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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0/01 22:09:38
Name nuki12
Subject [일반] 나의 군대 이야기... 내 동생은 당나라 군대라고 했다는...
1996년 6월 어느날 마지막 교양시험을 되는데로 적고 즐거운 마음으로 종강파티를 갔었습니다. 한잔 두잔 술을 먹다 보니 군대 갈지도 모른다고 징징되는 동기를 위로도 해주고 그랬죠.. 그리곤 외박을 하고 집 대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만화의 한장면 처럼 어머니가 "아들 뭐 왔던데" 라면서 입영통지서를 쥐어 주더군요.. 한달후 군대로 gogo

102보를 거쳐 뚜겅도 없는 육공을 타고, 배를 타고 가다가다 보니깐 12사단 훈련소에 도착 6주간의 훌륭한 교육을 마치고  교도대로 가지 못하고 자대로 배치 받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엔 간헐적으로 교도대를 신교대에서 차출했었습니다. 우리 기수는 230명 정도였는데 100명정도 교도대 차출되었습니다. 당시 교도대 차출이 어찌나 부럽던지..)

자대에 도착하니 말년병장2,병장5,상병1,일병4,이등병3 분이 계셨습니다. 하늘같은 고참들이죠 비율로만 보면 딱히 꼬이지도 않고 풀리지도 않은 적당한 비율이죠.. 근데 6개월앞을 내다보니 흐뭇하더군요.

병장7분은 일단 6개월후에 없는게 확실하구요..흐흐
상병1분은 이런 천사표 고참이 또 없더군요..
일병4명이 꼬춧가룬데.. 한명은 거의 의가사 제대 직전 둘은 2달후 상근으로 전환 결국 한명 남더군요..
이등병 3명중 한명은 소원수리를 깔끔하게 적으시고는 본부중대 소환 크리 하시고 한명은 빽이 어찌나 좋으시던지 사단 우편전속병으로 파견가시더니 영원히 오시지 않더군요..  1달위 고참1명은 저랑 참 친해서 특별히 괴롭히지는 않더군요... 물런 얼마후 논산에서 고참이 한명 왔지만  어쨋거나 6개월후엔 깔끔한 5인자 아닙니까

여차저차 10월에 잡힌 RCT 행군연습도 하고(ㅜㅜ 낙오했음, 젠장 M60 무겁더군요.....) 그러던중 드디어 잠수함이 동해에서 발견됩니다. 그렇습니다 동해잠수함 사건이죠. 원래 우리사단은 내륙쪽이라 완전군장만 하고 대기하고 있었는데 늦가을이 되니 선점을 점령하러 가게 되었죠 전 이등병이라 뭔지 몰라도 총만들고 따라 간거죠  그런데 어처구니 없게 재미가 좀 있습디다. 분대텐트 쳐놓고 라면 끓여먹고, 부소대장이 추친해온 소주먹고, 병장님께서 심심하니 노래 부르라 해서 한 20곡쯤 불러주니 좋아하더군요.. 거참  .. 그렇게 첫날밤엔 잘놀고ㅡㅡ;; 둘째날부터 매복을 해야 하는데.. 군대는 역시 FM으로 돌아가는곳이 아니더군요.. 상부에 전원투입되었다고 가라보고 때리고 소대장 독단인지,중대장 독단인지 알수는 없지만 우리소대는 1개 진지만 점령하고 분대호에서 취침했습니다. 군대내부에서 느끼는 위기감과 사회에서 느끼는 위기감은 크게 차이가 난다는걸 알게되었죠. 결국 몇칠후 하나 마나한 매복은 포기하고 주둔지로 복귀하고 2주후 GOP에 투입을 합니다.

보통 6개월단위로 병력 교대를 한다고 했지만 그땐 차기보사(차세대기계화보병사단)편재로 4편재에서 3편재로 바뀌던 시기였습니다.(기존 4개대대를 3개 대대로 통합,중대로 그랬던지는 기억이 잘 안나네요) 당연히 병사들이 좀 남았죠. 남는 인원들은 특기병이라는 이름으로 GOP초소에서 반강제적으로 남겨졌습니다. 제 사수 병장이 급수병이었습니다. 전 부사수였죠. 사수는 제대하고 제가 특기병이 되었죠
덕분에 전 96년11월부터 98년7월까지니깐 20개월이나 GOP에 있게 됩니다. 훈련소 6주빼고,전역 대기기간 빼고 하면 거의 군생활은 GOP에서 다하게 되었습니다.  그후 전역

GOP에서 겪은 여러가지 AM상황
우리소대를 방문하기 위해선 다른길이 없었습니다  대대순찰자의 접근로는 후방 보급로 혹은 순찰로 밖에 없고, 상급부대는 해안에서 올라오는 4킬로 길 밖에 없어 기습순찰이 불가능했죠. 계다가 그당시에는 편재의 변화로 인해 기존보다 오래 10개월 가까이 교대 없이 섹터를  지키게 되었습니다. 또한 편재 변화로 인해 다른대대 혹은 다른연대 아저씨들이 한 소대내에서 다 섞이게 되어 소대내의 기풍이 애매모호해 집니다. 서열도 다시 잡아야 되며, 하다못해 주특기 교육도 다다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같은 육군 같은 사단이라도 연대 대대 별로 구타의 유무,빡센 유무는 천차만별이라 상당기간 기율이 무너지니 천차만별의 AM상황이 벌어집니다.

