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대학교 1학년이던 제가, 어느새 군대를 다녀오고, 대학원에 진학하여 석사과정을 마치고,
30살이 되기 직전에 삼성중공업에 최종합격을 하게 되었네요 하하하;;;; 아직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ㅠㅠ
사실 그간 많은 분들이 취업 후기들을 올려주셨기 때문에,
평범한 후기는 지겨우실 것 같아 제가 취업준비하면서 겪었던 멘탈이 날아갔던 경험들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ㅠㅠ
1. 응시자 명단에 없습니다.
작년 하반기의 일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원래 삼성은 ‘열린 채용‘ 이라고 해서, 지원하고 간단한 정보만 입력하면 SSAT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많은 지원자들이 몰리고, 가까운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기위해 수강신청과도 같은 풍경이 벌어지곤 하죠.
저도 가까운 부산에서 시험을 치고 싶어서 아침부터 채용홈페이지를 새로고침 하면서 기다리다, 채용공고가 뜨자마자 5분만에 지원서를 작성하고 지원완료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제 기억에서 지워버렸죠...
SSAT 고사장 발표가 나던 날, 동기들이 유난을 떨었지만 저는 당시 교수님이 시키신 업무를 처리하느라 바빠서 확인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자기네들 고사장을 확인한 동기녀석들이 슬금슬금 눈치를 주길래, 연구실원 1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확인 버튼을 눌렀습니다.
‘응시자 명단에 없습니다.’
순간 시끌시끌하던 연구실이 정적에 휩싸였고...그렇게 저는 한동안 막말로 개나소나 다 치게해준다는 SSAT도 못치러 가는 등신이라고 한동안 놀림감이 되었습니다 ㅠㅠ
고사장 선택을 빨리하겠다라는 조급한 마음에 입력한 정보중 뭔가 잘못 입력한 게 있었나 보더군요. 이후로 항상 지원서 작성할 때, 제가 입력한 정보창을 캡쳐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이거 안하면 이제 불안해 죽겠더라구요 크크크크
2. 헐, 왜 벌써 나와?
올해 상반기 국방과학연구소 서류전형에 합격하여, 면접을 보러가게 되었습니다. 같은 과 1살 많은 형이랑 같이 가게 되었는데 면접순서도 바로 제 앞이더군요. 둘이서 으쌰으쌰 파이팅을 나누고, 잠시 후 면접장으로 들어간 그 형은 멘탈이 나간채로 5분 만에 다시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저는 당황했고, 바로 어찌된 영문인지 제대로 물어보지도 못한 채 면접장으로 들어갔습니다. 면접장에는 최소 교수급 포스의 면접관 7분이 저를 기다리셨고, 당황한 채로 들어간 저는 자기소개부터 버벅거리다가 받은 질문의 절반도 채 대답 못하고 도망치듯 면접장을 나와야만 했습니다. ㅠㅠ
나와서 그 형에게 5분만에 나온 이유를 들었는데, 지금 국방기술품질원 다니고 있다고 얘기하니깐 그냥 계속 거기 다니고 나가라고 했다네요;;;;
3. 빌어먹을 동문회
올 하반기 SSAT 시험 치면서 일어났던 일입니다. 1교시 언어영역부터 뭔가 미묘하게 유형이 바뀌어서 당황을 했고, 평소보다 2~3문제 가량을 못 풀어서 좀 짜증이 난 상태였습니다.
다행히 2교시 수리영역이 좀 무난해서 멘탈을 회복했지만 제가 제일 약한 언어추리가 포함된 3교시!!!! 집중력을 최고로 끌어올리던 그 순간, 근처 고등학교에서 동문회 행사중이었는지 갑자기 마이크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순간 집중력이 깨지면서, 검은 것은 글씨고 흰 것은 종이구나 정도밖에 구별이 안되더군요. 속으로 망했다 싶었습니다. 다행히 평소 연습하면서 안풀리면 바로 다른 유형 문제부터 푸는 연습을 해두었고, 다음부터 쉬운 문제들이 이어졌기 때문에 곧 멘탈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결국 10문제 가량 비워두고 다음 영역으로 넘어가서 망했다 싶었습니다.
4. 아 왜 안나와 ㅠㅠ
그렇게 개판 쳤는데 의외로 SSAT 붙었더라구요;;;; 그래서 생애 처음으로 삼성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작년엔 SSAT 치러도 못 가본 놈이 올해는 면접까지 가다니, 정말 감격스러웠습니다.
삼성 면접은 크게 임원면접, 실무진 면접 두 단계로 이루어지며, 저는 임원 면접부터 먼저 봤습니다. 면접장 앞에서 대기를 하는데, 제 바로 앞 지원자가 들어간지 30분이 넘도록 안 나오는 겁니다... 그사이에 다른 방은 저보다 늦게 와서 기다린 사람들도 들어갔다 나오더군요;;; 심지어 전 아직 대기중인데, 면접 다 끝나고 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는 점점 초조해지고, 면접 진행요원분들도 당황하셔서 어쩔줄 몰라 하시는 가운데, 드디어 40분이 넘어서 제 앞 면접자가 나오더군요. 40분동안 어떤 대화가 오간지는 잘 모르겠으나 나오시는 분 표정을 봐선 영혼까지 털린 것 같았습니다. 눈에 초점이 없더라구요...
그리고 전 들어가서 20분만에 나왔습니다. 매우 불안하고 찝찝했습니다. ㅠㅠ
5. 마치며
지난 10여 년 동안 거의 매일 겜게, 자게, 유게, 질게, 불판 등을 오가며 많은 즐거움과 도움을 받았습니다.
부디 이 글이 취업을 준비하는 다른 분들께 작은 도움이나마 될 수 있었으면 좋겠고, 하다못해 소소한 웃음이라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이외에도 소소한 에피소드가 좀 더 있지만 더 길면 지루해질거 같아 이만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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