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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7/14 15:20:37
Name swordfish
Subject [일반] 아담 스미스적 역설
사실 아담 스미스가 역설한 자유경제 제도가 지금 세계를 정크벅크 해서 그렇지
아담 스미스가 그리는 자유 경제의 미래는 역설적으로 참 암울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결국 분업 방식의 부의 산출은 결국 한계에 부딪쳐 경제 질서 자체가 붕괴해서린다고
저는 기억 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강조했던 자유 경제가 천국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고 스스로도 생각한 듯 합니다.

맑스 역시 역설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단순 설명하자면 자본주의는 나쁜 게 아닙니다.
오히려 현대의 위대한 물질 문명을 만든 동력이죠.
이러한 자본주의의 핵심인 자본은 노동에서 산출됩니다.
그러나 자본가는 생존과 이익 산출을 위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상품의 가치를 산출해주는 노동력 대신 기계를 도입합니다.
결국 기업의 비용은 증가하고 이익은 감소함으로서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붕괴해버리게 됩니다.

이러한 역설은 다시 슘페터로 이어지게 됩니다. 기업가는 꾸준히 혁신을 통해 자본주의를 발전
시키지만 결국 이러한 동력은 계속해서 감소할 수 밖에 없고 결국 자본주의는 붕괴해버리게 된
다는 내용이었죠.

아무튼 저는 경제에 대해 잘 모르지만 몇몇 경제 철학자들이 가진 이러한 역설적인 태도는 재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설명이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좀 자세히 가르쳐 주실 분 있으신지)

ps.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경제학자는 케인즈가 아닌가 합니다. 그 분은 진짜 경제학이 인간을
황금시대로 인도할 것이라고 믿고, 이를 위해 노력한 학자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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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14 15:53
수정 아이콘
응? 아담 스미스가 자유시장 경제에 대해서 우울한 전망으로 끝맺었나요?
맬서스라면 모를까.. 아담 스미스가 그랬는지는 모르겠네요..

어쨌든 만약 현재 주어진 우리의 여건이 곧 한계 생산점에 이른 것이 맞다면, 자유시장 경제에 대한 우울한 전망은 맞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유시장 경제의 가장 큰 장점 중에 하나는 현재까지 고안된 경제행위 체제 중에서 자율적인 혁신을 이룰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솔로우나 로머가 만들어 냈듯이 말이죠^^;). 그런데, 주어진 여건에서만 생각한다면 내부의 새로운 발전 소스가 없는 사회에서 어떤 체제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전 의문입니다.

제 개인적인 사상은 자유주의와 자유시장경제는 같은 선상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개인의 자유가 최대한도로 보장되는 '현재까지' 고안된 체계 중 가장 완전한 사회제도가 자유주의 및 자유시장경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짧게 말하자면 개인의 사전적인(ex ante) 행동과 사회참여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대신 자신의 행위에 대한 사후(ex post)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 더 맞는게 아닐까요? 전 그런 입장에서 원칙적으로는 신자유주의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다만, 불공정거래 및 강자의 억압 만큼은 자유의 보장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자유시장(혹은 자본주의) 경제에서도 근본적으로 바람직한 방식이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조금 불만이 있다면, 저 역시 철학적인 면에서 가방 끈이 무한히 짧지만^^;, 자유를 중시하는 사조를 수구로만 몰아가거나, 현재 경제 체제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오로지 자본주의의 근본적 오류로 몰아가는 시선은 그닥 바람직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저 역시 대체적으로 보수 쪽에 기울어있지만, 이 게시판에 있는 저와 다른 생각들을 상당히 즐겨 읽는 편입니다. 그게 표현의 자유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실제로 자유시장경제나 자유주의 완벽한 것도 절대 아니거든요. 진보적 성향을 가진 분들의 주장에는 설득력이 매우 강해서, 저같은 듣보잡은 도전도 못합니다 ㅠ.ㅜ

그리고, 현재 어느 멍청한 정치인 집단이 자유주의나 보수주의 자유시장경제의 근본 원리에 먹칠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꼭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09/07/1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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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헨리 조지 의 주장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09/07/14 15:59
수정 아이콘
뭐 지나가는 얘기로 하나만 더 덧붙이자면, 미시경제학의 어떤 논문에 따르면(한국에 계시는 교수님의 논문입니다), 역사상 존재했던 사회 제도 중 경제적 효율성이나 인간이 가진 생산성 극대화의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제도 중 하나가 노예제라는 결론이 도출되기도 합니다(물론 수학적 분석에 기반한 일반적인 결론에 대해서 내포하는 역사적 사례의 의미를 끌어낸 것이므로 조금 무리한 논의 확장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근데 그렇다고 우리가 경제 살리고 국민들을 열심히 일하게 만들기 위해서 노예제를 우리 사회에 재도입하는 것은 어폐가 있지 않겠습니까^^;

