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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8/16 18:02:26
Name 모모리
Subject [일반] 회장님 안녕히……
#. 블로그 글을 옮긴 것이라 반말입니다.




회장님 성적.


블로그 정리를위해서 뻘-_-짓을 하던 중 메신저로 회장님이 은퇴하셨다는 소식을
접했다. 놀라서 포털 스포츠란을 클릭하니 이미 한 꼭지가 회장님의 은퇴 소식으로
가득차 있었다. 소설에서 흔히 서술되듯 정신이 멍하다거나 눈물이 뚝뚝 떨어지지는
않았다.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아쉬움이고 곧이어 느낀 감정은 미움이었다.



난 원래 스포츠를 싫어했다. 그랬던 내가 언제부터인가 야구라는 스포츠를 좋아하게
되었다. 계기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어느 날 TV를 보다보니 야구가 재밌게
보이기 시작했고 꼴에 충청도 태생이라고 한화 이글스를 좋아하게 되었다. 뭣 모르고
야구를 보다가 눈에 들어온 선수가 '송진우'였다.

중계진도 팬도 모두 떠들어 대던 선수였으니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 이상했을 지도
모른다. 왜 그 사람이 내 눈길을 끌었을까? 주름잡힌 얼굴에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
를 짓는 그 투수는 한 번도 연예인은 커녕 친구나 가족사진 등으로도 컴퓨터 하드를
채워본 적이 없었던 나에게 '회장님'이라는 폴더를 만들고 송진우의 사진으로 채우게
만들었다. 컴퓨터 앞에서 시선을 집중해 동영상을 보는 것을 싫어했던 나에게 옛날 야
구 동영상들을 찾아보게 만들었다.

나는 그렇게 송진우에게 빠져들었다. 회장님의 전성기를 직접 본 사람은 아닌 흔히
말하는 '뉴비'였기에 나는 함부로 회장님을 좋아하는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회장님이
승리를 하면 만세를 부르며 좋아하고(내가 이런 행동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내
친구조차 날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곤 했으니까) 두드려 맞으면 내 일마냥 안타까워
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09년. 회장님은 불펜으로 전환한 후 연이은 등판에 부진한 성
적을 거두고 2군으로 강등되었다. 하지만 우리팀의 형편을 잘 알았기에 또 회장님이
연투만 아니었다면 그렇게 부진하지 않았을 거라는 믿음에 나는 회장님의 2군 강등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3000이닝의 기념적인 경기를 패배한 경기에서 세우게
한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를 욕하고 부진한 투수들을 보며 회장님이 선발로 던지면 너
네들 보단 나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회장님의 복귀를 기다렸다.

그리고 오늘 회장님은 은퇴를 선언했다. 아쉬움과 함께 '너네가 이렇게 부진하지 않
았다면 이런 어정쩡한 순간에 시즌도 마치지 않고 은퇴했겠냐.' 한화 선수들이 미웠다
. 이토록 부진하지만 않았다면 회장님이 은퇴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현
재 고등학교 2학년인 회장님의 조카─이영재 투수와 덕아웃에 앉아계신 모습을 보고
싶었다. 고등학교 1학년인 첫째 아들─송우석 포수와 배터리를 이루는 모습을 보고 싶
었다. 소용 없는 일이고 그들 탓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오늘만은 한화 선수들을 보며
웃을 수가 없다.



은퇴경기는 치른다니 다행이다. (당연한 일이지만)야구계를 떠나시는 것도 아니라 다
행이다. 앞으로는 코칭스태프로 뵈겠지만 얼른 연수를 끝내고 한화 덕아웃에서 웃는
모습을 뵙고싶다.



송진우 선수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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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페리안
09/08/16 18:06
수정 아이콘
과연...앞으로 200승을 거둘 선수가 있을까요...200승100세이브는 살아있는 동안에는 보기 힘들것 같고...
사실좀괜찮은
09/08/16 18:12
수정 아이콘
충격의 2002년...
사실좀괜찮은
09/08/16 18:14
수정 아이콘
취미란에 '스타크래프트'가 눈에 띄네요...
09/08/16 19:25
수정 아이콘
아...........ㅠㅠ
09/08/16 19:59
수정 아이콘
데뷔 후 변한건 허리 1인치라고 합니다.
기록은 물론이고 자기관리를 비롯해서 많은 부분이서 귀감을 사는 분이신데 많이 아쉽습니다.

2005년 장종훈,
2009년 송진우

이글스의 레전드 선수들 모두 이렇게 저물어가는군요. 올해 여러모로 안타깝습니다.
연아동생
09/08/16 21:09
수정 아이콘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때 금메달 땄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어떤 상황인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감독이 올라왔는데 당시 포수였던 홍성흔 선수가
송회장님의 공이 어느때보다 좋다고 끝까지 던지게 하여 결국 금메달을 따낸 기억 말이죠.
선동렬 감독님 같이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늘푸른 소나무처럼 언제나 이글스의 마운드를
지켜주셨던 그 든든한 모습.. 이젠 추억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한화의 성적이 좋으실때 은퇴 하였으면 좋았을텐데 여러모러 아쉽습니다..
이제 앞으로 좋은 지도자가 되어서 우리나라 야구 발전에 힘써 주셨으면 합니다.
티나한 핸드레
09/08/16 21:10
수정 아이콘
흑흑흑.... ㅠㅜ 마지막으로 승리한번 챙기시고 가셨으면... 연패라도 끊었을때 가셨으면 덜 아쉬웠을것을....ㅠㅜ
AntiqueStyle
09/08/16 22:17
수정 아이콘
제 평생 정말 뜨거웠던 1999의 감동을 선물해준 영웅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네요. ㅠㅠ
99년 10월의 어느 밤, 잠실에서 우승 확정후 그라운드로 뛰쳐나가 눈물, 콧물 쏟아내며 얼싸안던 선수들과 팬들..
인터뷰에서 그렇게 우승을 염원하던 옛선배들과 함께 못해서 아쉽다던 회장님 ㅠㅠ
한화팬으로써.. 그날의 감동을 어찌 잊을까요?

송진우 선수 정말 수고하셧습니다. !!
09/08/16 22:34
수정 아이콘
한화 또 한명의 레전드가 지는군요.. 아쉽지만 수고하셨습니다.
wish burn
09/08/16 23:36
수정 아이콘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는 걸 알고 있었지만,좀더 기분좋게 가셨으면 좋았을 것을..
한화팬이라면 잊지 못할 선수들입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朋友君
09/08/16 23:42
수정 아이콘
꼭 한화팬이 아니더라도 잊혀지지 않을 분이지요. 이젠 다른 자리에서 멋진 모습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09/08/17 00:36
수정 아이콘
아... 유일하게 야구에서 제가 관심 갖고 있는 선수가 은퇴하시는군요......
한화 이글스 시절부터 유일하게 이름이 들어간 기사를 클릭하게 했던 분입니다.
항상 지금과 같은 성실한 모습으로 모든이의 귀감이 되어주시길...
권보아
09/08/17 14:31
수정 아이콘
이글스는 리빌딩 과정에서 줄줄히은퇴할것 같은데..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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