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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4/10/28 01:38:42 |
Name |
veteus |
Subject |
[일반] 그와 나 |
88년, 올림픽이 열렸던 그해.. 아직도 대학가요제는 미스코리아대회와 더불어 온 국민의 관심사중 하나였다. 고1이었던 소년은 친구들과 어느 떡볶이집에서 처음으로 그를 만났다.
야간자율학습이 강제였던 고2의 어느 가을날 밤 소년은 친구가 듣고 있던 마이마이 카세트에서 이어폰 한 쪽을 뺏아 귀에 꼽고 흐린 창문을 바라보게 되었다.
90년, 고3의 소년은 그가 맘에 들지 않았다. 슬픈표정 짓지 말아요? 우리에겐 타이거가 있으니까.... 그땐 김민우가 더 좋았다.
재수시절 좋아하던 여학생에게 대쉬하다 차인 후에 몇 달동안 다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한다.
그렇게 소년이 대학에 합격하면서 기억속에서 사라졌던 그가 갑자기 그룹을 결성해서 나타났다. 92년이다.. 청년이 된 소년은 이제 그의 음악에 서서히 미치기 시작한다. 아버지에 대해서 생각해 본 것도 그때가 시작이었던 것 같다.
청년은 군인이 되었고, 휴가를 나와서 친구의 자취방에서 the dreamer를 처음 듣게 되었다. What is Being?
제대를 하고 복학을 하고....
애니메이션 주제가라며 후배가 들려준다....Lazenca save us... 사실 이 노래는 오승환때문에 절망의 노래로 각인되어 있기도 하다.
70년대에 바침........... Here I stand for U, 민물장어의 꿈.... 바쁘게 지난가는 시간만큼이나 가끔씩, 그러나 강렬하게 한 곡씩 그의 음악은 그렇게 나와 나이를 먹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밤, 중년이 된 나는 상사에게 깨지고 집에 돌아와 마눌님과 애들을 재우고 2시간째 술을 먹으며 그를 듣는다.
굿바이 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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