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2월 29일 Raw
03년 내내 에볼루션은 문자 그대로 Raw를 '지배' 하면서 다른 모든 도전자들을 때려눕혔는데, 특히 WCW 선수들이 죄다 트리플 H에게 격퇴 당하고 난 후 대립 상대는 한동안 긴장 관계만을 유지하던 숀 마이클스로 다시 변경됩니다.
이해 마지막 Raw에서 마이클스는 트리플 H의 타이틀에 도전하면서 텍사스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습니다.
대단한 명승부였던 이 경기에서 숀 마이클스는 트리플 H를 그야말로 압도하는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마지막에는 스위친 뮤직까지 작렬, 그대로 3 카운트를 따내는 완벽한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이렇게 챔피언이 되는 줄 알았던 마이클스 였으나...
갑자기 트리플 H의 챔피언 방어를 선언하는 제너럴 매니저, 에릭 비숍
그 이유인즉슨 커버할때 마이클스의 어깨도 땅에 닿았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즉 둘이 동시에 커버를 들어가는 더블 핀이 되었고, 무승부로 끝났으니 챔피언은 트리플 H라는 논리.
당연히 마이클스는 세상 다 잃은 표정을 짓고
분노를 참지 못하고 릭 플레어, 에릭 비숍을 두들겨 팹니다.
1월 1일 스맥다운
한편, 당시 스맥다운의 제너럴 매니저였던 폴 헤이먼은 한껏 잘난척을 하고 있었는데,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던 존 시나가 헤이먼에게 시비를 겁니다.
뚱뚱한 겁쟁이라고 자신을 조롱하는 시나에게 격분한 폴 헤이먼
3인조 스테이블인 FBI와 존 시나의 경기를 즉석에서 부킹합니다.
더군다나 이 경기는 로얄럼블 출전권이 걸린 경기. 만약 승리한다면 로얄럼블 경기에 나설 수 있지만, 패배하면 출전조차 하지 못합니다.
딱히 도와줄 만한 사람도 없는지라 혼자서 경기하러 나온 존 시나
그런데 이때 크리스 벤와가 등장합니다! 헤이먼의 생떼가 도저히 지켜보기 짜증나니 도와주겠다는 벤와.
결국 벤와의 크로스 페이스가 작렬하고 두 사람은 멋진 승리를 거두게 되고, 크리스 벤와는 로얄럼블 출전 권한을 따내게 됩니다.
1월 5일 Raw
비숍의 농간으로 무승부로 끝난 지난 주 Raw에서의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당시 Raw의 보안관 오스틴은, 트리플 H와 숀 마이클스를 경기장에 불러냅니다. 비록 무승부로 끝나긴 했어도 사실상 마이클스가 이긴 경기였던 만큼, 마이클스에게 재도전권이 있다고 주장하는 스티브 오스틴.
당연히 트리플 H는 자기에겐 더 증명할 것도 없다며 반발하지만, 오스틴은 "난 그냥 네가 두들겨 맞는게 보고 싶다"는 언제나 같은 막가파 논리로 로얄럼블에서 두 사람의 경기를 부킹하고, 여기에 더 해 그 경기를 격렬하기 짝이 없는 '라스트 맨 스탠딩' 경기로 부킹 합니다.
목적이 달성되자 마이클스는 득의만만한 표정을 짓지만
트리플 H는 마이클스에게 페디그리를 날리며 응수합니다.
1월 15일 스맥다운
이 날 폴 헤이먼은 눈엣가시인 존 시나를 하수인인 라이노와 경기 시켜 고통받게 하면서 즐기고 있었지만
이때부터 존나쎄던 시나는 라이노를 격파하고 승리하는데 성공합니다.
폴 헤이먼은 도망치려고 했지만,
갑자기 나타난 벤와에게 붙들려 다시 잡혀오고 맙니다.
꼼짝없이 위기에 봉착한 헤이먼은 자비를 구걸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존 시나는 폴 헤이먼의 입에 비누를 쑤셔 넣으며 모욕을 안겨다 줍니다.
1월 22일 스맥다운
지난 주의 수모에 격분한 폴 헤이먼은 시나와 벤와를 혼쭐 내주기 위해 시나 & 벤와 VS 라이노 & 맷 모건 & 브록 레스너 & 빅 쇼의 2 : 4 핸디캡 매치를 부킹, 두 사람을 아주 작살을 내버리려고 작정합니다.
