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인데도 출근을 했네요. 요즘세상에 무슨 토요일 출근이냐 하시겠지만
아직은 중고등학생들 같이 놀토가 있다고 하네요.
물론 출근은 0.5일 휴가로 적립(?)이 되어 1년이면 20일이 넘는 휴가가 쌓인다고는 하지만토요일 출근이 좋을 수는 없겠죠.
하지만 거의 1년 동안 자의에 의한 반 백수 생활을 했기에, 일단은 출근을 한다는 사실에 기쁘기만 합니다. 작년 여름에 토익 관련 자랑성-_-글을 한번 올렸지만, 취업과 곧바로 연결되지는 않더군요. 면접에 가면 100% 받는 질문이 있었죠. 자네 영어실력은 상당히 좋은 것 같은데 학점이 왜 이따윈가-_-;; (물론 면접관님들께서는 점잖은 표현을 쓰셨죠)
전공을 살려서 취업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는 학과의 대학원 중퇴생을 받아주는 회사는 많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 같이 취업준비했던 친구들도 마지막 하나 남은 면접에서 붙어서 다들 좋은데 다니기 시작했는데, 한학기 - 아니 무한대로 늦어질수도, 취업을 못할수도 있다는 불안감은 겪어보지 못하신분은 모를겁니다.
당장의 생활비 마련을 위해 접었던 과외를 뛰어볼까 생각도 했지만 제 인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가카님께서 만드신 멋진-_- 행정인턴생활도 했었네요.
작년 하반기 모집에서 첫 서류 탈락의 아픔을 맞보게 해준 SK
그당시에는 참 받아들이기 어렵더군요. 10배수나 뽑는 서류에서 나를 탈락시키다니-_- 회사가 미친게로구나 -_- 이제는 SK관련 제품 아무것도 안쓴다 !
취업스터디 친구들이랑 처음에는 그렇게 회사까기 놀이를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쓰지말아야 할 제품들이 늘어나더군요.( PGR에는 자음허용이 안되는게 아쉽군요 크크) 전화는 LG텔레콤만 써야했고, 자동차는 삼성자동자밖에 탈것이 없는 상황( 두 회사에는 원서를 쓰지 않았거든요)
두 번째 취업시즌에 들어서니 “ 귀하의 자질은 뛰어나오나, 한정된 채용인원으로 인해 ..” 라는 멘트에도 익숙해지더군요. 점점 자포자기 단계로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정말로 운이 좋게도 딱 한곳의 회사에 면접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혀 생각하지도 않던 회사였는데, 취업준비를 하던 후배가 알려줘서 마감일 밤 11시에 30분 공부하고 20분동안 완성한 자소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 같은)
20명정도 모집에 3천명이 지원했다고 하는데, 다행이 학점을 안보고 토익만 봤는지 -_- 70명의 서류합격자에 포함될 수 있었고, 약간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은 최종합격하고 출근하지 이제 한달이 약간 넘었네요.
평소 잘 모르던 회사였지만, 최근에 큰 규모의 외국계 회사에 인수되면서 가능성이 보였기에 출근을 결심했고, 음.. 외국계로 바뀌었으니 조만간 주 5일제로 바뀌겠죠?
아 박정현 이야기를 주로 쓰려고 했는데, 어떻게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어쨌든 이번주에 LG아트홀(센터인가?-_-)에서 박정현 콘서트가 있고, 일요일 마지막 공연 두장을 예매해 두었습니다.
1년이 넘도록 학교에서 끈질기게 찝적댔던 분(?)과 드디어 첫 데이트?를 하게 되었네요. 제가 학교에 있을 때 조교실에 있던 친군데 (적절한 어휘가 안떠오르네요. 분-_-도 이상하고 여자-_-도 이상하고 어쨌든 pgr에서 가끔 보이는 ‘여자사람’) 조교가 학생이랑 엮이(?)는건 안된다고 말하면서 (핑계였을 확률이 98% 이상이지만- 크크) 끝없이 도도하던 그녀였는데 회사원신분-_-이 되고 보니 조금 다르게 봐주고 있나봅니다.
