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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19 15:19
틀리다와 다르다의 혼동에서, 오히려 틀린 것을 다른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다른 것을 무서워하기도 하지만..
저는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틀리더라도 괜찮다'라는 인식이 많이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오늘도 틀린 선택을 하면서 지내지만, 틀렸다고 해서 나쁘지는 않습니다. 많은 틀림 가운데서 소수의 맞음이 있음으로서 발전이 있는 것이고, 그러한 틀림이 없으면 발전하기가 힘들지요. 애초에 틀리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틀리면 고치면 되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향해서도, 남들을 향해서도 틀림에 대한 관용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4/12/19 15:24
다름에 대해서라면... 다름을 대함에 있어서 가장 장애가 되는 것은 '다른 것에 대한 공포'입니다. 나에게 익숙한 것이 아니면 인간은 누구나 두려워하고 배척하게 되죠.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에서는 아무래도 이러한 다름에 대해서 미리 접해 보는 경험이 많게 되고, 따라서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해서 본문의 똘레랑스를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도 어릴 때 부터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있는 경험을 겪어야 좀 더 다름에 대해서 익숙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공차(tolerance)는 잘 설계해야 부품들이 맞아 들어가지, 때려 박는다고 기계가 돌아가지는 않아요.
14/12/19 15:39
맞아요 다름에 대한 이질감이야 어쩔 수 없는 감정이지만 다르다고 틀린걸로 몰아가는 것이 아닌 다름을 인정할 수 있어야겠죠 그러려면 말씀하신대로 다름을 많이 겪어보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익혀야겠고요 우리 사회가 그것을 제대로 교육하는지는 회의적이지만요ㅠ
14/12/19 15:25
특히 집단과 다른 의견을 내기가 참 힘들죠.
반대하는 의견 표출을 당연하게 여기는 저 인용된 말이 볼테르가 한말이 아니라고 봤는데 정확한 어원은 못찾겠네요.
14/12/19 15:33
볼테르가 한 말이 아니라고 저도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밑의 링크에서 읽었습니다.
http://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6821
14/12/19 15:27
오.. 제가 갖고 있는거랑 일맥상통하네요.
저는 어릴 때 하도 꼴통짓을 많이해서 반 친구들이 전부 저를 싫어하는 편이었는데 그 때 그 말씀하신 거절포비아라는게 생겼죠. 근데 본문에 나온것과 약간 다르게, 인간관계적인 면이 큽니다. 상대방에게 다가가는 것에 대한 공포감이죠.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그 여파가 남아있어서 상대에게 먼저 연락을 못한달지, 먼저 살갑게 다가가질 못하고 수동적인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만 수용하는) 경향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제가 감정적으로 다가갔을 때 상대방에게 냉소섞인 반응이 돌아오면 큰 상처 → 공격적 행동 표출이 일어나곤 합니다.
14/12/19 15:49
그런 일을 겪은 사람들을 볼때마다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힘든 유년시절 기억이셨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한건,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사람들에겐 어떤 생각과 태도를 보이시는지? 전 사람 사귀는걸 좋아하고 처음 본 사람에게도 스스럼없이 말을 거는데 그런 저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있다는걸, 의외로 그런 사람이 많다는걸 알고는 그러지 않게 됐습니다ㅜ 저에게도 아픈 경험이었네요 미안하기도 하고..
14/12/19 15:56
저는 반대급부로 그런 사람들에게는 일단 무조건 수용하는 자세를 갖습니다.
(그 사람이 어떤 평판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든 아니든) 물론 관계가 진행되면서 정말 아니다 싶은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밀어내기도 하지만요. 저한테 관심을 주는 것만해도 고맙다. 라는 마음이 그런 태도와 행동들의 기반이 되는거겠죠. 저 또한 사람사귀는걸 좋아하고, 또 술자리를 좋아하는데 술을 좋아하게 된 계기도 아마 그런 것에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술을 마시면 그런 거절포비아가 없어지거든요.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든 내가 상대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여과없이 표출되는 순간이 바로 술자리가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내성적인 성격임에도 대학교때는 또래중에 친구가 가장 많았을 정도로 술자리의 덕을 많이 봤죠. 크크
14/12/19 15:29
저도 어렸을때는 작성자 분과 같은 발표광이였다가, 어떤 사건 이후로는 항상 맨뒤에 앉아서 다른 애들 수업듣는걸 지켜보며 딴짓만 하는 학생이 되었거든요. 이 사건이 바로 거절포비아(?)로 인한, 발표하는 사람에 대한 삐뚤어진 시선으로 일어난 사건이였구요.
