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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5/23 21:24:27
Name Saladins
Subject [일반]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
노무현 전 대통령님.

전 대통령님을 잘 모릅니다.

저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첫 기억은 부산시장 선거였을껍니다.

이런 저런 인터뷰를 보며 정치를 전혀 모르는 초등학생은 당신께 호감을 느꼈습니다.

그 후, 당신에 관한 기억은 없었습니다.

초등학생이 정치상황이 어떤지 정확히 안다면 그것은 제대로 된 사회가 아닐테니까요.

이후, 저는 2002년 고등학생 1학년의 나이로 당신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당신에게 가지고 있던 호감은 지지로 바뀌었습니다.

고등학생 1학년이라 대충은 알지만 정확히는 알지못하지만요.

그 이후 당신은 대통령이 되셨습니다.

그때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꼈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는 당신이 항상 옳지는 않았고, 되려 분노하게 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당신을 대통령으로 인정했습니다.

지지는 철회했을지언정 당신은 대통령이었습니다.

2008년 2월, 저는 당신의 대통령 퇴임을 축하했습니다.

드디어 퇴임 후에도 존경할 만한 대통령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5년 생활이 힘들었을 것을 알기에 그 무거운 짐을 내려 놓으신 것에 고생하셨다고, 이제 좀 쉬셔도 된다고 축하드렸습니다.

당신은 모르겠지만, 당신은 제 선생님이셨습니다.

당신은 제게 가치관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어떤 것이 잘못된 것인지를요.

물론, 당신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래도 이렇게 가실 줄은 몰랐네요.

당신이 떠나셔도, 저는 며칠뒤면 웃겠지요.

당신이 좋아하시던 야구팀 롯데를 보고 희노애락을 같이 하겠지요.

그래도 한 곳에는 당신에 대한 죄송함을 가지고 있고싶네요.

당신의 나이에 반도 안먹은 피도 안마른 젊은이이지만, 이 말은 꼭 드리고 싶어요.

이런 험한 세상에서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부디 좋은 곳에 가셨을꺼라 생각합니다.

후. 당신의 마지막 말씀이 기억나네요.

담배 있나요?

===========================================================================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칭할 호칭을 마땅히 찾지 못해 부득이하게 당신이란 호칭을 썼습니다.

글 재주가 없어, 마땅한 단어를 찾지 못하겠네요.

혹시 거슬리시거나, 좋은 단어를 알고 계신 분은 추천해 주세요.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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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5/23 21:32
수정 아이콘
"당신"이란 표현은 3인칭 극존칭 표현이라 그렇게 쓰는건 괜찮습니다.
양정인
09/05/23 22:07
수정 아이콘
당신이 '민주주의' 라는 허울 좋은 껍데기만을 걸치고 있는 정치후진국에서 벌여왔던 많은 일들을 끝까지 기억하겠습니다. 투표권을 가지고 처음 선거에 참여해서 국민의 소중한 권리를 당신에게 보내는 지지로 표현했던 한 사람으로서 당신이 원했던 정치와 민주주의를 위해서 내 소중한 한표를 분명히 행사하겠습니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꼴보기 싫어 포기했던 나의 권리의 대가를 지난 1년 6개월여간 뼈저리게 느꼈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겁니다. 그 뼈아픈 대가를 다시는 치르지 않도록 많은 국민들이 자신의 권리를 버리지 않게 저 세상에서라도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제가 존경하는 인물에서 가장 국민들에게 가까운 분이셨습니다. 비록 이렇게 떠나셨지만 저를 포함한 많은 국민들은 당신을 존경할 것이며 영원히 기릴 것입니다. 험난했던 이 세상의 일들은 잊으시고 편히 쉬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저 세상에서는 '정치' 는 하지 마시고 하고 싶으셨던 것들만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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