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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1/14 00:57:02
Name Kaga
Subject [일반] 08 수능본 선배가 고3들에게 드리는 작은 팁.
pgr의 write버튼이 무겁긴하지만.. 압박감을 이기고서라도 현 고3 후배님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 몇 자 적어볼까 합니다.

1. 수능이 끝난 지금, 인생의 르네상스(?)를 즐겨라.
  저는 지금 생각해보면 짧은 22년 인생을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 수능이 끝난 직후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수능을 준비하면서 미뤄두었던 드라마(제 시절엔 태왕사신기였습니다.^^;), 게임, 여행, 등을 겨울내내 해치웠던 생각이 드는데요.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정말 확실하게 즐기시기 바랍니다. 아마 짧게는 내년 3월까지, 길게는 내 후년 3월까지도 즐거운 나날의 연속이리라 생각하는데요. 그 이유는, 대학 신입생 시절 또한 수능 끝난 직후 못지않게 즐겁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캠퍼스, 친구들, 동아리, 배우고 싶었던 수업 등등. 지금 2학년인 저는 아직도 신입생시절을 좀 더 열정적이게 지내지 못한 점이 후회스럽고, 그러면서도 그 시절이 눈물나게 그립습니다. 정말 후회없이 즐기시기 바랍니다.

2. 자신의 의지에 따른 후회없는 대학선택을 하시길.
  전 정말 운이 좋은 놈이었습니다. 고등학교 3년 모의고사와 수능을 통틀어 최고점수를 수능에서 받게 되었으니까요. 덕분에 자신있게 인서울대 두 곳과 안전하게 집에 가까운 국립대 한 곳을 지원했습니다. 결과는 세 곳 모두 합격했고, 국립대에서는 전액장학금을 지급하였습니다. 당시 전 당연히 서울 소재 대학교를 선택했으나, 등록금 문제로 인한 집안의 반대로 지금의 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는데요. 제가 자존심이 쌔서 그런지 약 2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 가고자 했던 대학교의 이름 두글자만 봐도 화가 나고, 애써 난 집안때문에 이곳에 왔다며 제 자신을 변호합니다. 하지만 그러다 지쳐 최근엔 수능을 다시 볼까 하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부디 후배님들은 주변상황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대학교, 원하는 캠퍼스에서 공부할 기회를 꼭 잡으시길 바랍니다. (등록금 해결법은 다양합니다.)

3. 이과라고 공대만 가는 것은 아니야!
  최근에 저는 제가 대학교를 선택하며 범했던 가장 큰 과오는 다양한 '과'를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던 점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원서를 쓰던 당시 저는 이과를 나오면 무조건 공대만 가는 줄 알았고, 더 자세히 살피지도 않은 채 자동차가 좋다는 이유 만으로 '기계공학과'를 선택했습니다. 때문에 자연대나 교차지원으로 갈 수 있는 상대 등은 전.혀. 고려를, 아니 그런 곳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대학교에 와서 알게 되었죠. 요즘 그 잘못에 대한 값을 톡톡히 치루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저는 현 전공이 제가 본래 하고자 했던 분야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후배님들, 대학교 간판 만큼 중요한 것이 자신이 배우게 될 '전공'이라고 생각합니다. 현 시점에서 대부분의 후배님들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분야와 상관없이 오직 점수만을 바라보고 수능공부를 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젠 그 점수를 바탕으로 자신이 진정 하고자 하는 분야를 선택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의 지인들을 통해서, 혹은 다양한 분야의 책을 통해서 자신에게 걸맞는 전공을 꼭 찾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짧게 한 마디 더 드리자면. 대학교 홈페이지나 여타 사이트를 통해서 수능점수로 받을 수 있는 국가적, 혹은 기업 차원의 장학금이 있는지 알아보시기 바라며, 대학교에 가서도, 꼭 학교홈페이지나 과 홈페이지를 수시로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 장학금을 놓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부모님께 효도해야죠 ^^;

-겨우 2살 많은 제가 후배님들에게 '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좀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적을까 말까 고민을 많이했지만, 저처럼  '몰라서' 놓치는 후배들이 나올까봐 걱정하는 마음에서 드리는 글이니 요목조목 잘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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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페리안
09/11/14 00:59
수정 아이콘
덧붙이자면... 운전면허도 지금 따두는게 좋습니다. 대학교 들어가서 따려면 여간 귀찮은게 아니거든요.
릴리러쉬
09/11/14 01:00
수정 아이콘
운전면허 강추...
Computer
09/11/14 01:01
수정 아이콘
정말 신입생시절에는 정말 신나게 놀지못한 후회가.. 못놀았으면 학점이라도 높았어야지!!
09/11/14 01:02
수정 아이콘
테페리안님// 앗, 운전면허가 빠졌군요;;
09/11/14 01:05
수정 아이콘
하핫 글쓴분도 저랑 똑같은 수능대박형이시군요 하핫

아 하나 드리고 싶은 말은

담임선생님과 하는 입시상담은 그야말로 참고만 하세요^^
09/11/14 01:11
수정 아이콘
그리고 원서는
각 대학마다 다음같은 곳에 점수공개 카페가 있습니다(여러개가 뜬다면 가장 회원수 많은 곳으로!)
그 곳에 올라오는 다른 수험생들의 점수들을 참고하시면서 지원하시면 큰 도움, 아니 어느 입시전문가도 필요없을겁니다.

