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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9/05/24 17:50:28 |
Name |
용용 |
Subject |
[일반] 조기를 게양 했습니다. |
좀 오버인지 모르겠지만 영결식 때 까지 매일 조기를 게양하려 합니다.
진짜 다시 정치인 때문에 울게 될지는 몰랐는데 감상적이 되는 건지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 대통령 관련 사연 하나에도 눈물이 나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대통령 노무현에 대해서는 실망이 많았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저렇게 가시니 이제는 정치인이 아닌 인간 노무현만이 남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노무현을 꽤나 좋아했었다는 걸 알게 되네요.
대부분이 그렇지만 처음 노무현을 눈 여겨 보게 되었던 이유, 뻔히 영달의 길이 보이는데 늘상 가시밭길을 택하던 사람.
물론 정치적인 계산인 뒤에 깔려 있지만 그 안에서의 최대한의 솔직함을 보여준 사람.
결과는 그다지 시원치 않았을지 몰라도 늘 원칙에 집착하고 고민이 눈에 보였던 사람.
그리고 뭐가 어찌 되었든 퇴임 일 년만에 절벽 위에서 뛰어 내려야만 했던 전직 대통령.
사실 며칠 전까지도 그를 위해 열성적으로 뛰었던 사람들마저 욕보이게 막판 추문을 보인다고 좀 고깝게도 보였는데
아마 그런 미안함까지도 안고 뛰어 내렸겠지요.
대통령 노무현은 사실 제 기대치에는 많이 못 미쳤습니다만 그건 그가 그만큼 대단하다고 보았기 때문이었고
언제나 나보다 훨씬 잘 난 사람이라 생각했었는데.
간사한 인간의 마음인지라 이제는 연약했고 고뇌했을 그의 인간의 모습만이 보입니다.
언젠가는 당신의 재임시의 정책상의 문제에 대해서 다시 언급하게 되겠지요.
당신이 미워서가 아니라 나 역시 착각한 부분이 있었던 신 자유주의 정책 등으로 인해
막상 지금 가장 슬퍼해야 할 서민들이 당신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것은 당신의 업보이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그건 나중의 일이고 지금은 인간으로서 걸었을 당신의 험난한 길들을 되새기며
당신에게 끝없는 감사와 미안함을 느낍니다.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사후에라도 편히 쉬십시오.
앞으로는 절대 당신에게 존칭을 쓰지 않는 일이 없을 겁니다.
살아 생전 한 번도 제대로 대우 받아 본적 없지만 막상 당신이 가시니
하이에나 같던 정적들 마저 최고의 예우를 한다고 하네요.
비록 사후이지만 뿌듯하게 안녕히 가십시오. 영원한 우리의 대통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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