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짬나서 그냥 조용히 쓴 글인데...
피지알 분들의 관심에 혼자 놀라면서
얼른 얼른 2부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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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건이 뭐냐하면!!
을 말하기에 앞서서 거추장 스럽게도 어떻게 3원칙은 정립되었는가?
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겠습니다.
1. 절대로 같은 학교 여자랑은 사귀지 않는다.
- 주변에서 이렇게 사귀다 헤어져 학교 생활을 망친 친구 선배들을 여럿 보았기 때문입니다.
2. 절대로 같은 동문회 여자랑은 사귀지 않는다.
- 주변에서 이렇게 사귀다 헤어져 동문회 생활을 망친 친구 선배들을 여럿 보았기 때문입니다.
3. 절대로 남자친구 있는 여자랑은 사귀지 않는다.
- 이건 그냥 같은 숫컷으로써 미안해서....;;;
흠흠...
암튼 이런 생각들은 많이 보고 듣고 난 뒤 가지게 되었고
저만의 신조로 삼고 있었지요.
물론 그런 신조와 함께 저의 학교 생활은 순조로왔고!
주변에 몸과 마음이 지친 친구/선배 들 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었죠~
다시 사건이야기로 돌아와서!
매일 같이 티걱대걱 하던 어느날~
오늘따라 모자를 쓰고 학교에 온 비싼녀석!
오늘도 저의 구박은 지칠줄을 모릅니다.
나 : "야 안어울리게 왠 모자냐!?"
그녀 : "그냥 썼어요~ 왜러게 못잡아먹어 안달이에요?"
나 :"어쭈!! 대드냐? 최가누! 넌 학땡이고! 난 떤땡이야!"
그녀 : "오빠도 학생이거든요!!!"
나 : "그래도 난 상황이 좀더 낫지! 난 너보다 조낸 선배니까"
그녀 : "부러워요 나이도 많으셔서~"
무슨 심술이 돋았는지! 전 그녀의 모자를 낚아 채고 달아나버렸습니다.
아니 이건 왠 유치뽕짝 초딩수준 장난질이란 말인가??
암튼 전 그랬습니다.
옆에 같이 있던 그녀의 친구도 놀랐고!
그녀도 놀란듯 했습니다만,
우사인 볼트보다 겨우 10초 느린 100미터 주법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이지...
그런데 갑자기 그녀가 얼굴을 파묻고 우는 것이였습니다.
그것도 엄청 서럽게;;;; 엉엉 하고 말이죠...
큰일 났다 큰일 났어...
그런 그녀를 안고서 토닥이는 친구.
더이상 달려나갈 수는 없었지요...
"뭐야! 왜그래?"
하면서 모자를 손에 쥐고 다가가는 저를
갑자기 그녀가 째려봤습니다.
아마 제가 기억하는 저의 과거 중 가장 소름 돋는
경험이었을겁니다.
등꼴이 오싹했거든요. 여자의 한이 서려있는 눈빛;;;
거기다가 그 큰 눈에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시간은 어느덧 1시 정각!
수업이 시작합니다.
저는 제 강의실로 들어가야 했고, 그녀도 눈물을 닦아내며 그녀의 강의실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전 그녀의 강의실에 따라 들어가서 뒤에 앉았습니다.
나 : "야 왜그래! 장난친거야..."
그녀 : "왜 들어왔어요! 빨리 나가요!"
나 : "야 너가 이렇게 우는데 어케 나가냐?"
그녀 : "수업 시작하자나요! 수업 안들을꺼에요?"
나 : "아 몰라 몰라 나 못가! 미안해!!"
그녀 : "교수님 들어왔자나요! 빨리 안가고 뭐해요!"
나 : 아 몰라 몰라 안가 안가! 미안해"
그녀 : "나참... 아 알았으니까 빨리 가라구요!"
나 : "어 이따보자!"
후다닥! 해사인 볼트...
교수 : "학생 어디가나??"
나 : "전 이 수업 싫어요!" 후다닥!!
교실은 폭소의 도가니였고 울던 그녀도 그 폭소와 함께 있었습니다.
"휴 다행이다... 마지막엔 웃었어!"
라며 안도의 한숨과 함께 수업 시간 내내
미안하다 잘못했다 사과할께 뭐사줄까
라는 문자를 계속 보냈습니다.
결국 그날 저녁을 함께 먹게 되었지요;;;
나 : "야 아깐 좀 미안했어!"
그녀 : "됐어요!"
나 : "그래서 이렇게 맛난거 사주자나! 곱창!"
그녀 : "아오..."
나 : "열받냐?"
그녀 : "얄미워!!"
네... 전 그녀에게 얄미운 선배였습니다.
막무가내고 하고싶은데로 하면서 살고 제멋대로인 남자.
나 : "근데 왜 운거야?"
그녀 : "몰라요... 갑자기 좀 서러웠어요!"
나 : "야~ 뭐가 서럽냐!"
그녀 : "몰라요!"
연실 몰라요만 반복하는 그녀...
