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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4/17 16:56:08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수성 탐사선 메신저 호 마지막 죽음을 맞이하네요...
70년대에 매리너 10호가 수성 표면의 절반도 안 되는 부분을 사진으로 찍어서 지구로 전송한 이후 30년 가까이 시간이 흐른 후인 2004년 나사에서 발사한 수성 탐사선 메신저 호는 수성 주위를 돌면서 수성 표면 전체를 촬영하고 수성 근처의 자기장을 측정하여 그 자료를 지구로 전송하는 역할을 부여받습니다.



수성...


아시다시피 수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안쪽에서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이고 태양계의 여덟 개 행성들 가운데서 가장 작은 행성입니다. 목성의 위성 가니메데보다도 더 작습니다. 지구 지름의 약 5분의 2 정도의 크기이고 중력도 지구 중력의 약 38% 정도입니다.

수성은 태양 주위를 한번 공전하는데 지구 시간으로 88일이 걸리고 자전을 워낙 느린 속도로 하기 때문에 수성에서의 하루는 지구의 시간으로는 59일이 걸립니다. 하지만 태양일을 기준으로 하면 즉, 전날 태양이 자오선에 남중(南中)해서 다음날 남중할 때까지를 계산하면 지구 시간으로는 무려 176일이나 걸린다고 하네요(지구 개념으로 보면 전날 정오에서 다음날 정오가 될 때까지 시간이 176일이 걸린다는 얘기라고 합니다). 수성이 세 번 자전하면 태양 주변을 두 번 공전하게 된다고 합니다.

표면 온도는 낮에는 섭씨 430도에서 밤에 햇볕이 들지 않는 크레이터의 그늘 진 곳은 마이너스 183도까지 왔다 갔다 합니다.

이번 메신저호가 수성을 방문하기 전까지 수성은 태양계의 암석형 행성들(수성, 금성, 지구, 화성) 가운데 유일하게 인간이 만든 장비가 단 한 번도 주위를 공전해본 적이 없는 행성이었다고 하네요. 그만큼 수성에 대한 관심이나 우선순위가 좀 떨어져 왔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메신저 호 이전에 수성을 갔었던 매리너 호는 1974년에서 1975년 사이에 수성을 세 번 지나쳐 갔을 뿐 정작 수성 주위를 공전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합니다.



메신저 호의 복잡한 궤도...과연 직행 버스는 없었나?...--;;;


메신저 호는 2004년 8월에 지구에서 발사되어 2006년 10월 24일 금성을 접근 통과 하였고 2007년 6월 5일 금성을 두 번째로 접근 통과 하였고 2008년 1월 14일 최초로 수성을 접근 통과 한 후 2008년 10월 6일 수성을 두 번째로 접근 통과 하였으며 2009년 9월 29일 마지막으로 수성을 접근 통과한 후 2011년 3월 18일 수성 궤도에 안착하면서 본격적인 미션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김포에서 제주 가듯 지구에서 수성으로 다이렉트로 가는 게 아니네요).

메신저 호가 관측한 데이터들은 수성에 대해서 그동안 우리가 몰랐거나 잘 못 알고 있던 많은 정보들을 수집할 수 있도록 해 주었고 미션은 정말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합니다. 태양계 변방의 보잘 것 없어 보였던 수성을 연구의 중심으로 이끌어 오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합니다.

이제 메신저 호의 연료가 다 되어 4월 30일 수성 중력으로 붙들려 들어가 수성에 충돌하여 탐사선으로서의 수명을 다할 거라고 합니다. 이미 4월 6일에 연료가 다 소진되어 지금은 메신저 호는 수성 주위를 돌면서도 조금씩 수성 표면 쪽으로 끌려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메신저호가 시속 약 1,400km로 수성 표면에 충돌하게 되면 직경 16미터 정도의 작은 크레이터를 만들게 될 것으로 보이고 이것은 수성 표면에 있는 수많은 크레이터들 가운데 유일하게 인간이 만든 구조물에 의해서 생긴 크레이터로 남게 될 거라고 하네요. 하지만 우리 우직한 메신저 호는 사망 10분 전까지도 지구로 데이터를 전송하면서 조금이라도 수성의 정보를 더 많이 지구로 전송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합니다...(이런 미련한 친구...ㅠㅠ)

메신저 호의 뒤를 이어 후배 탐사선인 BepiColombo 호 (유럽과 일본의 공동 탐사선이라고 하네요)가 2017년에 발사되어 2024년에 다시 수성에 도착하여 선배가 이루어 놓은 업적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하니 메신저 호가 그렇게 외롭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일한 메신저 호...휴가도 못 주고...ㅠㅠ


그동안 고생 많았다. 메신저 호야...수성 표면에서 편히 잠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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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vatron
15/04/17 16:59
수정 아이콘
그래도 크리에이터라도 만들수있으니 다행이죠.
15/04/17 18:50
수정 아이콘
크레이터..

