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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8/14 15:40:44
Name 요정 칼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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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30년 전 있었던 요한 바오로 2세 방문




기사를 뒤적이다 보니 몇가지를 알게 되어 적어 봅니다.

1984년 5월 3일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황 최초로 우리나라에 방문한 교황이 되었습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충도완(워게임 레드 드래곤 하면 딕테이터 충도완이라고 읽더군요. 크) 아니 전두환은
나름 독재 정권의 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해 교황님을 초청하게 되죠.
그리고 몇년간 유화 정책(통금 금지, 장발 단속 같은 유신의 유산 해제, 학내 전투 경찰 철수(이야기 들어보면
그 후들어 온 게 민간 복장을 한 경찰이었다죠.) 등등)을 통해 결국 이 방한이 성사 되죠.

김포 공항에 들어온 요한 바오로 2세는 전두환의 아주 성대한 환영을 받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교황님이 선택한 곳은 바로 당시 전남 광주라고 불렸던 지금의 광주 광역시였습니다.
이는 당국에서 극구 말렸던 곳이었죠. 4년 전 일을 생각하면 말이죠.

하지만 소련도 안 무서워 했던 요한 바오로 2세가 그깟 전두환의 만류를 무서워 할리가 없었고
그냥 가겠다는 고집을 꺾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당국은 공항에서 시내를 거치지 않고 가는 방법을
제시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교황님은 그마저도 무시하고 당시 시내이자 5.18의 상징과 큰 관계 있는
도청과 금남로 거쳐 무등경기장으로 가겠다고 하여 이를 관철 시킵니다.

중앙일보 기사에 이에 대한 인터뷰가 나옵니다.

- 사실 광주행은 당국에서 펄쩍 뛰며 반대했지만,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꼭 가야겠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혀 성사된 것이었다. 당시 바티칸과 한국 천주교회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했던 장익 주교는 최근 교황방한준비위원회가 공개한 동영상 인터뷰에서 그 때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광주 사태와 당시 한국 젊은이들의 상황 등 세세한 자료를 엄청나게 요구하고 꼼꼼히 검토했다. 방한 의미, 가장 먼저 갈 장소를 고민하던 교황은 광주를 가겠다고 결정했다. 공항에서 시내를 빗겨 가는 방법도 있다고 했는데, 교황이 도청 앞으로 해서 금남로로 가야겠다고 했다. 우리 당국은 펄펄 뛰었다. 5·18 항쟁의 상처가 아직 생생할 때인데…. 하지만 교황이 우겨서 결국 가게 됐다. 모든 것이 본인 결정이었다.” -
http://joongang.joins.com/article/aid/2014/08/14/15108149.html?cloc=olink|article|default

한마디로 전두환 대통령에 대한 어떤 메시지였던 거죠.

아무튼 이젠 성인이 된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일화 중 한국에 얽힌 패기 쩌는 내용을 발견해서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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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나바롱
14/08/14 15:44
수정 아이콘
교솽이 쌔긴 쌔군요..
14/08/14 15:49
수정 아이콘
광주 다음에 소록도.. 역시 대단하신분입니다.
당근매니아
14/08/14 15:49
수정 아이콘
박정희, 전두환이 교황에게 '김수환 추기경 짜르라'고 했던 건 생각할수록 진짜 웃기죠.

추가 : 강준만의 '한국현대사 산책'에 언급된 내용이라는군요.
14/08/14 15:56
수정 아이콘
진짠가요? 패기 넘친다고 해야하나, 똘끼 넘친다고 해야하나..
내려올
14/08/14 16:03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대박이네요;
로마네콩티
14/08/14 16:15
수정 아이콘
진짜요? 이건 와 저 자신감인지 무식인지 모를 패기는....
14/08/14 16:22
수정 아이콘
이건 무식이라고 봐야... 크크
닥터페퍼
14/08/14 16:42
수정 아이콘
전두환 뿐 아니라 박정희 정권 말기 유신시절에도 이제 갓 추기경을 단 지 몇 년 안된 시퍼런 놈이 자꾸 맘에 안드는 소리 하니까 자르라고 했었죠.
물론, 인간적인 박정희는 추기경께서도 좋아하신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결국 총 맞은 후에 '인간 박정희가 하느님 앞에 섰습니다' 한 마디로 충공깽을 시전하셨죠.

주님을 하느님으로 변경했습니다.
제가 종교인이 아니다보니 적확한 명칭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만,
혹시나 해서 찾아본 바 저렇게 말씀하셨었네요.
14/08/14 17:02
수정 아이콘
딴지같지만 "하느님" 이 아니라 "하나님" 아닐까요...

