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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7/06 18:01:35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세상은 점점 더 불공평해지고 있나?
지난 번에 말씀 드렸던 토마 피케티 교수의 [21세기 자본론] 도입부에는 재미있는 그래프 2개가 올라와 있습니다. 피케티 교수는 이 두 그래프의 내용을 세상이 점점 더 불공평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들 가운데 하나로 제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 경제지식의 일천함으로 인해 용어선택이나 내용에 있어서 심각한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그래프는 1910년부터 2010년까지 약 100년 동안 미국의 소득 상위 10%가 전체 국민 소득에서 얼마를 차지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그래프입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1910년부터 1940년까지 미국의 소득 상위 10%는 전체 국민 소득의 약 40에서 50% 정도를 차지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던 것이 1940년대 이후로는 소득 불평등이 다소 완화되어서 1980년대 까지는 미국 내 소득 상위 10%가 전체 국민 소득의 약 35% 정도를 차지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소득 불평등은 1980년대 이후로 다시 악화되기 시작해서 다시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어서 50% 선에 육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피케티 교수는 이러한 경향이 발생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이전에 비해) 기업의 고위급 경영진들이 자신들이 생산성의 향상에 기여한 것에 비해서 훨씬 더 많은 엄청난 급여를 스스로에게 지불하게끔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그래프는 유럽의 3개국(독일, 프랑스, 영국) 민간의 부 (이게 맞는 용어 선택인지 모르겠네요...원서에는 capital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real estate, financial assets, professional capital, net of debt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하네요...--;;;) 대 국민소득 비율을 보여주는 그래프입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1870년대에는 민간의 부가 국민소득에 비해서 약 6.5배에서 7배 정도나 더 크다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조는 1910년까지 유지되다가 1910년 이후로 하락해서 민간의 부 대 국민소득의 비율이 3배에서 5배 수준으로 내려옵니다. 하지만 역시 1950년대 이후부터는 다시 민간의 부 대 국민소득의 비율이 다시 상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피케티 교수는 이러한 현상 역시 경제 성장의 속도가 점점 줄어들면서 과거에 이미 쌓아놓은 부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또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계속 앞서나가면서 부의 분배의 불균형이 더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원래 물려받은 재산의 성장이 평생 노동으로 벌어 놓은 것을 훨씬 압도하게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여주는 같은 내용의 그래프는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 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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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강됴리
14/07/0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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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꼽살 8회에서 경제통인 새정치연합 홍종학 의원이 국세청에 알아보니 지표자체가 없다라고 합니다. 통계베이스를 아예 만들어놓치 않았던거죠
사회적 불평등은 근로의욕을 저하시키고 내수소비를 저하시킵니다. 무엇보다도 모두가 불행해지는 길입니다.
서구권처럼 100년간의 지표를 꼼꼼하게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대략 IMF직후 상위 1%가 차지하는 부가 전체의 11.8% 2013년에는 그 비중이 27%까지 상승했다고 합니다.
Neandertal
14/07/06 19:13
수정 아이콘
상위 10%까지 확대하면 거의 40%대 나오는 거 아니가 모르겠네요...--;;; 미국이랑 다를 바가 없는 건 아닌지...
14/07/0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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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essional Capital 이 뭐죠?
지난 수십년간 미국과 유럽인들은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천지창조이래 최대의 소비를 했지만 자본 축적은 그보다 더 많이 했네요.
쿨 그레이
14/07/06 19:31
수정 아이콘
capital이라 함은 보통 자본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real estate는 실재산(부동산 같은 "현물"을 이야기하는 것 같군요), financial assets는 돈이나 외화 등의 금전적 재산을 의미하네요. Professional capital은 저도 잘 모르겠고, net of debt는 흔히 말하는 가계부채의 총합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민간자본이라 하면 저런 것들을 많이 이야기하곤 하니까요. 가계부채가 1000조인가 하여간 넘느니 마느니 하는 이야기가 4월쯤에 많이 오갔던 것으로 아는데, 그런 이야기들을 종합해서 보여주는 지표 혹은 그래프로 해석하는 게 알맞지 않을까 싶네요.

