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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9/25 17:42:15
Name 요정 칼괴기
Subject [일반] [계층] 사이코패스(애니)에서 명대사라고 생각했던 부분
연쇄 살인범이자 범죄 코디네이터였던 마키시마 쇼고가 자신의 동료를 죽인 복수를 하기 위해 계속 그를 쫓던 코우가미
신야에게 죽기 전 한 마지막 독백
[누가나 고독하다, 누구나 공허하지]
[어떤 뛰어난 재능도 스페어를 찾을 수 있지]
[어떤 관계도 대체할 수 있다]
[그런 세계가 지긋지긋했다.]
[그런데 왜 이럴까, 자네 말고 다른 인간이 날 죽이는 광경은 도저히 상상이 안 돼]
[자네는 어떤가 코우가미. 자네는 장차... 나를 대신할 존재를 찾아낼 수 있을까?]

이 대사는 정말 좋더군요.(해당 캐릭터는 정말 인간 쓰레기라도...) 현대 사회의 특성인 뭐든지 대체가능성 역시 인간 관계나
자기의 위치에도 적용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을 죽이려는 숙적이야 말로 유일하게 자신의 대체 불가능한 인관관계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현대 사회의 인간관계의 허무성에 대해 너무 잘 표현한 부분이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현재 사회에서 안전에 대한 코우가미 신야의 대사도 참 좋더군요.
[완전하고 완벽한 사회는 환상이야.]
[우리가 사는 이곳은 지금도 위험 사회지]
[편리하지만 위험에 의존하는 사회라고.]
[우리는 정부에 의해 위험을 짊어지고 있었어. 하지만 그게 교묘히 분산되고 분배되어  있어서 몰랐던 거지. 아니 알고도 모른 척했어. 모두 외면했던 거겠지.]
[위험은 거기 명백히 존재하기 때문에, 거꾸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야 버틸 수 있었겠지.]

이 관점은 우리 사회가 왜 안전을 위해 인터넷 검열에 찬성하고 CCTV를 통한 감시에 익숙해 져 있으며 안보를 위해 자유를
포기하는지에 대해 잘 설명해준다고 봅니다. 가끔 잊고자 했던 위험이 튀어 나오면 참 시민들의 히스테리해지죠. 다시는 이런 위험이
주변에 언제나 존재하지만 이것에 맞닿기 보다는 자유를 포기하는 쪽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겁니다.

아무튼 이런 대사들은 분명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이런 작품에서 접하는 건 참 신선해서 이 작품을 좋아합니다.

단 곧 할 2기는 각본가도 바뀌고 제작사도 바뀌어서 좀 걱정스럽기는 하네요. 물론 감독이나 기타 스탭은 남아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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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25 17:50
수정 아이콘
신야 울리히 벡 좀 읽은듯.
14/09/25 17:58
수정 아이콘
글쎄요... 저런 대사들과는 별개로 개인적으로는 중간중간 무슨 키에르케고르나 파스칼을 직접적으로 들먹이는건 굉장히 중2병 스럽던데요.

이미 검증된 권위있는 서양 철학가들을 언급함으로 해서 이 작품의 주제의식이 작품에 보여지는 분위기 보다 더 심오하고 무게감이 있다는 걸 나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던거 같긴 한데 그렇다고 해도 일본 심야 TVA에 등장하는 미형의 케릭터들이 '파스칼은 말이지....' 어쩌고 운운하는게 개인적으로는 되게 거석하고 오글거렸습니다. 뭐 공각기동대 각본진이 참여했다니 어느정도는 그러려니 싶기도 합니다만....

그거랑은 별개로 여러가지로 시도자체나 설정은 딱히 나쁘지 않았던걸로 기억. 물론 시빌라 시스템을 비롯하여 전반적인 설정 자체가 굉장히 작위적인 느낌이 나는 것은 어쩔수 없었습니다만 어쨌든 신야와 쇼고라는 케릭터의 극단적인 대조를 통해 최소한 감독이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의식 자체는 어느정도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봅니다. 그냥저냥 수작 정도로 기억하고 있는 작품.
14/09/25 18:08
수정 아이콘
예전에 한국 드라마는 어디에서 연애하는 이야기고 일본 드라마는 어디에서 교훈주는 이야기라는 말을 들은적이 있는데 확실히 감독이 드라마 감독이라 그런가 그냥 할 말도 뭔가 있어보이게 한다는 느낌이 없지는 않았던...
DarkSide
14/09/25 18:24
수정 아이콘
마키시마 쇼고를 볼 때 마다 느끼는 건데 이 캐릭터가 우로부치 겐의 또 다른 페르소나이자 자화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2기는 모르겠지만, 극장판은 우로부치 겐이 각본을 맡는다고 들었습니다. 우로부치 테이스트를 즐기려면 극장판을 기대해야 될 거 같습니다.)
로마네콩티
14/09/25 18:50
수정 아이콘
애니는 안보지만 <이러니하게도 자신을 죽이려는 숙적이야 말로 유일하게 자신의 대체 불가능한 인관관계였다는>

이거 다크나이트에서 조커가 배트맨에게 한 말이 떠오르네요. "You complete me"
와우처음이해��
14/09/25 19:08
수정 아이콘
전 마이애브 쉐도우송이랑 일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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