저는 자유시장 경제를 효율성의 측면보다는 원칙적인 면에서도 좀 봤으면 합니다. 제발 소위 '보수'라는 작자들이 '실용'만 외쳐대면서 골빈 짓거리를 하며 경제학 먹칠하는 행위는 관뒀으면 합니다(예를 들어 초봉 삭감, 복지 예산 삭감, 출총제 폐지 등등등...).
happyend
09/07/14 16:12
수정 아이콘
Tabloid님// 와,어떤 논문인지 보고싶네요.
저는 그 반대의 사례만 알고 있었던 터라. 우리나라의 경우도 솔거노비제가 외거노비제보다, 그리고 소작농제가 노비제보다 더 발달한 이유가 생산력때문이라고 알고 있는 데, 아마 위의 사례는 우리나라와 같은 극심한 기후변동을 겪는 농업국가의 경우가 아니라 노동집약적 청동기문명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잉카와 나일문명은 협동노동의 위대함을 알려주는 것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청동기문명이 아니라 철기시대 이후, 노예제노동(협동노동과는 구분되는)의 생산력 효율이라면 정말 흥미로운 주장이네요.
09/07/14 16:20
수정 아이콘
happyend님// 아, 역사학적 측면에서의 연구결과라기 보다는, 주인-대리인 모형(아마 경제지에서 자주 나오는 표현일겝니다..-_-)에서 일을 부림당하는 대리인(혹은 임차인 등등)이 최선의 노력을 하게 하도록 하는 계약 방식을 도출하다보니 일정 조건에서 흡사 노예제와 비슷한 성격의 계약 함수가 도출이 되더군요. 교수님께 혹시 이 결론이 노예제가 계약의 차원에서 효율적이라는 뜻이 되는거냐고 여쭤봤더니 교수님도 그렇게 생각했었다고 하시더라구요. 물론 경제사 논문이 아니기에 논문 어디에도 노예제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여튼 저도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여기서는 구체적인 역사적 사례라기 보다는 개인과 개인 사이의 계약에서 발생하는 정보 비대칭성의 문제에 집중한 결론입니다. 그리고 태만한 행위에 대한 처벌이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 정말 일을 잘했을 때 최고 한도의 보상(예: 자유민으로 해방시켜주기 등)이 가능한 계약 방식에 착안한 결론입니다.

(참고: 계약이론에서 정보 비대칭성은 예를 들자면 박사장님이 김대리한테 일시키고 외근나가면 김대리는 사무실에서 펑펑 놀고 안하는 경우를 뜻합니다 -_-a 그래서 박사장님은 김대리가 자기가 없을 때에도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하는 사후 지급의 임금 계약 방식을 고안해내는 것이 계약이론의 핵심입니다)

아, 물론 이 교수님의 논문이 노예제를 디벼보기 위해서 작성된건 아닙니다^^; 미시경제이론에 입각한 수학 투성이 논문입니다. 대리인에게 지급하는 임금지불 방식에 대한 연구 중에 특정 가정에 기반한 결론이지요. 제가 말이 꼬여서 제대로 전달이 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제 전공을 남한테 설명하는건 어려운 일입니다 정말 ㅠ.ㅜ 아직 제 주전공으로 결정난 것도 아니지만 -_-;;