아니 근데 앎의 범위가 정말 놀라울 정도로 넓으셔서 감탄이 나오네요. 대체 책을 한 달에 몇 권이나 읽으시는 겁니까?
14/07/0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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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문단에서 22222
다루시는 범위가 정말 넓어요. 대학에서 강의하는 분이라 들었는데
쿨 그레이
14/07/06 19:53
수정 아이콘
두 번째 그래프는... 국가 총 소득 대비 시장가치(정확히 하면 개인자본의 시장가치...라고 해석해야 하는데, 이 말이 좀 어렵네요. 국가가 주도하는 시장가치 같은 걸 제외하고 순수 민간 자본에 의한 시장가치를 말하는 것 같네요. 국가는 뭐 공기업이다 전쟁차관이다 뭐다 해서 - 2006년인가 하여간 그때쯤 되서야 영국이 미국에게 진 전쟁 부채를 "겨우" 다 갚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보통 빚더미에 올라 있을 테니)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1950년대에 최저점을 찍었던 건 역시 2차 세계대전 탓이죠. 독일이야 뭐 말할 것도 없고, 영국과 프랑스도 여기저기서 배틀 오브 브리튼이니 폭격이니 뭐니 하면서 산업기반이 완전히 작살나지 않았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돈과 일자리가 있을 리가요. 그나마 100% 이하로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판에 마셜 플랜으로 저 정도나 유지한 거라고 봅니다.

이 이하부터는 저는 경제학도가 아니므로(화학과입니다;) 들은 바 있는 풍월을 바탕으로 하는 제 의견이니(심지어 저 책을 접해 본 적도 없습니다;) 적당히 걸러서 읽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생각은 이래요. 잘 나가는 국가 한정으로, 국민이 돈을 많이 가지고 있으며 수출을 거의 안 한다면, 내수시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의미고, 그렇다면 국가의 시장가치와 국가 총 소득은 대충 비등비등하겠죠. 근데 보통 잘 나가는 국가가, 안에서'만' 먹고 사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습니까? 자원이 뭐 미국이나 러시아마냥 지들끼리 먹고 살아도 충분할 정도라면 모르겠으나(사실 이 말도 엄밀히 말하면 틀린 말이긴 합니다만, 그만큼 내수자원이 많다는 이야기죠), 이 독영프 세 나라는 인구만 많았지 자원으로는 미국이나 중국(물론 저 당시에는 개방되는 일이 없었겠지만)에 비할 바가 못 되죠. 결국 외국 사람들에게 물건을 파는 것으로 먹고 살아야 한다는 건데, 외국 사람들에게 물건을 팔려면 아무래도 시장이 있어야 할 거고, 그러니까 그래프가 위로 올라간다는 건 수출량이 많다, 수출량이 증가하고 있다, 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수출이 많으면 국가 안으로 들어오는 돈이 결과적으로 많아진다는 이야기고, 결과적으로 시장이 커지면서 파이가 커지는... 쓰고 보니 어째 자유주의 경제학 삘이 심하게 나네요. 전 낙수효과 같은 거 없다고 생각하는 축인데.

아무튼 수출로 잘 먹고 잘 살면 시장이 커지고 커진 시장에서는 더 많은 수출을 할 테니 그래프가 점점 올라갈 텐데, 이게 둔화되는 시점이 바로 수출시장, 다시 말해 국내의 성장이 둔화되는 시점이라고 봐야겠죠. 그렇다면, 새로 돈을 더 얻을 만한 '껀수'가 줄어든다는 것이니까 상대적으로 그 둔화되는 시점에서 누가 돈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느냐가 시장에서의 구매력을 결정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부익부 빈익빈이 삼화되거나, 소득불균형이 심화되거나, 둘 다가 되거나겠죠. 아, 두 말은 같은 말일지도 모르겠네요.

