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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2/17 01:26:15
Name skehdwo
Subject [일반] 수능이 끝난 뒤의 잡담.
1. 수능이 끝나고 요즘 논술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친구의 소개와 가정형편으로 공짜로 다니고 있지만, 보통 여기 다니는 아이들은 거의 하루에 10만원정도 내는 것 같습니다. 이를 보면서, 정시에서 논술을 보시는 모 대학교에 대한 적개심(도데체 왜 논술은 봐서 학부모 부담만 늘려주는지)과 교육에서의 계층격차에 대한 분노(하루 10만원 내고 다닐 수 있는 학생이 얼마나 될까요? 참고로 저희 반은 6명입니다)가 점점 늘어가는거 같네요.

2. 논술을 하면서, 사회 현실에 대해서 (반쯤 강제적으로) 많이 생각해보게 되는데, 생각할때마다 암울합니다. 도데체 이놈의 부동산 버블은 언제 터질 것인지(저희집은 월세지만, 버블터지면 저희 부모님 일자리가 위험하실듯), 소득 격차는 언제 줄어들건지(오늘 수업 내용이였는데, 결론은 오히려 교육 격차까지 더해져서 고착화된다는 쪽), 왜 크리스마스는 다가오는데 내 옆구리는 이렇게 시린지. 마지막이 특히 뼈아픕니다. 이민가면 생길까요?

3. 수능 끝난 뒤로, 친구 만날때마다 나오는 이야기는 대학 이야기입니다. 제가 기숙사를 나와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어제 간 찜질방에서도 거의 대학이야기(그리고 인강 강사 씹는 이야기)만 했죠. 그러면서 느낀건데.. 돈 없으면서 공부 잘하는애는 못본거같아요. 기숙사에서도 저 빼고는 죄다 최소 중산층이였고, 보통 학원 두개는 다녔거든요. 소위 SKY 입학정원 반수가 서울 강남출신이라는데, 과연 10년뒤에는 어떻게 될런지 걱정됩니다.

4. 하지만 제게 가장 중요한건 제가 갈 대학이 안보인다는거죠. 이런 빌어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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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좀
09/12/17 01:39
수정 아이콘
오 저랑 생년월일이 비슷하시네요. 5일 차이가 납니다.
논술 준비하면 only 서울대 아닌가요? 4번 질문은...흐흐

근데 일단 스카이 반수가 강남출신이라는건 말도 안되고요-_-;정말 말 그대로 한강 남쪽에 있는 땅 전부를 포함하는건가요...



손주은이 예전에 그랬었죠. 교육 격차는 줄어든다고. 부모들이 돈 쓰는만큼 진학이 안되는 곳이 강남이라고 알고있습니다.
그래서 '사교육 시장은 점점 작아질 것이다'라고 했죠.

전 사실 좀 특수하긴 했지만 저도 고삼 시절동안 학원 안다녔습니다.
학원 가는 시간 맞춰서 나가기가 귀찮고 그랬던 이유가 크지만
아무튼 뭐...
09/12/17 01:42
수정 아이콘
1. 그러게요. 아주 예전에는 수능만으로 대학가던 시절도 있었죠. (수능특차 시절) 그때는 수능공부만 바짝하면 됐는데 언제부터 내신에, 논술도 신경써야 되는 시절이 와버렸습니다. 하지만 그게 꼭 대학 잘못은 아니에요. 저기 교육인적자원부인가 어딘가에 계시는 분들께서 대학을 자꾸 괴롭혀서 그러는 거라고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있네요.

2. 이민가도 음..

3. 또 예전 이야기를 꺼내서 좀 그런데, 예전에 야자 빡세게 하던 시절에는 돈없어도 공부하는데 큰 지장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만 해도 고등학교 3년동안 과외, 학원 한 번 안 하고 학교에서 꼬박꼬박 아침 8시부터 밤 11시 40분까지 매달려 있었고, 대학가는 데도 큰 지장없었거든요. 제 고등학교 친구들도 특별히 학원다니는 경우도, 과외하는 경우도 본 적이 없네요. 극소수 있다고 들은 것도 같은데 딱히 그 아이들이 공부를 더 잘했던 것도 아니고..
음 그런 건 있었습니다. 전국 어디보다도 서울 강남지역의 정보가 제일 빠르고 정확합니다. 제가 수능보던 때 처음 석차가 안 나와서 대학원서쓸 때 완전 패닉이었습니다. 맨날 석차나오다가 처음으로 전국 퍼센트만 나오는데, 어딜 쓰면 붙을 확률이 얼마인지 이런 것도 전혀 모르고 거의 지르다시피 대학을 썼었어요.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나름 소신지원한다고 했는데 우연한 연줄로 강남쪽 정보를 듣고는 안정권이라는 걸 알고 맘편히 원서영역에 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확실히 지방이 정보력에서는 약하지 않나 싶습니다.

