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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0/08 11:52:28
Name 노짱을 돌려됴
File #1 htm_2009100804533530003010_001.jpg (55.7 KB), Download : 70
Subject [일반]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사라진 내 어릴적 고향이 나오는군요


서울 변두리중의 변두리
지금의 동대문구 용두동에서 태어나 29까지 동대문구에서 살고
용두1동 현 미도파백화점(구 가고파 백화점) 앞 구지구가 사라지기전
정릉천 개천가의 허름한 무허가 판자집을 내집으로 살게된 15살전까지
용두동,전농동,청량리,답시리,장안동의 여기저기를
셋방을 전전하며 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항시 청계천과 그지류인 정릉천을 벗어나지 못했던(값이 싸죠 무지)
어린시절이고 솔직히 너무도 끔직했던 과거였기에 추억도 없고
사실 회상하기조차 싫은 과거지사인데 결혼후 저곳을 떠나 지금까지 몇년에 한번
갈까말까한 곳이 되었고 이젠 희미해지기 까지한 예전일이 됬습니다.
요즘은 그냥 안좋았던 과거는 잊자하며 조금은 무덤덤하게 생각하게 됬는데
제 어머니집 어딘가에 남아있을 사진속의 어릴적 제가 살던 곳의 풍경을 인터넷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됬습니다.
저사진이 73년도에 찍은거니 제가 초등학교 1학년시절이고 저사진이 찍힐때 그 끔직한
청계천 범람으로 정릉천 용두동, 답십리,전농동일대 청계천가 판자집이 몽땅 사라졌습니다.
천만다행으로 바로 물이불기전 답십리에서 전농동 성바오로 병원 뒤쪽으로 이사를 가서
저히집은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그때의 홍수로 제가 다닌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는
이재민들 임시 수용소가 되기도 했습니다.
어린 나이지만 하루아침에 매일보던 정릉천변 판자집들이 싹 사라져 버린 말그대로 초토화된
그때의 광경은 지금생각해도 등에 식은땀이 배이는 일입니다.
사진에는 제가 살던 그 판자집도 멀리만치 흐릇하게 보입니다.
사진으로는 물이 좀 깨끗해 보일겁니다.
당시 저물은 정말 지금생각해도 먹던것들이 다 토해져 나올듯한데
도대체 그때는 뭔생각인지 저물에서 빨개먹고 놀고했지요 그때마다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정말 곡소리가 나올정도로 매를 맞았는데 뭐 그땐 그래도 재미있어서 매를 맞고도 다음날
또 놀았습니다.
벽돌찍어내는 공장으로 기억되는 저 빨간 굴뚝들.......
화장실이 저 개천가에는 없는집도 있었지만 뭐 바로 옆이 천연 화장실이라 상관없었고
위생의 개념이 없던때라 당시 퍼세식 변소에서 수거한 분뇨를 분뇨차가 저 멀찌감치 보이는
다리위에서 바로 물이 좀 흐를때 바로 다리위에서 하천에다 쏟아 붇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누구도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탓하지도 않았던 시절이었지요
*사진에 출처가 안찍혀서 여기다 적습니다.
  [사진] 1973년 그때 그 청계천
빈민구제활동가인 일본인 노무라 모토유키(78)가 1973년 촬영한 서울 청계천의 판자촌. 68년 청계천 1가에서 복개 공사가 시작되면서 상류의 판잣집이 하류로 밀려났다. 사진은 홍수로 많은 판잣집이 물에 떠내려 가기 전 청계 9가(현 답십리) 모습이다.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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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앙앙
09/10/08 12:05
수정 아이콘
조정래 소설 <한강>을 보면서, 판잣집이나마 구하고 사는게 꿈이었다던 서민들 이야기가 나오던데 잘 상상이 안갔었는데요...

사진을 보니....이미지가 확 다가오네요...

저 시절에도 빈부격차는 심했나 봅니다...
아우디 사라비
09/10/08 12:39
수정 아이콘
뭔가.... 아련한 기분이 느껴 집니다

저도 어릴때 동네가 재개발로 없어져 버렸습니다
슬프군요
09/10/08 12:45
수정 아이콘
저는 제가 살던 집 바로 앞까지 전부 쓸렸는데요.
제가 놀던 산동네가 없어지고
굉장히 높고 복잡한줄 알았던 곳에 아파트 몇채 들어서고 나니 참 재미없더군요.

신설동, 정릉, 길음동, 안암동, 보문동.
비록 저 판자촌 시대는 아니지만 저랑 비슷한 곳에 주로 사셨군요.
미도파 백화점 참 오랫만에 들어보는 이름입니다.
09/10/08 12:45
수정 아이콘
저동네는 아니지만 안양천지류도 비슷했죠. 지금 오목교/신정교/오금교 구간..
지금의 목동아파트와 그 인근에 해당되죠.
전 아직도 살고 있어요.
그때에도 다니던 학교는 매해 여름만 되면 임시 수용소가 됐죠. 정말 세월이 어느새 이렇게 흘렀네요.
몽키.D.루피
09/10/08 12:48
수정 아이콘
제가 지금 전농동(정확히 말하자면 떡전교 사거리 근처 전농2동)에 사는데 지방에서 2000년대에 서울에 올라온 저로서는 상상도 못해 본 풍경이네요. 그에 비해 제 고향을 비롯한 지방은 아직도 그대로인 곳이 많은 거 보면 서울이 참 대단하긴 대단합니다.(좋은 의미와 나쁜 의미로 말이죠.)
WizardMo진종
09/10/08 13:11
수정 아이콘
35년전 카메라 기술이 대단하군요...
혁이아빠
09/10/08 13:24
수정 아이콘
저는 잠원동, 마밭에서 살았는데 그당시 사진이 있었음 하는 마음이 가끔 들죠,,,
그래서 지금 아이들 한테는 사진많이 찍어 주고있어요,,
73년 물난리 나서 저희 어머니 말로는 간난아기인 저를 업구 신동국민학교로 피신하셨다구 하시더라구요,,
저도 한강에서 물고기 잡으로 다니던 생각이나네요,, 기름먹은 물고기들 ,,,
노짱을 돌려됴
09/10/08 13:29
수정 아이콘
혁이아빠님 기름먹은 물고기에 등굽은 물고기들도 있었지 않나요^ ^
ImSoHorny
09/10/08 13:46
수정 아이콘
아..사진을 보고 글을 읽으니 아련한 느낌이 듭니다.
몽키.D.루피님// 혹시 시립대 다니시나요??^^
점박이멍멍이
09/10/08 15:06
수정 아이콘
학교때문에 서울상경하여 동대문구에 주거한지 10년째인데요
지금도 허름하다고 느끼는 제기, 용두, 청량리, 전농동인데
저당시는 참 그렇군요...
몽키.D.루피
09/10/08 15:53
수정 아이콘
ImSoHorny님// 아..예^^ 그런데 학생 타이틀은 얼마 안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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