1.대낮초소에서 고체연료로 감자 구워먹기
2.소초에서 총딱기 귀찮아서 초소에서 대낮 근무중 총딱기(이건 나군요 ㅡㅡ;;)
3.고참중 한명은 폐급 메트리스를 초소 밑 벙커에 가져다 놓고 대낮에 초소에 올려놓고 그 위에서 편하게 자기도 했음
4.한겨울 근무초소에서 근무서다가 대기초에 가서 쉬기(근무초 전화기(?)랑 대기초 전화기가 합선되어 있어서 상황실에선 근무초에 있는줄 암..물런 상황병도 가끔 한패이며, 어떨땐 소대장도 한패이다)
5.근무초소에서 뽀글이 먹기
6.근무후 오전취침 시간에 일병부터 소대장까지 낀 포카도박..(이건 소대장이 자랑스럽게 대대참모들에게 떠들다가 소대 해체될뻔했음, 거기다 부소대장은 FM이라 모두 식당에서 숨어서 했음 )
7.뒷면 지뢰지대에 상추와 수박을 심어봤는데... 수박은 작황이 나빴음, 참외씨도 뿌렸는데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음 어쩌면 지금쯤이면 상추밭과 수박밭과 참외밭이 형성되어 있어 후임들은 놀라와 하고 있을지도 모름
그외 겪어 봤는것들

33소초 이등병이 제설작업중 탄창을 하나 잃어버림..옆 소대장이 이를 숨기고 지내다가 몇달후 봄에 수로작업중에 찾음
31소초 이등병이 총알2발 읽어버림 한3주정도 잠도 아무도  제우고 뒤비고 난리 났으나 결국 찾지 못했음 분위기 캐 살벌했음
33소초 탄약고 폭파함 ..연대병기관이 방책선 순찰중 2선에서 신호탄을 발견했음. 저런건 저기 있으면 위험하다고 33소초 탄약고로 옳겨갔음 몇칠후 탄약고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것을 용감한 병장이 발견 "소대장님 탄약고에서 연기가 나는데 말입니다" 소대장 왈"어 거긴 연기 나면 안 되는데". 용감한 병장이 달려가기전 탄약고 폭파함.. 탄약고가 생각보다는 튼튼해서 지붕만 날아감. 탄약고를 신용해도 될것임
병기관 징계먹음
32소초 소대장 k3 오발사고냄 다행히 사격연습중이라 표 안남, 소대장이 k2한발 어디서 구해서 졸라 깍음.. 그러나 크게 표남.. 대대병기관이 탄하나 구해와서 해결해줌
32소초 급수원이 말라 식수를 추진하러 다님.. 도보로 이동...
우리 옆소초33소초는 전망대가 있었음 봄이면 여고생이 많이 올라감 좋았었음, 가끔 할아버지 할머니 태운 차도 오는데 사 세우고는 수박도 주고,술도 주고 그랬음..

ps 개인적으로 제설작업중 교통호와 상병호를 가장 나중에 작업하는지 모르겠음. 전쟁이 나면 순찰로에서 싸우는것이 아니라 교통호따라 상병호로 투입 될텐데...... 전쟁나면 눈밭에서 걍 싸우란 말인가?
내 동생이 내 군생활을 보고는 당나라 군대라고 했음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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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주
09/10/01 23:28
수정 아이콘
쥐오피 있을때 1종창고에서 취사병 고참이랑 소주 마신적은 있는데..
이분 군생활 엄청나시네요
DavidVilla
09/10/01 23:29
수정 아이콘
가라도 이런 가라가 없군요.. 덜덜..
엔뚜루
09/10/01 23:51
수정 아이콘
초소에서 후임병이랑 k-3분해결합 시함하고 놀았던 기억은 있네요..

근데 k-3탄이나 k-2탄이나 둘다 k-100탄이면 차이 안나지 않나요? 흠흠..