회사에서 일을 대충 끝내놓고, 박정현 팬클럽 사이트에 들어가서 내일 공연정보나 알아볼겸 게시판을 배회하던중 “ 급 ! 오늘 콘서트 같이 가실분 - 5만원 - 친구가 펑크를 내서요 ㅠ ” 라는 글을 발견합니다. 8만원짜리표- 팬클럽석 좌석이 5만원에 나오니 입질이 슬슬-_-
프로필을 조회해보니 90년생! 헉. 나랑 대략 10살차이 - 나를 무서워할 확률이 120%인데..
하지만 별 고민없이 전화를 했습니다. 나의 관심은 박정현에 있고, 내일 공연에 나는 2년간 찝적대던 여인네랑 데이트가 있으니! (하지만 마음한구석에선 예뻤으면 하는 기대가... 죄송합니다)
드디어 박정현 이야기를 시작하네요.
공연이 시작되었고, 거의 1년 3개월만에 박정현을 다시 보네요
아 그런데 졸리기 시작합니다 -_-; 12년째 빠돌이 생활을 하고 있지만, 어제 4시간도 못자고 출근했더니 눈이 감기기 시작합니다.
1부내용은 중간중간에 비는 부분이 많네요.
이번 콘서트는 락 편곡에 중점을 둔것 같더군요. 팬이 아니라면 절대로 알지 못하는 박정현의 락 본능!
음향시설만큼은 국내 최고라고 인정받는 공연장이었는데, 제가 졸려서 그랬던건지 음향이 별로 맘에 들지 않더군요. 목소리가 뭍히는 느낌도 들었고
1부의 마지막곡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7집 앨범에 있는 ‘비가’ 라는 -순간 한옥타브 올리기 신공을 보여주는- 곡의 후반부를 락버젼을 편곡했던데 정현씨의 귀여운 샤우팅(?)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게스트로 ‘정엽’ 이라는 가수가 나왔는데, 참 멋진녀석(?)이더군요.
사실 누군지 몰랐는데, 전에 제리케이가 추천해준곡을 한번 들은 기억이 나네요
( Jerry K 에 대해 전에 ‘레종블랙’ 이라는 아이디로 글을 두개정도 썼네요. 지가 아무리 힙합계?에서는 알아주는 가수라지만 저한테는 차돌이 김밥에서 김치찌개나 먹는 찌질한 김진일일뿐 크크 - 아 제발 자음허용좀 안될까요 )
어쨌든 자기는 리허설도 안하고 일어나서 처음 부르는건데
원래 실력이 좋으니 노래가 잘 나오는것 같다, 60%만 보여준건데도 이렇게 잘하는데 100% 다 보여주면 큰일날지도 모른다! 라고 주장하는 재밌는 녀석 ( 헉 저보다 나이가 많군요 ) 녀석 취소 - 분 이더군요
고음처리 기술? 이 상당했고, 자신감에 걸맞는 실력을 가졌더군요
(제리 녀석이 추천해준곡은 정엽 1집의 You are my lady)
두번째 게스트는 예정에 없던 이수영씨가 나왔습니다.
제가 사실 박정현 이외에는 별 관심이 없었기에 (예외적으로 원더걸스 소희나 카라 승연이는 좋아합니다만) 이수영에 대해서도 잘 몰랐는데
상당히 재밌었고. 평범해 보였지만 상당히 아슬아슬 했던 의상도 인상적이었고 (변태아님 ㅡㅡ;) 어설픈 웨이브는 최고였습니다. 정현씨가 미국에 가 있는동안 자기가 회사를 먹여살려야 된다고 하던데! 세컨드?로 이수영을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2부에도 좋은곡에 몇개 있었는데, 떠오르는곡은
저에게 지미추 라는 구두 브랜드를 알게 해준, 6집에 있는 other side와
2집의 숨겨진 명곡‘ 바람에 지는 꽃’ 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른 댄스곡들은 예전 콘서트의 편곡을 그대로 가져와서 조금 실망하긴 했지만
폴짝거리는 정현씨의 모습은 여전히 귀엽더군요.
그리고 문제의 곡 “ It's me "
이 곡도 2부 댄스타임-_-에 항상 나오는 노래였고, 편곡도 그다지 바뀌지 않았지만
4년전 복학생이던 시절 만났던 과 후배가 떠올랐습니다.
