SCI/SSCI에 미국학위를 요구해서가 되버린 현실 앞에 다소 늦은감이 없지 않다는 것이....
마스터충달
15/07/15 19:10
수정 아이콘
헐... 그럼 요즘엔 사회과학도 논문을 영어로 쓰나요?
소독용 에탄올
15/07/15 19:16
수정 아이콘
한쿡에서 졸업하는 양반중에서 '한국어'가 모국어임에도 학위논문 영어로 쓰는 양반들이 있을 정도니까요...
정규직이건 계약직이건 자리잡은 양반들은 '의무적인 성과점수' 평가를 받는데 여기에 '영어논문'이 의무화된 자리가 늘었습니다.
학부 전공강의에 '영어강의'가 들어오면서 영어강의 역량을 요구받는 부분이 있습니다.

국내 학술지+'주사용언어'가 한국어인 저널에 한국사람이 '영어논문'을 투고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가 되버렸습니다...
마스터충달
15/07/15 19:27
수정 아이콘
이공계쪽은 어짜피 고유학문이랄게 의미가 없어서 퍼블리싱되는 논문은 99퍼 영어거든요. 그래서 한글로 공부하는 인문/사회계열 좋겠다고 그랬는데...
문명으로 치면 미국의 문화승리가 코앞이군요 -_-;; (어? 근데 영어는 영국말인데?)
15/07/15 19:31
수정 아이콘
비틀즈의 브리티시 인베이젼 이후엔 죄다 미국산 위대한 음악가 투어 뿐이라....
물론 과학 승리도 코 앞인건 마찬가지 ;)
소독용 에탄올
15/07/15 19:32
수정 아이콘
문화승리 했는데 나가기가 아니라 계속실행을 고른듯 합니...
15/07/15 19:18
수정 아이콘
강정인 선생님의 반론이 기대됩니다.

사실 김경만 선생님의 이번 책 내용은 꽤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는데 강정인 선생님이 이에 대한 준비를 안하셨을 것 같진 않아서요.
김연우
15/07/15 19:20
수정 아이콘
처음에는 반은 찬성하고 반은 반대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김경만 교수님의 주장이 모두 옳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에 따라 강정인 교수님의 인터뷰는 전부 반대합니다.



까놓고 말해, 전 '한국적' 또는 '한국식' 등의 말이 붙으면 전 일단 '의도적인 갈라파고스 만들기'라는 의심을 하게 됩니다. 어떤 논쟁에 대해 아예 '다르다'고 못 박아 버림으로서, 소통 자체를 단절시켜버린거죠. 혼자 외딴 땅에 선 긋고 '나는 왕이다'라고 선언해버리는 일입니다.
전 이러한 의도적인 갈라파고스화 덕분에 한국 인문학 발전이 타분야에 비해 낮다고 봅니다. 그래서 인문학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스티븐 잡스 운운하면서 '인문학을 공부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역지사지라 봅니다. 스티븐 잡스에 말해 부끄러움을 느끼며 인문학 발전에 열심히 연구하는게 더 옳은 대응이라 보거든요.


처음에 반대한다...고 생각했던 점은 전문가들의 대중과의 소통 문제였어요. 지식전파는 반드시 필요하긴 하거든요.
한국 체육계는 올림픽 메달에 올인하는 엘리트 체육화 되어있는데, 이에 따라 소수 상위층의 '그들만의 세상'이 되어린다고 보거든요. 이들을 비판하고 물갈이할 중간층이 없다보니 저변이 넓지 못해 해외 엘리트 따라가기만 할 수 밖에 없구요.

하지만 인문학은 중간층은 물론 엘리트층도 타 분야에 비해 극히 얇습니다. 아무것도 구축 안된 상황이에요. 이 상황에서 먼저 해야하는건 엘리트층 구축이라 봅니다. 해외 유수 선두 주자와 겨룰만한.

강정인 교수가 기성용과 류현진을 이야기하며 그것이 의미없다고 이야기했는데,
분명 한국 축구/야구의 중간층 형성은 2002월드컵과 2009 WBC 준우승, 베이징 올림픽 우승에 근거해요. 이를 바탕으로 '한국 축구/야구가, 세계 탑은 아직 아니지만, 세계 탑들과 교류할 정도가 됐다'라는 인식 생기고, 이를 바탕으로 중간층이 형성되기 시작했거든요. 물론 그럼에도 부족한 인재풀 때문에 아직 허덕이지만.




