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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4/17 00:13
글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시위가 이루고자 하는 가치가 정당하다면 죽창, 화염병, 개스통이 등장하더라도 주장해야 하지 않을까요.
15/04/17 00:26
이 부분은 사실 조심스럽습니다. 가령 저는 비정규직 보호법과 파견법 철폐에 동의하지만 이를 주장하는 이들이 무기를 든다면 결단코 말릴겁니다. 헌법적 가치로 보면 노동할 가치를 국가가 권리로서 보장해야한다고 보기때문에 정당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을 위해 시민들이나 영조물에대한 침해를 일으켜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때문입니다. 그것도 되돌릴 수 없을만큼 막대한. 저는 시위는 협박과는 약간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협박하지 않는 시위를 '대중의 요구'로 적극적으로 들어야만 그들도 지금의 사회를 유지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만약 계속해서 '반항하지 않는 머저리들'이라고 생각하고 억압한다면, 언젠가는 폭발할 수도 있겠죠. 그 때의 창이 어디로 향할지, 그 폭력성이 어떨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그런날이 오기 전에 민주적인 합의가 가능한 것이 현대 인간의 사회이기를 바랄뿐입니다.
15/04/17 00:32
지금까지의 역사를 보면 민주적인 합의라는 것은 환상에 불과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는 진보한다는 명제 또한 환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폭발을 하게 되리라고 봅니다. 아마도 그 폭발은 일정부분의 퇴보를 가져올 것입니다. 그래도 남은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살겠죠.
15/04/17 00:35
그렇죠. 그러나 민주적인 합의의 환상 덕택에 많은 사람들이 피를 덜 흘린건 사실이니까요.. 폭발은 너무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필요로 합니다. 저는 민주적 합의는 환상에 가깝다 할 지라도, 그 불만족스럽고 애매하고 느린, 좋게 말하면 점진적이지만 나쁘게말하면 뭐 하나 바뀌는 것 같지도 않은 그 합의가 그래도 많은 사람들의 피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직은 옹호하고 싶습니다.
15/04/17 00:16
비스마르크가 그랬던 가요? "법과 소시지는 만드는 과정을 안 보는 것이 좋다"
민주화 이후에 시위와 집회의 문제도 여러 가지로 복잡합니다. 일반적인 결론은 헌법에 의한 보장과 폭력성의 배제가 같이 따라가는 뭔가 아쉬운 조합으로 나갑니다. 결국 폭력성의 경계를 어디에 긋느냐의 문제로 끝나버리죠. 화염병과 교통 방해 사이 어딘가에 선을 긋게 되는데 시위와 집회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렇게 편의적으로 이뤄지면 어딘가 잘못된 느낌입니다. 광우병 파동 당시에 그 시위가 민주화 이후의 사실상 최대 시위였는데 다시금 짚어보는 계기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5/04/17 00:30
저는 이게 꽤 정상적인 모습이라고 보여집니다. 왜냐면, 절차적으로 불법시위를 따질만 한 사회는 '어느정도는' 살만한 사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빈곤에 허덕이고 불평등과 억압속에서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훨씬 더 강한 소요도 비판받지 않을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러한 과정이 오히려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죽어라 열심히 살면 그래도 살만은 한, 남미나 동남아 아프리카보다는 그래도 벌어먹고 살만한 이 사회에서 거리에까지 나와야 하는 사람들과, 거리에 나오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간의 합의점을 찾는것이 앞으로 대중운동에 있어서 커다란 변화의 지점은 아닐까요? 그래서 더더욱, '절차'에 집중하기보다는 '내용'에 집중하기를 바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미 절대적 빈곤이나 절대적 불평등으로 싸우기에는 경제나 민주성이나 객관적으로 꽤 높은 편이니까요..
15/04/17 00:38
집회와 시위를 헌법에서 보장하는 이유 자체가 불평등과 억압에 대한 대항 수단이기 때문이고 또 바꿔 말하면 사회 수준에 상관 없이 불평등과 억압은 언제나 존재할 것이고 집회와 시위도 언제나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죠. 어떻게 시위를 할 것이냐의 선을 긋는 문제가 윤리적으로 중요한 퀘스쳔처럼 보이긴 하는데 그게 메인이 되면 집회와 시위의 본질 자체가 좀 흐려지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도 살만한 사회"라는 게 사실 요즘 집회와 시위를 부정적으로 보게 하는 가장 핵심적인 무언가라고 생각하거든요.
