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기에 앞서 반성할 일이 있습니다.
저는 현대유니콘스가 인천을 떠났을때 현대유니콘스에 잔류한 사람으로서 SK와이번스의 안티라고 할 정도로 SK를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특히, 예전에 SK가 "삼미 데이", "태평양 데이"등을 했을때 그 감정이 더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왜냐하면 현대유니콘스의 전신팀인 삼미슈퍼스타즈와 태평양돌핀스를 멋대로 자신들이 훔쳐갔다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위의 문장은 제가 그저 생각한 내용이고 제 문장을 읽고 SK가 인천팀의 역사를 절도하는 절도범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정말로 정말로 특히 SK와이번스의 팬들께는 죄송하다는 말밖에는 드릴말이 없습니다. - 솔직히 도망간 현대유니콘스가 "삼미 데이", "태평양 데이" 하면 그게 바로 블랙 코미디 아니 "우리들의 추억을 도망간 놈이 멋대로 농락하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겠습니까? -
그리고 SK와이번스가 인천연고팀의 역사를 멋대로 훔쳐간 것은 "절대로", "절대로" 아닙니다. 오히려 "삼미 데이", "태평양 데이"등을 벌이면서 버림받은 아픔을 달래주려는 SK와이번스의 노력은 박수를 받아야 합니다.
심지어, 해체 후 재창단 형식으로 창단한 SK와이번스와 쌍방울레이더스를 연계해서 "슼방울레이더스"라고 비난합니다.
그렇기때문에 이런 커밍아웃을 하지 않는다면 이번 SK와이번스편을 서술할때, 중간중간 SK에 대한 악감정이 드러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비난받을 각오하고 먼저 커밍아웃을 합니다.
그러므로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을 증인으로 삼아 한가지 약속하겠습니다.
SK와이번스를 좋아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이번 SK와이번스의 역사를 서술하는 과정에서 SK에 관한 악감정은 삭제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7번째 이야기인 SK와이번스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해태타이거즈, 현대유니콘스로 이어지는 한국 프로야구의 절대강자 계보를 이을 또다른 팀이자 사연많고 애환많은 인천의 5번째 연고팀 SK와이번스.
히어로즈를 제외한다면 가장 역사가 짧은 신흥팀입니다.
해태 - 현대로 이어졌던 왕조계보를 잇는다고 해서 무조건 상위권에서만 놀았던 팀은 아닙니다. 오히려 상위권보다는 하위권에 머물렀던 횟수가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젊고 뛰어난 신예들과 노련한 베테랑들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 이제는 강호라고 불려도 되는 팀. SK와이번스.
이 팀의 이야기를 미욱하지만 이제부터 하겠습니다. 원래 SK와이번스의 역사는 6회를 계획했으나 5회로 분량을 줄였습니다.
이번회에는 2000년부터 2002년까지의 기간을 다룹니다.
절취선----------------------------------------------------------------------------------------------------------------------
현대유니콘스가 서울로 연고지이전을 선언한 뒤, 무주공산으로 남겨진 인천, 경기, 강원권역의 새로운 연고지 팀은 쌍방울레이더스가 해체된 후 그 선수들을 주축으로 재 창단한 9번째 구단 SK와이번스.
인천의 야구팬들이 정을 주었던 정민태, 김경기, 정명원, 조웅천등은 이미 현대유니콘스와 함께 인천을 떠나버렸고 새로운 아니 생소한 얼굴들이 인천연고팀의 선수로 들어온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 9번째 구단 SK와이번스는 강팀이라고 불릴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쌍방울레이더스의 선수들을 주축으로 삼았다고는 했지만 1999년의 쌍방울레이더스는 정말로 참혹한 성적을 거두었던 팀이었습니다.
28승 97패 7무. 승률 0.224, 그리고 1999년 8월 25일부터 10월 7일까지 질기게도 이어졌던 17연패.
그나마 쌍방울의 스타플레이어들인 김기태와 김현욱은 삼성라이온즈로 박경완과 조규제는 현대유니콘스로 트레이드된 상황. 게다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또다른 스타플레이어 김원형은 1999년에 한화와의 경기에서 장종훈의 타구를 얼굴에 정통으로 맞아 제대로 활약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일단, 그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는 상황이기에 SK는 최대한 팀을 재건하는데 노력을 기울입니다.
2000년, 리그제가 시행되었던 마지막 해. SK와이번스는 쌍방울레이더스의 뒤를 이어 매직리그에 소속되었습니다.
그나마 SK가 쌍방울보다 나았던 상황은 바로 자금력. 용병조차 영입할 자금이 없어 타 팀에서 방출한 용병을 써야했던 쌍방울과는 달리 SK는 자금력이 풍부했습니다.
이 해에 SK가 영입한 대표적인 용병이 바로 브리또.
2000 ~ 2005년까지 우리나라에서 활약한 장수용병으로 유격수로 활약했음에도 타격솜씨와 장타력이 뛰어났던 용병이었습니다.
이 해에 브리또는 타율 0.338을 기록하며 현대유니콘스의 박종호, 두산베어즈의 김동주, 한화이글스의 송지만등과 함께 시즌 막판까지 수위타자경쟁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15개의 홈런과 70개의 타점을 기록하며 팀 타선의 핵심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일단, 브리또의 성적을 확인해보겠습니다.