그리고 전 경제사를 좋아하고 역사에 관심은 많지만 그래봤자 수학 통계학만 디비 파는 경제학도 풋사과라서요.. ㅠ.ㅜ 뜬금없지만 그나저나 요즘은 역사 이야기 안하시나요? 잼있게 읽고 있었는데...^^;
Shearer1
09/07/1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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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oid님// 고전파 경제학자들은 자본주의가 지속 되면 언제가 더이상 발전하지 못하는 정체상태가 온다고 보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걸 스미스는 더이상 발전하지는 못할거야 정도로 좀 유하게 얘기한 반면 맬서스랑 리카도는 그 표현을 상당히 과격하게 사용하였죠 리카르도와 맬서스의 곡물법폐지 논란은 이런 저발전이 되는 상태를 극복하려는 서로이 주장이 상충되어서 나온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고전파의 마지막(?) 학자라고 볼 수 있는 존 스튜어트 밀의 경우는 경제는 정체되지만 사람의 인성이나 다른 것들이 발전하는 사회가 되기때문에 암울한 사회는 아냐 라고 얘기하였고 그를 위해서 여러가지 복지제도를 주장하였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기도 했었죠... 음 리플을 쓰고 나니 웬지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은 느낌이 들지만(평소에 tabloid님의 리플을 강한 내공을 느껴왔기떄문에) 혹시나 도움이 될까 해서 달아봅니다.
happyend
09/07/14 16:35
수정 아이콘
Tabloid님// 아,그렇군요. 감사합니다.아주 쉽게 설명이 되어서 이해가 잘 됩니다.저도 역사를 미시적으로 통계적으로 수치적으로 보는거 좋아해서 나중에 써먹어보면 좋겠네요,이 계약이론이란것도요.^^좋은 아이디어가 될 듯 하네요.

요즘 일이 갑자기 밀려서 역사이야기는제가 되도록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는 변명이고, 보통은 아침에 생각나면 잠시 짬을 내서 쓰는데 요즘은 아침에 다른 일이 있어서 못쓰고 있습니다.(선덕여왕 관련해서 쓸게 좀 있는데, 잘 안되네요.다른 일에 집중해야 해서. 시간되는대로 올리겠습니다.드라마끝나기전에는...응? ?으아악...)
09/07/1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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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arer1님//
제가 경제학 내부의 철학은 정말 약해서요 ^^; 경제학 전공하면서 국부론 도덕감성론 울집 강쥐 베게로 쓰고 있다능.. -_-a 솔로우 모형에서 일종의 Steady State를 표현한 것 같군요. 뭐, 제가 생각한게 맞긴 맞았네요^^;; 여튼 그건 자유시장 경제 자체의 한계라기 보다는 인간과 세계가 가진 자원 전체의 한계라고 표현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그렇다고 자본주의 까면 사살 정도의 극단 논리는 아닙니다).

처칠이 말했죠. "민주주의는 역사상 존재한 다른 모든 사회제도를 제외했을 때 최악의 정부 형태이다" 전 Capitalism도 마찬가지로 생각합니다. 다만, 미래는 모를 일이죠~

하하, 여튼 Shearer1님과 댓글로 대화하는 것도 오랜만이네요~ 전 웨스트 윙 얘기만 게시판에서 나오면 항즐이님과 Shearer1님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허허허 -_-a
09/07/14 16:43
수정 아이콘
Tabloid //
어떤 책에서도 나왔었던 내용이죠. 자본주의의 아킬레스건 이었나 ?
공리주의를 비판하는 내용에서 효율성만을 따진다면 노예제 역시 굉장히 효율적인 제도라고 했습니다.

어디까지나 '효율'만을 놓고봤을때 말이죠.


>>덧:아마 이건 제레미밴덤이라는 공리주의 학자가 주장한 내용이었을겁니다.
Ms. Anscombe
09/07/1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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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이란 '누구의 효율'인가를 정해 놓은 상태에서 가능하겠죠. 동일한 기준에서 더 효율적인 것을 따질 수는 있겠지만, 절대적인 효율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머리에서 뽑은 거라 100% 정확한 인용은 아니지만(의미는 동일)

"현대 사회(20세기 초)가 혼란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원시 시대보다는 분명 나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하는 발표자에 대해 비트겐슈타인은 다음과 같은 말을 던졌죠.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겠지. 하지만 원시인은?"
09/07/14 16:48
수정 아이콘
백승님// 오호.. 그렇군요. 책 좀 더 읽어야 할텐데 휴.. ㅠ.ㅜ 저도 '효율'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에서 더 중요한 원칙은 많이 있죠.

