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상 평어체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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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이 좋지 못한건지 안 좋은 기억을 잊어버리려 했는지
유년시절의 기억은 희미해져 간다.
그 중 특히 잊혀지지 않는 몇가지가 있는데 이번 기회에 말해보려한다.
첫번째로는 국민학교 2~3학년 쯤으로 담임선생님은 반 전체 학생들에게
교실을 꾸밀 화분 하나씩을 가져오라고 하셨다.
우리집은 정말 한적한 시골이었고 동네슈퍼는 존재하지 않는곳 이었다.
꽃집이 있을리 만무했고 일단 엄마한테 이러이러하니 도움을 요청했는데
마침 밭에 심을 고추묘종이 있어서 가져갔다.
초등학교도 각 학년에 1반뿐인 시골이지만 각양각색의 화분을
어디서 구했는지 녀석들은 대부분 잘 가져왔다.
사물함뒤에 하나씩 올려놓았는데 담임선생님이 내 묘종을 보더니
"XX야. 넌 뭐 이런걸 가져왔어?"라고 말했다.
그렇다. 볼품없긴 했다 그 묘종은.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인생의 첫 당황함을 온몸으로 받아내었다.
이 이야기를 엄마한테 하면 엄마가 슬퍼할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아무일 없던 것처럼 넘어갔다. 현재까지 이 이야기는 말하지 않고 있다.
두번째는 초등학교 4학년의 기억이다. (이때부터 초등학교로 바뀌었으므로)
한 여자아이가 학기초에 전학을 왔었는데 그 아이는 시골애들에 비해 세련된 외모와
말투를 가진 아이였다.
당연히 모든 남자아이들의 선망의 대상이었고 나 또한 그랬다.
그 시절부터인가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를 챙겼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대부분의 남자아이들은 그 아이를 위한 사탕은 철저히 준비했다. 덕분에
학교앞 문방구는 쾌재를 불렀을것이리라. 여자아이 하나 전학왔다고
이렇게 반응이 폭발적일 줄이야.
문제는 그 아이는 이미 친구들중 정말 멋있는 녀석과 썸? 비슷한 사이였는데
그 녀석은 잘생겼고 운동도 잘하고 (H유진 정말 잘생겼고 그리고 랩도잘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퍼펙)
젠틀했다. 그 나이에 꽃다발을 선물할 정도니까. .
사탕은 굳이 주지 않아도 될것이었다. 그런데 내가 그 여자아이를 좋아하는지는
몇명이 알았고 어떻게 모의를 했는지 쉬는 시간에 모든아이들이 교실밖으로 나가버리고
나와 그 여자아이를 남기고 문을 닫아버렸다. 그리고 교실 밖에서 들려오는 환호성.
적잖이 당황했지만 그 아이는 명료했다. 차가운 얼굴,말투. "나 너 안좋아해"
"으응.. 알아.." 다시 생각해도 정말 최악의 대답이다.
별일 없이 지나가자 아이들도 다시 원상복귀 했지만 그때의 화끈거림은 이렇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모두 같이 다닌 친구들이지만
그때처럼 미웠던 적이 없다. 성인이 된후에 술자리를 몇번가져도 이때의 에피소드는
나오지 않는걸보니 그들의 기억에선 잊혀진것 같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몇가지 더 있긴한데 이 두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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