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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06 07:25
호구를 욕하는 행위를 통해 자기 자신은 호구가 아니라는 위안을 받기도 하나봐요. 괴롭힘 당하는 빵셔틀을 동정하면 왠지 나도 빵셔틀 같은 느낌이 들잖아요. 그래서 빵셔틀을 같이 괴롭히는 선택을 하는 거 아닐까요.
작년에 읽었던 좋은 칼럼 하나 소개 해드립니다.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469&aid=0000017217
15/01/06 07:33
잘 읽었습니다. 갑 얘기 보고 하는 말인데 중고물품 인기 좋은 거 팔 때는 갑질하는 재미가 있다는 주변의 말을 들은 기억이 나네요. 중고나라에서 뭔 갑질이여... 가격만 잘 받으면 되지. 하니까 그게 아니라면서.
15/01/06 09:04
본인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겠죠.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안하고 사는 사람이 많죠.
그냥 사리분별 못하는 바보.. 관심병이나 쿨병이랑은 또 다른 것 같아요.
15/01/06 09:08
피해자의 특성과 그에 따른 평가 그리고 인과관계를 동일선상에 놓고 따질 수 없는 문제라고 봅니다.
실제로 '그럴만 하다' 라고 흔히 평가하는 특성을 피해자가 갖고있다는 서술이 나름 앞뒤가 맞다고 생각하기는 쉽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하여 '그렇게 해버릴' 이유가 되지는 않는거지요. 예를 들어 '애가 좀 패기가 없고 답답하네' 라고 평가할 수는 있겠지만, 그걸 '그럴만 하다' 라고 생각해버리면 안되는거지요. 더군다나 위에 kurt님께서 말씀하셨듯, 그런 평가가 피해자에 대한 비난으로 '실천' 되는 것은 한층 더 치사하고 악랄하고요.
15/01/06 09:15
현대적 인간관계를 전근대적인 신분관계로 해석하니 발생하는 문제들이죠. 조금이라도 힘을 더 가진자들의 힘이 약한자에게 하는 악랄한 행위를 방조하고, 더 나아가서는 그걸 옹호하고요.
15/01/06 10:58
현실은 2등이나 그 미만이나 마음만은 1등이고 싶으니 그런 것이죠.
거기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인데... 기본적으로 한국 사람들은 어떤 상황이 주어졌을때 상황에 대한 이성적 판단이나 공감 능력이 그 교육 수준이나 경제력 수준에 비해 극히 떨어집니다. 이는 실질문맹률이나 기타 사회적 지표등을 통해 드러나는 것이고... 특정 상황에서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자신을 어떤 위치에 놓을 것인가?'입니다. 여기서의 위치는 도덕적인 것일 수도 있고 사회적인 것일 수도 있습니다. 흔히 이런 말들을 하죠. 한국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틀린 이야기를 하는 걸 겁내한다 라거나 다른 이야기를 하는 교육을 못받았다거나 소리 말입니다. 다르다는 사실을 두려워하기에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두려워하고 자신이 그럴 수도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기에 상황 판단에 대한 대처를 제대로 하지 않습니다. 본문에서 조현아 사건에 대해 삐딱선을 탄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와 다른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틀린걸 두려워한거냐?'라고 힐 스 있는데 조현아라는 재벌, 그 권위에 대한 강한 인정을 하면 말이 됩니다. 누구누구 잘못했냐 안했냐 따지는 사실 관계를 공평하게 놔두고 파고 들어가면 반드시 오류가 생기고 책임을 나누는 부분이 생기지만(물론 이번 사건은 그런 것이 아니지만) 어느 한 쪽에 숙이고 들어가면 그 무오류성으로 인해 완전한 답과 안정된 위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도덕적인 것을 우선하느냐 돈이나 권력 같은 힘을 우선하느냐는 그 속성만 다를 뿐 취하는 입장은 같습니다. '정의의 우리편'이 될 것이냐 '뛰어난 존재'가 될 것이냐는 실질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막상 조현아를 공격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조현아를 두둔한 그 사람과 그리 다르지 않은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이 야기입니다. 