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타님이 커피와 작업에 관계된 이야기를 써주셔서 저는 거기에 편승해 한 번 커피 관련 도구들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 pgr에는 당연히 커피 잘 아시는 커피계의 판님도 계실테니 저는 그냥 소개 정도로 간단하게 ^^
스타벅스가 한국에 들어온 이후 10년 사이에 정말 많은 커피 프랜차이즈가 생겼고, 보통은 이곳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추출한 커피를 가지고 아메리카노나 카페 모카, 카페 라떼, 마끼아또, 프라푸치노 등등의 변주를 즐깁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커피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이 늘어나면서 집에서도 머신을 구입하거나 다른 장비들로 드시는 분들도 많이 늘어났는데 저는 프렌치 프레스, 핸드 드립, 모카 포트, 프레소, 휴대용 에스프레소 머신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 그 밖에 더치식, 터키식 등등 다른 것들도 많이 있으나 그 쪽은 나중에 언젠가 또 기회가 되면 보기로 하구요.
꼭 그렇지는 않지만 보통은 뒤로 갈수록 진한 커피를 내릴 수 있습니다.
1. 프렌치 프레스
저는 프렌치 프레스를 처음으로 인상깊게 기억하게 된 것이 미드 로스트에서였습니다. 케이트가 벤에게 잡혀가서 해변에서 식사를 하면서 프렌치 프레스로 커피를 내려 the others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었는데, 당시 제가 한창 프렌치 프레스로 마실 때여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기억에 남더군요.
프렌치 프레스는 사진의 통에 커피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은 후에 망이 달려있는 뚜겅을 덮고 누르면 망에 의해 커피 가루는 눌려서 커피만 내려 마실 수 있는 간단한 구조의 도구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외국 영화에서 보면 보통 해변 등 어디 놀러가서 커피 마실 때 많이 쓰더군요.
이름이 왜 프렌치 프레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프렌치~~가 붙는 것은 보통 야한 쪽이 많아서(프렌치 키스, 프렌치 베드... ^^;) 그것과 관계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프렌치 프레스는 굉장히 옅은 커피가 추출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물론 양을 엄청 넣으면 좀 달라지지만...
2. 핸드 드립
집에서 커피를 직접 내려 드시는 경우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쪽 문화가 일본을 통해 들어왔기 때문에 보통 고노, 하리오, 칼리타를 많이 사용하고,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인 방법은 깔대기에 여과지를 놓고 커피 가루를 놓은 다음에 뜨거운 물을 내려서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입니다.
드립 포트 - 물을 붓는 주전자, 드리퍼 - 깔대기, 드립 서버 - 내린 커피를 받는 도구, 여과지로 구성이 됩니다. 드립 포트는 동이 가장 좋지만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동보다는 못하지만) 열 전도율이 좋고 관리가 쉬운 알루미늄이 많습니다. 드리퍼는 플라스틱과 도자기로 된 것이 있는데, 도자기의 경우는 예열 작업을 안 하면 플라스틱만 못하기 때문에 그냥 바로 부을 수 있는 플라스틱을 많이 씁니다. 드립 서버는 얼마나, 잘 내려지는 보기 위해서 당연히 유리로 만들어집니다. 일부 비싼 녀석의 경우 식지 않도록 드립 서버에 열을 가할 수 있는 작은 전열기가 있는 것도 있습니다. 여과지는 기본적으로 종이와 융으로 구분이 되는데 융의 경우 맛이 더 부드럽다고 하지만(전 모릅니다 -_-) 바로 씻고 말리는 등 관리를 잘 해줘야 하기 때문에 역시 보통 종이로 하죠.
내리는 방법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진다고들 하기 때문에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그 방법 또한 여러가지가 있는데, 우리나라에 이런 핸드 드립을 퍼뜨린 1세대 바리스타로는 이른바 1서 3박으로 알려진 4분 - 서정달, 박상홍, 박원준, 박이추 - 이 있습니다. 현재는 강릉의 보헤미안이라는 곳을 운영하는 박이추 바리스타만이 계속 현업에 종사하고 계십니다. 2세대로 유명한 분들 중에 전광수 커피 하우스의 전광수나 압구정동의 허형만등이 있습니다.