그러나 정작 경기 시간이 되었을때, 빅 쇼의 라커룸은 미리 손을 써둔 시나와 벤와에 의해서 지게차로 가로막혀 있어, 나오지 못하게 된 상황
그래도 숫자에서 밀리는건 어쩔 수 없는지라 벤와, 시나는 어려운 경기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건방을 떨던 브록 레스너에게 벤와의 크로스 페이스가 제대로 작렬하고,
구사일생하긴 했으나 브록 레스너는 기가 질린 나머지 백스테이지로 도망가는 추태를 보이고 맙니다.
숫자 균형이 맞춰지자 바로 승리를 따내는 시나 & 벤와 태그팀.
두 사람은 구경하던 폴 헤이먼을 아주 작살을 내버리려고 작정했지만,
드디어 라커룸에서 나올 수 있게 된 빅 쇼가 난입,
두 사람을 아주 박살을 낸 뒤 "네 놈들을 로얄럼블 경기에서도 이렇게 끝장내주겠다" 고 표효합니다.
2004 로얄럼블
벤와를 미워하는 폴 헤이먼 때문에 로얄럼블에서 가장 불리한 1번으로 출전이 결정된 벤와는 각오를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이날 더들리 보이즈를 상대로 타이틀을 지켜낸 에볼루션 패거리가 갑자기 난입합니다.
벤와가 최고로 기술이 좋은 선수일지는 모르겠지만 로얄럼블은 에볼루션의 날이라고 괜히 시비를 거는 릭 플레어
벤와는 득의양양한 에볼루션 패거리를 일단 그냥 지켜만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날 경기가 예정된 마이클스와 트리플 H.
전쟁이나 마찬가지로 치열한 라스트 맨 스탠딩 매치로 맞붙게 됩니다.
경기 초반 승세를 잡아나가는 마이클스 였지만,
회심의 공중기를 트리플 H가 회피하며 그대로 테이블에 부딫히고,
엄청난 타격을 입은 마이클스는 경기 주도권을 모조리 내준채 트리플 H에게 처참하게 당하고 맙니다.
참혹하게 무너지는 숀 마이클스.
하지만 어떻게든 승리하겠다는 일념하나로 버티며 반격을 가하고
서로를 죽일듯이 증오에 찬 두 명은 정신력 하나로 버티며 사투를 계속합니다.
경기 막판, 트리플 H의 큰 기술을 반격하는데 성공한 숀 마이클스 였지만,
너무나 서로간에 데미지가 쌓였던지라, 두 사람은 처절한 사투 끝에 결국 모두 일어나지 못하고 경기는 무승부로 끝나고 맙니다.
한편 이날 1번으로 로얄럼블 경기에 나서는 벤와.
치열하게 싸우며 버티고 있었는데,
이윽고 네놈들 모두를 날려버리겠다고 호언장담 했던 그 빅 쇼가 등장합니다.
빈 말 하지 않았다는 듯 모두를 압도하는 빅 쇼
하지만 너무 압도적이다보니 다른 선수들이 모두 힘을 합치고, 제리코의 라이온설트가 작렬!
연이어서 RVD의 파이브 스타 프로그 스플래쉬!
존 시나의 파이브 너클 셔프!
여기에다 벤와의 다이빙 헤드벗까지!
신나게 다구리를 놓은 모두는 빅 쇼를 이제 탈락시키기 위해 몰려들지만
괴력으로 모두를 뿌리히는 빅 쇼.
슈퍼루키 존 시나가 가장 먼저 희생양이 되서 탈락하고 맙니다.
연이어서 RVD도 빅 쇼에게 탈락,
제법 질기게 버티던 제리코도 장외 쵸크슬램을 얻어맞고 탈락합니다.
빅 쇼를 거의 몰아붙히던 커트 앵글마저 결국 탈락하고 말고
결국 마지막으로 남은 벤와마저 탈락하게 되었을 때,
필사적으로 버티며 반격하는 크리스 벤와
결국 빅 쇼를 탈락시키는 기적을 만들어냅니다.
1번으로 출전해서 로얄럼블을 우승하는 기염을 토한 크리스 벤와.
1월 26일 Raw
로얄럼블 다음날의 러에서, 전날의 혈전 탓인지 상처 투성이로 등장한 트리플 H는 (무승부만 해도 타이틀을 유지하기때문에)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자신을 자화자찬 합니다.
