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을 통해서 '맨도롱 또똣' 이라는 드라마의 보도자료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에서 5월 부터 방영하게 될 드라마인데 '제주도 개츠비'에서 변경된 제목이라고 하는군요. 링크의 기사를 보면 '기분 좋게 따뜻한'이라는 해석을 해 놓았습니다. 틀린말은 아니지만 더 자세한 설명과 어떤 표준어와 정확히 일치하는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일단 '맨도롱'이란 단어는 '미지근'이란 뜻입니다. 국립국어원의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네이버 국어 사전에 보면 맨도롱하다를 '따스하다(조금 다습다)' 즉 알맞게 따뜻하다라는 뜻의 제주 방언으로 나옵니다. 즉, 미지근이라던가 따스한이란 뜻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참고로 미지근이란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고 '미시근' 같이 살짝 다르게 발음하기도합니다.
그럼 '또똣'은 뭘까요? 실제는 모음자리에 'ㅗ' 대신 아래아 가 들어간 쌍디귿ㆍ쌍디귿ㆍ시옷 정도가 되겠습니다. (아래아를 자음과 같이 표기할 방법을 몰라서 자음 모음이 분리된점 양해바랍니다.) 아래아 한글 같은 워드프로세서라든지 아래아 참크래커 같은 과자의 상품 명에 쓰이는 그 아래아 입니다. 제주도에서 아래아의 발음은 보통 모음 ㅏ와 ㅓ의 중간 발음 정도로 사용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영어 발음 기호에 나오는 ɔ:와 비슷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실제 젊은 제주도민들의 발음을 들어보면 ㅗ로 거의 발음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간혹 ㅓ 정도로 발음되는 아래아도 있습니다.) 그래서 또똣이라고 표기하고 읽어도 의사소통에 무리가 없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또똣의 뜻은 '따뜻' 또는 '뜨뜻'입니다. 실제로 이 또똣 또한 '돗돗, 똣똣, 똣뜻' 등으로 다양하게 발음하기도 합니다. (여기서도 모든 모음 ㅗ는 아래아 대신 사용했습니다.) 결국 맨도롱 또똣이란 말이 둘다 따뜻하다란 말도 되어서 중복이라 할 수 도 있고 맨도롱의 의미를 더욱 자세히 살려서 미지근하게 따뜻하다는 말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맨도롱의 쓰임을 보자면 따뜻한 정도를 가리키지만 미지근한 정도로 사람에 따라서는 기분좋게 따뜻한 것일 수도, 반대로 보일러가 뜨겁지 않고 살짝 미지근 한정도로 식었을때 사용되기도 합니다. 상황에 따라 잘 해석해야 되는 단어가 아닌가 합니다.
아무튼 이 '맨도롱 또똣'을 표준어에 대체하는 말로 표현하자면 '뜨뜻미지근'이 가장 적합해 보입니다. 아무래도 제주어가 학자에 따라 다른 언어로 분류할 정도로 특히 어휘에서 분화가 많이 일어났기 때문에 표준어로 다양하게 표현이 가능한 것입니다. 참고로 제주어가 고대 한국어를 더 많이 보존해서 표준어가 제주어에서 분화된 것으로 봐도 됩니다. ^^;
이 맨도롱의 반대말 격이라고 할수 있는 단어로는 '산도롱'이 있습니다. 지난번 제주어 첫 포스트에서 언급한 올레소주를 만드는 주식회사 제주소주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도수 높은 소주 브랜드명과도 같은데요 거기서는 ㅗ대신 아래아를 썼습니다. 참고로 그 포스트 이후 올레소주의 명칭이 제주소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기존 제주지역 소주 업체인 주식회사 한라산에서 '한라산 올래'라는 도수가 낮은 소주를 이미 상표 출원한 상태여서 상표권 분쟁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현재도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 하나 일단 제주소주 측에서 한 발 물러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주식회사 한라산의 홈페이지 주소가 jejusoju.com이라는 것입니다. 1지역1소주 원칙이 살아있던 예전에 이미 제주 유일의 소주여서 홈페이지 주소를 이미 획득하지 않았나 합니다. 제주소주 입장에서는 회사명이자 제주소주라는 새 브랜드를 내놓고도 홈페이지 주소로 활용을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자세히 보면 두 소주의 표기도 살짝 다릅니다. 제주소주에서는 '올레'로 ㅔ를, 한라산에서는 '올래'로 ㅐ를 사용하였지만 둘다 같은 단어로, 구어로 전해지는 사투리의 특성상 표기만 다르게 된 것뿐입니다. 이 올레의 뜻은 큰 길에서 집안으로 들어오는 작은 길을 뜻하는 것으로 골목길 정도에 해당한다고 보면 됩니다. 영어로는 driveway정도가 알맞겠네요. 단지 driveway 같이 차가 드나든다기 보다는 사람이 드나드는 정도의 차이점은 있겠습니다.
그래서 '올레길'로 유명한 제주 올레는 사실 역전앞, 황하강 같이 중복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지 올레의 성공으로 비슷한 라임(?)(rhyme)의 둘레길이라는 표준어를 이용한 준 브랜드가 만들어 짐에 따라서 둘레길, 올레길 처럼 쓰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런 올레와 통신사 KT의 영어 hello를 뒤집어 만든 브랜드인 olleh가 같은 한글 표기를 가진점에 olleh KT가 올레길을 후원하였습니다. KT입장에서는 사회공헌적인 느낌도 나는 홍보 활동에 두 브랜드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게 아닌가 합니다.
맨도롱 또똣에 대한 설명을 하다 제주의 소주 회사까지 오게되었는데 한라산이나 제주소주 모두 토종 제주 기업인 만큼 제주 여행을 하실 때는 한 번쯤 두 제주 소주를 시음해 보는 것도 추천해 드립니다. 참이슬이나 처음처럼, 그 외 각 지방마다 있는 지역 소주와는 어떤 맛의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는 재미도 식도락 여행의 묘미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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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출신임에도 글 제목만 보고 무슨단어인가 했네요 흐흐 본문보니 아! 하고 갑자기 소리로 들리네요 흐흐
일단 믿고보는 강소라니 드라마 봐야겠네요.. 그런데 혹시 사투리가 나오거나 하진 않겠죠.. 다른 지역분들도 자신의 지역 사투리를 드라마에서 나오면 어색하다고 하시는데.. 정말로 제주도 사투리를 드라마에서 쓰는거보면 너무 어색해요.. 지금까지 제주도 사투리 연기중에서 자연스러운건 토박이인 고두심씨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