저는 점공카페+진x사 모의지원 결제해서 제 점수대로 가장 좋은 곳을 갔다고 생각합니다.
과 인원이 적어서 소수를 뽑는데 대기번호 3번 받고 3차 추합에서 전화와서 들어갔습니다. 들어와서 어쩌다 얘기나왔는데 3에서 짤렸다고 하더군요..;;; 물론 다른 원서 두개도 점공카페의 도움으로 다 붙었긴 했습니다.
김영대
09/11/14 01:13
수정 아이콘
운전면허는 진짜 초강추입니다.
운전병이 마냥 쉽다는 건 아니지만 그냥 땅개보다는 그나마 나으니 운전병 지원도 가능하고..
암튼 면허는 이 시기에 따는게 좋아요. 진심
EX_SilnetKilleR
09/11/14 01:15
수정 아이콘
음...이건 그냥 지나가는 말로 하는 건데.
재수경험자로써 말씀드리자면 본수능이 커피라면 재수는 TOP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_-;

과도상향은 잠시 접어두고 (그렇다고 아예 안전으로 다 까시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만;) 적절한, 적절한 원서야말로
입시전쟁의 진정한 승자라고 하겠습니다.
09/11/14 01:15
수정 아이콘
1번에 덧붙이자면, 수험표 코팅하세요.
그거 뭐 시험 칠 때나 수험표고 가채점 확인용이지..

카라티 자유게시판에 수험표 활용가이드가 있는데..일단 링크는 걸어드리겠습니다.
http://cfile6.uf.tistory.com/image/187735114AFA92BF59C495
FastVulture
09/11/14 01:20
수정 아이콘
담임선생님과 하는 입시상담은 그야말로 참고만 2

선생님들의 심리는... 대부분 어떻게든 '합격'시키는게 목표입니다.(그것이 곧 본인들의 '실적'이 되기에...)
그래서 상향 같은건 막으려고 하겠지요 -_-;;


지인 중에는.... 넌 절대 안될거라는 선생님 말 무시하고 서울대 법대 넣어서 1차 붙었던 사람도..(2차에서 떨어졌지만 ;)
Mr.prostate
09/11/14 01:22
수정 아이콘
수능 좀 잘 보신 분들은 장학금 진짜 눈에 불 켜고 찾으세요. 대학 말고 지역에서 주는 장학금도 많습니다.
수능 보고 나서 아무 생각없이 있다가 수백만원 날려먹은 생각만 하면 지금도 이가 갈립니다...
리치나다옐로
09/11/14 01:29
수정 아이콘
흠.. 저는 담임선생님의 입시상담에서 많은 덕을 보았습니다만... 담임선생님 말듣고 낸 우리과 문닫고 들어왔어요..
09/11/14 01:31
수정 아이콘
근데 재수, 삼수도 수험표 활용할수 있나요?
스칼렛
09/11/14 01:37
수정 아이콘
저도 08이었는데 슬프게도 원서영역 패배자......;;
릴리러쉬
09/11/14 01:39
수정 아이콘
전 담임때문에..러시아어과 갈뻔 했습니다.
러프윈드
09/11/14 01:41
수정 아이콘
악어// 수험표만 있으면 다 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정말정말 이왕이면 서울올라와서 사는걸 추천할게요.
집 등록금 모두 본인노력이면 다 해결됩니다.
많은돈 펑펑 쓰지만 그만큼 얻어가는것도 많습니다.

하나더 적는다면 이왕이면 좋은대학 취직하기 좋은 과로 가는게 좋습니다
적성에 맞춰가는것도 좋지만 자기 적성 본인이 평생 갖고갈수 있다고 확신하십니까?
괜히 이중전공 복수전공 전과제도가 있는것이 아닙니다. 일단 좋은대학 가서 여러 수업 들어보시고 결정하시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남자분들에게의 팁이라면 영어 감 떨어지기 전에 토익 800은 넘겨놓으시는게;;
카츄사 써야죠
09/11/14 01:52
수정 아이콘
릴리러쉬님// 저는 외대 체코어과 쓰려고 했다가 죽을뻔 봤습니다.