어렵게 이야기했는데, 스타로 치면 이런 거라고 해도 되려나 모르겠네요. 멀티가 대여섯 개씩 펑펑 돌아가고 있으면 초심자가 되었건 프로게이머가 되었건간에 디파일러를 뽑던 울트라를 뽑던 뭘 뽑아도 가스의 모자람을 느끼지는 않겠죠. 근데 가스가 다 떨어지고 고갈되어서 꼴랑 2씩만 들어오는 상황에서 가스멀티가 하나둘 정도만 돌아간다면, 실력 있고 멀티 더 먹을 자신이 있는 프로게이머는 디파일러나 울트라를 가스가 모자라도 스스럼없이 뽑을 것이고, 초심자는 그런 디파일러나 울트라를 뽑아도 멀티를 하나 더 먹기는 어려우니 이거 가스가 많이 들어가는 놈보다 차라리 히드라를 뽑아야 하나 저글링을 뽑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거란 말이죠. 그런 거라고 봐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서는 "게이머의 실력"이 곧 위에서 말한 "자본"과 대충 1:1 대응이 될 거라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조금 더 정확한 예가 방금 떠올랐는데... 둘이서 테테전 1:1로 붙는데 둘 다 가스 펑펑 돌아가고 가스 쌓여 있고 하다면(이것이 소위 "성장"이 커서 소득이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자본 큰 놈도 10가스씩 돌리는데 자본 작은 쪽도 한 4~5가스는 돌리고 있다 칩시다) 탱크고 골리앗이고 드랍쉽이고 막 뽑고 업글도 둘 다 펑펑 돌리겠지만(물론 초기 가스양에 따라서 돌리는 시점은 차이가 좀 있겠죠), 성장이 둔화 - 다시 말해서 맵의 자원을 거지반 다 퍼먹은 상황이면 가스가 많이 남아 있는 선수는 탱크고 골리앗이고 계속 뽑겠지만, 가스 떨어진, 즉 "자본이 약한" 선수는 어쩔 수 없이 벌쳐나 뽑고 있을 거라는 말이죠. 당연히 그만큼 남은 맵의 자원을 먹을 가능성은 탱크나 골리앗을 뽑을 수 있는 쪽이 더 높구요. 그나마 그 벌쳐 뽑을 돈조차 없을 수도 있고. 그게 바로 부익부 빈익빈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압도하고 있다면, 누군가는 평균적으로 벌어먹는 것보다 더 벌고 있다는 이야기고, 그게 누구겠습니까. 현대 사회 같은 문자 그대로 돈 놓고 돈 먹는 세상에서 자본이 센 사람들이 당연히 더 먹겠죠. 그렇게 부의 분배의 불균형이 심화되는 것이다...라고 저는 본문을 그렇게 해석합니다,
Neandertal
14/07/06 20:20
수정 아이콘
돈이 돈을 버는...평생 일해도 역시 빌딩 가지고 있는 사람한테는 겜이 안되니까요...--;;;
쿨 그레이
14/07/06 20:22
수정 아이콘
그렇죠. 그나마 경제성장률이 올라가기라도 하면 돈 없는 사람도 외부에서 돈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온다는 건데, 경제성장률이 둔화된다는 건 그런 기회조차 적어지므로 결국 계층이 고착화된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Neandertal
14/07/06 20:24
수정 아이콘
역시 부유세나 80%짜라 상속세로 그냥 조져?...--;;;
전경련과 자유경제원에서 싫어하겠네요...--;;;
쿨 그레이
14/07/06 20:26
수정 아이콘
근데 현실적으로 부익부 빈익빈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막말로, 내가 가진 돈을 자기 스스로 내놓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러고 보니 아마 제가 페북에다 경제 관련 기사 링크 올리면서 코멘트한 거 보면 전경련과 자유경제원에서 "저런 빨갱이XX, 정신나간 마르크스주의자 같으니라고" 같은 말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하도 낙수효과 그게 뭐임? 먹는 거임? 어디서 손모가지를...이란 말을 써 놓은 터라서요... 크크 (실제로 여럿 자가진단해 보면 정치/경제관이 아나키스트나 신좌파 쪽에 가깝게 나오기는 합니다.)
14/07/06 20:28
수정 아이콘
자본수익률은 기술혁신 없이는 경향적으로 저하되는걸로 알고요. 안철수가 성장은 기업에 맞기고 정부는 고용정책에 치중하라고 하기도 했지만 성장률은 인플레 각오하고 돈 풀면 김영삼도 올립니다.
쿨 그레이
14/07/06 20:31
수정 아이콘
음, 그렇다면 본문에 나온 Professional Capital을 기술혁신과 관련된 단어 정도로 생각하면 될까요? 제가 이야기했던 건 기술이나 외부 간섭에 관한 이야기는 전부 빠진, 지나칠 정도로 단순화된 이야기였으니까요.

