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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5/23 21:06:45
Name kimera
Subject [일반] 당신은 정말 그렇게 죽으면 안돼는 거였습니다.... 정말....
은하영웅전설이라는 책을 읽다가 책 전체를 벽에 던져버리고, 발로 밟아 찢어 버린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뒷 내용을 읽기 까지 적어도 2년은 더 걸렸던 거 같습니다...

그 부분은 양웬리라는 케릭터의 죽음게 관한 내용인데요.

지금 이 기분이 딱 그때와 같군요.

노무현님....

정말 그렇게 가면 안돼는 거였습니다.

당신이 대통령이던 시절, 당신의 지지율이 한없이 추락해서 8%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전... 그 8%였습니다.

당신이 탄핵을 당하고 칩거하고 있는 동안, 당신에 대한 지지를 위해서 새롭게 생긴 열린 우리당에 제가 한달을 아르바이트해서 벌었던 돈을 그대로 송금했던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이 대선을 치루고 있는 동안 외국에서 공부하고 있었기에 당신에게 투표할 수가 없어 제가 3년 동안 모아왔던 돈을 당신의 선거본부에 보냈던 사람입니다.

인터넷에서 당신을 비방하는 사람을 만나도, 그와 싸우면 혹여 당신에게 더 많은 책이 갈까, 그들에게 먼저 사과했던 사람입니다.

당신은 내가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것에 긍지를 가지게 해주는 최초의 그리고 최후의 대통령이었습니다.
제 마음 이 나라에 희망을 가지게 해 주는 아이콘이었단 말입니다.

당신이 살아 있어서...

그래서 당신이 설사 어떤 함정에 빠져 감옥에 가더라도, 전 여전히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단 한명의 지지자 였을 거란 말입니다.

이는 당신에 대한 무모한 사랑이 아닙니다.

당신은 내가 알고 있는 정치인 중에서 유일하게 이 땅에 역사에 대해서 소리내서 외쳤던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내가 알고 있는 정치인 중에서 유일하게 아 땅에 없는 자들을 위해서 아래로 내려갔던 사랑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내가 알고 있는 정치인 중에서 유일하게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서 스스로를 희생했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내가 알고 있는 정치인 중에서 유일하게 이익 때문에 원칙을 꺽지 않았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당신은.... 내가 유일하게라는 말로 치켜 새울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처음 알고...15년을 지지했습니다.

이렇게 가버리면, 난 이제 어떻해야 합니까....

힘이 들면 힘이 들다고 말하지 그랬습니까?
당신이 힘들었던게 이게 처음은 아니잖습니까?

오늘 새벽5시까지 일을 하다가, 잠자리에 들었을 때, 평소 같으면 5분이면 잠이 들 것이 한시간을 뒤척이더이다.
당신이 유서를 쓰고 있던 그 시간에, 난 무엇을 했던가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당신이 세상을 등지던 그 시간, 난 자려고 노력하고 있었더이다.

내 아이콘이 내 가 유일하게 사랑했던 정치인이 세상을 등지려고 하던 순간에 말입니다.

이 죄책감 어떻게 감당해야 합니까?

다른 이의 죽음이라면 그냥 받아들이겠는데, 당신은 정말 그렇게 안됩니다.

당신은 정말 그렇게 가면 안돼는 거였습니다.

나....

정말 당신 그렇게 못 보내겠습니다.

당신에 관한 글을 쓰면 정말 눈물이 너무 날거 같아서 TV도 안보고 인터넷도 안보고, 사람과 이야기도 못하다가....
일 때문에 컴퓨터를 티고 이글을 제일 먼저 적습니다.

눈물이 앞을 가리는 군요.

제길, 암걸려서 몇년때 수술 받는 사람보다 먼저 가는게 도대체 어디 있는 경우입니까?

그 세상에서 당신을 만나면 정말 미친듯이 당신에게 화낼 겁니다.
정말 그러면 안되는 거였습니다.

정말로요.

당신.....

나....

이제는 가만히 안있을겁니다.

나, 촛불 시위할 때도 조용히 있었습니다.
당신이 조용히 있어서요.
나, 이 정권에서 무슨일을 하던 당신이 감내하고 있어서 참고 있었습니다...

다 당신에게 해가 될까... 누가 될까....그저 가만히 보고 있었습니다.

내가 바란거...
그저 당신이 그 역사와 소신을 가지고 있었던 당신히 손주들의 재롱을 보며 고향에서 편안하게 사는 거였습니다.

그거 였습니다..

겨우 그거....

왜 그거 하나 지켜주지 못하게 하는 겁니까...


from kimera

ps: 몸과 마음이 다 아파서 두서 없이 글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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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5/23 21:12
수정 아이콘
kimera님이 느꼈을 아픔이 제게도 느껴지네요.
제발. 살아주시기만을 바랬는데.
서지훈'카리스
09/05/23 21:57
수정 아이콘
제가 바라던 모습에 가장 가까운 모습을 보이던 정치인은 바로 당신뿐이었습니다.
당신이 남아서 조금 더 희망의 끈을 붙잡아 주길 바랬는데...
그만큼 힘드셨던거겠죠
동트는 새벽
09/05/23 22:14
수정 아이콘
길가다가.. 육교위에서.. 버스안에서 울어버렸네요.
술사러나갔다가.. 지금은 머릿속이 그저 하얗네요..
09/05/23 22:26
수정 아이콘
그러고 보니...

저도 외롭게 죽음을 각오하며 유서 남긴 시간에

과제가 안풀려서 그냥 모니터만 째려보고 있었던걸 생각하니...
09/05/23 23:00
수정 아이콘
저도 마음이 아파 눈물만 나옵니다.

다 큰 녀석이 울고 있으려니 창피한데도, 자꾸 눈물이 나네요.
09/05/23 23:01
수정 아이콘
'당신이 대통령이던 시절, 당신의 지지율이 한없이 추락해서 8%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전... 그 8%였습니다.'

--저도 그 8% 하나 였습니다.
--지금 아무 소용 없지만,,,
불멸의저그
09/05/23 23:06
수정 아이콘
마음이 아픕니다.. 좋은 글을 읽으면 마음이 행복해 지는데,
님의 좋은 글에 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틀림과 다름
09/05/23 23:18
수정 아이콘
저도 그 8%에 속했습니다.
문제는 그 8%속에 제가 들어갔는지 안들어갔는지
조사할때 포함시켰는지 모르지만 그 8%안에는
저도 포함시켜주십시요.
바라기
09/05/23 23:29
수정 아이콘
글쎄요.
내가 생각하는 은영전의 당신은
욥 트류니히트였는데 말이죠.
정말 이런 죽음은 싫다는데 동의합니다만....
슬픈 하루네요. 정말%$#@!
내가 존경했던 유시민이 말했던 노무현은 절대 이런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스칼렛
09/05/24 01:53
수정 아이콘
전 92%였습니다.
하지만 당신을 존경합니다.
세오카
09/05/24 02:20
수정 아이콘
저도 그 8% 였습니다.
너무 믿기만 하고 관심이 없었습니다. 참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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