그러자 더 못 들어주겠단 듯, 역시 여기저기 망가진 몰골로 나타난 숀 마이클스.
두 사람이 죽일듯이 치고 받은것도 벌써 2년이나 되었으니 이제 내가 더 뭘해야 하냐는 트리플 H와, 우린 아직 제대로 시작조차 안했다고 항변하는 마이클스의 설전이 벌어지고 있는데,
갑자기 러의 보안관, 스티브 오스틴이 두 사람의 대화 사이로 끼어듭니다.
오스틴은 전날 두 사람이 펼친 대혈전은 극찬했지만, 무승부는 실망스러운 결과라고 비판합니다. 그리고 로얄럼블의 우승자는 레슬매니아에서 챔피언에 도전할 수 있지만, '어떤 챔피언 타이틀에 도전해야 하는지' 는 규정에 나와있지 않다면서, 새로운 인물을 소개하겠다고 하는데...
그 사람은, 놀랍게도 스맥다운 소속의 크리스 벤와!
트리플 H와 숀 마이클스 두 사람 모두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진짜로 크리스 벤와가 Raw에 나타납니다.
벤와로서는 헤이먼이 자신을 매장시키려고 하는 스맥다운보다는 Raw에서 타이틀에 전념하여 도전하려고 한 것.
벤와는 자기가 18년 동안 늘 최고가 되기 위해 싸웠다며, 레슬매니아에서 자신의 상대가 트리플 H가 되건 숀 마이클스가 되건 개의치 않게 모두를 꺾어놓고 말겠다고 다짐합니다.
2월 2일 Raw
이날 크리스 제리코의 하이라이트 릴의 초대손님은 화제의 중심인 크리스 벤와였습니다.
친구이기도 한 벤와에게, (헤이먼의 방해가 있는)스맥다운을 떠나 러에서 도전하는 건 좋지만, 반대로 러에서 트리플 H를 상대하는건 에볼루션 전체와 싸우는 것이라는 사실을 아느냐고 충고하는 제리코.
벤와는 충고는 고맙지만, 그 어떤 것도 자신의 목적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제리코는 벤와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테크니션이지만, 아직 챔피언이 되어보진 못했다며, 벤와는 월드 챔피언이 될 수 없다는 비평가들의 의견을 말합니다.
바로 그때, 릭 플레어가 등장합니다.
릭 플레어는 로얄럼블의 백스테이지에서 벤와에게 챔피언이 될 수 없을거라고 말했던 인물.
"로얄럼블에서 했던 말을 아직도 이해를 못했나? 여기는 스맥다운이 아니라 러야. 러는 트리플 H, 바로 한 사람을 위해서 규칙이 돌아가는 세상이거든. 강자가 되고 싶으면 강자를 이겨야 한다, 하지만 너에겐 그런 기회가 오지 않을 게야.
크리스 벤와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테크니션이지만, 릭 플레어의 세계에서는 2등에 불과해. 네가 정상에 다가가려고 할때마다, 그 정상은 멀리로 사라지고 말 게다."
그러자 벤와는 트리플 H가 강자라는 사실에 동의한다면서, 그런 강자를 자신은 레슬매니아에서 꺾을 테지만, 그 전에 '네이쳐 보이' 와 먼저 싸우겠다고 말합니다.
한편 숀 마이클스는 그동안 계속 쫒던 트리플 H를 갑작스레 벤와에게 뺏기게 된 상황.
숀은 오스틴에게 솔직히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자기가 뭘 어쩔 수도 없으니 두고 보겠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오스틴은 숀에게도 재경기의 자격이 있다며, '뭔가를 얻고 싶으면,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고 충돌질합니다.
그리고 그런 오스틴의 말을 곱씹어보는 숀 마이클스....
2월 9일 Raw
이날 예정대로 벤와와 릭 플레어의 경기가 펼쳐집니다. 서로 미친듯이 챱을 써대면서 치열하게 맞붙는 두 사람.
하지만 벤와는 크로스 페이스를 사용해 릭 플레어에게 기권을 받아내는데 성공합니다.
벤와가 경기를 마치자 레슬매니아 계약식을 위해 입장한 트리플 H.
트리플 H는 잠깐 뜸을 들이더니 마이크를 붙잡습니다.