조현아 같은 경우 그의 행위 자체보다는 그가 가지고 있는 속성이 혐오를 불러일으킨 부분에서 더 공격을 받는 측면이 있습니다. 재벌이기도 하고 좀 미안한 얘기지만 외모도 그렇고....결정적으로 언론이 적극적으로 나선 이상 조현아는 '약자'의 입장에 서게 됐습니다. 조현아가 선인은 아니니 공격하는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꺼리낄것이 없죠. 여기서 마지막에 언급하신 롤의 사례로 가보죠. 분명 약자는 그 빵셔틀로 추정되는 학생이고 나쁜 놈은 누가 봐도 패드립 날리던 놈이지만 같은 팀원들은 그 셔틀인 친구를 욕했습니다. 하필이면 그런 사람들만 걸린걸까요? 다른 파티였으면 사람들이 그 셔틀 친구를 두둔하고 패드리퍼를 공격했을까요? 지나치게 적은 표본이고 측정하기 힘들지만 경험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여러번 비슷한 상황에 처한다 해도 그 불쌍한 친구가 긍정적인 지원을 받을 확률은 적을 것이라는 사실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빵셔틀을 두둔하고 같이 싸워주는건 굉장히 피곤하고 힘든 일이거든요. 그런다고 득이 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조현아 사례에서는 하나이고 롤에서는 둘이지만 아마 여기서 유추해 볼 수 잇을 겁니다. 롤에서 그 빵셔틀을 욕하던 사람들 그리고 욕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조현아 사례에서는 조현아를 욕하던 다수일 것이라는 것을 말이죠. 이런 차이는 앞서 말했듯 틀린 것을 두려워하고 같아지려고 하는 보수성에 기인하는데 이는 결국 자신의 이익으로 귀결됩니다. 도덕적 우월감을 위한 것, 도덕적 위치를 차지하려는 것도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그쪽이 싸게 먹히거든요. 어째서 어느 때는 약자를 공격하고 어느 때는 강자를 공격하냐 같은 건 결국 멀면 더블 가까우면 벙커링 같은 겁니다. 조현아를 두둔하는 사람은 그냥 거리감을 더 가깝게 느낀 것뿐이고요. 롤에서 빵셔틀을 비난한 사람들처럼 말이죠.
15/01/06 11:37
실질문맹률은 좀 잘못알려진건데..
일종의 자기비하적 드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중노년층은 젊은시절 교육이 상당히 열악했기때문에 독해력이 떨어지지만 이후에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젊은 층은 세계 탑 수준의 독해력을 보인다는게 요점이지요. http://mn.kbs.co.kr/mobile/news/mNewsView.do;jsessionid=vC3GzQN0Xaq1h9ipuS67ZqTnFgqP9hNtjEtL0ZHtaCwoPBxrq76zLQDkYwcMPdpB.was01_servlet_engine2?NEWS_EXEC_RESULT=success&SEARCH_NEWS_CODE=2972046&SSO_RTN_URL=http%3A%2F%2Fnews.kbs.co.kr%3A80%2Fnews%2FNewsView.do%3FSEARCH_NEWS_CODE%3D2972046%26 더 자세한 분석은 이 글을 참조하세요. http://www.nobodylab.net/blog/wp/?p=348
15/01/06 12:21
실질문맹률이 꽤 조야한 표현이고 링크하신 내용들도 알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따지고 보면 거기서 최상위라 표현할만한 젊은 세대를 고려해야 하나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굳이 언급한거고요. 즉 젊은 세대들이 어떤 대표성을 가지거나 사회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느냐...하는 것입니다. 영향을 받으면 오히려 그 문맹률이 높은 세대의 영향을 받고 그들의 인식이 사회를 구성하고...급격히 능력이 떨어져 가는 상황이라는 걸 살펴 봐야 하지 않느냐 싶습니다. 앞으로의 젊은 세대들이 어찌될지 모르지만 일단 현재에는 중장년층의 인구비나 영향력이 압도적이니까요.
