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일년전부터 판문점을 가보고 싶어서 여기저기 알아봤는데 마침 남북관계가 경색되는 바람에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죠.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연락이 왔습니다. 주말에 판문점을 포함한 DMZ를 다녀올 팀이 있는데 합류하겠느냐고 말이죠. 당연히 오케이하고 따라갔습니다. 팀은 임진각을 시작으로 도라전망대와 도라산역, 그리고 해마루촌과 통일촌을 거쳐서 드디어 대망의 공동경비구역 JSA로 향했습니다. 잘 생긴 부대원에게 빠지신 여자분께서 전화번호를 받으려고 작업을 거시는 해프닝을 거쳐서 판문점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회담이 열리는 푸른색 건물과 돌아오지 않는 다리, 그리고 도끼 습격사건이 있던 그 장소까지 둘러보고 돌아왔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곳이라 재미있긴 했는데 정작 기억에 남는 건 임직각이었습니다. 여기가 한국인지 외국인지 모를 정도로 넘쳐나는 외국 관광객들 틈바구니에서 묘한 느낌을 받았죠. 거기다 이미 한차례 눈이 내렸고, 눈이 내리기 직전의 하늘은 잔뜩 얼어붙어있었습니다. 추위를 잊고 몇 컷 찍었는데 돌아와서 보니까 대단히 인상 깊은 사진이 나왔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두 장을 올려봅니다. 판문점 사진은 다음에 올려드릴게요. 아직 정리가 안 되어있어서 말이죠.
사실 진짜 자랑하고 싶은 건 따로 있습니다. 얼마전에 경향신문사에 근무하시는 분이랑 점심을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지나가는 말로 장도리를 그리시는 박순찬 화백 얘기를 했더니 자기랑 친하다고 나중에 같이 보자고 하시더군요. 그 순간 자리에서 일어나 만세를 부르고 싶었습니다. 나중이 올해가 될지 내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혹시나 만나뵙게 되면 후기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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