철이 들 나이를 전후로 해서 교실 내에서 이상하게 발표를 두려워하고, 발표하는 사람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존재하고 있죠. 제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보면 이걸 깨는법은 굉장히 간단하더라구요. 한번 나설수 있는 용기와, 그 용기에 미소와 박수를 보내줄 수 있는 여유.
14/12/19 15:53
혹시 그 부정적 시선이 점수 잘 받으려고 자체발광을 하네..류는 아닙니까 크크 전 그런 말을 숱하게 들었었죠 (신기하게 그런 뒷담화는 꼭 제 귀에 들리더군요 듣게 만든건가 크크) 용기를 내는 것조가 그 용기에 미소와 박수를 보내주는 여유가 훨씬 힘든 것 같습니다ㅜ
14/12/19 15:58
예상하신 바로 그거 맞습니다. 크크크. 하나같이 똑같죠 뭐... 저도 그 후자의 여유가 힘들다는 걸 항상 느끼면서 사네요. 그런 모습은 저한테 보여준 친구들이 참 고맙기도 하고.
14/12/19 15:30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철지난 J.S.밀의 '자유론 '에 이런 말이 있죠.
우리는 우리가 질식시키려 노력하고 있는 의견이 그릇된 의견이라고 하는 것을 결코 확신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그 의견을 질식시킨다는 것 역시 해악일 뿐이다.
14/12/19 15:45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학부 수업에서 다뤘었는데 굉장히 유익했습니다 말씀해주신 인용구도 해석은 어려웠지만ㅜ 기억에 남아있네요 우리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질식시킬 권리가 어디 있을까요? 나의 의견도 하나의 의견일뿐인데요
자유론에는 그런 말도 있었죠 기억이 정확치 않은데, 가장 적절한 진리를 얻으려면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모든 이의 의견을 취합하여 고려해봐야한다(기억에 의존합니다...크크) 덕분에 자유론도 기억에서 끄집어내봤네요 훌륭한 댓글이었습니다^^
14/12/19 15:53
이 구절에 대해 아주 좋은 글이 있어요. 가져다 옮겨보죠. 철학자 김영민의 '봄날은 간다'라는 책에 있는 구절입니다.
그릇된 의견을 질식시키는 것이 해악이라면, 옳은 관념을 과대증폭하는 것 역시 해악이라는 뜻일게다. 즉 자유를 역설力說하면, 그 역설은 곧 역설逆說의 해악을 불러들인다는 것이다. 중용지덕中庸之德에 대한 동서양의 실천적 지혜들은 모두 이 역설力說/역설逆說의 구조를 심찰한 결과에서 어렵사리 얻어낸 것들이리라. '한국의 수도는 서울'이라는 사실이나 1+1=2라는 등식을 아무리 역설力說해도, 그 역설은 별스런 역설逆說을 초대하지 못한다. 굳은 사실이 아니라 '인과관계'나 '믿음'과 같은 운신/운용의 폭이 있는 곳에서만 '역설力說/역설逆說'의 순환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 기회에 잠시 여담으로 이야기하자면, 사실 인문학의 영역이란 바로 이 '역설力說/역설逆說의 순환'이 가능한 논의를 주로 문제시한다. 아무리 역설力說해도 그저 사실의 자기동일적 확인으로 그치고 마는 자료들은, 비록 인문학과 여러모로 관련되기는 하지만 인문학의 본령이 아니다. 그러나 진리, 자유, 쾌락, 평등, 연대, 그리고 성숙 등과 같이 인문학의 낡은 주 메뉴들은 한결같이 역설力說에 빠지기 쉬운 이념들이고, 따라서 그 운영이 역설逆說의 구조에 묶여있다. 그러므로 이같은 개념들은 '(정보)처리'가 아니라 섬세한 '대접'의 대상인 것이다. 마음에 드셨길 바랍니다.
14/12/19 22:59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삶이지요.
저 철학자는 자신이 뱉은 말을 삶으로 끌고 오는 것을 가장 강조하는 사람이고, 실제로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경외하는 사람중 한 사람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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