성장률은 인플레 각오하면 김영삼도 올린다... 이 말씀에는 적잖이 공감이 가네요. 문득 북한의 화폐개혁이 생각나는데, 불만 무마용으로 몇 개월치 월급을 쥐여 줬지만 그만큼 물가가 많이 올랐으니까요. 그런 식으로 접근해 보면 최소한 내수시장이 일시적으로 커지는, 혹은 커져 보이는 효과는 있겠네요.
14/07/07 17:19
수정 아이콘
일반적으로 말하는 성장률은 당연히 인플레를 제한 실질 성장률을 의미합니다. 돈 풀었을 때 부스팅 되는 성장률은 단순히 인플레에 의한 효과가 아니라 그걸 제하고도 발생하는 효과에요.
Acecracker
14/07/06 22:39
수정 아이콘
TED에 대충 이런 강연이 있었습니다.
부의 불평등은 과거에 비해 현재 훨씬 심각해지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중이다. 그런데 이 현상의 이면에는 누구나 부정적인 것으로 인정하는 정실자본주의(힘있고 돈있는 자들이 짜고치는 경제)이외에도 누구나 긍정적인 것으로 인정하는 세계화와 기술혁명이 자리하고 있다.
세계는 경제적으로 점점 더 지구촌이 되어가고 있고, 단 하나의 생산자도 국가를 초월해 전세계를 상대로 장사를 할 수 있게 되면서 글로벌 슈퍼리치가 생겨나기 쉬워지고 있다.
국가를 초월한 규모로 발생하는 이런 슈퍼리치는 그 막강한 힘으로 인해 국가 경제 시스템 자체를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수정할 힘을 갖게 된다.
구글같은 기업은 직원 증가 없이도 생산성을 높여 여행사 같은 직종 자체를 집어 삼킬 수 있는데 이 같은 일은 현재 범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이는 구조적 실업의 우려를 높이고 있다. 노동시장이 열려있는 한 모든 사람이 어떻게든 직업을 갖기는 갖을 것이므로, 구조적 실업은 실제로는 세상이 소수의 슈퍼리치와 그들의 마사지사로 구성되는 디스토피아에 대한 우려가 된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우리는 더 심각한 디스토피아였던 19세기 산업혁명시대보다는 전체적으로 행복한 시대를 살고 있으므로 세계화와 기술혁명이 초래한 현재의 디스토피아적 상황도 미래에는 해소될 것이다. 그러나 산업혁명의 과실이 보통사람들에게 공유되기까지 세상은 두번의 경제 공황을 거쳐야 했다. 세계화와 기술혁명의 과실 또한 보통사람들에게 공유되기 위해선 어떤 파국을 거쳐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래의 공황에 대비할 뉴딜정책이다.

디스토피아적 현실의 근본적 원인을 발전의 과실에서 찾는다는 점이 새롭지 않나요?
Neandertal
14/07/06 22:47
수정 아이콘
제가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겟지만 피케티 교수도 20세기 중반까지 부의 불평등이 조금이나마 해소된 이유가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공항 등 쇼크 덕분이라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제 3차 세계대전 한 번 터져야 하나요?...그러면 그냥 지구가 날아갈텐데...--;;;
쿨 그레이
14/07/07 10:14
수정 아이콘
한국전쟁으로 양반과 상놈, 부자와 거지의 소위 계층구분이 없어지고 다 같이 피난민 신세에 논이고 밭이고 뭐고 죄다 작살났던 걸 생각해 보면, 계층간의 불평등이 얼추 해소된 건 전쟁 때문이다라는 것도 일리는 있다고 봅니다. 전쟁 외에, 현 경제구조를 완전히 뒤엎어버릴 만한 소위 제4의 물결이 일어나는 시점이 바로 불균등한 부의 분배를 얼추 맞출 수 있는 평화적인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14/07/07 17:16
수정 아이콘
피케티의 경우 '정부가 개입하지 않은 경우', '전쟁 등의 정치적 요소가 없는 경우' 이렇게 두 요소를 제외하면 항상 불평등의 방향으로 이동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20세기 중반에 정부의 적은 개입에도 불평등이 심화되지 않은 것은 쿠즈네츠의 역 U자 가설처럼 자본주의가 성숙하여 자연적으로 소득분배가 일어난 것이 아니라 전쟁의 영향이었음을 말하고 있는거죠.

그러므로 결론은 전쟁 한 번 더! 가 아니라 정부가 개입해야됩니다. 가 되겠죠... 실제로 유럽과 일본의 L자 곡선이 그걸 보이고 있고요.
타임트래블
14/07/07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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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교수의 서평을 읽어보시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경제성장은 소비증가의 다른 말입니다. 그래서 전세계적 차원에서 보면 수출이 아니라 인구증가가 경제성장의 핵심요인입니다. 자본축적의 속도가 경제성장보다 더 빠른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돈 많이 번다고 밥을 10끼 먹지는 않나보니 고소득층일수록 소비하고 남는 돈의 비율이 저소득층보다 월등히 많을 수 밖에 없고 축적된 부의 불평등은 점점 커지는 거죠
14/07/07 17:12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의 경우 낙성대 경제연구소에서 집계한 자료가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동국대의 김낙년 교수의 경우 우리나라의 지니계수에 대해 비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지니계수는(통계청이 발표하는) 매우 낮아보이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낮지 않다는거죠. 작성자분도 그렇고 최근 피케티의 주장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피케티가 최근의 시계열적 소득 분포에 대해 영미권/서유럽 및 일본의 2가지 예를 들며 U curve와 L curve로 설명함을 알고 계실텐데요. 작성자분의 첫번째 그래프입니다.(x축은 시간이고, y축은 상위 1%의 전체 국민소득 대비 점유율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약한 U 커브 모양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불평등이 다시 증가하고 있는 중이죠. 일본은 안이래요. L자 모양으로 내려온 상태가 유지중입니다. 김낙년 교수의 이 데이터는 실제 피케티-사에즈 연구진에서 받아들이기로 했고요.