2000 브리또 : 103경기 출장, 타율 0.338, 452타석 405타수, 137안타, 15홈런, 70타점
브리또를 중심으로 "철인" 최태원, 이동수, 용병타자 풀리엄, 시즌 중반에 고향으로 돌아온 "Mr. 인천" 김경기등이 타선을 구성했으며 마운드에서는 신인 이승호가 팀내 최다승인 10승을 올리며 어려운 팀을 이끌어나갔습니다.
많이 어수선하고 어려운 상황의 팀이었지만 그래도 SK는 44승을 올리며 쉽게 주저앉지는 않음을 보여주었습니다. - 그러나 순위는 매직리그 4위이자 꼴찌였습니다. -
2001년, 팀의 리빌딩을 위해 김성래, 강병규, 박재용, 박정현등 노쇠화와 선수생활의 막바지를 걷는 선수들을 가차없이 방출한 SK.
용병으로 작년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브리또와 재계약을 했고 외야수 용병 에레라, 선발투수 용병 에르난데스를 영입합니다.
그리고 김원형이 돌아오며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브리또는 2000년에 이어서 2001년에도 3할에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활약했고 에레라 역시 LG의 양준혁, 두산의 심재학등과 함께 수위타자경쟁을 벌일정도로 활약합니다.
2001 브리또 : 122경기 출장, 타율 0.320, 510타석 422타수, 135안타, 22홈런, 80타점
2001 에레라 : 103경기 출장, 타율 0.340, 450타석 418타수, 142안타, 15홈런, 63타점
이밖에도 LG에서 시즌 초반에 건너온 안재만, "철인" 최태원, 그리고 앞으로 국가대표 외야수로 성장할 이진영등이 가세하며 타선을 꾸려나갑니다.
마운드에서는 작년에 팀내 최다승인 10승을 올린 이승호가 14승을 올리며 활약했으며 용병 에르난데스 역시 이승호와 함께 14승을 올리며 팀의 마운드를 이끌어나갑니다.
김원형도 9승을 올리며 팀의 선발진의 한 축이 되었고 현대유니콘스에서 건너온 조규제가 8승 3홀드 9세이브, 조웅천이 2승 9홀드 12세이브를 올리며 불펜에서 활약합니다. 또다른 불펜투수 오상민도 7승 9홀드 10세이브를 기록하며 전천후로 활약합니다.
유달리, 4위 싸움이 치열했던 2001년. SK는 아쉽게도 7위에 머무르지만 그래도 한결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2001년 4위팀부터 8위팀까지의 성적을 살펴보겠습니다.
4위 한화이글스 : 61승 68패 4무, 승률 0.473
5위 기아타이거즈 : 60승 68패 5무, 승률 0.469
6위 LG트윈스 : 58승 67패 8무, 승률 0.464
7위 SK와이번스 : 60승 71패 2무, 승률 0.458
8위 롯데자이언츠 : 59승 70패 4무, 승률 0.457
한끗차이로 순위가 결정되었습니다.
2002년, 그동안 팀에서 활약해준 용병 브리또는 삼성라이온즈로 건너갔고 에레라와도 계약을 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SK는 거포 페르난데스를 영입합니다.
2002 페르난데스 : 132경기 출장, 타율 0.281, 556타석 499타수, 140안타, 45홈런, 107타점
페르난데스는 시즌 막판까지 삼성라이온즈의 이승엽, 현대유니콘스의 심정수와 홈런왕경쟁을 벌입니다. 그리고 데뷔 3년차 채종범이 0.291이라는 타율에 17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타선의 중량감을 강화했으며 2000년에 해태에서 SK로 트레이드된 이호준이 타율 0.288에 홈런 23개를 때려내며 중심타자로 성장합니다.
롯데에서 SK로 옮긴 유격수 김민재도 타율은 0.258이었지만 홈런 12개를 때려내며 역시 타선의 묵직함을 배가시켰고 외야수 이진영이 처음으로 3할을 치며 13개의 홈런을 때려내 리그 정상급 타자로 성장합니다.
하지만, 이 해에 SK의 문제는 마운드.
2000년에 10승, 2001년에 14승을 올리며 SK의 에이스로 활약한 이승호가 6승으로 주저앉았으며 작년 14승 투수 에르난데스는 7경기에만 선발로 등판합니다.
에르난데스에 이어 다른 투수용병들이 왔지만 썩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습니다.
이 해 SK의 최다승 투수는 조웅천과 신인 제춘모. 조웅천은 불펜에서 9승 5홀드 6세이브를 올리며 무너진 선발진 대신 든든한 계투로 활약했고 신인 제춘모는 선발투수로 활약 9승을 올리며 나름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다른 신인 채병용도 선발, 계투, 마무리 가리지않고 출격하며 7승 2홀드 11세이브를 올렸으며 조규제도 6승 3홀드 6세이브로 계투진에서 활약합니다.
그러나 선발투수진이 무너진 팀이 상위권에 도약하기는 힘든법.
SK는 61승 69패 3무로 6위에 머무릅니다.
다음회에 계속됩니다.
모든 기록은 아이스탯(www.istat.co.kr)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