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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3/18 18:27:21
Name NecoAki
Subject [일반] 20대의 끝에서 모험을 결심하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안정적인 직장과 가정, 풍요로운 삶을 원하는건 당연한 걸까요?
저희 부모님은 늘 그림을 그리겠다는 어린시절의 제 고집과 대립관계에 계셨습니다.

그림그려서 뭐 해먹고 살래, 돈도 많이 드니까 무조건 반대.
그래서 예고 진학도 포기했었지만...
결국 대학은 미대를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어려서 그림에 푹 빠졌던 이유는 만화 덕분이었는데, 실제로는 학교를 때려치우고 만화가 문화생 밑으로 들어갈까 했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 상황을 절대로 못하게 하셨던 부모님께 감사드리죠.
지금 한국 만화계는 무너져 버렸으니까요.

하지만 늦게 나마 배운 대학에서의 미술은 오히려 순수 미술에 더 빠지게 만들게 해준 계기가 되었지만,
제가 전공한 것은 실로 철저한 상업 미술의 한 장르니까요. 제경우는 참 아리러니 한 경우죠.

그런데 졸업하자마자, 교수님께서 소개해준 여러 직업장을 마다하고
결국 이스탄불이라는 유럽의 가장자리에, 그것도 아시아와 유럽이 걸쳐있는 도시에 와버렸습니다.
미술과 전혀 상관없는 무역일을 하게 되었고, 너무 좋은 여건에 현실에 안주 해버리고 있다라는 생각이 막 들더군요.

버스와 기차로 국경을 넘어다며 여행을 하고, 또 늘 그리던 유럽에 와있다보니,
고등학교때 잠깐이나마 배운 SLR을 DSLR 바꾸어들었고, 사진에 본격적인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그래서 결정했습니다.
년 25000달러의 연봉에, 월 1000달러 가량의 집세도 내주고, 지금의 직장은 조건이 너무 좋지만,
딱 2년만 돈을 더 모아서 유학을 하기로...

그래서 이것저것 알아보는 중인데, 뉴욕의 파슨스를 많이 추천해주시더군요.
근데 1년학비랑 생활비, 이것저것 해보니까 1년에 5만달러는 거뜬히 나가겠던군요.

반면에 영국은 1~2년에 석사를 수료 할수 있고 마스터 과정에 9,000파운드 (한화 1500만원) 정도 이구요. 또 언어 부담도 적고...
상업보단 아트를 지향하는 저이지만, 또 그거에 맞춰 프랑스로 가자니 이제와서 또 불어를 배우자니 그건 난감하고...
독일도 3년짜리 코스도 있고 각광받고 있다고 해서 관심이 가지만, 이번엔 독일어...
일본은 뭐 대학과정을 다시 밟아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언어 부담이 적어서 관심이 갑니다.

영국 유학을 가장 깊게 생각중에 있습니다.
어차피 사진으로 밥먹고 살려면 상업 사진이나 마케팅 같은것도 착실히 배워야 하니까 영국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더군요.

꿈 이라고 해봐야 전 세계를 사진에 담는 것.
그리고 아프리카나 밀림, 초원의 동물들을 사진에 담는 것.

그정도 뿐이고 안정적인 직장안주 한다거나, 그리고 평온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은 들질않으니까요.
역마살낀 인생과 예술가 기질 덕분일까요?

덕분에 카메라도 캐논으로 갈아타야 될지도 모르겠네요.
소니의 색감을 참 좋아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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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18 18:32
수정 아이콘
20대 후반이란 현실에 눌려 또 움찔거리면서도 힘을 못 쓰고 있는 제 역마살도
NecoAki님의 꿈에 살짝 실어드립니다.
Karin2002
10/03/18 18:37
수정 아이콘
파슨스는 비추요. 진짜 뉴욕 살면 1년에 몇 천씩 깨지는 건 일도 아니에요. 물론 학비 포함해서..)
EX_SilnetKilleR
10/03/18 18:52
수정 아이콘
화이팅입니다.
도전한다는 것은 언제나 칭찬받을 일이지요.

