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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2/03 16:47:22
Name 소인배
Subject [일반] 세벌식을 사용하시나요?
이 글은 원래 두벌식을 사용하시던 분께 세벌식을 사용하라고 권하는 글도 아니고, 세벌식의 우수성(?)에 관해 논하는 글도 아닙니다. 원래 세벌식을 사용하시던 분들께 새로운 배열을 권하고자 하는 글입니다.

91년, 그러니까 한 사반세기 전쯤에 나온 세벌식 391(최종) 자판 이후로 한동안 공병우 세벌식은 변화가 없었습니다. 물론 자판이 자주 바뀌어서 좋을 일은 없습니다만, 문제는 아직 연구가 제대로 끝나지도 않은 채 마무리가 됐다는 것이 첫째요, 자판이 둘로 나뉘어 버렸다는 것이 둘째입니다.

세벌식 390은 특수기호가 QWERTY 자판과 비슷하고 모든 특수기호를 담아 사무용으로 적합한 반면, 한글 글쇠 배치는 다소 비효율적인 면이 있었습니다. 특히 일부 겹받침을 입력하려고 하면 상당히 번거롭지요.

세벌식 391(최종)은 한글 글쇠가 효율적으로 배치된 반면, 특수기호 배치가 다르고 QWERTY자판에 있던 특수기호가 없어지는 등 이건 이것대로 또다른 문제가 있었습니다.

세벌식 자판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한 때는 2000년대 후반입니다. 세벌식 최종 순아래(2008), 김국 38 자판(2009) 등이 나왔습니다. 이 자판들은 좋은 자판이 어떤 것인지 원칙을 세우고, 그에 따른 해결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어 2010년대 초반에는 3-2011과 3-2012 자판이 나왔습니다. "팥알"님이 제안하신 것인데, 각각 391과 390 배열을 개선하고 서로의 격차를 좁혔습니다. 한글 입력 자체가 크게 편해지지는 않았으나 특수기호 배치가 QWERTY 자판에 가까워진 것이 특징입니다. 이 자판들도 제각기 장단점이 있어 통합되지는 못했지만, 편의성 면에서 개선된 것은 분명합니다.

자판 설계에 있어 어려운 일은 정량적 측정입니다. 과연 배치를 바뀌었을 때 개선이 되기는 했는지,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해 정량적인 모델이 없으면 결국 개인의 직관과 경험에 의존해야 합니다. 물론, 빈도분석 등이 이론적 근거가 될 수는 있겠지만 초보적인 모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자판을 평가하는 기준은 드보락 시대에서 크게 벗어난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선은 새로운 자판을 설계하기 위해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우선, 영미권에서 사용하는 carpalx 모델을 시작점으로 잡아서, 최대한 임의성을 없애고 인체공학적인 평가 기준을 추가했습니다. 그 결과 어느 정도 신뢰성을 가진 정량적 모델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 모델을 근거로 하여 새로운 자판, 3-2015를 만들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세벌식 최종 순아래, 팥알님이 제안하신 3-2014 등의 이점을 가져오면서 피로도를 최대한으로 줄인 자판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소개글 참고해 주세요.

3-2015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타이핑할 때 훨씬 덜 피로합니다. 두벌식->세벌식에서 오는 피로 감소 효과를 1이라고 하면, 세벌식 391->3-2015의 피로 감소 효과는 1.8 정도입니다.
  • ​모든 특수기호를 QWERTY 자판과 가급적 비슷한 위치에 담았습니다.
  • Shift 키를 누르지 않고도 입력할 수 있습니다.
  • Shift 키를 최대한 눌러도, 기존의 세벌식에 비해 절반밖에 누르지 않습니다.
사용법은 윈도우즈라면 소개글에 있고, 나머지 운영체제는 준비 중입니다. 정작 저는 맥을 주로 쓰는데 부끄럽네요. 라이브러리는 만들었는데 구현체가 아직입니다.

