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이던가? 김동수의 프로토스가 임요환의 테란을 기어코 이겨내고 우승을 차지하던 2001 SKY 스타리그가 한창일 때
엄재경 해설의 모 프로게이머 랭킹 사이트 썰에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이렇게 저렇게 뒤져 찾아온 PGR21은 당시 고등학생인 저의 눈에는...
"쩌... 쩐다..."
몇일간에 눈팅으로 비쳐진 느낌은... 중간 중간 관계자들(선수, 감독 등)의 댓글도 아주 조금이나마 보이고,
정말 간간히 글들도 올라오는... 참 신비한 곳이였습니다.
뭐랄까... 조금이나마 스타판에 내가 조금이나마 가까이 다가간 느낌??
왠지 가입도 막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몇 달을 눈팅만 했었던 것 같습니다.
해가 바뀌고 큰 용기(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를 가지고 가입을 하고, 닉네임도 본명을 썼었네요.
XXX -> 오크히어로(XXX) -> 오크히어로 -> 오크
스타에 대한 동경으로 가입하였지만, 더 좋았던 것은 정말 좋은 글들이 많이 있었던 거겠죠.
잔잔히 감성을 울리던 이야기들,
프로게이머 응원 글(홍진호는 기억될까? 등)
매딕아빠님의 공상과학시리즈, 역사 이야기들, 네델란드님의 이야기,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나 김치찌개님을 위시한 찌개류 글들(된장,순두부찌개님들도 있었던 것 같은데...)
돌이켜 보니 가치관 및 행동양식을 마련해감에 제법 일정 부분은 이곳에 영향을 받았 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이 어느덧 두아이의 아빠가 되는 기간이니 참 오래도록 즐겨왔던 것 같습니다.
군대를 다녀오겠다고, 휴가를 왔다고, 결혼을 한다고 글을 적었고,
첫아이를 떠나보내고 위로를 받았으며, 술취해서 글을 싸지른 적도 있습니다.
지금 이 많은 홍역들과 고민들 그리고 원성들이....
그래도 이곳이 걸어나갈수 있는 그런 힘이 될꺼라 믿습니다.
그래도 또 믿어봅니다. PGR21을... 회원분들을...
P.S 왠지... 또 몇년뒤에 이글을 보면 이불킥할꺼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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