이래서 사람은 인성교육과 철학적 사고 훈련이 정말 중요합니다. 저 역시 논문 기계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합니다만, 쉽지가 않네요..

happyend님// 제가 발로 쓴 내용을 이해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역사 이야기는 기대하겠습니다^^~
happyend
09/07/14 17:01
수정 아이콘
저는 개인적으로 역사를 움직인 힘이 '선의'가 아니라 '효율'을 추구한 시대지배자들의 욕구때문이라고 보기 때문에, 노예제가 절대 효율저일 수 없다고 믿어왔는데요,
가령 고구려의 경우 정복전쟁을 통해서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터라 (그래서 삼국 중에서 유일하게 정규군이 있었죠.만명이 넘는)정복지는 전쟁에 참가한 '가' 그러니까 귀족들에게 넘겨졌고, 그곳에선 정복지에서 끌려온 노예들이 노동을 합니다. 등가죽을 서로 이어서 도망가지 못하게 했다고 하니,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인간이 아니라 생산수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죠.(조선시대까지도 노비는 재산목록 공개시에 공개했으니 뭐 대우는 나아졌을지 모르나 인격적으로는 동일하겠지만)
이런 노동은 효율이 낮았습니다. 우선 노예의 수명이 지극히 짧았고, 매질이나 고통에 익숙해지는 한계치에 이르면 그냥 일을 하지 않고 맞아 죽기를 선택했습니다. 생산도구를 준다는 것은 치명적이었는데, 당시로서는 꽤 고가인 삽이나 곡괭이(지금으로 치면)는 망가졌죠.
그래서 생산도구가 발달한 시점에 이르러서는 농노(소작농,외거노비)노동으로 바뀌게 됩니다.효율때문에요.
이것이 일반적인 노예노동이 지극히 평화적으로 사라진 이유입니다.(노예들의 저항은 그들 노동이 지극히 조직적인데도 없었죠.그만큼 비효율적인 조직이란 증거도 되고)
그런 점에서 노예노동에 효율성을 부여한다면, 딱 한 경우일 거 같네요. 집에 가지 않고 먹고 자지 않고 쉴새없이 해야만 하는 노동.
swordfish
09/07/14 17:03
수정 아이콘
Shearer1님// 그런면에서 밀은 진짜 특이 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적으로는 자유 지상론에 가까우면서 경제에서 그런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님이 설명한 밀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까. 왠지 헤세의 '유리알 유희'의 세계가 연상 되네요.

Tabloid님// 댓글로 많은 걸 배운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자본주의가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경제 체계라고 생각합니다. 단 자본의 힘이 정치의 영역에 더 이상 들어 오는 사태는 좀 피했으면 합니다. 자본이 정치적 권력의 배분마저 왜곡 시키고 있으니까 말이죠. 또한 이 정치적 권력의 왜곡이 다시 시장의 왜곡을 가져 오는 사태를 가져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정치와 경제 자유 두개 모두가 붕괴해 버리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 스럽습니다.

아무튼 경제에 대해서는 정치 경제 수업 밖에 들은 게 없어서 이런 글 쓰고 후회 중입니다. 그러나 몇몇 부분은 배울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09/07/14 17:10
수정 아이콘
happyend님// 저는 그 교수님의 강의 중에 이 내용과 언급하신 말씀을 듣고 나서 가혹한 환경에서 고된 육체 노동에 종사했던 소모품 수준의 노예보다는 사실 고대 로마 시대에서의 노예제가 더 떠올랐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체벌과 채찍을 통한 소모적 노동은 효율성이 떨어지도록 되어 있습니다. 소위 말해 '죽는게 낫다' 싶은 경우가 많고, 죽어도 무한의 공급처가 있다면 주인 입장에서도 죽어도 아깝지 않을테니까요.

그런데 로마 시대의 노예는 좀 다르다고 알고 있습니다(카이사르 빠 동인녀 시오노 나나미의 주장에 기반한 내용이니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복지를 보장받았고, 주인의 밑에서 열심히 일할 경우 자유민에 준하는 대우를 받을 수 있었으며(미드 '롬'에 보면 시저의 비서가 노예죠. 근데 장군들한테 고개 빳빳히 세우고 얘기합니다), 정말 일을 잘하거나 공로가 클 경우 해방 및 시민권 부여도 가능했습니다. 보상의 측면에서 노예제가 효율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그 때였습니다.