뭐 깔고 받아서 설정하고 하는 게 귀찮다면, 웹에서 사용해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팥알님께서 만드신 것입니다. 구현에 불완전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타이핑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자판 배열을 바꾸는 것은 분명 부담스럽고 귀찮은 일이지만, 혹시라도 세벌식에 애정이 있거나 훨씬 편해진 자판을 써 보고 싶으시다면 3-2015를 써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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西木野真姫
15/02/0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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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로도 세벌식을 제대로 지원하는 것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소인배
15/02/03 17:12
수정 아이콘
타블렛은 모르겠지만 스마트폰은 굳이 세벌식을 쓸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타이핑 환경이 달라서 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자판도 사뭇 다른 형태가 되어야겠죠.
Rorschach
15/02/03 17:00
수정 아이콘
저만 그런건지 온라인입력페이지는 크롬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질 않네요. 익스플로러에서는 잘 되는데 말이죠.
어떤 자판으로 설정하든 2벌식과 쿼티에서 원래 문자입력에 사용하는 2~4줄은 그냥 2벌식과 동일하게 입력이 됩니다.
소인배
15/02/03 17:13
수정 아이콘
음, 제가 만든 것이 아니라 잘 모르겠네요... 파이어폭스도 잘 되는데 말이죠.
문재인
15/02/03 17:07
수정 아이콘
사용하자고 맘만? 먹고 있는데
세벌식 익숙해 지는데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요?
매일 한글문서 한장 정도 연습한다고 했을때요.
두벌식은 현재 오백타 치고 있습니다
소인배
15/02/03 17:13
수정 아이콘
사람마다 다르겠습니다만, 아무리 길어도 한 달이면 500타 정도는 나올 겁니다. 1주일 정도 연습하면 느릿느릿하게나마 칠 수 있구요.
문재인
15/02/0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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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정도 시간이면 투자할만하네요.
한글문서 작성시 세벌식 키보다 프로그램 따로 깔아야겠죠?
소인배
15/02/03 17:20
수정 아이콘
기존의 세벌식 390이나 391은 윈도우즈 기본 입력기에서 설정하시면 됩니다(약간의 오류는 있지만요). 별도의 입력기(날개셋 입력기 등)를 설치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문재인
15/02/03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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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그렇군요 이번엔 도전해봐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Je ne sais quoi
15/02/03 17:09
수정 아이콘
직접 제작하신건가요? 대단하시네요~
소인배
15/02/03 17:14
수정 아이콘
웹 입력기를 만드신 분은 팥알님입니다. 오해 없도록 본문 수정했습니다.
동네형
15/02/03 17:19
수정 아이콘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항상 오시면 좋은내용만 적어주시네요
소인배
15/02/03 17:42
수정 아이콘
과찬이십니다.
15/02/03 17:21
수정 아이콘
제가 오래도록 390 쓰고 있는데요. 이미 손에 익어서 겹받침 몇 개 편하게 치자고 새로 배울 의욕이 별로 안 생깁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패드로 문서 작업 하는데, 세벌식 자판이 딱 두 종 나와 있더라구요. 둘 중에 유료 제품을 쓰고 있는데 개선점이 많지만 존재 자체가 감지덕지할 판이라 뭐라 할 수도 없고- 법적으로 삼성키보드 라던지 번들 소프트에 세벌식을 반드시 탑재하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소인배
15/02/03 17:43
수정 아이콘
손에 많이 익었다면 사실 굳이 갈아탈 필요는 없지요. 다만, 3-2015는 그냥 겹받침 있고 특수기호 있는 자판은 아닙니다. 손의 피로를 많이 경감시킨 데 장점이 있습니다.
15/02/03 21:03
수정 아이콘
소개글 가서 봤는데 애석하게도 이미지들이 죄다 트래픽 초과네요. 그래도 대충 주욱 읽어봤는데 특수기호 위치가 390이랑 비슷해서 만만해 보이긴 합니다. 숫자 위치는 마음에 안들지만. 초성의 겹자음을 연타가 아닌 모아치기로 처리하는 것도 괜찮구요. 겹받침이야 원래 빈도수 낮으니 새로 외워도 무방하고- 빈도수 높은 ㅓ의 위치를 바꾼건 이해가 안가긴 하지만 이유가 있겠죠. 다만 이 자판을 안드로이드에서 지원하는건 계획조차 없어보여서 아쉽습니다. 이것만 해결되면 (유료로 몇 천원 받더라도) 넘어가볼텐데. 그리고 ㅗ랑 ㅜ를 완전히 구분해서 쓰도록 했던데 이러면 몇몇 블루투스 키보드에서는 아예 사용을 못할 겁니다. 390만해도 쓸 수 있는 자판에 제약이 있었는데.
15/02/03 17:36
수정 아이콘
오랜만이신 건가요, 제가 오랜만인 건가요? Pgr 보기만 하던 시절부터 흐뭇한 마음으로 대하던 분이셨는데 언젠가부터 안 보이시더니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소인배
15/02/03 17:44
수정 아이콘
이름을 말할 수 없는 그 분 때문에 잠시 떠났던 때를 제외하면 늘 눈팅은 하고 있었습니다.
15/02/03 18:57
수정 아이콘
대학교 1학년때 처음 아래한글을 접하고 타자라는것을 처음 쳐봤습니다. 당연히 자판에 써진대로 쳤으니 두벌식으로 배웠죠. 근데 1년선배중에 타자를 엄청 빨리치시는분이 계셨는데 그분이 세벌식을 쓰시더군요. 어린마음에 세벌식만 배우면 나도 저렇게 칠 수 있을것 같아서 배웠는데 알고보니 두벌식이던 세벌식이던 다 연습하면 빨라지더군요.

