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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5/24 10:51:29
Name 데보라
Subject [일반] 어떻게 시간이 지날수록 더 우울해지네요!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어제 뉴스에서 음독단신 뜰때만해도...
뉴스를 보고 자살임을 알았을때도,
회사에 출근해서 일하고 있을때도,

업무 마치고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려고 할때, 친구한테 전화가 와서 우울해 하기에,
"그래도 산 사람은 살아야지" 이야기하고, 운동을 할때도, 이렇게 가슴이 먹먹하진 않았는데...

김대중 전대통령의 내 반쪽이 무너져버리는 것 같다는 말에,
그리고 유시민전의원의 말없이 흘리는 눈물을 보니 실감이 나네요!

어렸을때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아, 그 문제에 대해서는 늘 아웃사이더였고...
그때문에도 많이 좌절하였었는데... (중학교때부터 유세현장에 어머님이랑 김밥먹으면서 가곤 했었죠)
- 고향이 경상도인 서울사람치곤... (예전부터 늘 이렇게 사족을 달아야했죠!)

오히려 대학교 들어와서 이제서야 알게된 운동권 쫓아다니던 친구들을, '여태 몰랐나"하는 시선으로 보곤 했는데..

남들이 정치와 정치인을 보는 시선과 판이하게 다른 시선을 가진 저라고 생각하지만,

예전 하이텔 PLAZA란에서 노닥일때도 늘 생각했던 우리나라 양식있는 정치인이라면..
보수의 진보를 떠나서 반드시 이야기해야할
제 기준의 두가지 덕목을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실천하던, 눈에 띄는 정치인이 바로 노무현이었죠

김대중이야, 자신이 피해자니 언급이 힘들었겠지만..

부산 출신의 노무현은,
제가 생각하는 우리나라 정치문제의 최대 걸림돌인
지역차별을 정면으로 돌파하려고 했고,
언론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맞선 정치인이었죠.

김대중이 당선되면서, 전라도민의 한은 일부 해소되었지만,
(전 역사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노무현이 지역감정과 언론에 맞서 결국 대통령까지 되었지만...

여전히, 지역차별과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지배권력은 예전보다 더 큰 산으로 살아 있죠!

노무현 전대통령님이 식어가던 저의 가슴과 멍멍해져버린 제 머리에 또 하나의 짐을 떠넘기고 가신게 아닌가 하는 느낌입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편안하게 쉬시길!


ps. 우울함으로 이렇게 pgr에 첫글을 남기게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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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박이멍멍이
09/05/24 11:09
수정 아이콘
88년인가 정치가 뭔지 전혀 모르던 9살에 저는 멍하니 5공청문회라는 것을 보면서 노무현을 알았습니다...
90년 3당 합당 당시 끝까지 반대하던 노무현을 기억합니다...
그땐 저 사람이 왜 그러나 했죠... 아직 초등학생인 저사람이 왜그러는지 이해 못했습니다...
그런 초등학교 때 전라도 출신인 저는 전라도에 '김대중당' 출신만 국회의원이 되는게 싫었습니다...
어느날 우연히 부산시장에 노무현 출마를 알았죠... 저사람 '김대중당'인데....
이슈는 되었으나 보기좋게 낙선... 그러나 또 출마.... 낙선... 종로당선... 그러나 부산 출마 낙선....
전라도사람이었기에 지역감정이 더 싫었고, 그 지역감정을 해소시켜줄 인물로 저는 그 사람을 알았고 지지했었습니다...
여기에 나중에 생긴 민주개혁세력의 기대감...

재임시절 기대도 많았고 또한 그만큼 실망도 많았던 시민이었으나,
5공청문회부터 정치를 알아가기 시작했던 저는 그 후 20년간 가장 열렬한 지지를 보내왔던 정치인이었습니다...

데보라님처럼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보다 점점 우울함이 커져가는군요...
대한문앞을 가로막지나 말아야 속시원히 조문이라도 갈텐데,
그 차벽이 인내의 한계를 끌어낼까봐 두렵습니다..... 제발 차벽좀 걷어주셨으면....
답답합니다...
09/05/24 11:14
수정 아이콘
전 그냥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게 되네요.

최근에 읽은 어떤 글에서 열심히 사는 것도 애국이라고 합디다.
제 주위에 서거와 상관없이 자기 할일 열심히 하시면 일하시는 분도 있는데,
그 분을 보면 그렇게 사는 게 현명해 보이기도 합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어머니 말씀을 듣지 않고,
열심히 사시다가 결국 지쳐 쓰려져 현실을 도피해 버리시는 분을 생각하니
저는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초등학교 때 봤던 영화가 떠오릅니다.
한국 전쟁에 북한군 포로가 휴전협정이 체결되고
북한으로 갈건지, 남한으로 갈건지 혹은 제 3국으로 갈건지 결정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포로들이 북한 혹은 남한으로 갑니다.
그 주인공은 돌을 맞으며 제 3국행을 택하는 걸 보고
그때는 왜 그사람이 남한행을 택하지 않는지 안타깝고, 한심해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지금의 제가 그라면 주저없이 '제 3국'행을 택할 것입니다.
09/05/24 11:30
수정 아이콘
꼬옹님//
동감합니다.
요즘은 한국 사람이란게 부끄럽습니다.
09/05/24 15:10
수정 아이콘
꼬옹님// 최인훈님 소설 '광장'에 나오는 내용이죠. 그 영화가 소설을 원작으로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같아도 제3국행을 택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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