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 있는 8개의 행성들 가운데 아마 구소련을 가장 싫어하는 행성이 있었다면 바로 화성일 것입니다. 소련의 화성 탐사는 정말 제3자가 봐도 이상하리만치 실패의 연속이었는데 마치 화성에는 사회주의를 정말 혐오하는 자본주의의 신이라도 살고 있었던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물론 미국도 실패의 역사가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소련에 비하면 꽤 양호했습니다. 아니, 성공적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지요. 간단하게 그간의 화성 탐사 실패 일지들을 좀 살펴볼 것 같으면...
화성: 아, 돈 싫은 놈 봤어?...안 그래요?...지구형!...
1960년
마스 A호 (소련) - 발사 실패
마스 B호 (소련) - 발사 실패
1962년
스푸트니크 22호 (소련) - 발사 직후 분해
마스 1호 (소련) - 화성 근접비행 직전 통신 두절
스푸트니크 24호 (소련) - 지구 궤도 탈출 실패
1964년
매리너 3호 (미국) - 로켓 위의 덮개가 완전히 열리지 못해서 태양전지판에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하지 못해서 화성에 도달하는 데 실패
존드 2호 (소련) - 화성에 도달하기 90일 전에 통신 두절
1969년
마스 A호 (소련) - 발사 실패
마스 B호 (소련) - 발사 실패
1971년
코스모스 419호 (소련) - 발사 실패
매리너 8호 (미국) - 발사 실패
마스 2호 (소련) - 화성 궤도 진입 성공, 화성 착륙선 화성 표면에 추락
마스 3호 (소련) - 착륙선 화성 표면 안착, 15초 후 통신 두절
1973년
마스 4호 (소련) - 화성 궤도를 놓침, 광활한 우주 공간으로 날아가 버림
마스 5호 (소련) - 화성 궤도 진입 9일 후 미션 실패
마스 6호 (소련) - 화성에 추락하기 전에 약간의 데이터 전송
마스 7호 (소련) - 화성 착륙선이 너무 일찍 분리되어 화성을 놓쳐버림
1988년
포보스 1호 (소련) - 우주 공간에서 통신 두절
포보스 2호 (소련) - 우주 공간에서 통신 두절
1992년
마스 옵저버 (미국)- 우주 공간에서 통신 두절
1996년
마스 96호 (러시아) - 발사 실패
1998년
노조미 (일본) - 화성 궤도 진입 실패
마스 클라이미트 오비터 (미국) - 화성 대기에서의 에어로브레이킹(aerobraking) 과정에서 분해
1999년
마스 폴라 랜더 (미국) - 화성 표면에 추락
딥 스페이스 2 (미국) - 화성 표면에 추락
화성 탐사 일지를 보면 아시겠지만 유독 구소련의 실패가 많았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원인으로는 일단 발사 기술이 미국에 비해서 좀 뒤떨어졌던 점도 있을 것이고 투명하지 못한 우주 프로그램도 한 원인이 아닌가? 추측이 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예산이 온전히 탐사선을 위한 용도로만 쓰였겠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는 거지요.
하지만 미국도 아주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한 적이 있는데 바로 1998년 마스 클라이미트 오비터의 실패는 영미권의 단위를 미터법 단위로 전환하면서 실수를 하는 바람에 발생한 것이 한 원인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고도 계산을 잘못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1990년대 후반의 미국의 실패는 주로 나사의 정책에 기인한 바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즉 나사에서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빨리, 더 나은" 우주 탐사를 하겠다는 기조로 전환하면서 하나의 미션에 인력이나 들이는 비용, 시간 등을 줄이는 바람에 이로 인해서 발생한 실패들이라는 분석이 대세라고 합니다.
비용과 시간 절약이 무조건적으로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특히 안전과 관련된 분야는 더욱 더 그렇다는 교훈을 주는 예가 아닐까 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