"생각해보라고, 벤와. 메디슨 스퀘어 가든, 레슬매니아에서 왕이 되는 것. 그동안 네가 체육관에서 지낸 밤들, 미국과 일본, 전 세계의 링에서 경기를 치루던 나날들, 그 모든 것이 한순간 엄청난 가치를 지니게 되겠지. 수만 명의 팬들이, '벤와' 라는 이름을 외치는 상상을!"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거든. 라커룸에서 이름을 불러주는 팬도 없고 가져갈 타이틀도 없이, 여지껏 벤와의 커리어처럼 (타이틀 없이)비어있는 가방을 가져가는 그 느낌을... 레슬매니아와, 18년의 땀과 피가 모두 헛된 일이 되는 걸."
"일생에 이런 기회는 단 한번밖에 오지 않겠지. 꿈을 이룰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지만, 이건 꿈이 아니라 현실이고, 그 현실이 바로 트리플 H야."
단순한 사인행위가 굉장히 무겁게 다가올때, 벤와는 묵묵히 사인을 하려고 하는데,
그 순간, 갑자기 숀 마이클스가 계약식에 난입합니다.
마이클스는 벤와의 꿈에 대해서는 잘 알겠지만, 자신과 트리플 H 사이에는 오래된 문제가 있고, 자신은 그걸 레슬매니아라는 가장 큰 무대에서 풀고 싶다고 말합니다.
벤와는 자기가 마이클스를 존경하고 마이클스와 트리플 H 사이의 오래된 관계도 잘 알겠지만, 레슬매니아에서 트리플 H에게 도전할 권리를 포기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선언합니다.
설득을 해보려고 하지만 워낙 의지가 완강해 도저히 대화가 이어지게 될 것 같지 않자,
갑자기 마이클스는 벤와에게 스위친 뮤직을 작렬!
그대로 꿈나라로 떠나고 만 크리스 벤와.
황급히 링 밖으로 피했던 트리플 H는 이 모습을 보고 좋아라 합니다.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라, 숀 마이클스는 막무가내로 자기가 레슬매니아 경기의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맙니다.
백스테이지로 돌아간 크리스 벤와는 당연히 격분해서, 에릭 비숍을 붙잡고 대체 단장이 무슨 일을 이따위로 하냐며 질책하고, 비숍은 수를 써보겠다고 벤와를 달랩니다.
그리고 그 대신, 다음 주 크리스 벤와 VS 숀 마이클스라는 드림 매치를 부킹시켰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2월 16일 Raw
다음 주 러에서 트리플 H는 대체 자기가 크리스 벤와와 싸우는 건지, 숀 마이클스와 싸우는 건지 모르겠다며 확실하게 결론을 내려달라면서, 팬들을 조롱하는 마이크웍을 합니다.
크리스 벤와는 트리플 H의 헛소리를 도저히 못 들어주겠다며 난입해 말싸움을 하다가 결국 난투까지 벌이고, 크로스 페이스를 작렬시킵니다. 도와주러 나오는 에볼루션 멤버들이지만 이미 자리를 피한 크리스 벤와.
화가 머리 끝까지 오른 트리플 H는 오늘 어떻게든 크리스 벤와를 찾아서 손봐주겠다고 선언하고,
이런 상황에서 예정되었던 크리스 벤와와 숀 마이클스의 경기가 열립니다.
세계 최고의 레슬러들 답게 뛰어난 경기를 펼치는 두 사람.
한참 동안의 싸움 끝에 크리스 벤와는 승기를 잡아가지만,
갑자기 트리플 H가 나타나고, 여기에 정신이 팔린 크리스 벤와가 HHH를 신경쓰는 사이,
숀 마이클스가 스위친 뮤직을 작렬하고 벤와로부터 승리를 얻어냅니다.
하지만 그런 마이클스도 경기 난입한 트리플 H에게 페디그리를 얻어맞고
두명을 간단하게 요리한 트리플 H는 좋다고 환호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난입하는 보완관 느님!
"어쭈 치겠다? 근데 내가 쫄것 같냐?" 면서 배짱을 부리던 오스틴은,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줍니다.
트리플 H가 레슬매니아에서 맞붙을 상대는 숀 마이클스와 크리스 벤와, 둘 중 한 명이 아니라, 두 명 모두 라는 사실, 레슬매니아에서의 경기가 트리플 쓰렛 경기로 열릴 것이라는 사실 말입니다.
