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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20 06:23
정말 여운이 남는 멋진 엔딩이었습니다. 그 시간이 멈춰진 흑백 장면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것입니다.
그 장면.. 다시 다시 생각해도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10/03/20 07:16
김병욱 피디가 이지훈의 세경에 대한 뒤늦은 자각이었다고 인터뷰했어요.
세경이에 대한 사랑을 뒤늦게 자각한 거라고.. 개인적으로는 두 사람이 죽은 엔딩 자체는 충분히 이해할 만했습니다. 허무하긴 했지만 여운이 남는 엔딩이었죠.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세경의 말과 그대로 시간이 멈춰버린 채 흑백사진으로 변해버린 장면들.. 근데 저는 세경이와 지훈이의 감정을 도무지 따라가지 못해서 엔딩이 이해가 안 됐어요. 그래서 아주 황당했고, 어이없었어요. 저는 지킥을 보는 내내 지훈이가 세경이에게 갖는 감정이 아주 특별하지만 이성적인 감정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이성적인 감정으로 볼 여지도 충분했지만, 정음이와 연애하는 모습이 너무 오래 묘사되면서 저는 그런 생각을 접었더랬죠.) 그리고 세경이가 열병처럼 앓는 지훈이에 대한 첫사랑과 타인에게 무심한 지훈이가 세경이에게 갖는 특별한 감정(제가 생각하기엔 모성이 가장 컸고, 가족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것도 타인에게, 그리고 심지어 가족들에게까지 무심한 지훈에게는 정말 특별한 감정이고요.)이 둘을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중간중간 김병욱 피디가 말하는 그 '모호한 감정'을 보여 주는 이지훈 신들이 모호한 감정일 수도 있겠지만, 세경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세경이도 산골에서 내려와 세상에 부딪히며 고단한 시기에 첫사랑의 열병까지 앓게 되지만 그 첫사랑에 아파하면서 점차 성장해나가고 자신과 친한 언니와 연애하는 그 사람을 보면서 마음 아프지만, 그리고 깨끗이 잊을 수는 없겠지만 그 마음을 접는 법도 배우고 자신의 감정에 빠져 주변을 둘러보지 못했지만 문득 뒤돌아 봤을 때 자신만을 바라봐 주는 사람을 발견하면서 사랑을 주는 법뿐 아니라 받는 법도 알게 되고.. 그렇게 성장해나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준혁이가 자기를 좋아하는 걸 이미 알고 있다고 했을 때 좀 많이 놀랐긴 했지만 이내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굳이 거절하지 않고 의지하고 함께 해 왔던 모습이 지훈이를 완전히 잊고 준혁이를 좋아하게 됐다 뭐 이런 건 아니어도 어느 정도 준혁이를 마음으로 받아들인 거라고 생각했었죠. 나름 지킥의 감정선을 잘 따라왔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엔딩이 더욱 충격적이었죠.-_- 아, 나 뭐 본 거지.-_- 하는 이 기분.....-_-;;; 세경이는 순박한 산골소녀로만 생각했었는데 주인집 고딩이 자기 좋아하는 거 알면서도 웃어 주고, 설레게 하고, 놀아 주고 -_- 키스도 해 주고 -_-;;; 하지만 지훈이에 대한 마음은 여전히 그대로인 여자가 되어버렸고, 지훈이는 헤어진 여자친구 때문에 술 마시고 떡실신된 다음 날에 자기 좋아하는 여자 가지 말라고 붙잡더니 반지 들고 여자친구 만나러 가는 길에 다른 여자에 대한 마음을 '자각'하고는 눈물 흘리는 남자가 되어버렸죠. 엔딩신 연출 자체는 나쁘지 않았는데.. 이렇게 제대로 극을 보지 못한 내가 바보인 건가 싶은 생각까지 들고 있어요.-_-;;;; 솔직히 너무 황당했고, 그동안 지킥에 대해 가졌던 모든 좋은 감정들이 부정 당하는 느낌까지 들어서...ㅜㅜ 정말 오랜만에 보는 시트콤이었는데 깊은 좌절만 저에게 남겨 주고 떠나 버렸네요 -0- 끝나고 여기저기 한참을 눈팅하면서 정말 괜찮은 리뷰 같은 거 몇 개 읽고 이해해 보려고 했는데 두 사람 간의 감정은 이해가 되는데 다른 인물들이 끼면 도저히 이해가 안 되더군요;
10/03/20 07:44
미안해서운게아닐까요? 그냥 착한동생이 날 그렇게 좋아했다는걸 자신이 일방적으로 차인후에 한사람을 그리워하다보니 알게되서
자신이 그 고통을 아니까,, 세경이를 좋아해서는 그랬는건 아니라고 느꼈어요 전
10/03/20 08:57
차라리 이전회가 없었다면 마지막회가 조금 더 감정이입하는데는 좋았을듯 합니다...
