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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촌놈이 pgr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2주간 재미있게 놀다 왔습니다.
여러분들께 제가 받았던 도움만큼은 아니더라도 혹시나 라오스라는 나라에 관심이 있거나 가시고 싶으신 분들에게 직접 경험하면서 제가 느꼈던 것과 알고 갔더라면 좋았던 점, 그리고 라오스와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고자 pgr 생활 8년 차 만에 처음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려봅니다.
첫 해외여행인지라 느낌이 다 새로워 주관적인 내용이 많을 겁니다. 그리고 중요한 글재주가 없습니다..ㅠㅠ 미리 양해드립니다.
2주간의 짧은 일정이었고 쉴틈없이 달려온 저에게 보상의 의미로 가는 여행이어서 일정 자체가 놀고 먹는데 집중되어 있었습니다..(방문한 도시가 네 곳 밖에 없어요...덜덜덜)
그렇지만 이 글을 보시고 가시는 분들은 저보다 더 잘먹고 더 잘놀고 더 즐겁게 마시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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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해외여행 하실 때(특히 인천공항!) 체크 인 시간 넉넉하게 잡고 움직이세요. 흐흐. 인천공항은 지~~~~~~~~인짜 큽니다!
1. 라오스로 가려면?
라오스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무비자 15일 체류가 가능합니다.
항공권은 저는 진에어를 이용했습니다. 세계지리를 공부하면서 겨울에 원래 라오스를 가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요. 갈까말까, 가면 언제가지.. 고민하고 있을 때가 가격이 35만원 선이었습니다. 그러던 날, 꽃보다 청춘에 라오스가 나오는 걸 보면서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꽃청춘 때문인지 아니면 너무 고민을 했던 것인지 막상 제가 티케팅할때는 50만원이었습니다(눈물..) 더 늦게 티케팅하면 더 비싸질 까봐 빨리 했는데 라오스에 만난 일행 중 3일 전에 40만원으로 티케팅하고 온 분도 계시더군요. 항공권은 자기가 얼마나 노력해서 알아보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인도차이나 반도의 한가운데 있는 라오스는 국경을 중국,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5개의 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나라에서 넘어오시는 배낭여행객들도 많았습니다. 특히 태국 방콕에서 넘어오셔서 비엔티안 - 방비엥 - 루앙프라방을 거쳐 다시 태국의 치앙마이로 가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2. 꽃보다 청춘
꽃보다 청춘 이후 라오스 여행객들이 폭발하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사계절 내내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고 굉장히 저렴한 물가때문에 서양에서는 예전부터 배낭여행객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물가가 조금씩 오르겠지만 앞으로도 라오스의 인기는 꾸준하리라 생각됩니다.
라오스 가시면 한국 사람들을 알아보게 만드는 물건이 있습니다. 그것은 꽃보다 청춘에서 유연석이 성서처럼 들고 다니던 노란 색의 프렌즈 라오스인데요. 다들 하나씩 사서 오시더라구요. 저도 유용하게 잘 썼지만 100프로 다 믿을만한 내용의 책은 아니었습니다.(지도가 부정확한 부분이 있어서 길을 헤맸어요) 가볍게 오시는 분들은 구입하셔도 될 것 같아요. 11월에 간 지라 학생들보다는 휴가 내고 오신 직장인분들이 많으셨는데 제가 라오스에서 만났던 모든 분들이 정말 청춘이셨습니다!
3. 일정 및 여행경비
보통 꽃청춘에서 갔던 대로 북부 루트인 비엔티엔 - 방비엥 - 루앙프라방으로 여행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전 혼자 13박 14일의 일정으로 폰싸완이라는 도시를 추가해서 비엔티엔 - 방비엥 - 폰싸완 - 루앙프라방 코스를 다녀왔습니다. 외국 사람들은 방비엥만 즐기고자 오는 사람들도 많더군요. 저는 중간에 방비엥과 루앙프라방 사이에 폰싸완이라는 돌 항아리 무덤이 많은 도시를 방문했는데 나름 그 도시의 풍미는 있었지만 일정이 짧으신 분이라면 솔직히 추천해드리고 싶지는 않네요. 라오스 한인분들의 말에 의하면 남부가 더 잘산다고 하지만 동선상 너무 먼 관계로 생략했습니다.
라오스는 낍(kip)이라는 화폐단위를 쓰는데요. 원화는 낍으로 교환하려면 환율이 좀 이상합니다. 무조건 달러로 환전해가세요! 라오스 환율은 1달러에 8,000낍정도입니다. 단위가 크니까 뭘 사려고 하면 우습게 만 단위, 십만 단위로 변합니다. 여행 내내 왜 이렇게 비싸? 라고 생각하는 절 볼 수 있었네요. 낍 - 달러 - 원.. 한화로 얼만지 한참 생각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냥 처음부터 달러로 생각하시는 게 편하실 겁니다.
