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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3/15 21:37:52
Name vlncentz
Subject [일반] [바둑] 믿거나 말거나
다쓰고 나니 피지알에서 원칙적으로 반말 금지인게 떠올랐습니다. 이해해 주세요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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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남철 九단은 한국에서 본격적인 프로바둑의 역사를 만드신 분이다. 조남철은 일본 기타니 七단 문하에서 유학을 했는데, 한국에서의 상대가 약해 자신이 스승보다 단수가 더 높아지려 하자 일본으로 편지를 보내 스승의 의향을 물었다. 그러자 기타니 왈,

"니가 그 실력이 아직 되지 못한것으로 안다."

조남철은 그 이후로 입단이 가까워지면 고의패배를 하면서 버텼지만, 입단점수 계산을 잘못해서 실수로(...) 8단이 되었다. 그리고 조훈현이 九단으로 승단한 후에 한국기원으로부터 九단증을 수여받았다.


2. 하지만 한국 최초의 九단은 조훈현이 아니다. 그 주인공이 누굴까?

바로 이승만이다.

이승만은 바둑실력이 그렇게 좋진 않았지만, 측근들이 두는걸 곁에서 지켜보는걸 꽤나 좋아했다. 바둑대회 구경가서 조남철에게 "자네들은 왜 외놈바둑을 두나?"하고 질문한 적도 있었으니. 한국기원은 이승만의 생일선물로 명예 九단증을 바쳤고, 이승만은 껄껄 웃으면서 한국기원에게 큼지막한 회관을 지어줄 것을 약속한다. 참고로 얼마후에 이승만은 4.19로 쫓겨났다.

아, 전두환한테도 명예 단증을 수여했는데 전두환은 왜 자기한테는 8단증밖에 안주냐고 화냈다.


3. 놀란 부쉬넬은 바둑을 좋아한다. 월간 바둑에서 '전미 바둑 콩그레스'라는 미국 최대의 바둑축제를 취재하러 갔을때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물론 월간바둑 기자들은 놀란 부쉬넬이 누군지 몰라서 2줄짜리 기사로 인터뷰했다는 사실만 전했다.

참고로, 아타리(atari)는 일본어로 '단수'라는 뜻의 바둑용어다.


4. 한국 최강의 계보를 일컬어 흔히 '국수 계보'라고 한다. 조남철-김인-조훈현-이창호-이세돌.

이들한테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호남출신.

조남철 (부안) 김인 (강진) 조훈현 (목포) 이창호 (전주) 이세돌 (신안), 여기에 조치훈은 조남철과 혈연관계이기도 하고.

그리고 이 국수라인을 이어받을 차세대 최강자로 박정환이 꼽히고 있었는데, 작년부로 김지석의 추격세가 거세다. 김지석은 광주출신.