4. 아, 이 부분은 뭐라 딱히 드릴 말씀이; 힘내세요 부디!
아리아
09/12/17 01:42
수정 아이콘
서....서울대
abrasax_:JW
09/12/17 01:50
수정 아이콘
관심좀님이 생년월일 얘기를 하셨으니 저도 보태자면, 저와 생일이 하루 차이군요...
제가 태어나고 2년하고 하루가 지난 날 아이유가 태어난 건 알고 계시나요? 무슨 소리를 하는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근데 4번은 무슨 말인가요. 설명을 좀 해주시겠어요?
정시에서 논술을 보는 학교가 서울대, 서울교대, 춘천교대 정도인 걸로 압니다.
분위기나 논술 주제를 봐서는 앞의 두 학교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보이는데 갈 대학이 없다니요.
웨하스
09/12/17 01:55
수정 아이콘
수능 / 내신 / 논술 3개 다 잘해야될것 같지만
사실
서울대를 노리는거나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수능만 잘보면 되죠.
논트루마
09/12/17 02:01
수정 아이콘
자본주의 자체가 필요가 아닌 자본의 증식을 목적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과잉생산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후 과잉생산으로 인해 생산자본쪽이 더이상 이윤을 낼 수 없을 정도로 이윤 추구가 불가능해버리면 어쨋든 돈을 불리긴 불려야 하는 자본가들은 그 돈을 금융자본으로 돌리게 됩니다. 그것이 곧 주식,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동반하는 것이구요. 즉 거품이 꼈다 빠졌다, 경기의 호황과 불황이 지속되는 것은 사실 자본주의 체제 자체의 결함입니다. 애초에 생산한 만큼 소비가 불가능합니다.
의외로 실질적으로 "무언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고 피부로 느끼시는 분들은 많은데, 그 원인과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생각하시는 분이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매우 미흡한 수준이구요. 언론의 통제도 심하거니와 몇몇 도서들은 떡하니 "불온도서"라는 목록에 올라가있기도 하죠. 이래저래 힘겨운 세상입니다.
09/12/17 02:04
수정 아이콘
논트루마님// 제가 고등학교떄 경제를 공부하지 않아서 그런데, 처음에 입문할때 좋은 도서가 없을까요? 개인적으로 대학에가서 현재 자본주의 사회 문제점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은데, 그 전에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09/12/17 02:07
수정 아이콘
skehdwo님// 자본론 이랑.. 음 경제학의 알고리즘을 쉽게 풀어낸거라면 '경제학 콘서트'시리즈나 '최진기의 생활경제'시리즈 등등이있죠..
민죽이
09/12/17 02:15
수정 아이콘
서울대는 논술도 잘해야합니다.ㅡㅡ
작년에 서울대 발논술로 떨어져봐서 압니다.
서울대 논술은 사교육에 의지하라고 만든게 아니라
공교육 공부때 열심히 하라고 만든건데
결국 학생들이 학원에 의지하는거죠..
가우스
09/12/17 02:27
수정 아이콘
더러운 세상입니다만...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세요.