변화는 어떻게 시위를 하느냐보다도 왜 시위를 하느냐에 초점을 맞춰서 보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빈곤이나 민주주의 자체보다도 뭔가 다른 이슈로 사람들이 움직인다는 사회적 변화가 있는 것일텐데 광우병 파동을 생각해보면 뭐가 그렇게 사람들을 움직였나 아직도 좀 미스테리합니다.
15/04/17 00:44
동감합니다. 그렇게 봐야하죠. 그런데 저는 동시에, 우리가 그렇게 생각한다고해서 대중도 그렇게 생각해야한다고 말하는 순간 대중운동은 또 한번 힘을 잃는게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저는 비겁하다면 비겁한 타협을 하는거죠. 가뜩이나 학생도 노동자도 운동판 자체가 엄청나게 힘든 상황에서 집회와 시위의 당위를 강력하게 말하는 건 겁도 납니다. 비위를 거스를까봐. 사실 비겁하고 잘못된건 너희들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런 모두 없이는 우리도 나아갈 수 없으니까. 그래서 삼공파일님 말씀처럼 '집회와 시위도 언제나 보장되어야 한다'는 말씀에 십분 동감합니다. 그리고 이런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이 더 더 더 늘어나서 제가 그냥 비겁한 놈으로 찍히는 사회가 된다면 전 두 팔 벌려 기쁘게 비겁한 놈이라고 떠들고 다닐겁니다. 상상만해도 기분이 좋네요.
살만한 사회라는건 단순히 정세적 분석이었습니다. 그것이 잉태하는 효과에는 동감합니다. 그들이 그럴 수 있다는 수준에서의 대중운동 방법론은 또 다시 대중에게 맞춰져야 하지 않나, 이를테면 이미 무산계급이 희미해진 상태에서 프롤레타리아를 아무리 외쳐도 공감하는 이들이 점점 적어지는 사회에서 우리의 고집과 당위만을 외치는 것이 변화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희생하는 이들에게 어떠한 변명을 만들려고 자기만족적으로 운동하는건 아닐까. 이런 반성속에서 생각해 본 것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5/04/17 00:31
글 잘 읽었습니다.
예전에 학생운동했을때가 떠오르네요. 노동법이 개정될때였었는데 그때 이랜드에서 캐셔들을 정규직 전환 전에 대거 해고하는 일이 벌어졌었습니다. 그때 학생회들끼리 모여서 그 매장들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그 앞에서 불매운동을 선전하고 그랬었죠. 근데 그 당시에 이랜드 기업의 매출에도 피해가 갔었지만 정작 더 피해보는사람들은 그 회사에 입점한 소상인들이었습니다. 그것때문에 한달 매출이 생활이 어려울정도로 떨어진 사람들도 계셨거든요. 우리가 대치해야 할 사람들은 소상인들이 아니고, 오히려 그런사람들때문에 거리로 나왔었는데 정작 피해를 주고있다고 생각하니까 많은 혼란이 왔었습니다. 옳은일을 하고있다고는 생각하는데 '과연 이게 잘하는방법일까? 이것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었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네요. 결국 그 캐셔분들은 다시 복직하셨지만, 그 뒤로 거리로 나가서 행동하는 일은 조금씩 안하게 되었네요. 그 뒤로 시위를 한다는 기사를 접하거나 지나가다 보게되면 그 시위의 목적이 뭔지, 왜 거리로 나오셨는지 관심을 가지게 되지만 한편으로는 혹시 또 불편을 겪는사람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되네요.
15/04/17 00:34
정말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본문을 쓰면서도 갈등했던 것은, '사소하다고 여길 수 있는 불편'이 어떤 이들에게는 생존의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었죠. 모두를 만족시킬수는 없다고 하지만, 참..어렵습니다. 특히 말씀하신 것처럼 제3자의 피해는 정말 어떻게 할 도리도 없고, 이를 이용해서 파업의 반대측이 프레임을짜서 와해도 많이 시키고 그렇죠. 이론적으로야 그런 소상인들의 피해는 '시위'때문이 아니라 그런 시위를 만들게 한 불법과 불평등의 온상인 가해자내지는 사용자의 책임이라고 말은 할 수 있겠지만 어디 세상이 그런가요............. 그랬으면 운동이 어렵지도 않았겠죠. 고민을 포기하지 않고 꼭 해결하기위해 계속 반성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15/04/17 00:40
합법적인 시위 절차가 어떻게 이루어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불법시위는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고있어요. 기본적으로 합법적 시위는 경찰이 시위대와 시위대가 아닌 일반인들 사이에서 일어날수 있는 안전사고를 미리 대비하기 위해 있는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예고없이 불법시위가 발생하면 차도 통제가 미리 안되었고 어떤 차가 시위대를 치고 갈수도 있는 노릇이고 시위대가 훼손을 할수도 있는거구요. 미리 대비안된 시위는 예상치 못한 안전사고들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시위도 의미가 있고 하긴 하지만...안전적인 문제로 봤을때 뭔가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진게 아니라면 전 불법시위는 좀 안좋게 보고있습니다. 상황에 따라선 과도한 진압도 문제가 될 수 있고 한쪽만 치우쳐서 보긴 어렵더라구요.
