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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9/20 15:44:40
Name 길갈
Subject [일반] 사과 이야기
1.
연초에 서류를 행정실에 제출해야할 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도중에 약간에 일이 있었고 결국 기한을 하루 넘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늦게나마 서류를 제출하면서 담담장에게 저는 '늦게 제출하게 되어서 죄송하다. 나는 ~하려고 했었는데 도중에 ~가 되버려서 ~할 수 밖에 없었다.'라고 말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제 말에 담당자의 대답이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아 그건 됐구요."




2.
4월쯤 나라에 큰 일이 있었죠. 당시 jtbc에서 한 기자가 취재를 하러 갔고, 구조된 학생에게 부적절한 질문을 하여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 질문을 들은 학생은 물론이요, 이를 보고 있었던 사람들조차도 크게 분노하게 되었죠.
이를 알게 된 손석희 사장은 이에 대해 직접 사과하는 방송을 하게 됩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jtbc 뉴스라인의 손석희입니다.
저는 지난 30년 동안 갖가지 재난보도를 진행해온 바 있습니다. 제가 배웠던 것은 재난 보도일수록 사실에 기반해서 신중해야 한다는 것과 무엇보다도 희생자와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안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늘(16일) 낮에 여객선 침몰사고 속보를 전해드리는 과정에서 저희 앵커가 구조된 여학생에게 건넨 질문  때문에 많은 분들이 노여워하셨습니다. 어떤 변명이나 해명도 필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나마 배운 것을 선임자이자 책임자로써 후배 앵커에게 충분히 알려주지 못한 저의 탓이 가장 큽니다. 깊이 사과드리겠습니다.
속보를 진행했던 후배 앵커는 지금 깊이 반성하고 있고 몸 둘 바를 몰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많은 실수를 했었고 지금도 더 배워야 하는 완벽하지 못한 선임자이기도 합니다.

오늘 일을 거울삼아 저희 JTBC 구성원들 모두가 더욱 신중하고 겸손하게 정진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3.
사실 이번에 올라온 사과가 굳이 그 분이 할 필요가 있었냐하면 No입니다. 엄연히 당사자가 아니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과를 하기로 했다면 '좋은 사과'가 필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과가 역효과를 내면 안 하느니 못한 일이 되어버리니까요.



덧.
사실 관련 글이라서 따로 쓸까 고민을 했지만 리플이 300개 넘게 달리게 되어서 새로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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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초보
14/09/20 15:51
수정 아이콘
사과와 해명은 엄연히 다른 것이고
두가지를 동시에 할 경우 해명이 결론이거나 비중이 더 크면 변명처럼 들리게 되지요.
사과는 자신의 입장보다 상대방을 입장을 우선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네요.
이와 반대로 사과를 강요하는 경우가 있는데 상대방의 실수를 이해해주기 위해 받는 사과가 아니라
단순히 상대방보다 우위에 서기 위해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pgr에서도 많이 보이는 행동이죠.
이런 형식주의가 형식만 중요시 하는 사과를 만드는 반대급부가 되기도 하는 것 같네요.
하심군
14/09/20 15:58
수정 아이콘
그 사과문은 사과문이라기보단 2가지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하나는 제발 살려달라는 구걸. 다른 하나는 이젠 우리를 도와줄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절망과 악다구니.

이 절망적인 구걸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각자 자유인 것 같습니다. 대부분은 많은 대중과 마찬가지로 그냥 지나칠 것 같고요.

다만 저도 이 기회를 빌어 단 하나 말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유족들을 도와준답시고 뒤에서 꽁으로 세상을 바꿔보겠다고 유족들에게 거짓희망과 사탕발림을 하셨던 분들. 책임지십시오. 저 불쌍한 유족들은 당신들 때문에 더 비참해졌습니다.
14/09/20 20:33
수정 아이콘
세월호 사태가 정치적인 문제로 넘어갔을때 이미 어떤방식으로든지 파국은 결정됬다고 봅니다.
다만 가장 안좋은 형태로 정리된것 같아서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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