지금까지 20년 넘게 세벌식 썼지만 주변에 세벌식 쓰시는분은 못만나 봤네요. 제가 쓰고나서 자판 안바꿔놓으면 자꾸 자판 바뀐다고 욕만 먹습니다.ㅠ.ㅜ
15/02/03 20:05
수정 아이콘
세벌식을 꾸준히 개선하고 있군요. 한번 잘 살펴봐야겠네요. 저도 타자치면서 특수문자 배치가 달라서 특수문자 칠때는 영타로 바꿔서 쳐요.그런데 소개글에 그림이 다 안보이네요.
지금이시간
15/02/03 20:21
수정 아이콘
가끔 Daum의 세벌식 사랑 카페 가곤 했는데, 소인배 님이 그 쪽에 서식하는 회원이셨군요 ^^
세벌식은 제 개인 컴이야 그냥 설정해서 쓰면 되는데, 공용이나 회사 컴이 문제에요... 참...
세벌식 쓰는 사람으로써 감사합니다.
현금이 왕이다
15/02/03 22:05
수정 아이콘
사진이 보이질 않습니다. 3-2015로 검색하면 되는지요?
소인배
15/02/03 22:30
수정 아이콘
으아... 다 자잘한 그림이라 트래픽 초과가 뜰 줄은 몰랐습니다. 조치를 취해 보겠습니다.
소인배
15/02/03 23:29
수정 아이콘
트래픽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생각보다 이미지가 크더군요...
아리마스
15/02/04 06:49
수정 아이콘
3-2011쓰고 있는데 다른 세벌식 버젼과 달라진 점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놓으면 좋을거 같네요. 어디가 다른지 알아보려고 애국가 1절만 쳐보았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소인배
15/02/04 12:36
수정 아이콘
그야, 애국가 1절만 치면 다른 점이 없거든요. 홑받침 위치가 다르고, 그 홑받침을 칠 때 shift 키를 안 누르고, 뭐 그런 거죠. 오히려 당장 차이를 못 느끼는 게 어찌 보면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하겠네요. 좀더 긴 글을 쳐 보시고, 초성 된소리를 추가 규칙을 통해 입력해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애기찌와
15/02/04 10:48
수정 아이콘
속기하는 친구가 반가워 할 글이군요. 항상 삼벌식이라고 부르면 그렇게 뭐라고 했었는데요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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