추가. 이거 쓰면서 알게됬는데, 박정환은 서울생이지만 박정환 아버지가 광주출신이라고 한다. 호남땅에 뭐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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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
15/03/15 21:49
수정 아이콘
뜬금 이승만에서 빵 터졌네요 크크
하심군
15/03/15 21:55
수정 아이콘
바둑학원 열풍일 때 바둑을 아주잠깐 배운적이 있는데 가장 인상 깊이 남아있던 사람은 조치훈이었습니다. 역도산과 최영의로 대표되는 그 거친 풍모때문에 그런 것인지...한국 바둑계에서도 전설로 남을 인물인데 일본이 주무대라 그런지 요즘은 회자가 잘 안되더군요.
Cazellnu
15/03/15 22:18
수정 아이콘
대삼관을 네차례나 달성한 전설인데요 뭐 요즘은 젊은 기사들의 주무대니까 언급안되는 것일수도 있겠지요
vlncentz
15/03/16 18:55
수정 아이콘
사실 최근까지도 일본 탑 텐에 들던데 지금 어떤지 모르겠네요.
스타나라
15/03/15 21:56
수정 아이콘
호남땅에 바둑인의 정기가 흐르나보군요^^;
이를태면 호남의 넓은 평야가 바둑두기 딱 좋은 입지조건이라던지.....후훗
눈뜬세르피코
15/03/15 23:24
수정 아이콘
초등학교 1학년 때 서울시 어린이바둑대회 8강에 올라서 사범님을 기쁘게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크크. 5-6학년 형들이 우수수 1회전 탈락하고, 차후 바둑기사가 될 거라던(사범님과 2-3점 혹은 맞두던;;) 유치원생 동생도 16강에서 떨어지고, 저 혼자 남았는데 8강전에서 우승자를 만나서 만방으로 깨짐 ㅠㅠ 4강진출자에겐 고급 조개바둑알이 상품이었는데 정말 아까웠더랬죠...
기억에 남는 사범님 말씀이 있다면 "어린이 바둑의 경우 기보를 보고 열심히 두는 친구가 잘할 친구다. 학원 사람들끼리 두는 거 맛들린 녀석은 발전이 없다" 뭐 이런 이야기였죠. 저도 딱 저 테크를 탔습니다. 그리고 2학년 때 집이 이사가면서 그만뒀죠. 아직도 좀 아쉽습니다 크크 좀만 더 둬볼걸.
그러고보면 저 당시 유치원생 동생은 나중에 바둑기사가 된 것 같진 않은데(이름을 들어보질 못해서...) 뭐하고 사는지 불현듯 궁금해지네요. 바둑에 미쳐서 유치원도 안 가다가 7살때 간 녀석이었는데...
상자하나
15/03/16 04:00
수정 아이콘
저도 이름은 잊어버린 어린이 바둑대회 나갔었습니다. 그리고 사범님이 저희 어머니께 저를 기사를 목표로 공부시키자고 부추켰죠. 전 그 다음주에 바로 시골로 내려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머니가 참 현명하셨어요. 저같은 애들이 하루에도 수십명씩 나올텐데. 그래도 1년만에 18급(?)부터 시작해서 4급까지 파죽지세로 올라갔는데 매번 초등학교 6학년 형에게 대박 깨졌죠. 핑계지만 진짜 상성이 드럽게 안맞았어요. 절 그때 그렇게 가지고 놀던 형이 뭐하는지 궁금하네요. 이름은 이환인데... 바둑기사가 되셨는지도 궁금하네요.
연휘가람
15/03/16 14:44
수정 아이콘
저도 초등학교 때 꽤 오랫동안 바둑을 뒀었죠.
보라매 공원으로 기억하는데 그 곳에서 열리는 대회도 여러번 나가고 , 학원 간 교류전도 많이 다녔었구요.

그 교류전에서 만났던 사람 중 한명이 허영호 사범이네요...
바둑학원계의 전설이랄까.. 같이 둬 본적은 없지만 원장님들(아마추어 5~6단)도 상대하기 어려워 할 정도였죠.
그리고는 연구생 가더니 프로가 되더라구요.

저는 ... 딱히 프로가 될 실력도 꿈도 없었지만
제가 5년동안 뒀던 바둑을.. 8개월만에 따라잡고 연구생 갔던 같은 학원 한 살 위 형을 보면서
더더욱 바둑은 제 길이 아님을 알게되었었죠 크크..

근데 그 형도 입단은 못한걸로....
기세파
15/03/16 16:02
수정 아이콘
보라매 공원에서 하는 대회에 저도 여러번 나가서 기억이 납니다. 가장 높은 조에서 4강까지 가서 졌는데 상대방 이름은 기억이 안나네요.
확실히 연구생 올라간 주변 사람들 보면 바둑을 일찍 접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정말 천재라고 생각하던 친구들도 올라가서 프로에서 해매고 있는걸 보면 참 어렵습니다.
라라 안티포바
15/03/16 19:29
수정 아이콘
호남쪽에 바둑계 거물들이 하도 많이 나오다보니,
일베에서 이상한 논리로 엮어 호남비하를 하더라구요.

여튼 바둑리그가 처음 생길때 다른 기전에 이벤트성이 강했기도 했던 측면이 있겠습니다만,
지역 연고제로 하기엔 호남과 나머지 지역의 밸런스가 안 맞아도 너무 안 맞아서 무산된 측면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올해부터 시작된 여자바둑리그는 처음부터 지역연고제로 시작했고,
여자바둑리그는 규모가 한국바둑리그보다 훨씬 작아 지자체 부담도 적어 큰 문제없이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vlncentz
15/03/17 00:06
수정 아이콘
아하.. 연고제 왜 안하나 했더니. 그렇겠네요.
시노부
15/03/16 21:01
수정 아이콘
저희 부모님께 들은 이야기인데, 예전에는 호남쪽으로 귀양을 많이 가서(간신배 모함에 의해서든 간신배 본인 이든) 양반이 많은 동네라서
예절도 바르고 개념도 차서 생각이 깨어있다 라고..; 왠지 바둑도 그 영향이 없...을라나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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