125화는 그저 시청자들을 낚는 정도에 불가했네요... 125화는 작가의 주도하에... 마지막화는 피디의 주도하에... 각본을 쓰는 사람이 적어도 한명이 아닌듯한 일관성 없는 스토리에 시청자들이 삐딱선을 탄거죠... 이지훈 케릭터의 감정은... 윗 글에서 처럼 세경이에게 너무 미안하고 한편으로는 너무 고맙고 이런 저런 감정들을 느꼈을테죠... (뒤늦게 사랑을 깨달아서라는건 너무 억측이 될듯 합니다...;;;) 크게 무리가 가는 설정은 아닙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죽이는 것보다는... 그냥 공항까지 배웅하고 돌아서는 이지훈을 마지막 모습으로 했으면 여러가지 감정선들이 잘 정리되었을테고... 무리가 없는 엔딩으로 갈 수 있었을듯 하지만... 피디가 평범한건 그렇게 선호하지 않나보네요...;;; 마지막으로 지붕킥에 대한 생각은... 피디가 처음과 마지막은 분명히 기획할때 부터 구상을 해두고 있었을듯 합니다... 중간 중간 중요한 스토리도 구상을 해두었겠죠... (예를들면 이지훈과 세경이 레코드 점에서 음악을 듣는 장면 같은것들...) 하지만 그 나머지 부분은 애초의 시나리오 대로 흘러가지 않았던게 아닌가 싶네요... 그러다보니 지금의 엔딩으로 결말을 내버리기에는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이야기 자체가 뒤틀러져 버린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피디는 그런 상황들을 접어두고 원래 엔딩대로 고집을 했으니... 시청자 입장에서는 개연성이 떨어져서 뭥미?...를 연발케 되는거죠...
10/03/20 09:38
가슴시린 러브라인...여운이 남는 새드앤딩.... 이런거를 하고싶은 피디라면 그냥 드라마나 영화 하는게 어떨까 싶네요. 시트콤이야 즐겁게 좀 웃으면서 보면 안돼나요.. 왜 그런걸 시트콤에서 하려고 하는지...
10/03/20 10:51
저도 방금 김병욱PD의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예상은 했었지만 역시 제 생각과는 다르군요. 오만하게 들으실까 걱정되지만 사실 전 개의치 않습니다. 텍스트를 만드는 것은 작가의 몫이지만 그것을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독자, 아니 시청자의 몫이니까요 :) 헤르세님이 말씀하신 세경과 지훈의 성장에 대한 부분에 저도 어느 정도 공감합니다. 특히 세경은 아무것도 모르는 산골 소녀에서 일련의 지붕킥 에피소드들을 겪으며 정말 많은 성장을 했지요. 하지만 그런 이유에서 헤르세님이 말씀하신 세경의 준혁에 대한 마음과 엔딩에 관한 견해에는 조금 생각을 달리합니다. 저는 세경이 준혁의 마음을 받아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지훈에 대한 마음 때문에 힘들어한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forgotteness님 말씀처럼 제대로 흘러가지 않은 시나리오 때문에 이야기가 뒤틀렸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설령 시나리오가 어그러졌다한들, 저에게는 퍽 유의미하게 다가왔습니다. 본래 글에 담으려고 했었던 내용인데, 세경은 89 혹은 90년생입니다. 21,2살 정도지요. 게다가 마지막 회에서 언급된 것처럼 지훈이 첫사랑입니다. 사랑에 서툰 소녀지요. 사랑이라는 것은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이지만, 첫사랑 시절에는 참, 정말 서툴지요. 돌아보면 얼굴이 빨개질만큼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 투성이입니다. (물론 그래서 더 소중한 추억입니다만.) 먼저 세경과 준혁의 경우부터 제 생각을 말하자면, 세경은 준혁의 마음을 알았지만, 준혁의 마음을 받아준 적이 없습니다. 준혁의 친절한 태도에 늘 고마워했지만, 지훈을 좋아하고 있을 땐, 항상 지훈이 먼저였고(영화 사건, 목도리 사건) 지훈에 대한 마음을 정리한 후에도 준혁을 받아드린 적이 없었다고 봅니다. 놀이공원은 이민간다는 것을 말하기 위한 장치였고, 대학교에서 손잡고 뛰어다니고 돌아오는 길에 키스한 것은 첫사랑시절 즈음에 흔한 rookie mistake였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 시절엔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도 서툴지만 누군가가 나를 좋아 했을 때의 처신도 서툴기 마련입니다. 그쪽에서 마음을 표현하지도 않았는데 '난 널 좋아하지 않으니 그만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그 시절엔. 