총 여행경비는 110만원이 들었습니다. 항공권 50만원 + 생활비 40만원 + 야시장에서 지름신이 들어서 추가로 뽑게 된 10만원 + 루앙프라방에서 비엔티안으로 넘어오는 국내선 항공권 80만낍(10만원). 솔직히 더 아낄 수도 있었습니다. 워낙 물가가 싼 탓에 숙소비와 식비가 그렇게 들지 않았고 제가 생각하기에 저기 생활비에서 10만원은 술값이었던 것 같습니다;; 방비엥에서는 하루 2만원으로 생활한 적도 있어요. 시원한 라오 마사지(태국 마사지와 동일합니다. 똑같은 곳에서 라오 마사지 한번 받고 이번에는 태국 마사지 받고 싶다고 하니까 똑같다고 하더라구요)도 다섯 번 정도 받았습니다.
4. 비어라오
진짜 원탑입니다. 술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것저것 많이 마셔봤는데요. 외국에서 먹는 맥주라는 버프가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정말 맛있었습니다. 탄산이 강한 편이 아니라 밥 먹으면서도 그야말로 술술 들어가요. 방비엥에서는 밥먹으면서 비어라오 안 마시는 사람들을 못봤네요. 가격은음식점이 좀 더 비싸긴 한데 그래도 2달러 이하였어요. 라오스에 다시 가고 싶은 이유를 묻는다면 주저말고 비어라오를 꼽겠습니다.
5. 버스 이동
이건 모든 도시에서 다 해당되는 사항인데 다른 도시로 이동하실 때 웬만하면 숙소에서 예약하세요. 가격 차이도 크게 안날뿐더러 책임지고 보내줍니다. 라오스인들 시간 개념이 좀 희박하더라구요. 밖에서 예약하고 들어오면 픽업하러 올때까지 계속 불안합니다. 아침 9시 차인데 픽업하러 11시에 온 적도 있습니다..ㅠㅠ
이동은 미니밴이 짱인 것 같습니다. vip버스도 딱히 불편하진 않았는데 미니밴에 비해 좀 느립니다. 비엔티안 - 방비엥 - 루앙프라방이 일직선에 있다고 보시면 되는데 도시들 마다 이동하려면 4시간 이상은 잡으시면 됩니다. 아침에 출발해도 늦게 도착하면 3시에 도착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루앙프라방은 야시장이 있으니까 괜찮다고 해도 방비엥은 가자마자 저녁 먹고 술마셔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폰싸완도 방비엥에서 5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만약 혼자 가신다면 눈치 보지 마시고 짐 바로 싣자마자 미니밴 앞자리 조수석에 타실 것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슬리핑버스는 비추천합니다. 라오스 특성상 길도 안좋을 뿐더러 특히 방비엥 - 루앙프라방 가는 길은 높은 산을 타고 갑니다. 낮에 가도 구름이 끼어있어서 한치 앞이 잘 안보입니다. 낮에 가시는 게 가는 길에 경치 구경도 할 수 있고 위험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방비엥에서 가게 운영하시는 할아버지 말로는 1달에 1번은 사고가 난다고 하시더라구요.
6. 숙소
전 잠은 쾌적한 곳에서 자고 싶어서 동행이 있을 땐 5만낍(약 6달러) 없을 땐 10만낍(12달러) 선에서 묵었습니다. 그러니까 방 하나에 10만낍 정도 들더군요(발품팔면 더 쌉니다) 도미토리로 가면 더 쌌었구요. 숙소도 다 가서 구했습니다. 그렇지만 성수기에는 방이 없어서 노숙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지금 이 시즌이 딱 성수기니 혹 겨울에 가시는 분들은 미리 예약하고 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가격도 많이 뛰겠죠?
그리고 지금 이 시즌에는 에어컨 방은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11월에 그렇게 느꼈으니 지금은 더 필요 없을 것 같네요. 개개인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 2주 내내 자다가 추워서 계속 깼습니다. 라오스의 날씨는 낮에는 햇빛이 강하지만 습도가 없어서 정말 쾌적했고 밤에는 조금 쌀쌀했습니다.
참고로 저 혼자 호기심에 방갈로에 묵었던 적이 있는데요. 문을 꽉 닫아도 빈틈이 있어서 저도 밖이 보이고 밖에서도 저를 볼 수 있습니다. 짜릿한 밤을 보냈습니다.
7. 수도. 비엔티안
꽃보다 청춘에서 짧게 나온 탓에 보통 한국 분들은 반나절 혹은 한나절 코스로 사원 구경만 하고 가시더라구요. 비행기가 밤에 도착한 탓에 저도 공항에서 툭툭을 타고 바로 숙소로 갔고 자고 일어나자마자 방비엥으로 향했습니다. 신나게 12일간 놀다가 마지막 이틀 전 아침 비행기를 타고 비엔티안으로 들어와 1박 2일을 했는데요.
전 비엔티안도 너무 좋았습니다. 딱히 특별한 건 없지만 많은 사원, 해질 무렵 메콩 강변에 앉아 석양을 보며 숙연해지는 라오스인들의 모습과 밤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활발하게 펼쳐지는 야시장과 에어로빅 타임. 그리고 반대편의 태국을 보며 마시는 비어라오도 맛있었습니다. 음식점들도 수도인 만큼 가장 다양하고 맛있었습니다. 마지막에 낍이 좀 남아서 혼자서 이탈리아 식 뷔페에 갔는데 신세계였습니다.