피케티 연구의 방법론적 특징은 여기서 나오는데, 과거의 경우 인구주택총조사를 하면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최상위권의 소득 집계가 잘 안됩니다. 정부가 전능한 것도 아니고 통계청 조사원이 집에 들어가서 몇 명 사는지, 소득 얼마인지 물어봐야 되는데 그게 잘 안됩니다. 타워팰리스에 조사원 들어간다고 하면 들여보내줄 것 같나요? 현실적으로 정부고 뭐고 경비원이 못들어가게 막아버립니다-_- 그래서 피케티는 저 통계청 자료를 버리고, 상위 1퍼센트의 실제 소득을 추산하기 위해 세금 데이터를 사용하죠. 세금 낸 걸 기준으로 역산하여 소득을 추론한게 피케티 데이터입니다. 가장 큰 contribution이 이 data set의 구축이죠. 김낙년 교수도 이 방법으로 우리나라의 상위 소득자 소득을 추론했고요.

두 번째 그래프에 대해 간단하게 추가적인 배경을 첨언하자면, 크루그만 등의 학자와 구분되게 피케티가 주장하는 것이 바로 '부'에 대한 과세입니다. 사회의 유동성이 줄어들고 있으니 부에 대해 과세해야 계급적 이동이 일어날 수 있으며 혁신이 유지될 수 있다는 주장이죠. 기존에는 income 에 대해 과세하자는 주장이 많았습니다. capital income 에 대해 과세하면 되니까... 그런데 첫 그래프에서 간단하게 언급해주셨듯 super managers-그러니까 엄청난 월급을 받는 전문경영인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죠. capital 비중이 커지고 있는 건 맞는데 재밌는 건 상위 1퍼센트 사람들의 소득 원천을 보면 capital income 비중이 축소되고 있습니다. 이상하죠. capital의 비중은 커져만 가는데 capital을 많이 가지고 있는 상위 1퍼센트의 소득 원천에서 자본에 기반한 소득이 줄어들고 있다? 이들의 비중을 보면 salary와 business income의 비중이 막대하게 증가하였습니다. 이런 환경이 피케티가 관련 제도를 정비, 전문경영인의 월급을 제재하고 capital 자체에 대한 과세를 외치게 된 배경이 되었구요. (그러니까 과세 베이스의 문제입니다.)

위의 내용이 간단한 피케티의 주장이고, 거기에 비판적인 제 생각은... 저걸 보면 r>g가 지금까지의 경향성이었지 앞으로도 계속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capital 비중이 커지고 있는데 capital income이 드라마틱하게 커지고 있지는 않아요. 실제 경제 위기를 거치면서 최근 이자율은 0에 가깝습니다. 왜 저런 결과가 나왔는지는 미스테리지만 이론적으로 r이 g보다 계속 크기란 어렵습니다. 이자율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고 예상되는 투자의 성공에 기반한 것인데, 투자의 성공은 바로 g를 통해 나타나죠. 지속적으로 이자율이 지나치게 높다면 자본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당연히 이자율이 내려가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피케티는 salary의 규모 증가에 주목하고 있지만 business income은 말 그대로 혁신의 대가 아닌가요? 자기가 회사를 세워서 벌어들인 돈은 여기에 속하니까요. 그에 반해 capital income은 정체중... capital의 규모가 증가한다는 것은 flow 규모에 비해 축적되어 있는 자원의 양이 많다는 것이고 이는 수요 공급의 원칙에 따라 이자율 하락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 부분에 대해서는 '와 신기하긴 한데 앞으로 더 그럴지는 나는 못믿겠는데?' 정도가 제 의견이네요...
Neandertal
14/07/07 17:27
수정 아이콘
친절한 보충 설명 감사드립니다...^^ 결국 승리자는 금융 자산을 비롯한 자산이 많거나 글로벌 기업의 경영진이거나 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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