15/01/06 12:42
재미있네요. 리포트 원문을 보니 한국이 16-24세 사이의 문해력에 있어서는 세계 탑4 중 3위군요. 5위 이하와는 큰 격차가 있고요. 그에 반해 노년층은 조사국 중 꼴찌고. 말인즉슨 청년층의 문해력은 세계 탑 레벨, 노년층의 문해력은 OECD 바닥권으로 중진국 레벨.
15/01/06 14:27
한국에선 다름이 틀림으로 취급받으니까 다르다/틀리다를 구별치 못하고 쓰는 것도 당연하다. 라는 리플을 본 적도 있네요. 여기 PGR인지 타 사이트였는진 기억이 안나지만요.
15/01/06 11:50
왕따를 시켜서는 안 되며, 약한 자를 괴롭혀서는 안된다고 배우죠.
말은 그렇게 하고 교육을 시키지만 정작 그런 말을 하는 어른들의 세계에서도 역시 왕따와 약자를 밟는 문화가 팽배하죠. 제 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보면 집단 폭력이 그릇됨을 알지만, 그 집단에 속하게 되면 피해자를 볼 때 당할만 해서 당하는 것이며 그럴 만하기에 가해에 대한 당위를 갖는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가해에 대해서 집단 내의 다수가 동의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어떤 도덕적인 죄책감이나 약자를 괴롭혀서는 안 된다는 말은 공허해지죠. 그 가해를 가하는 그 집단은 그 누구보다도 자신들을 정의롭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원인이 피해자에게 있고 그래서 자기들은 정당하다고 생각하며 이것을 다수가 공유할 때 집단 폭력이 발생하며 잘못되었다는 인식이 없기 때문에 그 정도는 매우 악랄해집니다. 이것은 제 3자로서 바라보면서 학교폭력을 비롯한 집단 폭력을 비판하는 사람들 조차도, 막상 그 상황에 처하게 되면 자신이 제 3자로서 했던 말과는 다르게 다른 태도를 취하게 됩니다. 피해자의 항변은 <남탓하지마, 다 너 때문이야.>라는 모욕으로 대답이 돌아올 뿐이며, 피해자에게 지나친 <내사 - 자기탓>를 요구하게 되죠. 지나친 내사의 요구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 상대방에게 가하는 과도한 투사이기도 합니다. 즉.. 가해자 입장에서 , 지나치게 피해자의 탓을 하며 <너 때문이다. 당할만 하니 당했다>라고 하는 것은, 자신의 행동의 그릇됨에서 느끼는 불편한 죄책감을 벗어 던지기 위한 하나의 방어기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집단 폭력은, 더욱 잔인해질 수 밖에 없죠. 괴롭힌 당사자들은 자신의 사악함과 잘못에 대한 죄책감과 마주하지 못하고 그 불편한 감정을 온전히 상대방에게서 더 잘못을 찾으려 하면서 더 큰 <정의감- 정당화>을 느끼며 그 폭력의 정도가 점점 악랄해집니다. 폭력과 동시에 과도한 내사( 이 모든 게 피해자인 나 때문이다)를 요구 받는 것에서 오는 인간성의 훼손이야 말로 폭력의 가장 잔인한 한 단면입니다.
15/01/06 11:56
왕따도 잘못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왕따가 일어나는 모습을 보면, 싫어하게 되는 이유가 한 둘 있긴 있죠. 그러나 그것에 대해 과도한 폭력을 가하고 그것에 대한 정당화와 모종의 정의감에서 비롯되는 파시즘은 옹호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되지만, 위 댓글과 같은 집단 폭력의 과정을 거치게 되면 본래 왕따가 일어났던 그 원인이 되는 싫어하는 점이 갖는 무게에 비해 더 큰 무게의 <탓>이 돌아옵니다. 실제 잘못의 크기가 1이라면, 집단폭력으로 발전하게 되면 5~7 정도가 되는 과도한 <탓>이 피해자에게 돌아갑니다. 그 <탓>이란 수 배로 부풀려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집단은 그것이 수 배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죠. 자신들의 정의롭고 정당하다고 믿거든요.