혹시 비엔티안에서 곤란한 상황에 처하시게 되면 한인 쉼터에 들리세요. 한인 쉼터라고 라오스 한인분들이 운영하는 카페 겸 쉼터가 있습니다. 가시면 커피도 공짜로 주시고 와이파이도 쓸 수 있게 해주십니다.
8. 배낭여행객들의 천국. 방비엥
괜히 배낭여행객들의 천국이 아니었습니다. 방비엥에서만 6일을 있었는데요. 정말 즐거웠습니다. 블루라군, 카약킹 등 꽃청춘에 나온 거 다 해보시는 걸 추천하구요. 유연석이 외국인한테 약도 받아서 간 바 이름이 '사쿠라 바' 인데 정말 재밌습니다. 어떻게 알았냐면 그 다음날 유연석이 바나나팬케익 먹을때 사쿠라바에서 위스키 2잔 시키면 주는 나시 티를 입고 있더라구요. 크크. 제가 한국에서는 클럽에 가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는데 정말 신났습니다. 아비치 - wake me up 같은 노래나오면 떼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9시부터 10시 사이 프리 드링크 타임이 피크입니다. 프리 드링크여도 맥주는 안주더라구요. 맛없는 위스키만 줍니다ㅠㅠ 라오스서 비어퐁을 처음 해봤는데 외국애들 술 먹이면서 비어퐁의 재미를 깨닫고 왔습니다. 사쿠라바 말고도 팻 몽키바라고 10시~11시 프리 드링크 주는 바가 또 있습니다.
그리고 꽃청춘에서 못 가서 아쉽다고 한 정글파티도 다녀왔는데요. 제가 정글파티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뭘까요?
바로 "가자"입니다....
"가자! 가자! 가자가자가자!" 거짓말 안보태고 한국인들이 80%였습니다. 꽃청춘의 효과겠죠? 정글파티를 일행 없이 간 터라 땀 삐질대면서 구경하고 있을 때 손목 잡고 저를 춤추는 원 한가운데 끌고 가신 한 누님이 계셨는데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단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ㅠㅠ
저렴하게 드실 수 있는 바나나팬케이크, 샌드위치 꼭 드셔보시구요. 바에서 편히 누워서 프렌즈 보시면서 맥주 마시는 것도 좋습니다. 해먹에 누워서 하루종일 쉬는 것도 좋구요. '신닷'이라고 라오스 식 샤브샤브가 있습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라오스서 먹었던 음식 중 제일 맛있었어요. 꼭 한번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라오스에서 한 액티비티 중 제일 좋았던 건 바로 튜빙인데요. 사실 떠내려오면서 들리는 바에서 노는 게 더 좋았습니다(비키니 누님들..헤..)
9. 세계문화유산. 루앙 프라방
도시 전체가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도시입니다. 사원도 많고 푸시산에서 보는 일출과 메콩강 한가운데 떠서 보는 일몰은 정말 멋집니다.
꽝시폭포는 꼭 가보세요. 꽃청춘에서 블루라군보다 더 좋다고 한 게 허언이 아니더라구요. 다만 수영하기엔 좀 쌀쌀합니다. 몇 분 놀다가 벌벌 떨면서 나왔습니다.
루앙프라방은 낮보다 밤이 더 재미있습니다. 바로 야시장 때문인데요. 야시장의 물건들은 아기자기하고 예쁜 물건들이 많아 소유욕을 자극합니다. 바로처럼 공책에 꽂혀서 선물할 공책을 정성을 다해 깎아서 샀습니다. 만낍부페는 기대이하였습니다.
돌이켜보면 라오스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탁발이었습니다. 첫 날 탁발을 봤을 때는 경건한 마음으로 멀리서 지켜만 보다가 둘째날에는 일행과 직접 시장에 가서 밥을 사서 참여하였습니다. 외딴 곳에서 라오인 할머니와 나란히 앉아 스님께 밥을 드리는데 많은 생각들이 뇌리를 스쳐지나갔습니다. 혹시 가신다면 사진을 찍으시는 것보다 아침시장에서 직접 밥을 사서 탁발에 참여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보는 것과 하는 것은 달랐습니다.
10. 여행의 재미
두려움 반 기대감 반으로 출발한 첫 해외여행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생각해보면 혼자 떠난 여행임에도 여행 중간중간 함께하거나 마주쳤던 분들과의 즐거운 이야기, 추억때문이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꽃보다 청춘 라오스편 돌려보기를 몇 번이나 봤는지 모르겠네요. 라오스에서 겪은 일들이 앞으로 살아가는데 있어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만약 해외여행을 가고싶은데! 다른 이유 때문에 갈까말까 고민하신다면.. 저처럼 일단 항공권부터 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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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서 조금만 쓰고 저장하고 자야지 했는데 벌써 날이 밝았네요. 담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다 들어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날씨가 정말 춥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오늘도 파이팅하십시오!
혹시 라오스 여행 관련해서 더 궁금한 점 있으시면 언제든지 쪽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