15/04/17 00:48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다만 합법적 시위 절차를 지키는게 상당히 어렵고, '신고제'가 아닌 '허가제'다보니 제약이 많습니다. 그만큼 시위가 안전하다는 반증도 되지만, 절차적으로 해결할 수 없어서 최후의 선택으로 거리에 나와 때로는 자살까지 해가며 부르짖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조금은 더 너그럽게 받아들여지길 바랄뿐입니다. 우리는 맨날 사회니 국가니 하지만, 최후의 선택으로 자살까지 하는 사람들을보면 개인의 인식론에 있어서 죽음이란 우리의 사회와 국가 모두와 완전히 단절되는 일이고 그것이 곧 전부인데 그럼에도 그들의 순수성을 의심하고 절차적 하자를 지적하는건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렇습니다. 집회와 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대중의 요구에 맞춰서 조금씩 민주적으로 바뀌는 노력을 하는 만큼 집시법과 관련된 법률들이 '개악'이 아닌 '개정'되길 바랄뿐입니다.
15/04/17 00:53
문제는 그 합법성을 누가 판단하느냐는 거겠죠. 정부를 상대로 시위해야 하는데 정부에서 합법성까지 판단해 버립니다. 어떻게 할까요? 그래서 저는 한국에서의 시위란 자체를 회의적으로 봅니다. 어차피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리로 나서야 했던 사람들의 절박함보다는 자신의 불편함이 더 우선이거든요. 시위로 여론의 지지를 얻는 경우란 매우 드뭅니다. 오히려 역풍만 맞죠. 시위는 불필요합니다.
15/04/17 00:55
주권자와 법의 관계, 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이건 정말 쉬운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헌법에 의한 정치체제, 즉 헌정 체제를 수용하고 있습니다. 헌법은 여기에서 최고의 가치로 간주되고, 따라서 법의 정신이 국가의 초석이자 최종 심급이 된다고 흔히 간주됩니다. 그런 의미에서만 보면 법은 절대적이죠. 법의 명령이 최고의 명령이니까요. 그런데 법은 누가 만들고 고칠 수 있는가? 표면적으로는 입법부일 테고, 더 정확히는 입법부에 의해 대리되고 있는 주권sovereignty입니다. 즉 주권이 법을 만들고 실행합니다. 헌법조차도 예외가 아닙니다. 헌법이 애초에 어떻게 제정되고 또 수정되는지를 생각해보면, 헌법 자체가 절대적인 토대가 될 수 없음은 명백합니다. 헌법 자체도 결국 무언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죠. 하지만 그럼 주권이 뭔데? 주권자가 누군데? 라고 물으면, 다시 규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규정을 내리는 건 다시 법이죠. 대한민국 헌법에서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럼 여기에서 다시 물을 수 있겠죠. 아니 주권자가 누구인지를 규정하는 법을 결정하는 것은 뭔데? .... 순환입니다. (이 역설적인 문제를 처음 봤던 건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에서였는데, 칼 슈미트도 유사한 지적을 했다고 어디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국민이 주권자로 간주될 때, 어려운 문제가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법은 1차적으로 국가질서를 담보하고 정의를 수호하지만, 그것은 국민들의 의지 너머에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불법조차 때로는 요구되는 경우가 생깁니다(광주 항쟁이나 87년 항쟁이 여기에 속하겠죠). 하지만 국민 주권 개념은 모호해서, 대체 누가 어디까지 동의할 때 주권의 행사이고, 어떤 경우는 그렇지 않은가? 명백히 규정하기가 어렵죠. 이 상황은 그저 단순히 처벌되어야 하는 불법적 사태인가, 아니면 불법이 요구되는 비상사태인가? 이는 단지 법의 결정만이 아니고 주권자의 결정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이 주권의 행사로서의 결정인지 명확히 알기 어렵다는 점이, 민주주의 정치 체제 내에서 저항하는 시민들(혹은 모든 시민들)에게 부여되는 어려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15/04/17 01:39
전반적인 내용에는 공감하는데요.