깜짝 놀란 트리플 H는 이게 대체 무슨 말뼈다귀 소리냐며 격분하지만 오스틴은 그런 트리플 H는 신경도 쓰지 않고 가버립니다.
2월 23일 Raw
다음 주 러에서 트리플 H는 대체 이게 말이 되느냐고, 챔피언이 불리한 트리플 쓰렛 경기를 치루는 것에 대해서 불평불만을 늘어놓습니다.
그러자 전 주와 마찬가지로 벤와가 트리플 H의 세그먼트 사이로 끼어들고, 자기가 러에 오고나서 본 것이라곤 트리플 H의 징징거리는 소리 뿐이라고 디스합니다.
당연히 다굴받는 크리스 벤와.
하지만 이때, 숀 마이클스가 나타나 벤와를 구해줍니다.
에볼루션을 몰아내고 링을 평정한 두 사람.
그런데 크리스 벤와는 자기를 도와준 마이클스에게 크로스페이스를 작렬시킵니다! 원한을 잊지 않고 있던 벤와.
결국 대머리 보안관이 나서서 상황을 정리시키지만,
숀 마이클스는 화가 나서 크리스 벤와를 노려봅니다.
3월 1일 Raw
공고롭게도 이날은 벤와와 마이클스가 태그팀을 맺고 랜디 오턴과 바티스타를 상대하기로 정해진 날. 하지만 마이클스는 인터뷰에서 도저히 벤와를 믿을 수 없겠다고 말합니다.
그건 벤와라고 별반 다를 게 없어서, 벤와도 자기 자신만 믿고 경기에 나서겠다고 선언합니다.
경기 직전까지가 되어도 두 사람 사이의 험악한 기류는 멈추지 않고, 일단 나가서 에볼루션과 싸우자고 하는 제안에 따라 겨우겨우 부딫히지 않고 있지만,
경기장에 입장한 후에도 두 사람은 끊임없이 언쟁을 벌입니다.
이러니 팀웍이 제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벤와가 다이빙 헤드벗을 준비하지만,
마이클스가 실수로 로프를 건드림에 따라 벤와는 미끄러져서 타격을 입고 맙니다.
이쪽은 이쪽대로 마이클스가 오턴을 거의 요리하는데 성공했지만,
타이밍을 잘못 맞춘 벤와의 다이빙 헤드벗이 마이클스에게 작렬함에 따라 마이클스가 오히려 공격을 당하고 맙니다.
격분한 마이클스는 커버하는 벤와를 끄집어 내고,
경기고 에볼루션이고 뭐고 벤와를 두들겨 팹니다.
하지만 벤와라고 호락호락하지 않아, 크로스 페이스로 반격을 시도하지만,
이틈을 노린 에볼루션의 기습 공격
힘을 합쳐도 모자란 판에 서로 싸우던 두 사람은 에볼루션에게 처참하게 당하고 맙니다.
3월 8일 Raw
레슬매니아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열린 러에서, 매트 하디를 꺾은 크리스 벤와는 짐 로스와 인터뷰를 가집니다.
"내 18년 동안의 레슬러 커리어는 오직 레슬매니아 20 하나만을 위해 희생될 겁니다. 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슈퍼스타인 숀 마이클스를 무찌르고, 챔피언 트리플 H를 격파하고 챔피언이 되고 말 겁니다."
그때, 마이클스가 나타납니다. 전주까지의 다툼보다는 조금 소강상태인 두 사람.
"자네의 18년 동안의 커리어를 존경하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네. 하지만 나 역시 10년에 걸친 인연을 거기서 끝내야 하거든."
벤와와 마이클스 두 사람 모두, 적어도 트리플 H가 타이틀을 유지한 채 메디슨 스퀘어 가든을 빠져나오는 것만은 막자고 악수를 나눕니다.
이렇게 화해를 하나, 싶었지만,
이내 악수한 손을 끌어당기면서 서로를 노려보는 두 사람.
여기에 트리플 H까지 끼어듭니다.
"내가 패배하는게 '정석' 이고 팬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겠지? 그런데 말이지, 너희들은 '절망' 에 익숙해져야 해. 트리플 H라는 벽 앞에서 무너지는게 일상이 될 테니까 말이야."
이로서 레슬매니아 20을 앞둔 모든 빌드업이 끝나고,
이제....드디어 대망의 레슬매니아 20 당일.