3. 모카 포트
3번 부터는 카페 라떼등 variation을 즐길 수 있도록 진한 커피를 내릴 수 있는 방법입니다.
사진에 있는 녀석을 돌려서 열면 위에 커피가 나오는 부분, 중간에 커피를 넣는 필터부, 아래에 물을 넣는 통이 있고 이것을 불위에 올려놓고 기다리면 물이 끓으면서 위로 올라갈 때 대기압의 2~3배 정도되는 증기압에 의해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입니다. 이탈리아의 비알레띠 것이 원조이자 가장 유명하며, 집에서 가장 싸게 ^^; 라떼 등을 해 드실 수 있는 방법입니다. 주의할 점으로는 물에만 씻어야 한 다는 점(절대 세제 사용 금지)과, 용량이 정해져 있어 큰 용량을 산 경우에는 무조건 그 만큼을 추출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즉 5~6인용을 샀는데 1~2인분만 추출할 수는 없다는 거죠. 그래서 보통 가정에서는 가장 작은 1~2인용을 구입합니다.
4. 프레소
순전히 손과 도구의 압력만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방법입니다. 혹자는 왠만한 수십만원 대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보다 훨씬 질 좋은 커피를 추출한다고 이야기하고 실제로 사용해보면 꽤 좋습니다(전 뭐 그냥 잘 나오면 ok... -_-). 영국의 프레소사에서 만들었는데, 우리나라만 넘어오면 가격이 치솟는 다른 제품들에 비하면 뭐 의외로 엄청나게 비싸지는 않습니다.
커피 전문점에서 보는 분쇄한 커피를 넣는 포타필터에 커피를 넣고 탬핑(커피를 넣은 후 꾹꾹 눌러 주는 것)을 한 후에 장착을 하고 뜨거운 물을 부은 후에 있는 힘껏 눌러주면 질 좋은 커피가 나오는 아주 간단한 도구입니다.
5. 휴대용 에스프레소 머신
캠핑이 일상화된 서양 사람들은 대자연속에 나가서도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싶었는지, 휴대용 에스프레소 머신도 만들었습니다. 여러가지가 있지만, 제가 아는 것만 한 가지만 소개합니다. my pressi라는 녀석인데, 이 녀석도 머신이기 때문에 기본은 똑같습니다. 둥근 쪽에 탬핑을 한 포타필터가 들어가고, 손잡이 부분에 스위치를 누르면 압축 질소 가스가 에스프레소를 추출합니다. 압축 질소 가스는 캡슐 형태로 뒤에 넣고 뚜겅을 닫게 되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개당 800원 정도 하고, 4번 정도 추출할 수 있습니다.
맛은 정말 괜찮습니다. 만약 제가 집에 에스프레소 머신을 살 일이 생긴다면 덩치만 큰 녀석들은 안 쓰고 이 녀석을 사용할 겁니다. 다만 단점은 분쇄된 커피의 균일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핸드밀 - 수동 분쇄기 - 로는 잘 쓰기 어렵고, 전동 분쇄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즉 돈이 더 드는 거죠 -_ㅜ 제작자가 총 설계하던 사람이라 마치 방아쇠 누르듯 누르게 되어 있습니다. 9기압으로 추출을 하는데 맛은 정말 괜찮습니다.
저를 아는 분은 별로 없지만 아라타님의 글에 편승해 오랜만에 한 번 써봤습니다. 다른 것들도 그렇지만, 커피 이야기도 한 번 시작하면 정말 할 말이 많은데, 다른 고수 분들이 더 많은 이야기 써주시면 좋겠네요. 그럼 저는 커피 마시러 이만 갑니다 ^^
ps. 사진의 이미지는 모두 구글 이미지 검색에서 퍼온 녀석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