우리나라 불법시위들 보면 그 분노의 대상을 제대로해서 시위를 하면 좋겠어요. 애꿎은 의경들 의무복무하는 선량한 시민이고 개중에는 시위하는 사람들하고 의견이 같은 의경도 꽤 될걸요. 왜 괜히 명령에 따를 뿐인 의경들한테 소새끼 말새끼 하며 인격모독에 폭력까지 하는지. 카메라 들이대면서 '권력의 개x끼노릇 하니까 좋냐~? 니 면상 평생 역사에 남게 해줄게~' 이런 짓거리가 나오니까 토나와요. 이런 모습이 너무 많이 나오니까 사람들도 불법시위라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됩니다. 오늘도 얌전히 추모만 하고 가면 될걸 굳이 청와대행진을, 불법인걸 알면서도 했어야 했나 생각이 듭니다. 불쌍한 의경만 1명 의식불명됐네요. 이게 시위에 참가한 분들이 원하는 안전한 사회일까요? 팩트티비 보고있는데 오줌싸고 춤추고 욕하고.. 추모제인지 축제인지.. 저기 있는 사람들이 일베일까요? 내일 아마 난리가 날 겁니다. 무섭네요.
15/04/17 02:59
댓글단 분을 욕하려는 건 아니고요, 다만 댓글단 분의 논지가 '유족이 택시기사를 폭행하는 걸 보니 토나와서 다 싫어진다'는 논지와 매우 비슷한 느낌이라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그런 행동은 옳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대다수가 그런 것이 아니거늘 그런 모습들을 '일반화'하여 그 집단을 판단하는 건 매우 큰 오류라고 보고요, 그러한 '불법시위를 싫어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일부는 (일베를 예를 들 수 있겠네요) 더 파렴치하거나 더 몰상식할 경우도 많습니다. 그냥 어떤 집단이건 과격한 미친종자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게 맞지 않나 싶고요.
한 가지 더 생각해볼 것은 글쎄요 일반적으로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불법시위를 싫어하는 대다수의 사람들'보다 거리로 나온 사람들은 이미 멘탈적으로 궁지에 몰려있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입니다. 일반인보다 '과격한 미친종자'가 비율상 많을 수도 있는게 어찌보면 당연한 측면도 있다고요. 물론 올바른 방식으로 정의롭게만 주장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그게 안 돼서 나오고 미쳐가기까지 하는 사람들을 그냥 싸잡아서 그렇게 판단하신다면 참... 의경에게 해를 가하고 그들에게 욕을하는 것은 참으로 눈쌀이 찌푸려지긴 합니다만 이번 경우엔 불쌍한 의경 한명만이 의식불명이 되었지만 과거에는 오히려 의경들 때문에 불쌍한 시민들이 죽거나 다친 경우가 참으로 많았다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고요... (물론 의경분은 참 안 됐습니다. 그런 일은 없어야죠 정말)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시위의 분노의 대상이 제대로 되면 참 좋겠지만, 시위에 참가하는 모두가 그렇게 똑똑할 수는 없습니다. 그건 어떤 집단에서건 불가능하지 않나 싶네요
15/04/17 09:12
일반화나 편견일 수도 있지만요, 어제 세월호 행진을 보고 더 생각이 굳어졌네요. 새벽 2시 반까지 봤는데, 돌아가면서 발언한다고 하는 말이 '의경아저씨들 왜 시키는대로만 하세요?? 대한민국 망하는꼴 보고싶으세요? 저항을 하세요 저항을' 이따위 말 하면서 아주 대단한 환호를 받던데요. 환호받는건 거기 사람들 생각이 그렇다는거 아닙니까?
자기 입으로 시위 자주나간다던 한 대학생은 '간만에 저지선 뚫어내는 시위다운 시위 해서 뿌듯해요.' 하하. 할 말을 잃었습니다. 행진하는데 간이화장실 달라고 떼를 쓰고 안주니 노상방뇨를 갈기고..아, 의경이 의식불명 된건 일체 언급도 안하면서 자기 머리 한번 잡혔다고 '왜때려 이새끼들아!!!!!' 이따위 연설을 하는데 환호받는걸 보고 토나와서 껐습니다. 유족들이 이런 쓰레기들과 어울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방금 뉴스보니 행진이 유가족을 제외하면 200명가량 되었다고 하는데 이 중에서 순수 시민은 몇일까요? 대부분 어디 단체소속인것 같던데요. 지들이 경찰들 사이로 들어가놓고 왜 집에 안보내주냐.. 입에 담지도 못할 욕을 의경들한테 퍼부으면서.. 색안경을 안 끼려고 해도 안 낄수가 없죠.
