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사랑하게 되었을까?
혹은
사랑은 어떻게 시작할수 있을까?
에 대한 의문...
진리의 케이스 바이 케이스 가 항상 적용되는 연애라는 것!
역시 정답은 없습니다만, 케바케 중에서도 하나 콕 집어서 말하고 싶은게 있습니다.
바로 많이 듣고, 많이 보고, 많이 경험하면 된다는 것 이지요.
정신없이 흘러 흘러 벌써 2월이 되었고...
신발 이야기만 하기도 뭔가 루즈해 지는 기분도 있고
오늘은 저의 연애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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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복학생일 뿐이었던 내 신세!
여전히 등록금의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고, 방학때는 아르바이트를 하기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여기 저기서 졸업하는 선배들의 소식이 들려오고! 얼마지나지 않아 "졸업생환송회"는 열리게 되었죠.
제가 그녀를 처음 본 건 바로 그 "졸업생환송회" 였습니다.
긴 생머리, 하얀 피부, 조그마한 입술, 생글생글한 눈 웃음의 매력적인 그녀!!
저는 보자마자
하지는 않았구요...
"왠 꼬꼬마야!" 이랬죠.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이제 갓 2학년에 올라가는 제 눈에는 꼬꼬마 신입생일 뿐이고,
저의 3원칙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가는 해피의 연애 3 원칙
1. 절대로 같은 학교 여자랑은 사귀지 않는다.
2. 절대로 같은 동문회 여자랑은 사귀지 않는다.
3. 절대로 남자친구가 있는 여자랑은 사귀지 않는다.
꼬꼬마 신입생인 그녀는 저의 3원칙 모두에 반하는
최악의 조건인 셈이 었죠.
뭐 그 졸업생 환송회 자리에서 별 말도 나누지 않았습니다.
그저 신입생들 심심하지 않게 놀아주라는 선배형님의 말씀을 조용히 수행하고 있으뿐.
이제 우리는 겨우 얼굴과 이름을 알았을 뿐이었습니다.
게다가 그녀는 집안이 엄해서
"오빠 죄송한데 저 통금이 있어서 일찍 일어나 봐야되요..."
여기 저기서 좀만 더 있다가라고 했지만,
절대 가는 여자 잡지 않는 저는!
"야 간다는데 잡지마! 빨리 들어가!"
라고 퉁명스럽게 보내주었지요.
나중에 그때의 상황을 물어본적이 있었는데,
그녀의 증언에 따르면 "되게 웃기긴 한데 뭔가 까칠하고 좀 특이했어!"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 이런 느낌?"
...라더 군요;;;
그렇게 환송회는 끝나고!
후배들에게 밥을 사주게 되었어요.
그 자리에도 나타난 그녀...
하지만 또 약속이 있다면서, 빨리 일어나는 그녀가
제 눈에 이뻐보일리는 없겠죠.
"쟤 왜이렇게 비싼척이야!!!"
라는 생각?!
암튼 그렇게 우리의 첫만남, 두번째 만남 모두 그닥 이성이라 할 것은
없는 감정이었습니다.
그녀에게 저는 그냥 이상한 선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며,
저에게 그녀는 그냥 비싼척 후배 그 이하 그 이상도 아니죠.
뭐 더군다나 저보다 한살많은 남자친구까지 있던 그녀가
제눈에 들어올 일도 없구요.
잘해줄 필요는 더더욱 없습니다!!!
학기가 시작하고,
군대 가기전 지지리도 공부를 하지 않았던 저는
그렇게 남들이 시켰지만 죽어라도 가지않았던 도서관이라는 곳에
슬슬 발을 들여 놓기 시작했고!
3학년 2학기가 되서 겨우 책 한권을 대출하려고 했습니다...
그때 누가 뒤에서 살짝 치더라구요.
"어떤 쉑이야!!!!" 하면서 험한 인상으로 뒤를 돌아 보았는데,
"안녕하세요~" 생글 생글 웃는 비싼 녀석!!
나 : "뭐야! 여긴 왜 왔어!!"
