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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8/21 11:07:57
Name 요정 칼괴기
Subject [일반] 1차 대전 당시 기계와 인간의 대결

최근 BBC에서 하는 작품에 나오는 장면입니다.

1차 세계 대전이 막터져서 대륙 원정군으로 막 소집된 영국군들의 모습을 담고 있죠.

보어 전쟁에서 이미 숙달될대로 숙달된 영국 소총병들과 장교들은 당시 그 위력을 실감하지 못했던
-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미 20년 동안 수단과 러일 전쟁에서 그 위력을 증명했는데...- 기관총과
소총을 든 숙련병들과 누가 더 많이 정확히 맞추는가 대결하는 내용입니다.

기관총 대대 장교는 소총 쪽 장교에게 기술의 위대성을 설파하지만 어리버리한 기관총 운영병들 덕에
재대로 체면을 구기게 되는게 이 영상의 내용이죠.

역사상으로도 소총을 든 특히 당시 영국 주력 소총 리엔필드를 든 숙달병은 기관총으로 무장한 병력 못지
않게 맞먹는다고 서술되어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기계랑 인간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다고 합니다.(물론 리엔필드 소총 마저 당시 과학기술의 결정인 기계인건 둘째치고...)

문제는 1차 대전은 기존 전쟁과 다르게 극심한 소모전의 전쟁이었습니다. 아무리 우수한 병사도 전쟁 한달을 못버티고 죽거나
병원으로 향해 갔습니다. 이미 전쟁 초반 마른강 전투 즈음 되면 저기 나오는 숙련병 대다수가 최소 부상 경험을 얻었고
많은 경우 죽어 나갔거든요.

이 사람들의 구멍을 곧 당시 군대랑 무관한 삶을 살았던 공장 직원과 학생, 직장인, 농부들이 채우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자 영국군은 급속히 기관총 보유수를 늘리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초창기 숙련병과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는 전투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기계가 숙련 숙달이 된 인간과 아닌 인간의 차이를 줄여 버렸습니다. 숙련 숙달된 인력이 사라져도
생초보와 기계가 결합하면 그와 같은 생산성을 만들어 내게 된겁니다.
소모전의 시대에 기계의 이런 점은 전쟁의 모든 걸 바꾸어 놓게 됩니다. 한 사람을 숙련 숙달 시키기 보다는 많은
무기를 찍을 체계, 쌩초보라도 많이 뽑을 수 있는 총력전 시스템이 발생하게 되는 거죠.


<웰컴 투 더 퓨쳐>

이런 사례는 전쟁 후반부에도 나타납니다. 진창 밭 100m를 수초대로 주파하며 야포를 매고 다니고 수백명으로
수천명이 지키는 참호를 돌파하는 독일의 초인적 부대 돌격대는 수차례 전투를 거친 베테랑을 선별해서 최소 6개월
이상의 혹독한 훈련을 시키며 만들어진 부대였습니다. 정말 인간이 낼 수 있는 최대 한도치를 끌어 올린 부대였죠.
1918년 봄에 그들은 이 때문에 전설이 되었습니다만... 기실 전쟁을 이긴 건 정말 지금의 트랙터 엔진만도 못한 출력에
소총탄도 재대로 막는지 의심스러운 연철로 만든 기초적인 탱크로 무장된 신병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총 만진지 1개월도 안된 병사들이었는데도 말이죠. 이런 초보적인 물건과 신병이 재대로 된 교리를 갖추자
엄청난 공을 들은 숙련병들과 똑같은 전투력을 발휘해버리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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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려
14/08/21 11:14
수정 아이콘
역시 총열교체만 아니면 기관총이 소총보다 편하다는..
하심군
14/08/21 11:17
수정 아이콘
산업혁명이 그런의미에선 대단했던 것 같아요. 요람부터 무덤까지 모든 것을 양산해냈던 시기라... 이 시기의 상류층은 진짜 신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었겠다 싶네요.
김연우
14/08/21 11:25
수정 아이콘
 이 추세는 역사 내내 지배하는거 같아요.

등자 덕에 대규모 기병이, 철기 덕에 대규모 징집이, 화승총이 숙련된 궁사를 대체하고

그래서 문명 게임 할때, 철기나 총병이 더 강하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전투력은 비슷하면서 더 저렴하게 나오는게 맞지않나, 했습니다.
대한민국질럿
14/08/21 11:27
수정 아이콘
타일형식의 게임이라 어쩔수 없죠. 한타일에 부대 하나씩밖에 못들어가니..
캡슐유산균
14/08/21 11:46
수정 아이콘
중국 산업이 무서운 이유죠.

일반적인 생산 공정

한국 숙련공 1 vs 중국 알바 2

일반인이 생각하기에 한국 숙련공 1이 다기능이 눈썰미 좋고 더 강하리라 판단하기 쉽지만 현실은 간단한 메뉴얼을 숙지시킨 중국 알바 2가 더 유리합니다.

한국 기능공 1이 1.6의 효율을 발휘한다면

중국 알바 하나가 0.8만큼만 해줘도 두명이 1.6이 되고 메뉴얼로 상호 점검이나 휴식 배정등으로 효율을 높이는 장치를 조금만 가져줘도 혹사 혹은 오버버닝중인 1.0@1.6은 거뜬히 넘을 수 있죠.

그리고 한명쓸거 두 명 쓰면 휴무나 돌발 상황 대처에도 훨씬 유리하죠.
콩먹는군락
14/08/21 13:08
수정 아이콘
숙련공 숫자 자체도 지금은 중국이 많을거라 보이는건 함정이라..
14/08/21 14:06
수정 아이콘
그래도 전쟁통처럼 숙련공들이 죽어나가는건 아니니...

갈려 나가기는 합니다만
14/08/21 11:46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 글입니다. 추천드립니다.
14/08/21 11:48
수정 아이콘
1차 대전이 왜 Great War 인지 잘 표현하는 글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류지나
14/08/21 12:17
수정 아이콘
펜이 총보다 강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기관총을 보지 못한 사람들이다. - 더글러스 맥아더
14/08/21 12:20
수정 아이콘
1차대전당시 독일돌격대 이야기도 궁금하네요..
14/08/21 16:26
수정 아이콘
활류의 발전과도 겹치는 부분이 많네요.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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