히딩크가 처음 한국 와서 했던 말을 기억합니다.
'개인기는 매우 좋은데, 체력이 부족하다'

쇼크였죠.
사실 그전까지는 '우리는 개인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투지와 정신력, 근성으로 이겨야 한다'고 했었는데 정 반대되는 이야기를 한거니까요.
여기서 잘못된 방향을 바로잡은 덕분에, 압박축구가 소개되고 토탈사커니 티키타카니 하는 세계 주류 축구 의 전술을 알게 됩니다.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던거 자체가, 축구가 국가 대항전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무대와 교류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비판도 받고 반성도 하면서 세계 축구를 받아들인거죠. 아마 세계 무대에 대한 진출 없이 '우리는 한국식 축구한다'고 했으면 지금도 대인마크하며 농락당하고 있었을겁니다.

그리고 그게 바로 현재 한국 인문학의 현주소에요.


한국적이란 이름 붙였던 WIPI, 이것에 의해 보호 받았던 한국 휴대폰 시장이 아이폰에 의해 어떻게 박살났는지를 생각해보세요. 그나마 아이폰이 수입됬고 잘못을 수정하여 현재 정도로 선방했지, 한국적 운운하며 wipi 옹호했으면 소니꼴 났습니다.
15/07/15 19:22
수정 아이콘
'망해버린 한국 인문학 FIRE EGG 만지기'라고 일갈하시는거야 극히 동감합니다만...결국 우리 헬조센 먹물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또다시 사대주의 뿐이다!! 라는 결론 도출이라면 비참할 따름이지요. "느들은 발버둥도 치지마라!" 라고 들린다면 피해망상일까요?
마스터충달
15/07/15 19:29
수정 아이콘
와 날카로우시네요.
소독용 에탄올
15/07/15 19:29
수정 아이콘
사회과학(정치/경제/사회 등)은 인문학(문/사/철)보다 조금더 일반화를 추구하는 부분이 있어서 인문학 하고 조건이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아마도 김경만 교수가 사회과학에 하는 요구는 기존 이론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사회라는 특수한 사회에 천착해서, 다시 일반화를 통해 한국적인 이론을 만드는 형태의 접근을 의도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15/07/15 19:40
수정 아이콘
사회과학의 개량화, [과학]화에 대한 학문적 표준에 어찌 이견을 달수 있겠습니까. 다만 최재천 교수의 '통섭'을 마냥 대중영합주의로 폄훼하는 것 같아 마음에 걸리네요.
소독용 에탄올
15/07/15 20:11
수정 아이콘
최재천 교수는 나름 연구업적도 있는 양반이고, 제자도 찍어낸 양반이라 비판의 맥락이 묘한 부분이 있습니다.
자연과학자 양반이기도 하고요...