물론 역사적 사례를 완전히 모르기 때문에, 제가 반박할 수준의 가방끈은 절대 못됩니다^^; 다만, 노예제의 효율성을 생각했을 때 저 역시 disposable한 수준의 노예들에 관한 관점으로 느끼지는 않았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어서 다시 댓글을 달게 되었네요. 글쓰신 분한테 좀 미안합니다. 주제랑 관계없는 얘기로 새버리게 만든 책임에 제게 있는 것 같아서요 ㅠㅠ

아, 마지막으로 happyend님께 질문이 있는데, 서유럽에서 1인당 곡물 생산량이 로마 시대와 중세 중 어떤 시대에 더 발달했었는지 알 수 있을까요?
09/07/14 17:15
수정 아이콘
swordfish님//

저는 대가가 없는 자본이라면 정치의 영역에 자본 참여는 자유주의 정치사회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바마가 자본 없이는 압도적인 승리를 절대로 이루지 못했을 테니까요. 실제 작년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의 유세 자금 총알은 다른 후보를 모두 압도했었습니다. 대가 없는 자본의 참여는 국민들의 표를 통한 지원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국민의 감시가 되지 않는 곳에서 꼭 대가성 거래가 생기는 것이 문제죠. 오바마의 선거 자금이 주로 웹을 통한 우리나라 식으로 말하자면 '돼지저금통' 후원에 힘입은 바가 큽니다.

(웨스트 윙 장면 언급하려다가 참습니다.. 진짜 이야기가 완전 산으로 가버릴까봐..)

그리고 정치선진국들은 대가 없는 물량 공세에 꽤 앞장서기도 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바가 맞다면 조지 소르스같은 할배가 대표적이죠.
(전 이 할배 싫어합니다. 강쥐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는거 같아서요.. 뭐 그건 빌 아저씨도 마찬가지지만)

오히려 전 글쓰신 분께 죄송합니다 ㅠㅠ 괘니 노예제 얘기 꺼내가지고 논의가 산으로 간거 같네요.. 꺼내지 말걸..
09/07/14 17:16
수정 아이콘
happyend님//

노예제의 효율성이란 측면이라면... 분업적인 측면에서의 고려가 아닐까 싶군요. 각각이 맡은 역할을 지속적으로 충실하게 함으로써 전문성과 함께 효율성을 키운다랄까요. 그런 체제의 지속성을 고려한다면 효율이 유지될 수는 없겠지만 경제 이론상의 모델로는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happyend
09/07/14 17:17
수정 아이콘
Tabloid님// 서유럽의 역사에 대해서 그정도까지 미시적으로는 절대 모르고요(흐흐)
제가 아는 것은 우리나라 17세기에서 18세기까지의 노비들의 1일 식량의 양이 서양의 당대 농민들의 그것보다 두세배 더 많다는 것 정도입니다.그러니까 우리나라가 적어도 18세기까지는 세계에서 탑클래스의 1인당 곡물소비량을 자랑하는 나라였다는 겁니다.(흔히 뉴라이트 경제학자로 알려진 분의 책에서 본 내용입니다.)
그렇지만 이때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과 서양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묘사합니다.
이 모순의 핵심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뒤떨어진 물물교환경제를 오래도록 유지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중입니다.(이것은 연구결과가 없어서 자신있게 말씀드리지 못합니다.)
09/07/14 17:21
수정 아이콘
happyend님// 이영훈 교수님 책인가요..(이름 말하면 안되고 who you know로 말해야 하나..)
뭐 대충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드네요.. 당시 화학 비료가 없던 농업 사회에서 식량 생산성이 농기구 발전에 의존했다기 보다는 토질에 힘입은 바가 크고, 벼가 밀보다 생산적이라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사실은 경제사 과목 들으면서 중세 농업에 대한 내용은 있지만(생산성이 떨어지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인클로져 운동이 나중에 떴겠죠? 인클로져가 그거 때문인게 맞나.. 6년 전에 들어서 ㅠㅠ) 그와 비교할만한 로마 시대 농업에 대한 내용은 배운 바가 없어서요..
happyend
09/07/14 17:25
수정 아이콘
Tabloid님// 아는것도 없으면서 말씀드리긴 그런데요, 로마는 밀이 잘 안되기 때문에 주변 식민지에서 식량을 조달해와야 했다고 하네요.그래서 전쟁광이 된 것이라고.그런데, 음식관련 책(제목 생각 안나네요)에 보니 이런 말이 있더라고요. 신과 가까운 곳에 있는 음식일 수록 귀족의 음식이라서 포도는 귀족이 먹고, 밀은 평민이 먹고, 감자는 야만인이 먹는다는.
로마의 기후상 밀보다는 포도가 잘 되었기 때문에 나온 자기 변명론적 논리구나,하면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로마 농업에 대해 제가 아는 것은 이것이 거의 전부^^참 뜬금없죠?죄송
풍운재기
09/07/14 17:28
수정 아이콘
왜 난 이걸 아담 스미스 역적설로 보고 들어온걸까....
09/07/14 17:33
수정 아이콘
happyend님// 네. 사실입니다(-_-;)
아우구스투스 옥타비아누스가 안-크 연합군을 악티움에서 쳐부수고 이집트를 황제직속령으로 내린 이후 로마 '시'의 밀 공급은 주욱 이집트 농지를 통해서 조달되어 왔다고 시오노 나나미 아줌마가 얘기해주긴 했습니다. 다만, 그 전에도 로마는 이미 지중해 패권국이었는데, 결국 군사력이 경제력에서 나온다고 한다면 로마는 이미 그 전에도 상당한 농업 생산력이 있었어야 했다는 결론이 나와야 하지만(적어도 BC 200년경 무려 5만명 이상의 군사력을 동시 징집하는게 가능할 정도로).. 경제사에서 그 얘기는 없어서요.. 동방 무역 이전에 중세 초기 군주나 제후 그 누구도 공화정 로마 수준의 경제력 이상을 가진 군주는 없던 걸로 알고 있었거든요.
swordfish
09/07/14 17:50
수정 아이콘
노예 제에 대해 한마디 하자면 사실 주인에게는 노예제 자체가 상당히 돈이 많이 드는 제도 입니다.
일단 노예를 사는데 많이 돈이 들고 유지비 역시도 많은 돈이 듭니다. 가혹한 노동? 노예 값이 쌀 때야 가능하죠.
비싸면 오히려 불가능합니다. 만약 노예가 죽거나 다치면 큰 손해거든요.
하지만 가혹하게 안시키면 노예제 자체가 동기 부여가 떨어지기 때문에 큰효율성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노예 수급이 어려울 때 자유 농민이 농노나 소작농이 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겁니다.)