너무 여러가지로 신경쓰다보면 최선을 다해야 할 때 최선을 다하지 못해서 후회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09/12/17 02:31
수정 아이콘
민죽이님// 공교육에서 논술준비하는건 불가능 아닌가요. 물론, 일부 특목고나 명문고면 가능하겠지만..
전찬성
09/12/17 02:35
수정 아이콘
이과같은경우 서울대 논술 대학교수준의 지식이 필요한 과학, 수학이 나온다고 알고 있습니다.사실상 고등학교때 대학교수준의 수학, 과학을 배우는 과학고 친구들이 논술에 아주 유리하다고 재수학원다닐때도 선생님들께 많이 들었습니다. 주변에 이과친구들 서울대 준비하는 친구들보니까 대학교 수학교재랑 옥스토비 이런것 보더라구요. 경시같은 것 준비안하고 수능수준만 알고 있는 친구들은 서울대 논술이나 면접 답내기가 참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그나마 올해부터는 면접이라도 없어져서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습니다.
09/12/17 02:38
수정 아이콘
논술은 그냥 평소에 신문 많이 보고 글 많이 써보는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솔직히 단기간에 글쓰는 실력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여기도 넘볼 수 없는 수준의 문장력을 가지신 분들이 많은데, 단기간에 그런 내공을 쌓였으리라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예전에 유시민씨 글에서였나요.
투옥생활 내내 토지를 읽은 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던 이야기가 생각이 나네요.

뭐, 그렇습니다.
논술도 그렇고 스타도 그렇고 벼락치기의 영역은 아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관심좀
09/12/17 02:43
수정 아이콘
논술=본고사를 보고싶은데 보지는 못하는 대학들이 만든 '준'본고사
아니었나요?
당연히 사교육이 기본이 되어야할듯.

저도 고1때 공부하기도 싫고 해서 기숙사에 오던 신문 종류별로 한 네다섯개씩 매일 몇시간씩 들여 정독했었고
독서도 어렸을때부터 좋아하기도 하고 해서 쭉 많이 했다고 자부하는데

논술은 일단 배워야겠더라고요...
09/12/17 02:44
수정 아이콘
Tiffany님//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물론 책 많이 읽어놨던 일부 학생 '만')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낚여서 끌려들어온거죠. 그리고 안하면 불안하니까요..
민죽이
09/12/17 02:44
수정 아이콘
skehdwo님// 논술이란게 꼭 전문 샘으로 수업을 해야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독서를 많이하고 생각을 많이해야합니다.
특히 교과서 내용, 즉 공교육 시간에 배우는 내용도
단순히 선생님께서 가르쳐준 내용만 암기가 아니라
그걸 다양하게 생각해보고 깊게 생각해보는게 도움되죠
특히 작년 서울대문항 출제의도를 보니 그렇더군요.
물론 글쓰기는 자주해서 첨삭받아 고치면 좋긴하겠죠;;
웨하스
09/12/17 02:50
수정 아이콘
서울대 논술은 먼나라 괴수들의 얘기니까 패스하고

그 밑에 있는 연고대 논술은 학원을 다닐 필요성이 크게 없던데요.
문과는 잘 모르겠는데 이과는 정말 어려운 내용 하나 정도(제시문에 설명 o) 빼고는 대부분 수능(수리+과탐) 내용으로 나오기 때문에 수능 1등급 나오는 실력이면 그냥 평소에 어려운 과탐 문제와 수리문제 풀 듯이 풀 수 있더군요.
옆에 있는 친구들을 봐도 논술학원에 돈 들인다고해서 잘 보는건 아니더군요.
09/12/17 02:51
수정 아이콘
민죽이님 말씀대로입니다.

사교육은 시험에 나오는 내용을 위주로 해서, 이해가 잘 안 되더라도 답을 찾을 수 있는 스킬을 쌓게 해줄 수 있지만,
공교육은 순서대로 스토리를 만들어가며 하나의 학문으로써 구조를 그려나갈 수 있게 차근차근 밟아나갈 수 있게 해주는,
어찌보면 시험을 위한 지식보다는 교양을 위한 지식을 목표로 하죠.

문제는 논술이 일반 사교육과 다르게 교양을 위한 지식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랄까요.
그래서 사실 공교육을 차근차근 거치면서 많이 생각만 해도 논술에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09/12/17 03:06
수정 아이콘
이게 참 난감한게
어느 학교의 공교육은 이미 사교육마냥 '시험'위주의 교육을 펼칩니다(제가 나온학교가 강남의 인문계명문이라 불리는 학교라 그럴수도있지만)
논술같은 경우, 공교육을 따라간다고해서 일정수준이상 될거라는건 오만입니다