저도 나름대로 요상하게 군생활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분은 더 하군요....
Kristiano Honaldo
09/10/01 23:57
수정 아이콘
제가 서울쪽 부대 상근으로 복무중인데... 전방에서 저희부대 병사들 일하는거보면... 진짜 쿠데타 일어날지도모릅니다
09/10/02 00:40
수정 아이콘
저는 논산 5주 받는 동안 100년 만의 폭설로 훈련 안받고 제설 작업했습니다.
통신학교 차출로 땡보 후반기 받았죠.
자대 배치 받고 이등병때 병원가서 왼쪽 무릎 수술 받고 군병원에 두달 있었습니다.
일병 끝날때까지 의무대 있다가, 협심증 판정받고 가슴에 기계달고 병원에서 한달 있었습니다.
상병달고 오른쪽 무릎 수술받고 군병원에 두달넘게 있었습니다.
병장달때까지 또 의무대 신세 지다가, 전역 한달 남기고 비염으로 입원해서 수술받고, 목디스크 MRI 찍고 디스크 판정 받아서,
전역할때까지 있었습니다. 군 병원생활 8개월 동안 보험금 800만원 나오더군요.
그리고 전역해서 예비군 면제...
이자크
09/10/02 01:07
수정 아이콘
전 전투부대가 아니고 보급부대..1군지사 예하 13보급대 그중에서도 영외중대인.......정말 전 저희부대 맨처음 자대배치받고 우리나라 안보 실태를 걱정했었습니다...최전방 지역은 아닌지라....경계가 정말 허술했거든요...부대외에 초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위병소만..그중에서도 복초로 서면 사수는 당근 자고...위병조장도 당근 자고....인원이 워낙 없어서 어쩔수 없었지만....
게다가 5조도 없어서 굉장히 편한곳에서근무했죠..3군단 사령부가 코앞에있어서..결국 1군 주임원사께 모든것이 들통나버렸죠...영외중대 당직사관 부사관 모두 취침..위병조장이 자고 있으니 당연 연락이 불가능했기에...새벽에 급습받고 끝났죠...제 군생활중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 위병조장이 징계받고 모든걸 뒤집어썻죠..말년이었는데 정말 불쌍했었어요..덕분에 중대 분위기가 말이 아니어서 일병 갓단 저는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허클베리핀
09/10/02 03:24
수정 아이콘
당나라 군대라......
전 사실 지금 당직 근무중인데? 후훗. 다음달이면 겨우 수경다네요.
하긴 경은 군대가 아니긴 하죠.
一切唯心造
09/10/02 04:24
수정 아이콘
군대 얘기를 듣거나 이렇게 글로 보다보면 궁금한게 생기는데 대체 GOP가 뭔가요? -_-?
황세진
09/10/02 09:15
수정 아이콘
General OutPost 의 약자인데...굳이 번역하자면 "일반 전초기지" 정도?
음...와우에서 전쟁노래부족 전초기지 뭐 이런거 같은 느낌?
illmatic
09/10/02 12:25
수정 아이콘
一切唯心造님// 북한과 남한사이에 군사분계선이 있습니다. (보통 휴전선이라고 하지요)
휴전선을 기준으로 북으로 2km, 남으로 2km에 선을 긋고 북방한계선/ 남방한계선 이라고 합니다. 그사이를 DMZ(비무장지대) 라고하구요.
GOP(General OutPost)는 남방한계선을 따라 세워진 초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남방한계선의 철책을 지키는거죠.
그냥 추가 설명을 드리자면 GP(Guard post)는 남방한계선과 군사분계선사이 즉 DMZ내에 존재하는 초소입니다.
가끔 GOP와 GP를 같은 것으로 생각하시는분들이 있더라구요 :)
황쉘통통
09/10/02 18:12
수정 아이콘
제 바로 옆 초소에서 북한군 넘어오고 GOP 내려오니 또 한명 넘어왔다고 해서 마침 5대기여서 그 놈 잡으러 가고

북한군 한번 넘어오니 모든 초소 ALL FM 은 얼마 못가더군요 인간이란... 아주 약한 바람이 풀밭에 스치던 소리도 들리던 것이

간부 소리 외에는 들리지가 않아여 크크크

아버님말 들어보면 아버님 세대땐 완전 살벌한 듯, 그 당시엔 초소가 없었고 철책도 아니고 목책이 있었는데 이것도 높이가 높지 않아

북한군이 넘어와서 목 따고 다시 돌아가고 했다네요 그래서 무서워서 잠을 잘 수가 없었대요
GutsGundam
09/10/02 18:36
수정 아이콘
나름 당나라 군대 생활한 분을 보긴 했습니다.
옆부대 사람인데, 일병때 어깨 탈구가 되면서 군병원 입원.
그리고 수술.
수술하고 다시 회복되는 시간이 1년 정도인가 걸리는데, 다 회복되면 제대까지 한달인가 남게 되는 분이었죠.
이등병 녀석이 그 사람보고 엄청 부러워하는게 기억나는군요.
the hive
09/10/02 19:42
수정 아이콘
Kristiano Honaldo님// 군부대 5대 파라다이스보다는 나은가요? 큭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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