그녀 : "학생이 도서관에 왜 왔겠어요 ^^"
나 : "너도 공부하냐?"
그녀 : "네^^"
나 : "엥간히 해라!"
하면서 쌀쌀맞게 돌아서는 나!
그런데 막 저를 따라오는 겁니다.
뭐야 무섭게...;;;
나 : (갑자기 획 돌아서며) "야 왜 따라와!!!"
그녀 : (놀라면서) "저 수업가는건데요?"
나 : "어디서 수업인데?"
그녀 : "정경대요...."
나 : "언제 언제?"
그녀 : "화 목 이요..."
벌써부터 같은 수업 들으면서 발전한 관계 구나... 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냥 건물이랑 시간만 같았을 뿐입니다.
그냥 수업 시작하고 끝날때 잠깐 잠깐 마주치는 정도였습니다.
마주칠때 마다 전 그녀를 구박했지요.
"야 옷이 그게 뭐냐!!?"
"야 신발이 그게 뭐냐?!"
"어릴때 축구했냐? 허벅지가 스트라이컨데?"
"머리 안감았냐?"
하지만 한마디도 안지는 그녀...
"왜요!! 머리 감고 왔거든요!!!" 하면서 말이죠.
그녀의 주위 친구들도 조금 놀라는 눈치 였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다른 선배들이나 동기들도 다 잘해주고 좋은말만 해주고 그랬는데
저만 유독 쌀쌀맞고 재수없게 굴었다고 하더라구요;;;
나를 그렇게 대한 남자는 니가 처음이야!! 라면서 말이죠.
그렇게 만날때 마다 티걱대걱 하던 그녀와 저.
같이 밥을 먹을때도 서로에 대한 칭찬 보다 비난만 일삼핬던 나날들이 었습니다.
제가 아무래도 4년 선배이다 보니 밥을 먹을때도 항상 제 취향데로 먹었습니다.
스파게티를 좋아할 거 같았던 그녀에게 제가 사준건!
맨날 무슨 해장국, 감자탕, 닭도리탕... 남자들이 즐기는 것 뿐이었죠.
웃겼던건 그녀는 엄청 잘 먹었다는거...
나 : "무슨 여자가 남자들이 잘 먹는걸 좋아하냐? 시집이나 가겠냐?"
라며 또 구박을 했고,
그녀 : "왜요! 맛있자나요! 그리고 오빠가 내 시집은 왜 걱정해요?"
보란듯이 맞받아치는 그녀!
나 : "걱정되서 그라지! 손모가지 날아가뿔까봐~"
(그녀 : "천하의 아귀가 혓바닥이 왜이렇게 길어~")
는 훼이크...
그러던 어느날!
발표가 있다면서 빼입고 온 그녀.
긴 생머리, 하얀 피부, 조그마한 입술, 생글생글한 눈 웃음의 매력적인 그녀!!
그날따라 그녀가 이뻐보이긴 했습니다.
나 : "야! 오늘은 좀 이쁘다!"
그녀 : "정말요?"
나 : "구라야!!!"
그녀 : "피~ 거짓말!"
나 : "꺼져!"
차후에 이야기 하다 안 건데,
그게 저의 처음 칭찬이었답니다;;;
맨날 구박만 하던 놈이 오늘따라 칭찬을 하니까 "얘가 왜이래" 했더라더군요.
정말 칭찬에 인색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었으니(아예 안했죠...)
그 칭찬이 더 크게 다가오더래요.
물론 전 전혀 의도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내키는데로 그녀를 대했고, 내키는데로 말했고! 그게 다에요.
어찌되었건 우리는 만나는 시간이 많아졌고,
사람들의 눈에도 슬슬
"저러다 둘이 사귀는거 아니야!" 라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그때까지도 전혀 그럴 마음도 없었습니다.
제눈에는 여전히 그녀는 이제 갓 2학년이 된 꼬꼬마 였고!
여전히 3원칙에 철저히 반하는 사람이니까요.
그러다 사건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