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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8/21 12:37:53
Name
WhenyouRome....
Subject
[일반] pgr에 어울리는 글!! 그것은 x이닷.
하아~ 삶이 참 고달프네요..
요즘 일도 없고 세금신고 실수해서 세금 폭탄에....
아내는 어금니 브릿지가 박살났다는 소식으로 제 머리를 멘붕 시키고 있습니다.-_-;;
도대체 얼마가 나가는 거야...;;; 어지간한 두 달 생활비가 눈 깜작할 사이에 깨지게 생겼군요.. 흠흠..
울적한 마음에 얼마전에 제가 겪은 깨끗한 이야기라도 공유하며 웃어볼까 썰을 한 번 풀어봅니다.
때는 바야흐로 열대야가 온 전국을 뒤덮고 있던 7월 말경...
우리 동네는 다리 밑에 개천을 막아서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간이 수영장을 만들어놓았습니다.
두 살배기 아들이 워낙 물놀이를 좋아해서 오랜만에 조카보로 내려온 누나와 함께 가족 나들이를 했습니다.
수영장에서 물놀이도 하고 옆에서 맥주 한 캔 따며 고기도 구워 먹고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었드렜죠.
그때는 몰랐습니다. 수 시간 뒤에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튼 시원하게 맥주 한 잔 걸치고 복숭아 참외 수박 까먹고 아들 수영하는거 구경하다 고무보트 불어서
노젓기 시합하고 치킨도 시켜서 우걱우걱 쑤셔넣기를 수차례...
어느덧 해가 지더군요...
이 동네는 좋은 것이 수영장 밑에 또 크게 개천을 막아서 수상자전거 타고 놀수 있도록 아주 저렴한 가격에 빌려줍니다.
누나가 갑자기 수상 자전거 시합을 하자더군요..
그래서 두 대를 빌렸습니다.
한 쪽에는 저 혼자타고 다른 쪽엔 누나와 아내와 아들이-_-;; 타는 촌극....
사실 이 것은 아내의 운동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한 가지 마련... 아내의 몸무게는 연일 신기록 갱신을 거듭하고 있었기에
내려야 했던 특단의 조치!! 하지만 이것이 제 무덤을 파는 일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무튼 그렇게 나눠타고 시합을 합니다. 근데 웬걸..-_-;; 수상 자전거 밸런스가 의외로 엉망이라 혼자서 페달질을 해봐야
허공에서 헛 짓거리 하는거마냥 안 나가더군요.. 저 앞에서는 누나가 비웃으며 그 옛날 차인표마냥 손가락으로 노노노노를 외치고..
분이 나고 독기가 오를대로 오른 저는 미친듯이 페달을 밟아제끼기 시작했습니다. 우다다다다다다다닷..
간신히 거리를 거의 좁히는 대는 성공했으나 패배-_-;;;;
다시금 심기 일전하는 마음으로 한 번 더를 외쳤고 결국 치열한 접전끝에 승리했지만...;;
너무 온 힘을 배와 다리에 준 까닭일까요?? 갑자기 미친듯이 배가 아파옵니다 꾸르르륵 꾸르르르르르륵
배 안은 이미 진도 9.0의 지진과 쓰나미가 몰려옵니다.. 충격과 공포가 시작됩니다..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라면 선착장에 닿기도 힘들 수 있겠다.. 이건 정말 위기다...
급 1분만에 빠른 판단을 내립니다. 아내와 누나에게 접근해서 돌아가자를 외칩니다..
"나 문제가 생겼어. 지금 당장 돌아가야겠어."
원조 똥인간이었던 누나는 바로 상황을 파악합니다. 바로 아내에게 돌아갈 것을 요청하고 선착장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배에서 쓰나미가 몰려옵니다.. '어쩌지..' 불현듯 가끔 똥인간으로 변신해 배가 도저히 참을 수 없을때
방귀를 몇 번 끼니 신호가 조금 늦춰지던게 생각나더군요...
그래서 선착장 가는동안 살짝 방귀를 낍니다.. "아뿔싸. 그 때와 상황이 다릅니다. 아랫쪽이 살짝 촉촉해진 듯 한 느낌...!!!"
그리고 신호는 더욱 강력해집니다.. 페달을 굴리기도 힘든 상황...