프로레슬링 세계의 중심인 WWE에 모습을 드러낸 이래, 셀 수도 없는 명경기와 놀라운 활약으로 스스로를 최고로 만든 숀 마이클스.
비록 미약하기 짝이 없는 모습으로 시작했지만, 주어진 기회를 냉철하게 집어삼키며 급성장, 레슬링 세계의 중심으로 치고나간 최강의 악당, 트리플 H.
캐나다, 일본, 멕시코, 유럽. 레슬링을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지구 어디던지 간에 달려가면서, 변방에서 인고의 세월들 거쳐 이 자리까지 올라온 최고의 테크니션 레슬러, 크리스 벤와.
이 세 명의 최고들이, 최고의 무대에서, 최고의 경기를 만들다....!
바로 이 날, 역사에 길이남을 경기가 시작됩니다.
그야말로 장엄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명경기가 이어집니다.
경기 막판, 찬스를 잡은 숀 마이클스.
스위친 뮤직을 벤와에게 조준하는데...
이를 읽어내고 그대로 반격하는 크리스 벤와
하지만 그런 벤와의 뒤를 트리플 H가 노립니다.
최후의 페디그리를 작렬시키기 직전의 트리플 H
그러나 믿을수도 없을만큼 완벽하게 크로스 페이스로 반격하는 크리스 벤와!
필사적으로 버티며 로프를 잡아보려는 트리플 H지만,
그대로 링 중앙으로 끌고 오는 벤와!
결국 더는 버티지 못하고 탭아웃 하는 트리플 H!
오열하는 크리스 벤와
그리고 그 눈앞에는 18년 동안 그토록 갈구하던 월드 챔피언 타이틀이...
포효하는 벤와
그리고 그런 벤와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감정이 차올라서 숨을 고르는 벤와.
브록 레스너를 꺾고 WWE 챔피언이 된 에디 게레로가, 크리스 벤와를 환영해줍니다.
포옹하는 두 친구들.
"마침내, 마침내 크리스 벤와가 자신의 꿈을 이루어냈습니다!"
3월 15일 Raw
역사에 남을 명경기가 펼쳐진 여운이 채 가시지도 전에, 트리플 H는 제대로만 붙는다면 자기가 벤와를 이긴다는 악역다운 졸렬한 핑계를 대면서 다시한번 챔피언에 도전할 것임을 선언합니다. 하지만 팬들은 그저 '넌 탭아웃 했어' 라는 구호를 외칠 뿐입니다.
그리고 트리플 H의 말을 자르고 나타나는, 새로운 월드 헤비웨이트 챔피언
벤와는 자기가 며칠이 되건, 몇달이 되건, 언제라도 트리플 H를 무찌를 수 있으며, 레슬매니아에서 자신은 마이클스와 트리플 H 두 사람을 모두 격파했다고 말합니다. 그래도 트리플 H가 뭐라며 더 시비를 걸자,
볼 것도 없이 그대로 트리플 H를 떡으로 만드는 크리스 벤와
하지만 이내 에볼루션 멤버들에게 포위 당해 위급한 지경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데 이때, 전날 패배에도 불구하고 숀 마이클스가 의자를 가지고 나와 크리스 벤와를 도와줍니다! 구사일생하게 된 크리스 벤와.
어째서 자신을 패배하게 한 벤와를 도와주었냐고 묻자, 마이클스는 "자신의 목표를 보호한것" 이라고 대답합니다. 아직 챔피언에 미련을 놓지 못한 숀 마이클스.
3월 22일 Raw
이날의 러에서는 로스터 드래프트가 열립니다. 러 소속의 선수가 스맥다운으로, 스맥다운의 선수가 러로 이동하게 되는 중요한 이벤트.
추첨에 따라 여러 선수들이 브랜드를 교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US 챔피언, 존 시나.
시나는 악동답게 자기 마음대로 추첨 볼을 하나 고르더니, 폴 헤이먼에게 줘 버리고 맙니다.
황당하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 받았으니 개봉해보니,
그 선수는 놀랍게도....트리플 H! 트리플 H가 스맥다운으로 이적이 결정되었습니다.
놀라서 먹던 물을 뱉어내는 트리플 H.
말 그대로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반면 러의 라커룸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가 따로 없습니다.