그쪽에서 오해할만한 행동을 (더 이상) 하지 않는 게 최선입니다만, 세경의 경우엔 이민가기 직전이라는 상황에서 타협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상처받은 준혁과 떠나기 전에 화해하고 싶다는 마음이 캠퍼스에서 준혁의 손을 잡게 만들었고, 눈물을 흘리며 천천히 다가오는 준혁의 입술을 냉정하게 뿌리치지 못하게 한 것 아닐까요? 아직 사랑의 경험이 몇 번 없는 'rookie'들은 그러한 행동들이 얼마나 상대를 괴롭게 하는지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이번 한 번인데, 이정도 쯤은 괜찮겠지', '거절하면 분위기가 이상해질텐데' 하는 생각들이 상대가 오해할만한 행동을 낳고, 어쩌면 흔히 말하는 어장관리로 발전하는 것이죠. 나중에 더 나이가 들고 경험이 생겼을 때(특히 역으로 당해봤을 때)가 되서야 그것이 서로에게 좋지 못한 행동이었구나, '이정도'는 하면 안되는구나 하고 깨닫게 되니까요. 그리고 키스 후에 준혁과 세경이 뚜렷한 관계의 발전을 보여주지 않은 것으로 봐서 준혁 또한 세경이 자신의 마음을 받아줬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지훈과 세경. 지훈이 묻습니다. 잃어버렸던 빨간 목도리, 그렇게 울면서 찾더니 다시 찾았을 땐 왜 그렇게 덤덤했어? 세경이 대답합니다. 겨울이 다 가서... 세경의 그 말을 똑똑한 지훈은 금세 이해했을 겁니다. 그래서 알았다며 보내주죠. 세경에게 지훈이라는 겨울은 이제 다 흘러갔 으니까요. 세경은 지훈의 차 속에서 그간의 마음을 고백하면서 말합니다. 아저씨 때문에 가장 가기 싫었다고, 막상 헤어지면 보고싶어서 못 견디게 될 것 같아서 힘들었다고. 세경은 지훈을 아직 마음에 담아두고 있지만, 그것을 지훈 앞에서 담담히 이야기 할만큼 성장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꼭 이루어지지 않아도 좋다는 것. 세경이 지훈이라는 그녀의 한 season을 이겨내고 이민을 결정하면서 깨달은 것이지요. 예전엔 함께가 아니라는 사실 때문에 힘들어했던 그녀가 이제 떠나는 마당, 결코 함께가 될 수 없는 상황에서도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이 변화, 작아보이지만 실로 엄청난 것이란 것,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잠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 다는 그녀의 작은 욕심마저도 참으로 디테일하게 잘 잡았다고 봤습니다. 사랑이란 건 때론 한 컵의 요플레같아서 아무리 깔끔하게 끝내려고 해도 항상 잔여물을 남기곤 하니까요. 다 쓰고보니 뒤죽박죽이네요. 글도 그렇지만 제 마음도 그렇군요. 잊혀졌다고 생각했던, 없어졌다고 믿었던 감정들이, 추억들이 밀려오네요 하하. 그래요, 본 글에도 남겼듯이 어쩌면 김병욱PD 말대로 뒤늦은 사랑의 자각일 수도, 헤르세님 말씀대로 산골소녀의 영악한 머리굴림일수도, forforgotteness님 말씀대로 어긋난 시나리오 상의 문제일 수도, 그리고 하나님이 언급하신 귀신설이 맞을 수도 있겠죠. 각자의 마음 속에 그것이 유의미하게 남아 무언가 느낄 수 있게 해준다면 모두가 정답일 것입니다. 역시나 길어졌네요. 다시 한번 이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10/03/20 20:17
뒤늦게 좋은 댓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kaz님의 깔끔한 글을보니 저는 지훈-세경이 시트콤의 중심이라고 생각안했던 사람이라 앤딩에 어이가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 솔직히 안갑니다 ^^;
시트콤의 주인공 설정을 세경으로 해놓아서 그 노선을 따라가야 했다면, 중간에 황정음의 비중이 너무나도 커졌고, 윗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신대로 작가와 PD의 노선이 달랐는지 어쨋는지 이야기가 뒤죽박죽 누가 주인공인지 모르게 진행되다가. 마지막 신에서 '아 딴애들은 다 됐고 지훈 세경 얘기였어' 라는 식의 불친절한 자기만의 앤딩, 꼭 봉테일감독의 mother를 보는듯해서 참 불편했습니다. 저는 보는 내내 지훈이 세경에 대한 감정은 단순한 동생 그이상 그이하도 아니었다고 여겼기에, 정말 저런 남자가 있다면 확 걷어차주고 싶은 감정을 느꼈습니다. 여자친구랑 헤어진지 얼마안됐는데, 알고보니 우리집에서 일하던 식모가 날좋아했네? 아 생각해보니 나도 네가 좋았어 ... 개인적으로 이런 의견도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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