애초에 그 글로벌 지식장이라는 미쿡에서 하버드 졸업 미시간대 조교수 테크도 올랐었던 데다가, 국제저술활동에도 참여하고 국제학술대회 기조연설도 해주고 한 양반을 글로벌 지식장에 기초해서 비판할수 있는가 하는 문제도 있긴 합니다.
15/07/15 20:19
수정 아이콘
본문의 요점을 떠난 매우 개인적인 바람인데 최재천 교수님은 막시류 사회성 곤충들에 대한 연구에 좀 더 천착하셔서 그에 관한 대중서를 좀 더 찍어내 주셨으면 합니다. 공산주의 곤충이야기 더 써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WeakandPowerless
15/07/15 21:12
수정 아이콘
저도 이런 측면 때문에 강정인 교수와 김경만 교수에 의견에 반반씩 정도 동의하는 입장입니다. 분명 사대주의적인 태도를 권유하시는 건 아니지만 '그들 거를 다 알아야, 그게 먼저가 되야'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거기에 끝이 있긴 한가?, 아니 애초에 그럴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많이 들죠. '피로사회'를 냈던 한병철 교수처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의미있는 화두를 던질 수도 있다고 보는데 말입니다.
양념게장
15/07/15 19:58
수정 아이콘
전 이공계 쪽이지만 대중서를 더 잘 쓰는 사람과 연구를 더 잘 하는 사람은 다르고 ... 그냥 별도의 영역으로 놓는게 맞지 않나 싶은.
물론 연구도 짱짱인데 대중서를 잘 쓰는 굇수님들도 많이 계시지만..
타임트래블
15/07/15 21:54
수정 아이콘
지식장이 무슨 뜻인가요? 처음 들어보는 단어입니다. 번역어인가요? 아마 지식이 서로 소통되는 장을 의미하는 듯 한데 한국어로는 전혀 뜻이 와닿지 않습니다. 저 단어가 사회학의 공식 용어라면 국내 학계가 얼마나 나태한 지 잘 보여주는 지표같습니다.
사랑해조제
15/07/16 01:16
수정 아이콘
지식장은 부르디외의 intellectual field의 번역어로 알고 있어요. 지식이 서로 소통되는 장의 의미는 아닙니다. 부르디외의 장에 대한 설명은 매우 복잡하니 생략하겠습니다.. 사회학의 전문 용어기때문에 사회학에 대한 기본지식이 전제되지 않고는 이해되기 힘든 것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타임트래블
15/07/16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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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복잡한 의미를 담고 있는 개념이라도 한국어로 이미지가 만들어질 수 있는 용어를 선택했어야 합니다. 도저히 적절한 번역어가 없다면 차라리 intellectual field 원어를 그대로 쓰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여하간 사회학과에서는 지식장을 사람마다 동일한 의미로 정의하고 이해하고 있긴 한 것이겠죠? 인터넷에서는 정의를 찾을 수가 없어서요. 혹시 명확한 정의도 없는 용어를 쓰고 있는 건 아니라 믿고 싶습니다.
15/07/16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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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나와바리 정도가 가장 근접한 표현일 것 같은데, 일단 field라는 개념 자체가 물리학이나 공학에서 말하는 field와는 완전 다른 개념인 것 같아요.
사랑해조제
15/07/1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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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에서 field에 대한 가장 강력한 이미지는 부르디외의 필드, 특히나 지식장, intellectual field 같은 경우는 다른 학문에서의 전문용어와 같이 부르디외의 이론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이미 학계에서의 컨센서스가 있는 번역의 경우, 그 번역어를 사용할 때 그 컨센서스의 역사를 일일이 되짚어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장이라는 용어가 겹치는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저 맥락에서 필드를 현장이라고 받아들이진 않겠죠? 여튼 제가 아는 선에선 이론사회학에서는 지식장이란 자연스럽게 통용될 수 있는 말입니다.
최구일
15/07/1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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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학기에는 저분 수업 한번 들어봐야 되겠네요
Philologist
15/07/16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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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근 교수의 '인민의 탄생'의 머릿말에 있던 내용이 생각나네요. "미국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한국에 돌아와서 적용시켜 보려고 했더니 아무것도 안 되더라"라는 내용이었는데. 위의 논쟁도 관련지어서 생각해 볼 게 많아 보입니다.
(이쪽 전공자가 아니라서 조심스럽지만) 서구의 사회문화를 토대로 하여 생겨난 '위대한' 이론, 한국인으로서 한국의 사회문화를 분석해보고자 하는 욕망 혹은 '한국인으로서 분석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음'. 이 대립적인 환경 아래에서 선택은 크게 두 가지가 되겠죠.
1. 어떻게든 한국의 현실을 분석한다. 현실을 비틀 수는 없으니, 이론을 비틀자.
2. 한국의 상황은 특수한 것으로 놔두고, 이론에 맞는, 혹은 최소한의 수정을 가능케 하는 글로벌한 사회문화, 즉 서구문화를 대상으로 하자.

1.은 외국에다가 논문을 내기가 난감해집니다.(소통불가, 이론적 기여 X) 2.로는 외국학자들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2.는 1.에 대해 이론을 잘못 받아들였다고 비판하고, 1.은 2.를 지식 상인으로 평가절하합니다.

참 골치 아픈 일이예요.
15/07/1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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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사람이 운동을 하면 지방이 찌건 말건 막 쳐먹으면서 운동한 다음에 커팅을 하는 방식처럼 일단은 체급을 키우는게 먼저 같네요. 현실적으로, 한국은 한국이니까 외국 신경 안쓰고 한국만의 방식으로 하겠다는 학문은 미래가 어두울 거라고 봅니다.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힘들겠지만 일단은 체급을 먼저 맞추는게 그나마 나은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15/07/1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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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책과 더불어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지배받는 지배자>라는 책도 흥미롭습니다. 둘 다 한국 학계의 문제점을 심도깊게 해부하고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있지요. 접근방식에 차이가 있어 같이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와 더불어 분석철학자 김영건 선생의 비판적 논평도 눈여겨 볼 만 합니다. 또 다른 시각에서 한국의 학문, 한국의 철학이라는 것을 고찰하고 있습니다. http://m.blog.naver.com/sellars/220393245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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