다른 선수들의 소개와 비교했을때 입이 쩍 벌어지는 수준의 커리어 목록들.
트리플 H의 이적 기념으로, 바로 당일 WWE 챔피언 에디 게레로와의 챔피언쉽 매치가 부킹 됩니다.
난감한 심정이지만 일단 받은 챔피언쉽 기회니 스맥다운 유니폼을 입고 나온 트리플 H.
그리고 스맥다운의 챔피언, 에디 게레로가 러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평소라면 볼일 없을 두 사람의 이색적인 대결.
엎치락 뒤치락 하는 경기 막판, 에디 게레로는 승기를 잡게 되지만,
리더를 구하기 위해 에볼루션 패거리가 나서자 에디 게레로도 긴장합니다.
심판의 주위를 끌면서 트리플 H를 도우려는 에볼루션 멤버들이지만,
감히 스맥다운의 챔프이자 친구인 에디를 건드리는걸 좌시할 수 없던 존 시나와 레이 미스테리오가 난입, 바티스타를 공격합니다.
어쨌든 북새통에 벨트샷을 노리던 트리플 H지만,
여전히 트리플 H를 노리던 숀 마이클스가 스위친 뮤직!
그리고 링 밖의 모든 선수들에게 플란챠!
기세를 탄 에디 게레로는 피니쉬인 프로그 스플래쉬를 준비하지만,
러 소속의 크리스찬이 이를 방해하고,
스맥다운 소속의 RVD는 그런 크리스찬을 저지합니다.
그러자 감히 러에서 행패를 부리느냐고 달려드는 러 소속의 로스터들.
스맥다운 소속 선수가 공격 당하자 라커룸에서 죄다 튀어나가는 스맥다운 로스터들!
링 밖에서는 난리가 벌어지고 있고,
링 위에서도 계속해서 싸움박질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난장판인 링 주변
케인, 빅 쇼 같은 거구들도 속속 합류합니다.
스맥다운 선수들의 기세가 앞서 나가고,
러쪽이 조금씩 밀리고 있는데,
러 소속인 보안관 스티브 오스틴까지 난입합니다!
누군가를 부르는 오스틴.
오스틴의 지시에 따라 남은 러 로스터들도 모조리 튀어나갑니다!
그리고 본인까지 합세해서 스맥다운 로스터를 두들겨 패는 오스틴.
결국 경기장 밖이 아니라 링 위까지 올라와서 싸우는 선수들.
그야말로 난장판 그 자체로 이날 Raw는 끝이 납니다.
3월 29일 Raw
리더의 이적으로 한때 공중분해 위기에 놓였던 에볼루션이지만, 에릭 비숍이 부커 T가 포함된 트레이드 카드를 사용하여 트리플 H를 데려온 덕분에 간신히 살아남게 된 에볼루션. 언제나처럼 자기들끼리 쑥덕거리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지나가는 쉘턴 벤자민이 시비가 걸립니다. 트리플 H가 스맥다운으로 트레이드 될때, 웃었다는게 그 이유.
결국 벤자민은 어처구니없이 트리플 H에게 두들겨 맞게 됩니다.
화가 난 쉘턴은 비숍에게 따지는데, 비숍은 나대지 말라고 하는 반면,
오스틴은 까짓거 한 번 저질러 보라고 벤자민을 충돌질하고, 용기를 얻은 벤자민은 트리플 H와 경기를 가지기로 결심합니다.
트리플 H라는 거물을 적수로 한 어려운 승부에 앞서, 벤와는 그런 벤자민이 해낼 수 있다고 격려합니다.
당시 랜디 오턴과 대립하며 에볼루션과 적대한던 믹 폴리 역시, 벤자민을 격려합니다.
대선배들의 격려를 듣고 경기에 나서는 벤자민.
네임맬류에선 비교도 안되는 두 사람이지만, 의외로 패기를 살려 선전하는 쉘턴 벤자민.
하지만 다른 에볼루션 멤버들의 개입이 문제가 되는데,
그런 벤자민을 돕기 위해 벤와가 나섭니다! 살짝 쫄아버린 에볼루션 멤버들.
그래도 몰래몰래 반칙을 하긴 하지만,
벤와가 그런 릭 플레어를 응징하려고 하고,
정신이 팔린 트리플 H를 기습하는 벤자민!
기습적인 롤업, 1, 2, 3!