어느학교는 국어시간에 이건 이래 외워 하는 학교 엄청많습니다. 내신문제 나오는거 보면 사회고 국어고 이게 진짜 뭘 위한 시험인지 모르게됩니다. 하물며 '쓰기'따위의 과정은 교과서 사놓고 썩혀두는 학교가 진짜 많은데(대부분 문제집으로 수업진행하죠) 대체 논술을 위한 공부를 어떻게 하라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사교육논술을 학원논술이라고해서 비판하시는 분들은 그 학원논술을 공부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학원서 '의견'을 가르치는 곳은 허접입니다. 제대로 된 학원논술은, 학생이 자기가 가진 의견을 타당한 근거를 대며 주장하는 법을 알려주며, 지문을 읽고 그 지문에 맞는 '해석능력'과 지문에서 벗어나지 않고 논점을 흐리지 않고 이야기하는 걸 배웁니다. 아주 지극히 정상적인 논술공부방식이죠. 거기다가 학생들이 시사상식이나 교양쪽에 좀 무지할 수 있기에 추가적인 '상식'이야기를 교재화 했을 뿐, 실제로 학원논술이 진짜 엉터리 쓸모없는 게 아닙니다.
09/12/17 03:14
수정 아이콘
nickyo님// 저도 댓글을 다면서 제가 경험한 공교육이라는 단서를 붙일까 말까 고민했습니다.
저도 과외하면서 느낀건데 서울의 공교육 현실을 듣고는 괜스레 제가 좌절감을 느낄 정도였으니까요.
참고로 저는 고등학교 다닐 때 쓰기 시간에 꼬박꼬박 글쓰기를 했었습니다. 학년 단위로 논술시험만 1년에 몇 회 쳤을 정도였구요.

덧붙여, 공교육을 자기 속도에 맞춰 따라갈 수준이 되는 학생 역시 드물다고 봅니다.
정해진 진도대로 하나도 빠짐없이 꼬박꼬박 다 밟아나가는데 그 과정을 따라가면서 생각할 여유가 있을 정도면 상위권 학생이겠죠.

학원논술이 틀리다고 생각하는 건 아닙니다. 제 경험을 비추어볼 때 '평소에' 혹은 '꾸준히'라는 말을 쓸 수 있을만큼 오랫동안 지속되어야 하지 않나 라는 겁니다. 수능이 끝나고 '잠깐' 다니는 정도로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뿐이죠. 사실 지금의 여건에서 학교가 그 정도로 '꾸준히' 그리고 '전문적으로' 지도를 해줄 수 없다면 사교육을 통해 대행하는 것도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09/12/17 03:14
수정 아이콘
같은 레포트를 다름 시험에 제출했는데, 한 레포트는 a+이고 한 레포트는 b+인걸 보았을 때, 그냥 논술은 교수님 골라지는 운 아닌가요..
09/12/17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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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06학번이니까 05년도에 저도 논술 학원에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학원비가 입이 딱 벌어질 정도였죠. 그래도 그나마 집이 부족하게 사는 편은 아니라 마음에 담아두고 다니지는 않았지만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모대학 1차에 붙고 2차에 논술을 준비하는데 그 일주일 정도 기간에 100만원을 학원에서 요구하더군요...--;;
단 2달 다녔는데 고 3내내의 학원비만큼 쓴거 같네요..

그러나 더 충격적인건 그런 학원을 두개씩 다니던 제 친구들....--;;흠
후배를바란다
09/12/17 06:13
수정 아이콘
솔직히 공교육도 제대로 못따라가는 학생이 대다수고, 제대로 따라가는 학생 중에서도 학원빨이 또 대다수일꺼고 제대로 따라가면서 자기가 생각해볼정도의 수준의 아이가 과연 있을런지요, 있어도 학원에 치여서 시간이 부족할꺼고 뭐 논술 학원가서 준비하는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말이 책 읽어라 책 읽어라하고, 저도 중고딩들이 책읽으면 도움이 많이 된다는걸 참 알지만 공부에 관심이 없는애면 어차피 책을 안읽을꺼고 공부에 관심이 있다면 책읽을 시간에 학원을 다닐꺼기 때문에 책읽을 시간이 없을꺼라는 난감한 경우가 생기죠 뭐....
09/12/17 11:22
수정 아이콘
논술이 학원으로 커버되는 영역인가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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