제 힘도 살짝 실어드립니다.
MoreThanAir
10/03/18 19:35
수정 아이콘
소니 850 쓰는데 색감 정말 사랑합니다...^_^
나, 유키호..
10/03/18 20:15
수정 아이콘
당신은 정말 멋진 인생을 살고 있군요.
부럽습니다.
purplesoul
10/03/18 20:27
수정 아이콘
꿈과 현실 사이에서의 갈등
사춘기에 접어들며서부터 시작되어 그 두배의 나이가 되었는데도 끊이지 않는 고민입니다
저는 어려서 음악을 하고 싶었으나 가정형편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 후 돈을 벌어 대학을 갔고
이후 휴학을 하고 공군부사관 제대 무렵 관심을 갖게된 사진을 올인해서 1년간 공부한 후
관공서에서 업까지 하게 돼 직업, 꿈, 분모님 바램의 1타 3피의 득을 었었으나 여러 요인으로 인해 다 때려치고
중고차가격만큼의 장비도 다 팔아치우고 다신 안해!!하고 일반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어차피 좋아하는 일은 헝겊속의 송곳처럼 누르면 누를수록 튀어나와
결국엔 한달 급여 몽땅 털어 다시 장비산 후 다시는 널 놓지 않을꺼야 하고 펑펑 울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후 즐기면서 사진을 찍고 현재는 프로모션 회사 경영지원팀에 근무하면서
프로모션팀 행사사진 찍으면서 도와주고 지인들 사진도 찍고 하면서 즐겁게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글을 읽어보니 인생의 갈림길에서 상당한 고민을 하고 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안정된 직업을 갖고 계신다고 하였으나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고 계실텐데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된다면 좋아하는 일을 했을 경우에는 좋아하는 일만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받는 스트레스도 상당합니다
물론 글 중에 상업적으로 갈 경우를 대비해 스트레스를 줄이고자 하는 경우까지 생각하고 계시니 걱정이 덜 되나
가능한한 많은 분들과 특히 사진공부했던 동생들 보면 많이 힘들어 하던데
지인분들 뿐만 아니라 공부하고 싶은 곳에 계신분들과의 교류를 지속하면서 정보를 얻은 후에
공부뿐만 아니라 진로 개척할때까지 겪게 되는 난관에 대한 변수를 최대한 줄이시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저는 너무 어린 나이부터 큰 목표는 아니지만 하고자 하는대로 다 되었더니
약간의 난관에 부딪히자 흔들리게 되어 많은 괴로움을 겪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만 더 시야가 넓었으면 아무일도 아니었던 것들인데 말입니다

초면에 너무 긴 글을 써서 뻘쭘한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나름 비슷한 경험을 겪었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하는 바램을 남겼다고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부디 많은 고민과 결정속에서 먼훗날 후회하지 않은 선택을 하셨다고 생각할만큼 노력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글을 쓰고 나니 저역시 너무 안주하고 살고 있는게 아닌가 싶어
고딩때 함께 음악하던 친구들 연락해서 다시 음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10/03/18 20:57
수정 아이콘
저처럼 어린 놈이 할 말은 아닌 것도 같습니다만 도전하는 자세가 참 멋지신 것 같습니다.
비록 대학 문제에 불과하지만 제 꿈을 이루기 위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재수를 선택한 입장으로서 응원하고 싶습니다.
DeadOrUndead
10/03/18 20:58
수정 아이콘
쓸데없는 말인 것 같지만 영국 영어는 좋은 것 같에요 .오우터
10/03/18 21:00
수정 아이콘
꿈을쫓는자체로 행복합니다

환영합니다

참고로 저는 a900이 후속을 기다리고있지요

응?
장군보살
10/03/18 21:04
수정 아이콘
힘내시고 응원하겠습니다. 저도 만화가를 꿈꿨던 사람이고 그림그리는것을 좋아해서인지. 글쓴이의 행보가 기대되네요.
KnightBaran.K
10/03/18 23:09
수정 아이콘
달리 할 말은 없고, 힘차게 모험을 시작하시길.
Zakk Wylde
10/03/18 23:10
수정 아이콘
소니도 유명 작가 배출해야죠
그냥 소니로 가시죠 흐흐
구백이 후속 왜 안 나오나요 ㅠ ⓑ
10/03/19 01:44
수정 아이콘
글 읽으면서 오옷 그럼 화가님이... 하며 그림 한장 주세요 말하려 했는데 사진이네요. 멋진 유학생활 잘 하시구요 종종 사진 올려주세요~ 아프리카 동물들의 울뚝한 근육이 생생히 살아숨쉬는 장면을 기대할께요.
일상과 일탈
10/03/19 09:26
수정 아이콘
저도 조금 다른 얘기를 해드릴께요.

꿈과 현실에서 갈등이라....
글쓴분께서 아직 20대시고, 또한 현재 안정적인 삶을 누리시며, 여유있는 상황하에서 좋아하는 여행과 사진을 즐기시는 중입니다.
당연히, 모든 것이 즐겁고, 요즘 한참 재미있는 "아, 사진으로 가야겠다" 라고 생각이 드실겁니다.

그런데.. 30대로 넘어가면, 안정적인 삶에 대한 욕구 또한 무척 중요해집니다.
안정적인 삶이란게, 대단한게 아니에요.
그저 내가 쉴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 있어야 하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안정적 수입, 여자친구와의 일상적 데이트,
일년에 한번정도의 외국 여행 등등..

심사숙고 하셔서 결정하시겠지만,
단순히 이게 좋아서, 재밌어서 가 아니라 정말 간절히 원하는 것이냐가 중요할 듯 합니다.

자신이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다르고,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도 직업이 되서 돈과 연결되게 되면 일이 즐겁지 않고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정말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 하라고 하라는 말도 있잖아요.

관련업게 많은 분들과 얘기하시고, 오래도록 준비하셔서 원하는 바 이루시기 바랍니다.
10/03/19 09:34
수정 아이콘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은 삶의 큰 보람이죠-
마음속 깊이 원하시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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