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를 기점으로 전경이 추모행렬을 밀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차가운 아스팔트에서 진행되던 초라한 조문행사마저 걷어내는군요.
그들에겐 믿는 구석이 있죠.
두눈으로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아니 보면서도 모르쇠하는 많은 국민들이 있죠.
80년 광주도 그랬듯이, 2009년 5월도 그렇네요.
그분은 가시면서 우리에게 마지막 불꽃을 남기셨는지도 모르겠군요.
......
제가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안 지가 10년.
눈팅만 하던 이곳에서 여러분들과 소통하는 게 오늘이 사실상 처음이군요.
여러분들의 짧은 혹은 긴 글과 함께 저는 빈소를 지키는 심정으로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참으로 만나서 반가운 사람들입니다.
그분이 저를 여러분과 소통하게 만들어 주셨네요.

-침탈하다 못해, 대형 스피커를 통해서 드!디!어!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해산하지 않으면...... 하는 말이 시작되네요.
우습네요. 오늘이 도대체 어떤 날인데..
전경들은 우렁찬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하아.. 제가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가 하나 분명히 생긴 오늘 하루입니다.
거듭 말하지만, 참담합니다. 부끄럽고 또한 동시에 분노를 삭일 수가 없네요.

얼토당토않은 여성들이 다수인 조문행렬에서 "밀어냅시다"라고 외치네요.
그들은.. 분명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