크리스천이 말하는 신은 유일신이란 의미의 "하나님" 인걸로...

하느님은 그냥 신을 지칭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애국가에도 "하느님이 보우하사"라는 구절이...

이라고 말씀 드릴려 그랬는데 천주교에서는 하느님이라고 한다는 소리가 있네요. 제가 잘 못 알고 있었군요 ;;

뻘댓글이 되어버렸군요.....
기아트윈스
14/08/14 17:07
수정 아이콘
원래 하느님으로 번역 소개되었지요. 하늘의 주인, 그래서 한역시 "천주"가 되구요.

"하나님"은 알려진 바와 달리 하느님의 평양 방언입니다.

개신교 전래가 평양 중심으로 성공하면서 생긴 현상이지요.
닥터페퍼
14/08/14 17:14
수정 아이콘
하나님도 틀린 표현이지만, 보통 하나님이란 표현을 카톨릭이 아닌 개신교에서 사용하는 표현인걸로..
jjohny=쿠마
14/08/14 18:47
수정 아이콘
'하나님'은 틀린 표현이 아닙니다. 아래에 관련 댓글 달았습니다.
jjohny=쿠마
14/08/14 18:46
수정 아이콘
'하나님'에 대해서는 벌써 몇 번째 PGR에서 댓글 다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어헣어헣

유일신 사상인 점과 '하나님'이라는 호칭은 관계가 없습니다.
처음에는 천주교 개신교 공통으로 '하늘에 계신 분'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했고 (주기도문 첫 구절 등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고어에서 '하늘'의 표기는 '하+[니은+아래아+리을]'이었기 때문에, 처음 번역은 '하+[니은+아래아+리을]+님'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현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천주교는 '아래아 -> ㅡ'로, 개신교는 '아래아 -> ㅏ'와 같은 선택과정을 거쳐서 천주교는 '하늘님', 개신교는 '하날님'이 되었고
리을이 탈락되어 최종적으로 천주교는 '하느님', 개신교는 '하나님'이 된 것입니다.
영원한초보
14/08/14 23:50
수정 아이콘
중학교 국어선생님이 기독교 신자였는데
애국가를 하느님이라고 나온다고 깠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하나 뿐인 존재라고...
뭐 그 분이 좋은 얘기도 하셨지만 결과론적으로는 아이들한테는 욕먹는 선생님 이셨네요.
소독용 에탄올
14/08/15 00:04
수정 아이콘
국어선생님이시면 하나+님 안되던걸 뻔히 알고 계셨을건데 왜 ㅠㅠ
영원한초보
14/08/15 00:08
수정 아이콘
아 제가 그걸 그때 알았다면 질문 해봤을텐데...
소독용 에탄올
14/08/15 00:03
수정 아이콘
개신교에서 아래아에서 ㅏ로 선택이 이루어진 이유중 하나로 '평양대부흥', 피난온 신학교등에서 알 수 있듯이 초창기 개신교세가 강했던 지역에서 해당하는 변환에 친숙했기 때문이기도 합죠.

현재는 둘다 표준어인걸로......
14/08/14 15:54
수정 아이콘
사실 지금 천주교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가장 큰 공언을 하신 분이시죠. 가장 존경하는 교황님이기도 합니다.
우주뭐함
14/08/14 16:03
수정 아이콘
모든 이에게 평화를.
HOOK간다
14/08/14 16:13
수정 아이콘
교황이.. 정말 쎄네요.. 천하의 살인마도 어쩌지 못한것을 보니.
14/08/14 16:16
수정 아이콘
교황도 살인마를 어쩌지 못하기도 해서...
bloomsbury
14/08/14 19:40
수정 아이콘
아.. 맨땅에 입맞추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네요.
당시 교황님 책받침이 정말 인기였는데 하하..
요한23세부터 시작해서 바오로 6세, 요한 바오로 2세 그리고 지금의 프란치스코 교황까지, 새로운 바람을
교회에 불어넣은 교황님들 덕에 예전보다는 사랑받는 지금의 가톨릭 교회가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갈 길은 멀겠지만..
네버스탑
14/08/14 20:03
수정 아이콘
제 어머니도 오셨을때 미사 보셨다더군요
광주라.. 아픔이 워낙 많은 도시고 또 계속 칼질되고 있는 곳인지라..
교황님들의 행로가 꾸준히 아픈 사람들 쪽으로 향할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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