15/04/17 15:04
간이 화장실 안 준다고 노상방뇨 갈기는 건 문제가 있죠. 하지만 다른 분들 댓글도 읽어 보세요. 원래 시위라는 게 '저지선 만들어 놓고 가두리 양식처럼 가둔 그 안에서 평화롭게 해라' 이게 시위가 아닙니다. 시위는 분명 실력행사이고 님이 주장하시는 순수시민을 불편하게 함으로 인해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죠. 첫 번째 문단에서 써주신 예는 단체적으로 좀 격앙되다보니 미친거죠. 그때 환호를 안하고 이건 아닌데 하는 시민도 분명 거기는 섞여 있습니다.
그리고 순수시민이라... 하... 저나 제 친구들도 각자의 영역에서 민주적인 무언가를 위한 노력을하는 단체에 속해 있으니 순수시민이 아닌거군요. 님이 말하는 순수 시민은 정치에 환멸느끼는 순수시민만이 특정지어진건 아닌지요
15/04/17 16:52
제가 말하는 단체소속은 그런 의미가 아니고 뭐만 하면 박근혜퇴진 정권교체로 연결짓고 폭력시위 유발하는 선동분자들입니다. 광우병때 많이 보셨잖아요. 어제는 박근혜사형 이라고 외치던데요. 테러예고도 하고.. 크크.
유가족이 불쌍하죠. 기댈 곳이 없으니 이런 사람들에게 기대게 되고, 그러다보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생겨요. 그리고 이건 아닌데 하는 시민이 대다수라면, 시위가 그런식으로 변질되지는 않았겠죠. 집회신고를 안 하고, 도로를 점거하는 불법행위를 비판하는게 아니에요. 윗분 말씀대로 집회가 애초에 허가제니까요. 근데 의경들한테 쌍욕을 날리고, 기물을 파손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인간들은 허용되서는 안 된다는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극좌파뿐만 아니라 어버이연합같은 단체도 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확실히 최근 10년을 보면 시위가 많이 유해졌고, 그만큼 진압도 유해졌죠. 시위문화는 계속 발전해 나갈거라고 생각합니다.
15/04/17 23:56
가만히 있는데 종북좌빨이라고 외치는 의경, 경찰들도 있습니다. 도발하듯이요.
국정원 대선개입 시위나갈때 열심히 하고 있는데 빨갱이들 또 시위하네 에휴 이라는 말도 경찰들 입에서 심심치않게 나옵니다요. http://i62.tinypic.com/2lddizp.jpg 팽목항에서 1인 시위했더니 보호해주는 경찰님들도 있죠. 저도 그럼 색안경을 끼면되는건가요? 전 싫습니다. 그리고 시민들만 탓하기전에 시위에서 공권력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느껴보세요. 진심 가두리 양식에서 허우적되는 느낌입니다. 충돌할수밖에 없어요
15/04/17 02:02
그냥 지나가시오! 여기에 아무것도 볼 것이 없어!" 치안은 도로 위에서 볼 것이 아무것도 없으며, 거기에서는 그냥 지나가는 것 말고는 달리 할 것이 없다고 말한다. 치안은 공간이 통행 공간일 뿐이라고 말한다. 정치는 이 통행 공간을 한 주체-인민, 노동자, 시민-의 현시/시위 공간으로 변형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정치는 공간의 모양을 바꾸는 것, 곧 거기에서 할 것이 있고, 볼 것이 있으며, 명명할 것이 있는 것으로 바꾸는 것으로 이루어 진다.