선착장이 눈 앞이다.. 조금만 버티자 하는 심정으로 거의 다 온 선착장... 그런데 왠걸..;;
내 아내가 내 눈 앞에서 외칩니다. "여보 왜 먼저 자전거 안대요? 우리가 먼저 댈께."
속으로 욕지거리가 나옵니다. 이런 망... 내가 가기 싫어서 안 가는게 아니라고!!!! 기다리라고..!!
하지만 이미 아내의 자전거는 선착장에 붙어버렸네요.. 저는 미친듯이 기도했습니다..
제발 제발.. 아내와 아들이 빨리 내리고 내가 내릴수 있게 해달라고.. 제발...
하지만 세명이 차례로 내리는 시간은 흡사 섭씨100도의 싸우나 모래시계만큼이나 느리게 흘러가더군요..
누나 내리고 아이 받고 아내 내리고.. 겨우 다 내리고 제가 자전거를 대려는 순간.. 왠 커플이 냉큼 빈 자전거로
올라타는게 아닙뉘꽈?? 야야야 이 십장생들아..-_-;;;; 속으론 미친듯이 욕을 날리며 울분을 토해내지만 제 표정은 침착합을 유지합니다.
빨리 비켜라 빨리 비켜라 주문을 외우며 말이죠....
그런데 -_-; 핸드폰을 들고 타는데 가지고 타면 안된다고 안내아저씨가 제지를 시킵니다.. 우린 가지고 타도 아무말 안했잖아?
"왜 그랬어요? 아저씨 ? 그때 나한테 왜 그랬어요?"
다 탔다가 다시 내립니다... 갑자기 멘탈이 붕괴되며 자전거에서 물로 뛰어내려서라도 가고싶습니다..
하지만 이성을 부여잡고 아저씨께 부탁드립니다..
"아저씨... 제가 생리적 현상이 도저히 감당이 안됩니다. 저부터 좀 내려주세요..."
아저씨는 절 보고 싱긋 웃으시더니 인자한 미소로 자전거를 당겨주십니다..
'이게 바로 천사의 미소인가?' 순간 정신이 번쩍 들며 자전거에서 내립니다.
하지만 아직도 갈길이 머내요.. 200미터는 뛰어가야 나오는 공중화장실... 하지만 내 괄약근은 이미 한계입니다..
정신없이 뛰었습니다.. 진짜 미치도록 뛰었어요.. 우사인볼트 저리가라 뛰었습니다..
뛰다보니 괄약근이 움직입니다.. 실룩실룩.. 하더니 삐직-_-;; 실룩실룩 하더니 삐지직...;;;
촉촉하던 엉덩이가 축축하게 바뀝니다.. 얼굴은 사색이 되어가며 눈에서는 눈물이 흐릅니다..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지요....
간신히 화장실에 도착할때까지 최소한의 양으로 내용물의 유출을 막고 들어가자마자 분출....
간신히 살았습니다.. 하지만 너무 빠른 분출덕에 바닥으로 상당량의 오물이 배출되었고 제 가방에도 튀었네요..ㅜ_ㅜ;;;
그러고보니 화장실에 휴지도 없습니다.. 결정해야했습니다...
그리고 결정합니다. 똥묻은 팬티를 벗기로... 그리고 그걸로 마무리까지 하기로...
모든 것을 끝내자 해탈의 경지에 오르며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득도입니다..
편안한 마음과 정신이 저를 피쓰의 세계로 인도합니다..
그렇게 모든 마무리가 끝나고 가방을 물에 닦아 낸 후 아내와 누나 그리고 사랑하는 내 아들에게로 돌아갑니다.
아빠 미소를 지으며..
그리고 아내와 누나는 몇일똥안 저를 똥쟁이라고 놀립니다...
하지만 그들은 모를겁니다.. 그 짧은 시간동안의 엄청난 역경과 실수와 좌절에도 결국 끝내 승리한 위대한 전투를요..
그리고 그것을 승리로 장식한 제 뿌듯한 마음을요...
P.S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을 쓰다보니 착잡한 마음이 좀 가다듬어집니다.
저처럼 이 글 읽으시는 모든 분들의 마음에 평화가 가득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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