크리에이터는 만드시는 분요..
Marioparty4
15/04/17 17:04
수정 아이콘
이런 글 정말 감사합니다.
Marioparty4
15/04/17 17:04
수정 아이콘
우주나 천체 관련 글은 언제 봐도 신기하고 재밌어요.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레드타운
15/04/17 17:20
수정 아이콘
우주 관련글 정말 좋아하는데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15/04/17 17:29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을 볼때마다 엔지니어의 위엄이 느껴지네요..이미 수십년전에 쏘아올린 녀석인데 저런 활동들을 여태 해냈는지
Galvatron
15/04/17 17:32
수정 아이콘
그런 엔지니어들인데 이론물리학자들한테 무시당한다고......
빅뱅이론에 나오죠. 뭣이? 지금 나를 로켓과학자라고 불렀겠다?
니나노나
15/04/17 19:20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크 쉘든 : "ROCKET SCISNETIST......?!?!?!"
Cliffhanger
15/04/17 17:58
수정 아이콘
수성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게, 연구해봤자 별로 득될게 없어서겠죠? 당장 지구에 별 영향도 없고, 사람이 이주할 가능성도 없고, 생명체는 더더욱 없을테고. 그렇다고 과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는 더더욱 없을 것 같은데. 이래저래 슬픈 곳ㅜㅜ
Neandertal
15/04/17 18:03
수정 아이콘
한정된 예산으로 취사 선택을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암석형 행성들 가운데서는 화성이 제일 우선 목표가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가능성 측면에서 보더라도 제일 괜찮은 환경이기도 하고 말이죠...
Galvatron
15/04/17 18:10
수정 아이콘
별로 득이 안되는것도 있고 태양과 가까운데다 질량이 작고 대기층도 없어서 궤도진입도 어렵고 착륙은 더욱 어려운거도 한몫 했죠.
15/04/17 18:12
수정 아이콘
그럼 메신저호가 처음이자 마지막인 건가요?? 아니겠죠??
Neandertal
15/04/17 18:16
수정 아이콘
BepiColombo 호가 2024년에 수성에 가게 되고 메신저 호가 만들어 낸 크레이터를 관측할 거라고 하네요...아쉽지만 메신저 호의 마지막 흔적을 보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겠습니다...
15/04/18 07:31
수정 아이콘
조금 더... 답변 감사합니다
15/04/17 18:27
수정 아이콘
이게 뭐라고 왠지 슬프네요...ㅠㅠ 잘가렴...
tannenbaum
15/04/17 18:54
수정 아이콘
감정이입이 되는 이유는 뭘까요?
참 외로웠겠다 싶네요
15/04/17 19:28
수정 아이콘
이런 글 감사합니다
별로 관심을 안가지는 수성이라서 네이버검색해봐도 자료가 별로없네요
토다기
15/04/17 21:31
수정 아이콘
지구에 생명체가 사는 건 로또를 도대체 몇 번 당첨되야 하는 확률일까요
AraTa_Lovely
15/04/17 22:21
수정 아이콘
잘 가..
잘 읽었습니다.
제가 곧 뉴-호라이즌스 이야기를 들려드릴께요~
고복수
15/04/17 22:42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추천 날리며 질문도 하나 드립니다.
안정적인 공전 궤도를 가지고 있다면 다른 힘이 작용하지 않는한 계속 공전을 유지하는걸로 알고 있는데요.
연료가 떨어져서 추락한다는것은 추락을 막기위해 연료를 계속 소모중이라는 이야기 인가요?
수성과 평행하게 태양을 공전한다면 이해가 가지만 수성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중이라면 왜 궤도 유지를 위한 연료가 필요할까요???
Neandertal
15/04/17 22:51
수정 아이콘
저는 문외한이라서 그냥 관련 기사를 옮겨 온 수준이라서(배터리가 다 되었다는 식인 것 같았는데...--;;;)
수성 보다는 태양의 중력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연료가 다 떨어지면 태양의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수성 쪽으로 나선 형으로 떨어진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피지알 전문가 님들이 대답해 주실 겁니다...--;;;
고복수
15/04/17 23:39
수정 아이콘
답변 감사합니다 !!
저도 문외한이라 원리 따윈 잘모르지만 궁금해서 질문 드렸습니다 ^.^
누군가 답변해 주시길 기다리며 스타2 한판하고 와야겠네요~
아울러 자게에 쓰신글 재밌게 읽고 있다는 말씀 이기회에 전합니다.
특히 과학에 흥미가 있어서 우주,진화 관련글 매번 재밌게 읽고 있으니 앞으로도 좋은글 부탁드려요~
Galvatron
15/04/18 20:27
수정 아이콘
한번 시작한 운동상태가 힘이 가해지지않으면 변하지않는다라는건 이상적인 상황에서 그런거죠.
아무리 진공상태라고는해도 완전 무저항은 아니니까요. 태양풍만해도 사실상 바람과 비슷한거니까요.
고복수
15/04/19 05:34
수정 아이콘
우주 공간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세세한 저항들을 무시할만큼 질량이 크지 않아서
점점 속도를 잃고 추락했다고 이해하면 되겠네요. 답변 감사합니다~!
지니팅커벨여행
15/04/18 09:4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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