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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9/11/25 19:19:31 |
Name |
네로울프 |
Subject |
[일반] 손톱 물어뜯기 혹은 소박한 정원 속으로... |
유난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오후.
오랜 버릇처럼 손톱을 물어뜯으며
아무 것도 아닌 시간을 흘려보냅니다.
그러다 문득 이 노래를 떠올린 것은
아마 아침부터 들락거리는 비탓일것
같습니다.
이 정도 옅은 비면 적당하겠죠.
별로 사람 손을 타지 않아 조금은
거칠어진 정원이라면 말입니다.
그런 소박한 정원 속으로 걸어들어가고
싶어집니다. 야트막한 덤불 너머로
바스락 부러지는 마른 가지들과 젖은 낙엽.
하루 종일 내린 비가 피워올린
이 작은 정원 속에 뭍힌 오래된 이야기들.
머리 끝을 갸웃 숨겨주는 향솔나무 뒤에서
깊게 숨을 들이마시면 흙냄새, 낙엽냄새
, 비냄새. 마침내는 정원 전체가 꽉 채워진
냄새의 궁전이 되어갈겁니다.
소박한 정원 속으로 걸어가세요.
하루 종일 옅은 비가 내렸으면 적당합니다.
거긴 셀 수 없는 향기의 공장이고,
아무 의미도 없이 지나간 작은 이야기들이
가라앉아있는 곳이죠.
때론 돌이킬 수 없어도, 어쨌든 미로 속이
더 안전하답니다. 안달하지만 않는다면
말이죠.
소박한 정원으로 가서 냄세를 맡으세요.
소박한 정원으로 가서 이야기를 캐어내세요.
적어도 아무 것도 아닌 것을 붙들고 있는
지금 보다는 나을 거에요.
..zzt
Il Giardino Dei Semplici / M''innamor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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