이야기인 즉슨,
그녀는 자라오면서 구박이라는 것 자체를 모르던 사람이었습니다.
공부도 항상 상위권이었고, 집에서는 착실한 딸이었고, 친구들 관계도 좋고...
청순한 스타일의 그녀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언제나 뭇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
부족함이 없는 천상여자 스타일이었죠.
그랬던 그녀가 대학에 와서 한 이상한 놈을 만나,
생전 듣도 보다 못한 갈굼을 당하니 당황스럽기도 하고... 오기가 생기기도 하고 그랬나봐요.
그래서 그렇게 바락 바락 지지않고 받아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암튼 그 곱창집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맨날 받아치길래 강해보였는데... 강한척 하는 약한 여자였구나... 하는 생각에
제 마음도 약해졌습니다.
다 타버린 곱창이 한두개 남았을때쯤 우리는 일어났습니다.
저야 뭐 새벽 내내 마셔도 되지만, 그녀는 집에 일찍 가야하니까요.
전 간다는 사람은 항상 붙잡지 않습니다.
지하철역을 사이에 두고 그녀는 버스를... 전 지하철을 타기 위해 헤어질때쯤.
갑자기 그녀가 제 모자를 들고 냅다 달리는 겁니다.
아놔... 이게 미쳤나!!
나 : "야! 거기 안서!"(이게 실생활에 쓰일 수 있다는걸 처음 알게 됨)
그녀 : "메롱!!" 후다닥~
아니 이건 왠 메롱...
해사인 볼트 전력질주해서 그녀의 손모가지를 붙잡았습니다.
"해머 가져와!!"
"꺄아아아아~~~~~~~~악 왜이러세요!"
난데 없이 비명을 지르는 그녀;;;
사람많은 지하철역에서 전 순식간에 치한이 되어버렸죠.
집중된 시선, 차가운 공기, 얼어버린 나.
보너스로 매점 아주머니는
"학생 무슨일이야!?"
하면서 뛰어 나와주시고...
난 그녀의 손모가지를 붙잡고 있을 뿐이고...
모자가 벗겨진 머리는 헝클어져 있을 뿐이고...
엄마 보고 싶고...
"복수했다 야호!!"
하면서 아이처럼 좋아라 하는 그녀를 보고 있으니
뭐 더이상 할말은 없더군요.
암튼 그렇게 뭔가 시트콤 같았던 하루가 끝나고 조용히 집에가는데
갑자기 전화가 빗발치는 겁니다.
선배들 : "야 너 XX역에서 XX이 손 잡았다매?"
뭥미;;;
나 : "아니요 그게 아니라!"
선배들 : "아니긴 뭐가 아니야 카페 익명 게시판에 다 올라와 있구만!"
사정인 즉,
그녀가 장난식으로 익명게시판에
"해피 오빠 왜 손잡아요!" 라고 쓴 글이...
진지하게 읽히는 바람에
여기 저기서 항의 전화가 빗발치는 것이었습니다.
해명하느라 죽는줄 알았습니다.
순식간에 파렴치한으로 몰린 나...
저도 순간 너무 화가 나더라구요.
당장 전화를 걸었죠!
그녀 : "여보세요!"
나 : "야! 글을 어떻게 올렸길래 이런 전화가 와!"
그녀 : "뭐가요?"
나 : "너가 익명게시판에 쓴 글! 그것때문에 오빠 완전 파렴치한으로 몰렸자나!"
그녀 : "정말요?"
나 : "그럼 내가 지금 장난 하는것처럼 보이냐?"
그녀 : "..."
나 : "야 왜 말이 없어!!!"
그녀 : "흑 흑...엉 엉~"
나 : "아 또 왜울어.... 미치겠다 진짜..."
네! 전 그렇게 그날 그녀를 두 번 울리고 말았습니다.
To Be Continued...
는 훼이크...
또 서럽게 우는 그녀.
"엉엉 오빠 미안해요... 흑흑... 전 그렇게 될줄은 정말 몰랐어요... 엉엉..."
나 : "아...니... 알았어 울지마! 왜이렇게 울어..."
그녀 : "미안해서 그렇죠... 글 지울께요...흑흑"
나 : "어...어..."
그녀 : "오빠 진짜 미안해요..."
나 : "아냐 아냐 오빠도 소리질러서 미안해"
그녀 : "엉어엉....."
나 : "아니 니가 왜울어... 내가 울고 싶은데?"
그녀 : "오빠가 그렇게 막 화내는거 처음봐요 흑흑..."
나 : "아니... 난 화낸건 아니고 그냥 좀 흥분을..."
그녀 : "엉엉..."
나 : "미치겠다 진짜..."
그야말로 미치겠는 순간이 지나가고.
해피의 "XX역 파렴치한(?) 사건"을 계기로
그때부터 우리는 저녁에도 통화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여자가 우는 모습을 하루에 두번이나 봐서 그런가요?
제 3원칙 중 1~2번이 흔들리고 있음을
전 조금씩 느끼고 있었습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