15/01/06 14:30
폭행까지 진행되면 본문의 주장이 옳지만 흔히 말하는 왕따 같은건 충분히 그럴만 해서가 있을 수 있어요
성격이 개차반이면 누구라도 그사람과 어울리기 싫어하다보니 특별한 합의없이 자연스럽게 주변사람들이 멀리하게 되거든요 그렇다고 그 사람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입히는 경우는 얘기가 다릅니다만...
15/01/06 14:46
요즘은 모르겠는데 제가 학창시절에는 그냥 상대 안하고 무시하는거였거든요 (뭐 조금 숙덕거리긴 했습니다만)
요새 흔히 말하는 빵셔틀 이런건 왕따라곤 안했는데 음.. 최근에 어떻게 쓰이는지까진 잘 모르겠네요
15/01/06 18:53
예 제 의견이 100% 그거에요 빵셔틀 같은건 있어선 안되는 일이죠
다수에 의한 따돌림은 경우에 따라 있을 수 있고 그 책임소재가 따돌림 당하는쪽에 있을 수 있지만 실질적인 피해를 주는 행동은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있어선 안된다 ..요
15/01/06 21:51
게살님이 말씀하시는 건 흔히 말하는 학창시절의 왕따가 아니라 대학가에 차고 넘치는 아웃사이더랑 더 가깝습니다.
자연스레 주변사람들이 멀리하든, 본인이 주변사람들을 멀리하든.. 흔히 말하는 왕따랑은 거리가 있죠.
15/01/06 17:19
문제는 그럴만하지 않은 것에도 그럴만하다는 말을 하는게 문제인 것 아닐까요?
'그럴만하다'는 말이 옳은 예도 충분히 있을 수 있고, 가해자이자 피해자의 지위를 동시에 가지는 것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이병헌의 예는 어떨까요? 협박을 한 두 여자가 가해자죠. 하지만 이병헌에게도 이런저런 비난이 가해지고 그것이 특별히 잘못되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폭행죄와 관련해서 실례를 하나 들어볼까요? A양은 택시를 타고 오는데 B택시기사가 성희롱적 언사를 하면서 손을 잡았고 화를 내자 택시기사는 '씹씹씹'거렸습니다. A양이 택시회사에 전화하여 항의하자 택시기사는 A양의 부모님이 하는 식당에 찾아와(택시의 목적지였음) 왜 항의를 했느냐며 내가 언제 씹이라고 했냐 너한테 '팁'을 준다는걸 발음을 세게 "띱"이라고 한거다 라며 가게에서 큰소리로 띱띱띱 거리며 욕설을 했고 A양의 아버지는 분을 참지 못하고 B택시기사를 주먹으로 때렸습니다. B택시기사는 맞을만 해서 맞지 않았나요?
15/01/06 17:57
네. 사악군님 말씀처럼 피해를 입은 사람이라 해도 그 사람이 일방적으로 당한게 아니고 가해를 가했으면 좀 다른 이야기이긴 하겠죠. 또는 명백히 법적 도덕적 잘못을 했다거나...
다만 말씀하신 이병헌 사례에 대해선 조금 생각이 다르긴 합니다. 이병헌도 잘못이 있는게 맞고 이병헌이 한 짓 자체가 비난가능성을 가지는 건 맞고 그래서 욕먹어야 되는 것도 맞는데 저는 그래도 더 욕먹어야 할 쪽은 두 명인데 왜 이병헌을 더 욕하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긴 하니까요.
15/01/06 21:53
따져보자면 욕한 건 욕한거고 때린 건 때린거에요.
욕한 것도 잘못이고 때린 것도 잘못이지만 욕을 했으니 맞을만 하다는 결론을 내리는 건 부당하다는 주장이죠.
15/01/06 21:31
그럴만하든 그러지않든 자신들이 폭력을 가하고 처벌을 가할 권리가 없다는걸 확실히 인지시켜줘야 이 문제가 해결됩니다.
학교를 작은사회라고 하는데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에게는 사회보다 더한 무정부주의적 약탈사회가 바로 학교입니다. 지금 학교에 꼭 필요한건 건전한 사회 생태계를 구축할수 있게 도와주는 경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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