지금은 그냥 지방 공대생입니다.
09/11/14 02:12
수정 아이콘
상경계열 석사 과정을 가려고 준비하는 요즈음 드는 생각은
수학과 or 통계학과가 최고라는 생각입니다.

이과생 여러분.
수학과나 통계학과 가시면 경제나 경영 쪽 석박사 과정을 밟는데 엄청엄청엄청나게 유리하니까 참고하세요.

물론 학부 4년을 보내는게 고행의 길이 될지도 모르지만요;
09/11/14 02:21
수정 아이콘
GogoGo님// 어휴;; 수학-_-;
요즘 통계학과 나온 형님이 수리통계학 세미나를 하시는데, 최대한 쉽게 하시는데도 참.. 핫하..

그러니까 처음부터 수학 39점짜리를 공대에 보낸 우리 담임선생님이 -_-;
FastVulture
09/11/14 02:28
수정 아이콘
수학과 학부 졸업하는거 자체가 상당한 고행일겁니다.......
분명 경제 하는데 유리하긴 한데...
해서칵 미방 기하 위상.... 아 .... 전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_-;;;

전 그저 수학과 보면 존경스럽.....
내일은
09/11/14 02:50
수정 아이콘
요즘은 수능 끝나고 다음날부터 재수학원 접수 받더군요.
재수없습니다.
정전테란
09/11/14 04:45
수정 아이콘
신입생분들 원서쓰려할때 법대 없어져서 참 슬픈..ㅠㅠ
5드론저그
09/11/14 09:56
수정 아이콘
위 분 말씀처럼 등록금 문제로 대학을 결정하는 일이 없으시면 좋겠네요.

높은 성적을 요구하는 대부분의 사립대학은 등록금이 상당히 비싸지만 그걸 상쇄시킬만한 장학금 제도 또한 매우 많습니다.

그 대학들도 고작 등록금 때문에 좋은 인재를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와서 충실히만 한다면 많은 비용을 상쇄시킬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나는 고발한다
09/11/14 10:32
수정 아이콘
저는 수능 보고 이틀 후에 강원도의 기숙학원에서 홍보책자 날아오더군요. 편지함 부술 뻔했습니다.
DynamicToss
09/11/14 13:33
수정 아이콘
수능 끝나고는 운전면허 따는게 진리에요

진짜 수능끝나고 만큼 운전면허 만큼은 꼭 따두는게 최고인듯 대학생이 되어서도 할시간이 있겠지만 그때는 즐겨야 되고 또 방학때는 실습이니 영어공부니 바쁠수도 있어서

수능끝난 시점에 따는게 최고인듯
09/11/14 13:51
수정 아이콘
담임선생님 이야기 나오니까 또 울컥하네요.. 서울대 화학과 원서 넣으려는데 화공과 컷이 더 낮을것 같으니 화공과 넣으라고...-_-..

뭐 어차피 화공과도 떨어졌을테지만 이론화학 하고 싶은 학생한테 공대를 가라고 하는게 말이나 되는건지...

개인적으로는 3번 같은 경우 과에 대한 고민을 고등학교 동안 계속해야되는건데 교육환경상 수능때 보기전까지는 어떻게든 점수만 올리는데 집중을 하는 교육 시스템이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수능 본 이후부터 대학교 들어와서 졸업할때까지 방황하는 친구들을 보니 딱해보이기도 하고..
09/11/14 14:15
수정 아이콘
sinfire님//
진짜 이런분이 있군요.
제 친구의 친구가 한양대 화공과라는데, '화학'은 하고 싶은데 '화공'이 싫어서 다시 수능을 보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08이니까, 내년에 보면... 사수 겠지요? 허허.
예루리
09/11/14 16:38
수정 아이콘
sinfire님// 공대 기본 커리큘럼 및 공학 과목을 제외하고는 화공이나 화학이나 배우는 과목은 유사할겁니다. 보통 화공과 나와서 이론화학 하고 싶은 학생들이 화학과 대학원으로도 많이 가구요. 고교생은 모르는 대학의 비밀을 한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물리학과는 배우는 과목 중 수학이 반이고, 화학과는 수업의 반이 물리며, 생물학과는 생물학과 화학이 반반입니다. 대학원에 가서야 제대로 된 자기전공 찾아서 공부하게 되죠.

起秀님// 이러한 이유로 화공과 가서 반수해서 화학과가는 것은 좀 만류하고 싶군요. 저는 생명공학 전공이긴 한데 한 해 후배는 화공생명공학부라는 요상한 부로 받았다가 그 다음 해 후배는 공학부로 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과 저과 커리큘럼을 읽어 볼 기회가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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