사실 이 때문에 서양 중세 보다 고대의 농업 생산량이 상당히 떨어집니다. 괜히 고대의 도시는 농촌을 착취해서
번영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게 아닙니다. 실 생산량은 형편 없는데 착취를 통해 도시의 사람들만 화려한 삶을
살았으니까요. 시오노의 노예론이 우스운게 바로 이겁니다. 뭐 물론 포로로 잡힌 지식인 층 노예야 자유 노예나
그런게 가능하겠죠. 하지만 대다수를 차지한 농장의 노예가 그런 자유를 누릴 수 있었는지 의문입니다.
(중세의 농업 생산량 증가는 온화해진 기후, 보다 선진화된 농업 생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노예제는 서양과 약간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한국사가 서양사보다 더 약한 편입니다.)
일단 한국의 노비는 서양의 Slave와 미묘하게 다릅니다. 일단 그것 치고는 자유롭고 인신 구속 차원도 약한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농노였나 라고 물으면 그것 치고는 한 개인의 재산이라는 사실은 분명
했으며, 농노의 계약 관계라기 보다는 분명한 구속 관계였거든요. 그래도 뭐 차이가 없는 건 조선의 경우
농민의 대다수가 자유민이었고, 노비 의존도는 경제상 크게 낮았으니까. 왠지 무시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서양 농민보다 조선 농민이 많이 먹을 수 있었던 이유는 순전히 개인적인 사견으로는 일단 쌀이
밀보다 수확량이 많았다. 또한 인클로저나 여러가지 자본주의 발달로 인해 서양에서 순수 곡물 경작
지에 비해 축산물이나 다른 상품 경작지의 비율이 증가했다.
하지만 그외의 재화와 용역의 양이나 질이 떨어 졌기 때문에 서양 농민보다 못사는 것처럼 보였을 겁니다.
그래도 당대 일본보다 못살았다는 건 좀.. 일본 농민의 삶은 조선 농민보다 더 형편 없었습니다. 너무 많이
높으신 분들이 빼먹었거든요.
사실좀괜찮은
09/07/1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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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지식으로나마 좀 끼어들까 했는데... 나올 수 있는 말은 거진 다 나왔네용 - _-;;

swordfish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당시 일본 자료들을 찾아 보면 농촌 수탈의 정도는 매 정부 때마다 악순환을 거듭했습니다. 자료만 보다 보면 어떻게 이러고 살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덧붙여, 저는 아직도 모든 도시들이 농촌의 그림자 안에서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착취의 대상이 자국 밖으로 옮겨간 정도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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