자크 랑시에르 - 정치에 대한 열가지 테제
15/04/17 04:26
다양한 형태로 문제에 대한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현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른 바 대중이라 일컬어지는 집단의, 법에 대한 성숙도가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참 당연한 이유일 수 있는데 비록 과거 우리의 역사로부터 법률이라는 체계가 있어왔고 그것이 실질적인 구속력을 갖기도 하였지만 현대의 법률이란 것은 결국 외국으로부터 유래한 것이고, 특히 체계와 구성이라는 측면에서 그 법률을 향유하는 주체여야할 '시민'들에게 아직까지 적확하게 인식되지 못한 점이 큽니다. 물론 이는 이러한 주체들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시간적 여유를 두고, 교육을 통해 점차 나아져야할 성질의 것입니다만 아직까지는 일부 독점적 행태와 함께 과도기적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불어 법률이 '법'으로써 온당한 권원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그를 정의할 '주권'의 명확한 규정도 중요하지만 인위적으로 '함의된 절대성'을 내포하고 있는 '법'이기에 결국 어느 상황에라도 이 '함의된 절대성'을 논할 수 있는 절차적 보장이 이루어져야 하며 또한 본문과 같이 이를 개개의 주체로서 증명하는 시위라는 행위가 그 절차적 흠결이나 하자 등에 별개로 구분될지언정 그 자체로는 인정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준엄한 법의 높낮이도 물론 중요하고 배제할 수 없는 것이지만, 오늘날에 있어서는 실질적인 측면에서 보다 좌우로 고루 퍼져나가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15/04/17 04:53
평화시위 백날 해봤자 요구따위 안들어줘도 손해도 후환도 별로 없는데 더 크게 확산되지 않는 이상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을 때가 있어요.
지금 제가 다니는 학교 꼬라지를 보면 말이죠. 그게 확산되는데에 일말의 도움조차 되지 못하는 제가 참 한심하네요
15/04/17 09:30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아는게 없으니 '집회 시위는 헌법적으로 보장된 가치이나 현행법상 불법임' 이라는 무책임한 문장으로밖에 두둔할 수 없었는데, 마치 쌩벌쳐로 견제하다가 속업 마인업이 완료된 느낌이네요. 뻘플인데.. 00년에 한총련 집회에 끌려가서 뒤에서 막걸리 먹다가 경찰서 가서 조서를 썼던 기억이 나네요 ㅡㅡ;;
15/04/17 09:53
음... 시위는 왜 하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보게 되네요.
"국민중에는 이런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으느 들어주세요!!" 라는 것 아닐까요? 그런 목소리가 더이상 확산 되지 않도록 광장에 미리 차벽을 치는 행위는 이를 못하게 하는 행동이므로 거기에 모여있는 이들이 할 수 있는 행동은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차벽으로 막힌 광장에서 나와 도로를 행진 하는 것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극단적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하는 일련의 행동이 집회를 하는 사람들의 본질이 흐려질 수는 있을테지만 완벽하게 가리지는 않을거라는 생각합니다. 정부쪽을 옹호하는 미디어의 물타기가 다만 걱정이긴 합니다만...
15/04/17 12:32
아니 정부 진짜 병x같은게 저걸 왜 통제하는지 모르겠네요. 제가 윗대가리라면 그냥 실컷 하게 냅두고 다음날 기물파손이나 일반 시민 피해같은거 포커스 잡아서 언플하겠네요. 진짜 청와대 돌격하면 개꿀이구요. 왜 정부vs서민 구도를 정부가 주도해서 만들어주는지 이해 불가능
15/04/17 22:56
잘 읽었습니다!
글을 읽다 보니, 사실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 '전도된 전체주의' 국가이며, 이따금씩 시민들이 거리로 나올때마다 잠깐씩 민주주의 국가가 된다고 하면서 fugitive democracy 즉 도망자 민주주의란 재밌는 개념을 제안한 급진 정치철학자 쉘던 월린의 '이것을 민주주의라 말할 수 있을까'란 책이 생각났네요. 이상적으로 혹은 논리적으로 본다면야 대의민주주의만한 체제가 없다고는 생각합니다만, 상투적인 표현을 빌리자면 이론과 현실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대의민주주의를 보다 민주주의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다른 무언가가 필요한 것은 확실하고, 그 무언가로 대중의 직접행동이 주목받아야 한다는 데에 동감합니다. 그런 면에서, 월린이 미국 사회에 일갈한 것처럼, 우리 사회가 점점 전도된 전체주의로 수렴하고 있는는 건 아닌지...우려스럽습니다.
15/04/21 23:33
이런 훌륭한 글을 이제서야 다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집에서 부모님이랑 이야기하다가 세월호건이 등장하면 어김없이 그게 언제적일인데 아직도 저러고 있냐는 말을 꺼리낌없이 하십니다. 근데 더 슬픈건 자식이 죽어도 그렇게 반응할거냐는 감정적인 대응말고는 논리적으로 설득할 능력이 없더라구요. 저에게는... 포스팅하신 글 외워서라도 설득에 도전해야겠습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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