“ 예비역 윤리 강령” 을 명백히 위반했었죠. 2년넘게 사귄 남자친구를 군대로 보낸지 2개월 밖에 안되는 그녀에게 노골적-_-으로 접근했고, 말이 웃기지만 일종의 불륜? 이 시작되었죠
남자친구녀석이 휴가 나오면 아주 애매해졌다가, 또다시 학교생활에 집중하게 되면 저에게 집중-_-하게 만들었던
어쨌든 저는 그녀에게도 박정현 교육-_-을 시켰고, 꾸준한 교육의 결과 그녀가 가장 좋아하게 된 곡이 3집에 있는 ‘It's me' 라는 곡입니다.
어느날 집에 데려다 주는 길에, 아주 부끄러워 하면서 핸드폰으로 노래한곡을 들려줍니다. 자기가 어제 친구들이랑 노래방 가서 부른 ‘It's me' 라면서요.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요.
오늘 콘서트에서 그 곡을 듣는데, 그녀와 만났던 1년정도의 시간이 순식간에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더군요.
팬들만 아는 곡이라 길거리에서 그 노래가 나올 확률은 없지만.
그녀는 혹시나 그 노래를 듣는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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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돌이킬 수 있다면 다시 만나고 싶지만, 제가 너무나 큰 잘못을 많이 했기에 그럴수는 없겠죠.
오늘 정현씨 콘서트 테마로도 한 얘기지만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면 지난 사랑은 머릿속에서 깨끗이 비워야 하는데
갓 제대하고 너무나 순수하던 시절 (예비역과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지만 그땐 정말 그랬던것 같네요) 만났던 그녀에 대한 기억은 아마도 지우기 어려울것 같네요.
내일은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날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긴 찝적거림에 대한 보답차원(?)의 만남이 될지요.
두려운건, 이제는 조건을 이것저것 따지면서 결혼을 목적으로 만남을 시작해야 하는 나이에 도달-_- 했다는것입니다.
앞으로 새로 만나게 될 사람은 다 그렇겠지요. 출신학교와 직업 연봉 등이 더 중요해지는..
내일 만나게 될 그 친구에게 미련을 못버리는 이유는
순수하던 학생 시절에 아무 이유없이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벌써 한시간반이나 썼네요. 잠이 몰려와서 마무리가 잘 안되네요.
혹시나 기회가 된다면 오늘 예습-_-한것을 기반으로 내일은 제대로 된 콘서트 후기를 한번 올려보겠습니다.
스크롤 압박을 이겨내시고 여기까지 다 읽으신분께 감사드립니다 (할인쿠폰이라도 몇개 쏴드리고 싶지만 그런 권한은 없네요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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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취업 축하드립니다^^
너무 부럽네요...이번엔 꼭 가고야 만다고 다짐을 했건만...(항상 정현님 콘서트가 할때면 우환이 겹쳐서 못가곤 했습니다..)
부모님 결혼기념일에 여자친구생일, 본인생일, 여자친구와의 기념일 등이 곂치다보니....
자주있는 기회가 아니라 더욱 아쉽기만 하네요...다음 콘서트때는 제발...
joy0580님// 이번에 미국가서 꽤 오랬동안 안올것처럼 말하던데.. 다음콘서트는 꼭 예매하세요 ~
반달님// 작년 하반기에는 같은 취업준비생 입장에서 군대동기-_- 같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_-을 공유하면서 자주 보고, 메신져질 했었는데 올해는 아직 못봤네요. 양주 쏘기로 해놓고 도망가긴 했지만 제 사촌동생들에게 사인시디를 직접 발송해주는 착한(?) 녀석입니다.(양주값이랑 퉁치기? -_- 했습니다. 크크) 제가 마지막으로 취업해서 조만간 한번 모일것 같은데, 노래방에서 듣는 현직(?) 힙합가수의 노래가 기대되는군요
Arata님// 할인쿠폰'도' 발행하는곳입니다^^ G마켓이에요 ~ 얼마전까지 정식 상호가 인터파크지마켓이었는데 최근에 이베이지마켓으로 바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