놀라운 승리를 거둔 쉘턴 벤자민
뜻밖의 일격을 당한 트리플 H는 당황스러운 표정입니다.
4월 5일 Raw
지난 주 쪽팔리는 패배를 당한 트리플 H는 지난 경기는 쉘턴이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승리를 폄하하려 합니다.
그렇지만 애송이로 일컫은 벤자민이 오히려 호기롭게 재도전을 신청하자, 격분한 트리플 H는 이를 승낙, 재경기가 성사됩니다.
허나... 이번의 경기에서는 아주 대놓고 벤자민을 구타하는 에볼루션 멤버들.
사실상 1 : 4의 상황에서 절대적으로 수세에 몰려 속절없이 당하는 벤자민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밀리는 와중에서도 카운트아웃을 통해 급기야 2연승을 거두고 마는 쉘턴 벤자민.
격분한 트리플 H와 에볼루션 멤버들은 쉘턴 벤자민을 처참하게 두들겨 패고, 에볼루션에 대항하는 벤와, 폴리, 마이클스 세 명의 베테랑이 그런 벤자민을 구해줍니다.
한편 에릭 비숍은 이 세 명과 더불어 쉘턴 벤자민이 다음주 Raw에서 에볼루션과 4 : 4 경기를 치룰 것이라 선언하는데,
갑자기 나타난 트리플 H.
에볼루션 멤버들의 난입이 예상되어, 정면을 주시하며 경계하는 세명이지만,
숫적 우세를 살려 뒤에서 기습해오는 에볼루션에게 초죽음이 되고 맙니다.
그리고 백래쉬를 앞둔 Raw에서, 다시금 격돌하게 된 선역 팀과 에볼루션.
경기 막판, 믹 폴리에게 페디그리를 작렬시키려던 트리플 H 였지만,
그런 트리플 H를 링 밖으로 던져버리는 폴리.
바티스타를 벤와가 몰아붙이고,
랜디 오턴에게 스위친 뮤직을 작렬한 마이클스로 인해, 명경기 끝에 선역팀이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둡니다.
2004 백래쉬
이후 다시 한번 치뤄진 트리플 쓰렛 경기입니다.
그런데 공고롭게도, 이 곳은 바로 캐나다. 크리스 벤와의 홈그라운드이자, 숀 마이클스가 엄청난 야유를 받는 곳이기도 합니다. 선역 VS 선역 VS 악역의 경기이나, 삽시간에 선역 VS 악역 VS 악역의 경기가 되어버린 상황.
경기 도중, 숀 마이클스의 샤프 슈터를 쓰자, 관중들은 어마어마한 야유를 퍼붓습니다.
"네가 브렛을 엿 먹였다" 며 야유를 퍼붓는 관중들.
마이클스 역시 그런 관중들에게 리액션을 제대로 해주면서 반응을 키우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어찌되었건, 경기 막판 철제의자 위에 페디그리를 작렬시키려던 트리플 H지만,
그런 트리플 H에게 반격하는 크리스 벤와.
이어서 마이클스 역시 벤와에게 스위친 뮤직을 노리지만,
벤와는 바로 그 기술, 샤프슈터로 반격합니다.
그런 마이클스를 도와 벤와가 이기지 못하게 하려던 트리플 H 였지만,
결국 버티지 못한 마이클스가 탭아웃, 크리스 벤와는 조국에서 샤프슈터로 마이클스를 꺾는 의미있는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레슬링을 보면서 제일 재밌는 순간은 역시 '재밌어서 재밌는' 시기라기 보다는 자기가 가장 열중해서 보던 시기일텐데, 해당 스토리가 진행된 시기는 국내에서 프로레슬링 인기가 절정이던 03년 이듬해였죠. 국내 프로레슬링 인기의 르네상스 시기다 보니 이 대립은 참 기억에 남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레슬매니아 20은 02년 부터 보던 트리플 H의 턴힐 및 03년 에볼루션 독재 시대라는 이야기의 종결이라는 서사의 느낌으로 남고 있기도 하구요.
아무튼 가장 열중해서 보던 무렵이다보니 아직도 추억으로 남고 있습니다. 부모님 주무시는데 그 길기도 길었던 레슬매니아 20을 저녁 밤 늦게까지 소리 죽여가며 보면서 마지막 장면을 본 순간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네요.
정말로 좋은 추억으로 남았던, 그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추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