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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1/11 01:18
"내가 철사로 여기서 이렇게 목졸라 죽였다능 헤헤"
하는 걸 보고 있자니 '이게 시방 뭐하자는 영화인가' 싶었다가 결말보고 정말 무릎을 탁 치게 되었습니다. 와... 영화가 여기까지 가능하구나 싶더라구요.
14/11/11 05:43
흥미롭게 보긴 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장면이 좀 의아스러웠습니다. 안와르 콩고가 고문 장면을 연기하는 과정에서 구토를 일으키고 거부 반응을 보이는 모습이요. 보기에 '저건 너무 <영화적>이잖아? 진심으로 저런 반응이 나온다고? 연출이 아니고?'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14/11/12 14:21
저도 말씀하신것처럼 너무 극적이다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인도네시아 사회분위기나 그 사람의 사회적 위치를 따져봐도 감독의 연출에 따라 연기를 할 이유가 없어보이더군요. 애초에 영화의 의도를 밝히면 촬영자체가 불가능한게 그쪽 동네 상황이니까요.
어쩌면 의도를 숨기고 사기극을 꾸미면서까지 촬영해야 하는 갑갑한 상황에 그런 극적인 반응을 생생하게 포착한 점이 영화의 가치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지않나 싶네요.
14/11/12 14:47
예. 그러니까 '진실이면 진짜 무지막지하게 대단한 거긴 한데 어째 좀 미심쩍다;'는 정도의 생각입니다.
보면서도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봤는데, 만약 저게 진실이라고 한다면 안와르 콩고의 무의식적인 부채의식에 기인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영화광다운 자아도취 내지 자기연민일 수도 있지 않나 합니다. 자신의 감정이나 느낌을 스스로 과장되이 받아들이면서 극적인 행동을 취하게 된 것은 아닐까 싶기도.
14/11/11 23:29
개인적으로는 극중극이라는 방식도 인상적으로 남았습니다. 아무런 죄의식도 없는 안와르 콩고의 내면에 파문을 일으키기 위한 방법이기도 했지만, 다큐멘터리 영화가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의 하나로도 보였거든요. 다큐멘터리가 조용히 리얼리즘 영화를 만드는 이들을 담고, 리얼리즘 영화가 다큐멘터리에 담기는 이들을 변화시키고, 우리는 그 총체를 스크린 너머로 보죠. 이 삼중의 관계는, 물론 여러 번 써먹을 수는 없겠지만 새로운 장르로 가는 힌트가 담겨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래봐야 한 편의 다큐멘터리 안에서 쓰이는 장치일 뿐이지만, 반복해서 보다보니 뭔가 간질간질한 게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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